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기간 돌입 - AI 방역 성공사례

  • 박재명 (충청북도 농정국 동물방역과)
  • Published : 2018.10.01

Abstract

Keywords

지나간 겨울, AI 방역을 되돌아보며

작년 11월에 발생한 AI 방역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되었다. 지난 4월 26일에 고병원성 AI, 그리고 4월 30일에는 김포 구제역도 이동제한이 해제되었다. 위기대응단계도‘심각’에서‘주의’단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서 운영하던 재난안전대책본부도 해제된 바 있다.

되돌아보면 수년간 국내에서 구제역이나 AI가 발생하면 수평전파를 통한 피해가 컸다. 첫 발생 후에 단 한 건으로 종식된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올해는 전국적으로 1개의 농가만 발생해서 그대로 종식된 사례가 많았다. 특히, 4월 13일 음성의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경우가 그렇다.

고병원성 AI 발생 초기에는 가금이 먼저냐 철새가 먼저냐를 두고 축산업계와 환경업계 간에 논란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철새에 의해서 가금농가로 전파되는 경로에 대한 이견은 없다. 그래서 매년 겨울철마다 철새가 운반하는 바이러스 대책이 참 난감하였다. 하지만 지나간 겨울철을 되돌아보면, 최소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원인체, 매개수단, 감수성 동물(숙주)을 전염병의 전염 3대 요소라고 한다. 이 중 하나만 연결고리를 끊으면 적어도 이차적인 전염을 끊을 수 있다는 원리다. 원인체를 없애기 위해 소독하고 바이러스 운반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을 하고, 감수성 동물을 줄이기 위해 살처분을 하는 것들이 이와 같은 방역 원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금년도 음성에서 발생한 AI는 과거와 달리 단 한 건으로 종식된 것은 다분히 두 가지 정책이 주효한 것이었다. 첫 번째는 감수성 동물을 줄이기 위해 발생 후 살처분하던 것을 미리 사육을 중단하는 것으로 감수성 동물의 숫자를 조절하였다. 이른바 겨울철 오리사육 휴지기제를 도입한 것이었다. 이로써 발생농장 주변에 감수성 동물의 밀집도가 현저히 낮아졌고, 역학 관련 농장도 최소화하였다.

둘째는 신속한 신고 또는 확인 시스템이었다. 폐사 후에 관계기관에 신고하던 것을 활력 저하나 졸음증 등의 단계에서 신고토록 했고, 특히 오리의 경우 도축 출하 전 1회 검사에서 1주 간격으로 3회 검사로 확대하여 증상 발현 전 감염 초기 단계에서 검색하였다. 이른바 조기신고 체계로 변경한 것이 주효한 것이었다.

그 중 위험시기 오리 사육 휴지기제를 시행했음에도 발생한 것을 두고 다소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발생 숫자를 현저히 줄였고, 확산 가능성 또한 감소할 수 있다는 좋은 결론을 얻었다. 휴지기 제도 자체가 겨울철 전염병의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가장 좋은 정책은 아니라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가장 좋은 정책이란 축산물의 수요에 따른 공급을 충족하되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이라면, 휴지기제는 가장 적극적이긴 하나 인위적으로 축산물의 공급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

올해의 대책을 기획하면서 오리 휴지기제를 포함하여 가금 밀집 지역 야생조류 퇴치사업, 방역시설 개선 등보다 나은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 축산농가의 자발적 방역과 조기 신고체계, 열악한 방역시설과 사육방식의 개선, 밀집 사육지역 개선으로 요약된다. 특히 밀집 사육지역 해소는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문제들이지만 이 문턱은 꼭 넘어야 할 과제이다.

▲ AI 대책 회의 장면

그래서 겨울철 오리 사육 휴지기제는 당분간 계속 필요한 시책이다. 다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와 휴지농장의 선정과 휴지기를 하지 않는 농장에 대한관리대책을 보완 강구 중에 있다. 방역이 우수한 농장 중심으로 겨울철 사육을 시도하고, 좋은 모델을 만들어 도내 모든 가금농가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휴지기를 통한 단 한 농가의 발생 사례로 희망을 보았다. 어쩔 수 없이 발생했다면 다른 농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조기신고, 위험 동물의 위험한 시기에 적정한 사육 휴지, 개별 축산관계시설 각자의 자율적 방역 의지에 관한 좋은 희망이었다.

희망의 불씨가 점점 커지도록 하는 것이 향후의 좋은 방역 방향이라 믿는다. 어려운 여건에서 휴지기에 참여해 준 오리 농가와 관련 업체에 가장 먼저 감사드린다. 비록 어려움은 있지만 이러한 시책사업이 단순히 축산농가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보건과직결되는 원 헬스(One health)개념의 대표적인 질병인 만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