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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se of Development of Experiential Game Tourism Program Using Korean Classical Literature

한국고전문학을 활용한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 개발 사례 : 중인가객 김수장과 『해동가요』를 대상으로

  • 박보연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
  • 김태웅 (성균관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 Received : 2021.08.12
  • Accepted : 2021.10.01
  • Published : 2021.12.28

Abstract

In this study, as the first attempt to develop an experiential game tourism program using Korean classical literature, the primary research was conducted on Kim Soo-Jang and his anthology "Hae Dong Ga Yo". To this end, a theoretical review of the value of hands-on games and Korean classical literature as tourism content was conducted first. Afterwards, the consumers for the program were set up into three categories: family unit, MZ generation including lovers, and foreigners. A survey was conducted to confirm the program preference of each group. According to the analysis framework, the main value of each historical and cultural resource in "Hae Dong Ga Yo" and seven sijo pieces created by Kim Soo-Jang was discovered and, based on the survey, the preferences of the consumer related to the target were analyzed. Accordingly, the narrative structures were organized differently for each group. An adventure plot was designed for the family unit, a love plot for MZ generation and lovers, and a mixture of adventure and love for foreigners. Utilizing stories from Kim Soo-Jang and his works, which are rarely used despite their value, this study attempted to develop them into hands-on game tourism programs to create new outlets in terms of both Korean classical literature and the tourism area. In the future, if various Joseon literati are discovered and their storytelling is continued, we can expect the vitalization of the travel product line with the concept of classical literature travel.

이 논문에서는 한국고전문학을 활용한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는 과정의 첫 번째 시도로써 중인가객 김수장과 그의 가집 『해동가요』를 대상으로 1차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하여 관광콘텐츠로서 체험형 게임과 한국고전문학의 가치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먼저 진행하였다. 이후 프로그램의 수요층을 가족, MZ 세대 및 연인, 외국인의 세 분류로 설정하였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각 수요층의 성격 및 프로그램 선호도를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가집 『해동가요』와 김수장이 창작한 7수의 시조 작품에서 분석틀에 따라 각각의 역사문화자원으로서의 주요 가치를 발굴하고, 대상과 관련된 수요층의 선호를 분석하였다. 이에 따라 가족 단위는 모험플롯으로, MZ세대 및 연인의 경우에는 사랑플롯으로, 외국인의 경우에는 모험과 사랑을 혼합한 플롯으로 구성하여 각 수요층에 맞게 서사구조를 차별적으로 조직하였다. 이 글은 스토리텔링적인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잘 활용되지 못한 한국고전문학, 그 중에서도 김수장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에서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를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킴으로써 한국고전문학의 측면에서도, 관광학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하였다. 이후로도 다양한 조선의 문학인들을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스토리텔링을 진행한다면 고전 문학 기행 콘셉트의 여행상품군의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Keywords

I. 서론

시조(時調)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로, 외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우리 고유의 문학 양식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막상 우리나라의 일반인들 및 학생들은 시조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이나 인상만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인상마저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조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고 있으며, 우리 고유의 문화에 대한 애정과 지식도 줄어가는 상황이다. 한편 한복을 입어보거나 전통 다과를 시식해보는 등 조선시대의 일상과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는 활동에는 많은 이들이 흥미를 느낀다. 이때 주목할 만 한 점은 시조는 시조가 불리던 시대의 일종의 유행가라는 사실이다. 한 시대의 유행가에는 그 시대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담겨있다. 시조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문학작품이라기보다는 그 시대를 담고 있는 콘텐츠인 것이다. 따라서 시조에도 대중들의 흥미를 이끌 콘텐츠를 제작할 여지가 충분히 존재하며, 콘텐츠를 기반으로 시조를 체험할 수 있다면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시조와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비롯한 수많은 매체를 통해 다양한 문화들이 서로 교류하는 오늘날,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고유한 문화는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이다. 명절에만 입던 한복은 이제 한국 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콘텐츠가 되었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한 청년들로부터 시작되어, 궁이나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전통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높아질수록 주체적으로 전통 문화를 소비하게 되고, 이는 강력한 문화적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시조와 관련한 체험프로그램은 기존에도 존재해왔다. 특히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한 2005년 ‘농어촌청소년 문학캠프’ 사업을 기반으로 시조문학 캠프 등 몇 가지의 시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시조체험 프로그램은 대부분 시조문학 강연, 작가의 고택 방문, 시조 백일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조에 대한공부뿐만 아니라 창작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의의가 있지만, 교육에 초점이 맞추어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대상 청소년들이 수동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으며, 시조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구성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이러한 프로그램마저도 거의 없는 상황이며, 그나마 중장년층을 위한 시조프로그램은 종종 운영되지만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시조를 즐기면서 그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청년층(19세~34세) 및 외국인 유학생들을 기본 대상으로 한다. 더불어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하여, 1~4인이 소규모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기반 관광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관광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실시하고, 시조 스토리텔링을 위해 보다 좁은 범위로 김수장을 위시한 중인 가객 층의 시조를 기본 자원으로 설정한다. 그 후에는 역사문화자원의 스토리텔링 모델을 기반으로 시조 관광프로그램의 스토리텔링의 윤곽을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품 별로 스토리텔링을 추출해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앞선 내용들을 종합, 분석하여 구체적인 ‘김수장 시조 관광프로그램’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본고는 시조를 자원으로 한 관광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1 차 연구로서의 의의를 찾고자 한다.

Ⅱ. 이론적 검토

1. 관광산업에서의 체험형 게임

관광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체험형 게임은 게임을 통하여 관광지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기 위하여 기획 및 개발되고 있다. 주로 스마트폰이 집중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2010년대 이후로 체험형 게임이 선보이게 되었다[1]. 스마트폰의 모바일 앱 플랫폼을 활용하여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스마트 관광[2]의 형태를 보인다. 체험형 게임이 관광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경기도 지역협력센터(GRRC)와 경기대학교 콘텐츠 융합소프트웨어 연구센터에서 협력하여 출시한 U-SEUM 은 스마트폰 위치기반서비스(LBS: location based service)를 활용한 것으로, 수원의 화성박물관 전시물과 관련된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수원 화성의 역사를 익히고 관람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U-SEUM 메뉴는 이벤트 맵, 점수, 시간, 관람 통계, 내비게이션, 관람하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설듣기, 퀴즈, 퍼즐, 인물 찾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도록 기획되었다. 이를 통해 박물관을 지루한 곳이 아니라 재미와 배움이 공존하는 에듀테인먼트 형 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하였다[3].

문화재청에서는 서울의 4대 궁을 중심으로 ‘내 손 안의 ○○○ 시리즈’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보급한 바 있다. 내 손안의 경복궁, 내 손안의 덕수궁, 내 손안의 창덕궁, 내 손안의 창경궁 등이 공개되었다. 이 어플리케이션 시리즈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차례대로 오픈, 운영되었다[4]. 이들 어플리케이션은 모바일 장비의 GPS 위치정보서비스를 활용하여 궁 안의 각종 정보를 현장에서 알려주는 증강현실(aumented reality) 무인안내 시스템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하여 실제 영상을 촬영하면 이미지 인식을 통하여 캐릭터화 된 문화유산 해설사가 나타나 설명하는 방식을 구현하였다[5].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개발한 ‘K컬쳐 타임머신’ 어플리케이션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한 단계 진화하여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함께 활용한다.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한 후 VR기기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360도 비디오로 문화유적지를 체험하면서 관련 역사 정보와 관련 인물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창덕궁과 관련된 정보만 제공되고 있다[6].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2017년 9월부터 모바일 게임형 전시안내 앱 ‘자원관이 살아있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어플리케이션은 증강현실, 위치기반서비스, 블루투스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각종 전시물을 안내하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고라니, 백상아리, 표범 같은 전시관 내 생물 32종의 특성을 활용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증강현실 그래픽으로 구현된 입체생물 캐릭터가 생물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게임을 통하여 ‘나만의 생태계’ 생물종을 보살펴 점수를 획득하며 점수에 따라 자원관에서 제공하는 상품을 얻을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학생들이 게임을 하면서 재미와 교육을 자연스럽게 접목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이다[7].

제주도는 스마트교육 플랫폼인 ‘크래커’를 활용해 제주돌문화공원과 해녀박물관에 스마트 교육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퀴즈를 풀고 증강현실 게임을 하면서 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는 구조다. 오픈 이벤트로 미션을 모두 해결하면 각 관광지 안내소에서 경품을 제공한다[8].

대전시는 2021년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게임 콘텐츠와 연계한 ‘스마트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는 모바일 앱 플랫폼을 활용하여 참가자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 여행 명소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의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이다[9].

2. 관광산업에서의 한국고전문학

관광산업과 한국고전문학의 접점은 주로 문학관이나 문학작품의 창작 배경이 되는 장소와 연결되어 왔다. 관련된 문학관으로는 ‘한국시조문학관’, ‘한국가사문학관’, ‘남원 고전소설 문학관’, ‘남해유배문학관’ 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관들의 경우 대부분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 논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조 또한 관광산업과의 접점이 적다. 특히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에 필요한 ‘스토리텔링’과 대상 장르인 ‘시조’는 비교적 낯선 조합이다. 시조는 서정 장르에 속하며 기본적으로 노랫말이다. 따라서 시조 작품 내에 서사, 이야기가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시조는 감정 변화의 과정을 서술하기보다는 과정을 거친 후의 마음 상태를 형상화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실제로 이념 지향적인 시조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때 감정의 서술과 이념의 표출 모두 서사성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시간의 흐름을 표현해내고, 그에 따른 일정 정도의 변화 양상을 시조 장르로 구현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10].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조의 스토리텔링 방안을 모색하는 일련의 연구들이 있어왔다[11]. 이는 최근의 스토리텔링이 과거에 서사적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개념에서 벗어나, 그 의미가 확대되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음에 기인한다[12].

시조를 이야기로 만드는 데에는, 즉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하는 데에는 류수열[13]이 제시한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시조 자체의 서사성을 바탕으로 하여 서사적 텍스트로 치환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시조에 담긴 서사적 모티프를 더 큰 서사의 맥락에 삽입하여 이해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 시조 작품 자체를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삼아 이를 서사적인 텍스트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앞서 언급했듯 시조는 서사성이 약한 장르이기 때문에 시조 자체의 서사성은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부 조선후기 사설시조는 인물, 사건, 배경이 명확하고 시간의 흐름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조는 그렇지 못하므로 작품 속 정서적 흐름과 심리적 변화를 살피고 작중 화자의 상황을 단서로 삼아 전후 맥락을 재구성해내는 방식이다. 후자의 방식은 하나의 큰 서사적 구조 안에 비슷한 정서의 모티프를 포함하고 있는 시조 작품들을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별도로 구현될 수도 있지만, 한 가지로 결합되어 구현될 수도 있다. 개별 작품이 지닌 서사성을 바탕으로 상황과 사건을 풀어내고 이를 더 큰 서사적 맥락 속에 배치한다는 것이다.

조금씩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시조 스토리텔링 선행연구에서 위와 같은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 글에서 또한 이 방법을 활용하여 시조, 그 중에서도 김수장(金壽長)의 시조의 스토리텔링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또한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보고자 한다.

김수장(1760-?)은 숙종조에 병조 서리를 지낸 중인으로 김천택(金天澤)과 더불어 중인 가객의 대표적 인물이다. 17세기 이후로 한양은 상업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하고, 이 시기에 새로운 주체로 부흥하기 시작한 것이 중인 계층이었다. 중인 계층은 서리, 역관 등의 직업을 가진 계층으로 단단한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인들은 활발히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객들은 가단을 형성하고 직접 시조를 지으며 양반 위주로 이루어졌던 시조 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중인가객들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던 조선후기에서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즐긴 다양한 풍류와 그 풍류가 담긴 사설시조에는 현대인들의 문화와 통하는 감성이 있어 관광콘텐츠로서의 가치도 높다. 사대부들이 주로 지은 평시조의 경우에는 형식과 주제가 정형화 되어 있어서 스토리텔링이 어렵지만, 사설시조의 경우에는 변격이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특히나 대중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정형화된 사대부의 삶이 아닌 일상적이고 친근한 평민들의 삶이다. 사설시조는 그 향유층이 평민들까지 확대되어있으므로 우리는 사설시조를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중인 계층의 인물들과 그들의 문학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따라서 관광콘텐츠로서도 활용되고 못하고 있다. 김수장이라는 인물을 활용한 대중적인 문화상품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중인가객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가집 『해동가요(海東 歌謠)』를 편찬한 김수장은 서울 화개동(서울 종로구 화동의 옛 이름)에 노가재(老歌齋)를 짓고 가단을 이끌었다. 김수장은 사설시조를 익명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창작한 최초의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의 독특한 행보와 그가 남긴 다양한 시조를 고려할 때, 중인 가객 층이 즐기던 풍류문화를 잘 보여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광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김수장의 시조 작품을 통해 주거, 식사, 취미, 놀이 등 중인층의 생활과 문화를 들여다보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문학적인 소재들을 스토리텔링하여 흥미를 극대화해보고자 한다. 김수장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을 통해 당시 한양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중인층의 현실 인식과 그들의 일상을 스토리텔링한다면 대중들에게 조명 받지 못하고 있던 중간계층에 주목하고, 당시의 풍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광콘텐츠적인 가치를 가지는 김수장과 그의 시조 작품은 상업화의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고 보인다.

Ⅲ. 연구 방법

1. 조사방법

본 연구는 고전문학, 그중에서도 김수장과 『해동가요』를 대상으로 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대상지를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 일대, 특히 서촌과 북촌으로 설정하였다. 서촌은 서울 도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왕산을 배경으로 한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역사적·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중인 가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필운대 등의 명승처가 서촌에 위치해 있으며, 조선시대의 다양한 성시원림들이 서촌에서 만들어지기도 했다. 통인시장과 같은 대표적인 전통시장도 자리하고 있다. 한편 북촌은 조선시대 왕족과 고위 관료들이 거주하는 지역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여러 채의 전통 한옥들이 보존되고 있는 역사적 장소이다. 김수장이 초암을 짓고 머물렀다고 기록된 화동이 북촌 지역에 해당하며, 삼청동과 가회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박물관이 세워진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본 연구를 위해 김수장을 위시한 중인 가객들의 시조와 관련된 문헌연구를 진행한 이후 관련 장소들에 대한 현장 방문을 2회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대상 시조들을 관통하는 주제를 정하여 스토리텔링을 구성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더불어 김수장의 집터로 추정되는 지역, 경복궁, 필운대, 통인시장 등을 현장방문함으로써 관광프로그램의 코스, 시간,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을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여행작가 1명(스토리라인), 여행사상품기획자 1명(관광상품코스와 프로그램)의 검토를 받았다. 더불어 타겟층을 가족단위, MZ세대 및 연인, 외국인의 세 분류로 설정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관광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조사들은 단순히 이론적인 연구의 제시가 아닌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 실제적인 연구로서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2. 스토리디자인 방법

김수장 및 중인 가객들의 시조를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으로 스토리텔링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을 시조로부터 추출해낼 필요가 있다. 장충희, 라선정[14]은 역사문화자원을 스토리텔링 하는 단계를 총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첫 번째는 ‘역사문화자원의 가치 도출’이다. 이는 역사문화자원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 즉 ‘메시지’를 추출하는 작업이다. 두 번째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이해’이다.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청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청자, 즉 대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 대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기반으로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계는 ‘가치동기화 과정’이다. 이는 앞선 단계에서 도출된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메시지)를 청자(대상)에게 동기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대상들의 성격과 특징에 맞는 스토리텔링 요소의 배치와 전개를 통해 흥미를 유도하고, 능동적인 가치탐구를 지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본 연구를 위한 스토리 디자인은 장충희, 라선정의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된다[표 1].

표 1. 분석틀(Frame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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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틀을 기반으로, 먼저 김수장을 포함한 중인 가객 층의 시조 작품들로부터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추출해낸다. 이것은 시조 작품 그 자체일 수도 있고, 작품 속의 인물, 음식, 놀이, 공간 등 작품이 향유된 시대의 다양한 모습일 수도 있다. 그 후에는 스토리텔링의 청자를 맡고 있는 대상 그룹의 인식을 고려하여, 앞서 추출해낸 가치와 연결되는 이들의 문화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가치를 적합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본 스토리를 부여한다. 마지막으로는 스토리텔링에서 ‘텔링’, 즉 전달하는 과정으로, 실제로 어떻게 스토리텔링 요소를 배치하고 전개하며, 어떤 콘텐츠를 창출해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본 연구에서 김수장 시조 스토리텔링은 김수장 시조와 종로의 관광지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종로 안의 공간들과 김수장 시조로부터 이끌어낸 각각의 이야기를 접목하여 새로운 스토리를 개발하였다.

Ⅲ. 시조 체험형 관광프로그램 개발

1. 『해동가요』 작품별 스토리텔링

1.1 『해동가요』

가장 먼저 관광프로그램 개발의 대상이 되는 가집 『해동가요』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진행하고자 한다. 『해동가요』는 우리나라의 3대가집(三大歌集) 중 하나로 그 안에는 이전 시대뿐 아니라 당시대에 활동하던 가객들의 명단 및 다양한 시조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해동가요』를 기반으로 전체적인 스토리의 틀을 짤 때에도 대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가족단위의 경우 관광프로그램의 주된 참여 목표가 자녀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녀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때 유·청소년들의 경우 가장 흥미도가 높은 모험 이야기를 중심 플롯으로 삼는 것이 설득력 있을 것이다. MZ세대 및 연인의 경우 많이 소비되고 있는 영상콘텐츠 및 음악 등이 주로 사랑에 관한 것들이다. 따라서 사랑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발굴하고자 하였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가족 단위의 경우 모험 이야기를, MZ세대 및 연인들의 경우 사랑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고 응답하였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가족단위일 수도, MZ세대 및 연인일 수도, 그 외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동기는 같을 것이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전통문화를 두루 맛볼 수 있도록 앞선 가족단위를 대상으로 하는 서사와 MZ세대및 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사를 결합하여 모험 및 사랑 이야기로 구성한다.

표 2. 『해동가요』의 가치 도출 및 스토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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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단풍은 연홍(軟紅)이요~’

단풍은 연홍(軟紅)이요 황국은 토향(土香)할 제 신도주(新稻酒) 맛 들고 금린어회(錦嶙魚膾) 별미로다아희야 거문고 내어라 자작자기(自酌自歌) 하리라[15].

표 3. ‘단풍은 연홍(軟紅)이요~’의 가치 도출 및 스토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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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장이 지은 이 시조에서는 당시의 가객들이 홀로픙류를 즐기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그는 거문고를 뜯으며 노래를 부르고, 전통주인 신도주와 함께 금린어회와 같은 안주를 즐기고 있다.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가족 단위의 경우 전통 악기를 활용함으로써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예술 활동과 자연 체험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MZ세대 및 연인의 경우 전통주 체험 및 K-pop과 연결 짓기에 관심을 다수 가지고 있으며, 외국인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2. 서사구조 구성 및 관광프로그램 개발

앞장에서 『해동가요』 및 그 안에 수록된 작품의 스토리를 개별적으로 발굴해보고 대상별로 선호도를 분석하였다. 이 스토리들을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각의 스토리들을 하나의 서사구조로 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대상에 따라서 서사구조를 차별화하여 보다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2.1 가족단위

가족단위의 경우 유·청소년을 핵심 대상으로 하므로 모험 플롯으로 서사구조를 구성하고자 하였다. 이때에선악구도를 활용하되, 평면적이기보다는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을 통해 단순히 이분법적인 구도를 피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체험프로그램의 경우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시조와 그 안에 담긴 옛 문화에 친숙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하였다.

표 4. 가족단위 대상 서사구조 및 관광프로그램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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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MZ세대 및 연인

MZ세대 및 연인의 경우 가장 보편적이고 매력적인 서사인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여 서사를 구성하였다.

표 5. MZ세대 및 연인 대상 서사구조 및 관광프로그램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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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외국인

외국인의 경우 앞선 가족 대상의 모험 이야기와 MZ 세대 및 연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랑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하여 한국전통문화를 두루 즐겨볼 수 있도록 서사를 구성하고자 하였다.

표 6. 외국인 대상 서사구조 및 관광프로그램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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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도입부 장면 UI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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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도입부 지문 UI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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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조선의 꽃’ UI 예시

Ⅳ. 결론 및 시사점

본고에서는 한국고전문학을 활용한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는 과정의 첫 번째 시도로 중인 가객 김수장과 『해동가요』를 대상으로 1차 연구를 진행하였다. 체험형 게임을 활용한 관광프로그램은 참여자로 하여금 관광 대상 및 지역에 대해 장기적으로, 그리고 더 효과적으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한국고전문학, 특히나 고전시가의 경우 스토리텔링 적 가치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는 지루하다는 인식이 강해 다양하게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김수장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에서 현대의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스토리를 발굴해내고 이를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킴으로써 한국 고전문학에서도, 관광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였다.

김수장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을 통해 당시 한양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중인층의 현실감각과 그들의 일상을 스토리텔링하는 것은 대중들에게 조명 받지 못하고 있던 중간계층에 주목하고, 당시의 풍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를 관광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은 단순한 교육적 의의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색다른 면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흥미를 끄는 상업적 효과도 가진다.

더불어 이 연구는 ‘김수장’이라는 한 명의 인물을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진행한 것이고, 이러한 관광프로그램은 1회성에 가깝다. 따라서 ‘김수장’ 외의 다양한 조선의 문학인들을 발굴하여 스토리텔링을 지속적으로진행한다면 고전 문학 기행 콘셉트의 여행상품군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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