현장질병가이드 : 잘되는 농장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9)

  • Published : 2010.08.01

Abstract

여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농장을 운영하는 목적은 이윤창출이다. 높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하여 농장은 우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지난 8개월 동안 '잘되는 농장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생산성 향상을 이루기 위한 요인들로 습도관리, 환기관리, 물 관리, 차단방역관리, 사료관리, 계군 모니터링, 기록관리, 그리고 혹서기 관리에 대하여 연재하였다.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제시된 요인들이 '너무나 당연한 사항들 아닌가?' 라고 쉽게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상 그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다. 농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이들 요인들 가운데 각 농장별로 적합한 요인들을 분석하여 농장별 맞춤형 사양관리를 적용하여 농장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러한 요인들을 농장에 적용하는 과정이 모두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짧은 시간 내에 필자에 의해 제시된 방법들이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 농장에 정착되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했다. 양계전문병원 개원 첫해부터 현재까지 13년간을 되돌아볼 때 농장에 수의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제시된 요인들이 농장에 적용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될 때 보람을 느끼게 된다. 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잘 되는 농장의 잘 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농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적용해 보길 바란다. 이번 호를 끝으로 잘되는 농장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농장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요인들에 대해서 점검해 보기로 하자.

Keywords

1. 시설의 문제점은 사양관리의 한계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양계농가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큰 요소는 다름 아닌 시설이다. 잘되는 농장이 잘되는 이유에 대해서 수개월간 논해왔지만 사실 시설이 받쳐주지 못하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장의 노력은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설을 새롭게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계사를 신축하고도 계군사양에 적합하지 못한 시설적 결함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수차례 경험한 적이 있다. 따라서 계사를 신축할 경우에는 사양관리에 미치는 제반 요소들을 꼼꼼히 점검하여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수한 시설에 대한 투자는 사료효율 증가, 낮은 폐사율 등을 기반으로 한 좋은 성적으로 보상 받는다. 또 시설이 우수하게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우수한 시설에 따른 생산성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시설에서 생산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연 환기시설이라 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해주는 제반관리들의 중요성도 크지만 환기시설이 받쳐주지 못하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혹서기의 환기관리는 환절기 혹은 혹한기의 환기관리보다 중요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년중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절기와 혹한기의 환기시설이 어느 수준이상 갖추어져야 한다. 

2. 병아리 품질은 생산성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요인

아무리 사양관리를 잘하는 농장이라 하더라도 병아리 품질이 받쳐주지 못하면 좋은 생산성을 거둘 수 없다. 요즘 육계를 사육하는 농가들 가운데는 병아리 품질에 대한 불신과 염려가 팽배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 농장들에 입추된 최근 병아리의 상태를 서로 확인하다보면 병아리 공급라인(공급자)에 따른 좋은 병아리와 그렇지 못한 병아리의 예측이 가능하여 심지어는 특정 공급라인의 병아리 입추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빚어져 업체와의 마찰을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

병아리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종계관리, 종란관리, 종란수송관리, 부화관리, 병아리 운송관리 등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병아리 품질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난계대 질병이다. 종계군에 따라 난계대 되는 질병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발생하므로 종계군을 도태하기까지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렇게 공급되는 병아리의 난계대 질병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사육농가의 몫이 되고 만다. 병아리 품질에 관한한 농장에서 관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 

3.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장주 및 관리자의 마인드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농장주나 관리자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농장들은 오랜 기간 관리를 통한 노하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농장의 관행적 관리에 의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관행적 관리의 문제점을 수정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소요된다.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농장주나 관리자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농장들은 오랜 기간 관리를 통한 노하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농장의 관행적 관리에 의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관행적 관리의 문제점을 수정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소요된다. 

시설적 문제를 보완하는 단계에서는 농장주의 마인드가 최대로 결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시설적 투자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뒷받침되기까지는 신중할 수밖에 없고 최종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농장주의 결단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4. 양계전문 수의사의 역할 수용

농장의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질병발생은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질병관리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고서는 농장운영의 궁극적 목표인 이윤창출을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질병관리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백신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계군이 거듭될 때마다 개선점을 반영하고,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요소들을 수시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년 중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너무도 중요한 사항이다. 

양계전문수의사가 농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그때그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파악하여 개선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질병관리가 된다. 정기방문 시에 계군별로 발생되는 폐사계는 상당히 많은 계군 정보를 가지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변화되는 계군 정보들을 체크할 수 있으므로 질병관리에 매우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면이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비용이 따르는 문제이나 그 효과에 비하면 비용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질병상황이 복잡해지면서 농장스스로가 질병에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양계전문수의사의 역할을 농장이 수용하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맺으면서

‘잘되는 농장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총 9회에 걸쳐 연재를 하였다. 농장에 대한 질병관리를 하는 필자가 업무 수행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또 관리를 잘하고 있는 농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귀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마음을 담아 보았다.

양계전문수의사로 질병관리를 해오는 과정에서 컨설팅 초기에는 질병에만 초점이 맞추어졌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질병발생이 사양관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환경적 요소들이 질병의 발생과 치유과정에 미치는 결정적인 역할을 속속들이 체감하게 되었다. 지금은 농장에 환기 상황표를 직접 작성하게 하여 농장 스스로가 환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안정적인 생산성을 유지하게 하며, 대장균증 등이 발생하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환기처방'만으로 계군을 치료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양계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농장은 위생적인 양계산물을 생산해야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다. 농장은 위생적인 제품을 생산하기도 해야 하고 생산성도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부족하지만 9회에 걸친 ‘잘되는 농장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 연재가 농장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끝으로 연재를 마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