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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alue Chain Change and Government R&D Investment Strategy due to Trade Dispute with Japan - Focussing on Automobile Industry

대일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와 정부 R&D 투자전략 -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

  • Received : 2020.12.02
  • Accepted : 2021.01.07
  • Published : 2021.01.28

Abstract

Due to high proportion of exports, Korea has a higher dependence on the global value chain (GVC) than other major developed countries. This reason, Korea has a structure that is sensitive to GVC changes. This is because Korean exports are concentrated on specific countries and items, and most of the materials for export tend to depend on imports. Currently, export restrictions resulting from trade disputes with Japan can affect the industry of Korea as a whole due to the supply of core materials. Therefore, in order to minimize economic damage caused by export regulations in the current situation, it is necessary to reorganize the GVC, through efforts to rapidly diversify imports and localize imports that depend on Japan. To this end, it is necessary to derive and classify imported goods that depend on Japan, and to localize items that are difficult to diversify imports, and prompt R&D investment is required for this. This study aims to support R&D investment policy through quantitative analysis based on big data rather than a decision-making method based on expert-centered qualitative analysis.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GVC변화에 민감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는 과거부터 한국의 수출이 특정국가와 품목에 편중되어 있으며, 수출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들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무역분쟁을 겪고 있으며 소재·부품·장비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의 무역분쟁은 GVC 공급 불균형을 야기해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경제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일의존 수입품들의 수입다변화 및 국산화를 통한 대일의존도를 낮추는 형태로의 GVC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체질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일의존 수입품들을 도출하고 수입다변화와 국산화가 필요한 수입품들을 선별하여 수입다변화와 국산화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일의존 제품의 국산화 목표달성을 위한 R&D 투자전략 수립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R&D 투자전략 수립은 기존에는 전문가 중심의 정성적 방식이 많이 이용되어 왔지만, 본 논문은 이와는 차별화된 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R&D 투자전략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Keywords

I. 서론

지난 30년간 확산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1은 현재 세계 무역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확장되었다. 한국은 다른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GVC변화에 민감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계정세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될 필요가 있다. 특히 근래에 보호무역 및 지역주의의 심화로 인한 무역분쟁이 빈번하게 발생되면서 GVC의 패러다임을 변화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대표적인 무역분쟁 사례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규제를 통해 화웨이와 같은 중국기업들을 GVC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소재·부품·장비 등의 중간재 공급 단절 및 중국제품 불매를 단행하여 중국의 관련 산업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 하기 위해 ‘신인프라 투자’ 정책에 2조 위안(약 347조원)을 투자하여 2025년까지 핵심기술과 소재 부품 70% 이상 자급을 목표로 하는 R&D 투자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일본도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와 함께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배제하여 한국의 경제에 타격을 주려고 하고 있다. 만약,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 공급에 문제 생기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과 같은 직접적인 분야는 물론 전기전자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한국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1차적으로 주요 산업전반에 걸쳐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들에 대한 조속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며, 2차적으로는 이런 중간재들에 대한 수입다변화 및 국산화를 통해 가치사슬내 불균형을 해소하고 일본에 의존하는 한국의 GVC 체질 개선변화 및 경제적 불확실성을 낮추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외의존도 극복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 지원 및 기술 국산화와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자립도를 강화를 위한 R&D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대외의존도 극복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 를 운영하여 핵심품목을 관리하고, 핵심품목 유형분류에 따른 대응전략을 수립하였다. 또한 소재ㆍ부품ㆍ장비 R&D 차세대 전략기술 개발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하였으며, 공급망 관리 품목 대상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6대 분야 중심의 기존 100대 품목에서 글로벌 차원의 338개 이상 품목(환경ㆍ에너지, 바이오ㆍ로봇 등)으로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하였다[1].

본 연구는 이러한 정부의 신속한 정책 의지 반영을 돕기 위해 R&D 투자 전략수립 방안을 구상하였다. 기존의 R&D 투자 전략수립은 전문가 중심의 정성적 분석은 일반적으로 한정적인 분야가 아닐 경우 분석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이해관계 문제로 주관적 의견이 들어갈 소지가 다분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고 다양한 분야의 세부 품목들을 대상으로 모든 전문가 의견을 취합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분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활용 하여 정성적 분석 방식을 보완하고 대체하여 R&D 투자전략 수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 대외 수출 2위의 자동차 산업을 대상으로 국내 기술수준과 수입다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투자유형을 구분하고 투자유형에 따른 R&D 투자전략의 수립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GVC 공급불균형 해소 및 체질개선에 도움이 되고자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본 논문은 보호무역주의 및 한·일 무역분쟁과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II. 이론적 배경

1. 연구개발활동 개입의 정당성

1.1 시장실패(Market Failure)

시장실패는 시장이 효율적 자원배분에 실패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고전학파는 완전경쟁시장 하에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달성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실패는 불완전 경쟁, 정보의 비대칭성, 공공재의 존재, 외부효과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완전경쟁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로 인해 시장실패는 일어난다. 특히 연구개발투자와 관련하여, 신고전학파는 상업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연구개발투자를 하지 않는 시장실패에 대해 정부 개입이 정당화될수 있는 근거로 외부성, 불가분성, 불확실성을 들고 있다[2].

“시장 실패”란 시장경제 시스템이 특정재화나 상품을 적정 수준에 공급하지 못하거나 전혀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시장 실패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근거를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과학기술 분야도 이러한 정부개입이 필요한 분야의 하나로 제시되어 왔다[3].

1.2 시스템실패(System Failure)

혁신이론 관점에서 보면 혁신체제의 구성 요소인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의 상호 네트워킹이 기술혁신의 핵심 요소이다. 이에 따라 OECD[4]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 개입의 당위성을 혁신주체간 상호네트워킹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시스템 실패(system failure)에서 찾고 있다.

넬슨[5]은 이상의 논의에 덧붙여 민간부문의 연구개발 투자가 과소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보다도 연구개발 프로젝트간의 적절한 구성을 형성하는 시장 메커니즘의 실패 가능성(“시스템 실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6]. 이러한 시장실패를 보완하고 경제내 연구개발활동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수단 중 하나는 공공 연구개발 지원이 될 것이다[7].

2. 정부개입 대상 영역

과학기술과 정부 개입의 정당성 및 대상영역에 관한 연구는 대표적으로 Pavit & Worboys[8], Horwitz[9], Tisdell[10], Mansfield[11]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해당 연구들을 종합하면 정부개입 대상 영역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 번째로 기업의 핵심능력을 지원하는 기초연구분야는 일반적으로 기초연구에 의한 성과의 전유 가능성이 낮아 오히려 전유를 허용하지 않는 쪽이 사회 전체의 효용을 높인다. 따라서 통상 정부는 대학 등에게 기초연구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로 새로운 산업 내지는 새로운 제품군을 생성 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위험이 크고 이익이 생기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혁신적인 기술분야이다. 예를 들면 최근 생명공학기술과 나노기술에 정부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세 번째로 산업 전체에 응용 가능한 기반기술이다. 이들은 비교적 수익은 확실히 얻을 수 있지만 개별 기업에 의한 전유가 어렵기 때문에 기술개발이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에 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로 기술이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영역이다. 즉 해외와 기술격차가 매우 크고 필요로 하는 초기 투자를 회수하는 기간이 자본시장에서 조달 가능한 것보다 긴 경우이다.

다섯 번째로 국가의 목적 내지는 국내 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하여 중요하지만 국내시장이 작기 때문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공적영역과 사적 영역이 혼재하는 시장의 기술이다. 공공 정책적 과제, 예를 들면 환경규제는 사적 위험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은 기업에 있어서 개발위험이 증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의 규제가 강할 경우 기업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다면 시장의 축소 내지 기업의 부담 증대에 따른 경쟁력 저하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사적 이익에 기초한 시장이 적정한 규모를 넘어서도록 개발노력을 가속화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다.

3. 자동차 산업과 글로벌가치사슬(GVC)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최근 수출과 수입 실적은 [표 1]과 [표 2]와 같다. 2019년 기준 수출은 북미에 수입은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수출과 수입규모로 보자면 수출이 수입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수입은 대부분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의 부품수급 차질은 자동차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코로나 사태와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부품수급에 차질이 생겨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중단된 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시아권에서의 부품수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한 자동차 부품수급의 다변화와 국산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표 1. 자동차 부품산업의 수출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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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표 2. 자동차 부품산업의 수입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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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가치사슬(GVC)과 관련된 연구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특히 아시아권의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해외 GVC 연구는 Hiroshi의 자동차 산업 일본 사례 연구[12], Wad의 한국과 말레이시아 자동차 부품 GVC 관련 연구[13]와 Masiero의 전기 자동차 GVC의 일본, 한국, 브라질 사례 연구[14] 등이 있다. 이들 연구는 가치사슬을 활용 하여 자동차와 관련한 아시아권 국가들의 사례들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산업 관련 가치사슬 연구들이 다양하게 존재하였다[15-19]. 이들 연구는 가치사슬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분석하거나 자동차 산업내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가치사슬 분류 모형을 구축하거나 네트워크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가치사슬 사례 분석 연구”에서는 자동차 산업은 규모 집약형 산업으로 부품산업의 경우에는 전문공급자형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공급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 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3천개의 파트와 약 20,000개가 넘는 부품을 필요로 하고 있어 다른 산업들보다 복잡한 가치사슬을 가지는 특징이 있으며, 자동차 산업에서의 GVC 선도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완성차업체이지만 이들의 수가 줄어들고 제품차별화와 모델 주기 감소로 인해 완성차업체의 자체 공급보다는 외주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였다[15]. 이와 관련된 다른 연구에서는 부품의 모듈화가 진행되면서 부품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국제화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GVC가 형성되고 있으며, 완성업체의 생산비중은 감소하고 유통, 판매, A/S 등 부수적인 서비스 부분이 증가있음을 보여주었다[20]. [그림 1]은 연구/개발->제조-> 공급사슬과 물류->판매->지원기능을 거치는 과정과 이를 거치는 과정별 선도기업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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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The global leader in the automotive indsutry to provide clients throughout the SVC[15][21]

이와같이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에서 변화와 특징은 글로벌소싱과 모듈화 주문이 확대되면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사이의 관계가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15]. 또한 자동차 산업은 철강, 금속, 기계 등의 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커넥티드카, 무인자동차 등의 새로운 자동차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로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 또한 제조업 기반의 가치사슬에서 정보통신기술과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무역보호주의가 팽배해지고 이로인한 무역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보호주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자동차 제조업체의 GVC 전략을 고려할 때 일본, 유럽, 한국 제조업체들은 보호주의 정책에 취약한다[18]. 특히, 닛산, 혼다, VW, 다임러, BMW는 지역 GVC 개발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보호주의 정책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8]. 한국의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위해 국내 또는 FTA 를 체결한 국가들로 공급선을 변경하면서 <표 3>과 같이 일본에 자동차부품 의존도는 2011년 이후로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한 전략으로 대일 수입은 줄어들고 오히려, 안정적인 부품 공급과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미쓰비시, 닛산, 혼다 등을 중심으로 한국 부품 구입 증가로 자동차부품 대일무역수지는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로 미래 자동차에 대한 GVC가 변화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아시아권 국가들인 일본과 중국에 대한 부품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만큼, 이들 나라에 의존하는 부품들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가지고 부품수급 전략을 설정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

표 3. 자동차부품 대일 무역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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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자동차 산업에서는 단일기업이 모든 부품을 조달하는 형태의 자기자족은 어렵고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GVC 형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GVC는 현재 기술과 패러다임의 변화로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로 접목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GVC 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현재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규제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대일 수출규제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비도 필요할 것이다. 현재까지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GVC연구는 다수 있지만,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일무역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자동차 산업에서의 정부 R&D 투자전략 수립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1. 데이터 및 지표

1.1 데이터

본 연구에서는 자동차 관련 HS코드 305개에 연계되는 2016부터 2019년까지의 수출입 데이터 및 선별된 품목과 관련된 2012년부터 2019년까지의 특허 8,771개 데이터를 활용하여 대일 의존 수입품들을 도출하고 R&D 투자 유형 구분에 활용하였다.

1.2 지표

첫 번째 지표로 수입다변화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수입 1위국가 비중을 활용하였다. 이는 대일의존도가 높은 수입품들을 알아보기 위해서 설정한 지표로 해당 수입품이 여러 수입국가들에 얼마나 종속되어 있는지 볼 수 있는 지표로 수입다변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되었다. 한편, 무역특화지수(Technology Specialization Index, TSI)는 국가 간 수출입경쟁력을 알아보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지표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의 수출입 경쟁력을 통한 기술무역 경쟁력을 보기 위한 지표로도 활용되고 있다[22]. 또한 황윤진[23]의 연구에서는 산업내 특화를 대표하는 산업내 무역지수[24]와 무역특화지수를 연계하여 1990년 이후부터 한·일 양국 제조업 품질수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시사점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한·일 제조업 기술수준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무역 특화지수를 기술경쟁력을 알아보는 대용 지표로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정확한 기술수준을 확인 하기 위해 개별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의 특허 검색식을 구성하여 해당 품목과 관련된 특허들을 대상으로 특허 분석을 수행하여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소·부·장 품목들에 일본 대비 한국의 기술력 수준을 확인하였다.

2. R&D 투자전략 프로세스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자동차산업 R&D 투자전략 프로세스의 핵심은 대일의존도 탈피 및 새로운 GVC구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수입품들을 조사하고 해당 품목들에 대한 수입다변화및 R&D를 통한 국산화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우선적으로 [그림 2]의 (1) 품목도출 프로세스를 수행하기 위하여, 자동차산업 관련 HS코드를 추출하고 이를 활용하여 대일의존 품목을 도출하였다. 다음으로 추출된 품목들을 대상으로 (2) 투자유형 구분 프로세스를 위해[그림 3]와 같이 무역특화지수(기술경쟁력)와 수입 1위 국가 비중(수입다변화 가능성 여부)의 지표를 고려하여 4가지 투자유형으로 구분하였다. (3) 품목 특성 파악 프로세스 수행단계에서는 투자 유형이 구분된 품목들을 대상으로 관세청 자동차분류맵 기준을 활용하여 동력 전달, 동력발생, 전기장치, 제동장치, 차체, 기타부분품의 6가지의 형태로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후, 내연, 친환경, 내연과 친환경에 공통의 3가지 기술로 구분하고 이들 품목들의 일본대비 우리나라 기술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특허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결과들을 활용하여 최종적으로 (4) R&D 투자 전략 수립을 수립하였다.

그림 2. R&D 투자전략 프로세스

IV. 분석결과

1. 품목도출 결과

자동차 산업 관련 HS코드 305개를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누적 수출입 정보를 개별 품목별로 분석하였다. 먼저, 수출입 규모 100만 달러 미만 22개 품목은 상대적으로 규모면에서 중요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제외하였으며, 제외되지 않은 품목 중 “모피 피혁 제픔”, “인조 양 모피 깔개” 등과 같이 자동차 소·부·장과 관련성이 없는 품목들은 산·학·연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제외 후 유사한 품목들은 통합하여 최종 27개 대일의존 품목들을 도출하였다.

2. 투자유형 구분 결과

도출된 27개의 품목을 [그림 3]와 같이 수입 1위 국가와 무역특화지수의 2가지 지표를 활용하여 R&D 투자유형을 “글로벌화를 목표로 기술개발”, “대체품 조기 투입 기술성숙도 향상”, “새로운 우리 주도의 공급망 창출”, “공급 수요기업 상생형 R&D추진”의 4가지 투자유형으로 구분하고 자동차부품 분류체계 “동력발생장치”, “동력전달장치”, 전기(전자)장치, “제동장치”, “차제”, “현가장치”, “조향장치”, “기타부분품”으로 구분하여 투자유형 사분면에 맞게 배치하였다. 또한, 해당 품목들의 기술이 친환경, 내연 혹은 친환경과 내연기관에 공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인지 별도로 표기하였다. 먼저 제 1사분면 “글로벌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는 동력 발생장치 관련 3개, 전기장치 관련 3개, 동력전달장치 관련 2개, 기타부분품 관련 1개로 총 9개의 품목들이 배치되었다. 제 2사분면 “대체품 조기투입 기술성숙도 향상”의 경우 동력발생장치 1개, 전기장치 3개로 총 4개의 품목들이 배치되었다. 제 3사분면 “새로운 우리주도의 공급망 창출”의 경우 동력발생장치 4개, 전기장치 3개, 동력발생장치 1개, 차제 1개로 총 9개의 품목들이 배치되었다. 마지막으로 제 4사분면 “공급-수요기업 상생형 R&D 추진”의 경우 동력발생장치 1개, 전기 장치 1개, 동력전달장치 1개, 기타부분품 2개로 총 5개의 품목이 배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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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투자유형 구분 결과

3. 품목 특성 파악

도출된 27개 품목들의 유형(소·부·장)과 기술(친환경·내연·공통)과 기술수준(일본대비)을 알아보기 위해 27개의 개별 품목들의 핵심키워드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도출하고 도출된 핵심키워드들을 활용하여 개별 특허검색식을 구성하였다. 구성된 특허검색식을 활용하여 총 8,771건의 특허정보를 수집·분석하였고 [표 4]에 그 결과를 정리하였다. 먼저 27개의 품목들을 소재·부품·장비로 구분한 결과 소개가 14개가 부품 관련 13개가 소재 관련된 품목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관련 기술 유형을 구분한 결과 친환경 관련 6개, 내연 관련 4개, 친환경 내연기관 모두에 활용될 수 있는 공통 기술 17개로 구분되었다. 마지막으로 특허 점유율로 일본대비 한국의 기술수준을 정리한 결과 부품기술 13개 중 한국이 우위에 있는 기술은 1개, 소재기술의 14개 중에서는 4개만 한국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술유형으로 구분하였을 경우 친환경 6개 중 1개, 내연 4개 중 1개, 공통 17개 중 3개만 한국이 기술적으로 우위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이점으로 도출된 품목 중 친환경 관련 품목들은 모두 동력발생장치와 관련이 있었으며, 이 중 5개가 소재 1개가 부품이었다. 이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는 ‘동력발생 장치’의 변화가 가장 크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회평가원(KISTEP)에서 발행한 ‘2018년 기술수준평가’[25]에 따르면 친환경고효율 자동차 기술분야에서의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격차는 전문가 정성결과에서 [그림 4]과 같이 일본대비 90% 수준이며 1.8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량적 특허분석의 결과의 경우 [그림 5]와 같이 일본에 비해 특허점유율면에서 열위에 있으며 또한 특허영향력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친환경 자동차 기술 부문에서 일본에 비해 열위에 있으므로, 본 논문에서 도출된 6개 친환경 관련 대일의존 품목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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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전문가 정성평가 결과

출처: 2018년 기술수준평가(KI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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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특허 영향력 및 점유율 비교

출처: 2018년 기술수준평가(KISTEP)

표 4. 품목 특성 파악을 위한 특허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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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비 기술수준 = 한국특허수 / 일본특허수

27개 품목의 실제 품목명칭은 과기부와의 보약서약 문제로 공개할 수 없는 관계로 해당 품목들의 HS코드를 기준으로 관세청 자동차분류맵 상의 기준으로 명칭을 변경함. 예) 엔진부품(1) -> 동력발생장치(1), 엔진부품(2) -> 동력발생장치(2)

4. R&D 투자전략 수립

먼저, R&D 투자전략 수립에 앞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특수성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반도체 산업과 다르게 자동차산업에서대일의존 품목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도출되는 이유는 먼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일 의존도를 축소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부품 수급차질에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타 지역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꾸준히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여 현재에 이르러서는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율이 95%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자동차 신문). 두 번째로 국내에서도 충분히 생산 가능하지만 자동차 관련 소·부·장을 대량생산하는 일본의 단가가 낮기 때문에 대일의존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에 의해 일본에 의존하는 것일 뿐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충분히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세 번째로 FTA가 체결되어 있는 미국 유럽과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서 관세를 가만하더라도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일본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서 조달이 빠르고 배송으로 인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일본에서의 수입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일본에서만 생산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다변화를 통해 일본 수입의존도를 충분히 낮출 수 있다. 네 번째로 기업전략에 따른 일본 수입이다.

예로 르노삼성은 전략적으로 같은 그룹인 닛산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것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므로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지 않고 일본에서 조달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기술개발해서 부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FTA가 체결된 국가들에 수출하기 위해 일본에서 부품을 조달하여 한국에서 완성차를 수출하는 전략의 결과의 가능성도 있다. 종합하면 반도체산업과는 다르게 자동차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현재 일본에서 조달되는 소·부·장의 대부분은 국산화 혹은 수입다변화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 및 대량생산이 진행중인 제품의 경우 대일의존도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향후 대일의존도가 높을 수 있는 소·부·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예로 탄소섬유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일본이 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일진다이아’의 자회사인 ‘일진복합소재’가 수소차용 수소탱크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탄소섬유의 경우 주 공급자가 ‘도레이첨단소재’이기 때문에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 한다. 본 연구는 정량적인 방식으로 수행되었지만 이와는 별개로 향후 일본에 의존하게 될 확률이 높은 소·부·장에 대한 추가적인 R&D 투자전략 수립에 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산·학·연 전문가들에게 향후 일본에 의존해야 될 가능성이 높은 소·부·장 품목 도출을 위한 정성적 방식의 분석 수행이 필요할 것이다.

R&D 투자전략 수립을 위한 배경 설명에 이어 R&D 전략수립의 목표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탈일본화를 위한 국산화 R&D전략 수립이 1차적인 목표가 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 정량적 분석을 통해 27개의 대일의존 품목들을 도출하고 4가지 투자유형에 맞게 구분하였다. 4가지 투자유형은 크게 “글로벌화를 목표로 기술개발”과 “새로운 우리 주도의 공급망 창출”의 중장기 관점과 “대체품 조기투입 기술성숙도 향상”과 “공급-수요기업 상생형 R&D추진”의 중단기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신속한 국산화를 위한 중단기 관점의 탈일본 R&D 투자전략도 중요하겠지만,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라는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려하였을 때는 내연기관 위주의 국산화 R&D 보다는 친환경 기술 혹은 내연기관과 친환경 자동차에 모두 사용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우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의 감소와 친환경 자동차 수요의 증가를 예상하여 내연기관 관련 기술에 투자를 줄이고 친환경 및 친환경과 내연기관 모두에 쓰일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하는 미래지향적 R&D 투자전략 수립을 통한 적절한 GVC체질개선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V.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는 전문가 중심 정성적 분석 방식의 한계로 지적되는 과다한 시간·비용 소모, 주관적 견해 개입 가능성 및 전문가 섭외의 어려움 등의 문제점을 정량적 분석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활용한 R&D 투자전략 은 향후 정부 R&D 예산 배분ㆍ조정 및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단순하게 국산화율을 높이는 탈일본 전략을 넘어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 R&D 투자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이를 반영한 GVC 체질개선에 도움이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10월 4일 발표된 ‘소부장 R&D 전략, 일본 수출규제 넘어 세계 미래 공급망 창출·선점’ 에서 정부는 기존의 일본 수출규제에 대비한 공급 안정성 확보에서 GVC 재편에 대응한 미래 공급망 창출·선점으로 소부장 연구개발 대응전략을 업그레이드 하였다. 따라서 일본 지향이 아닌 세계지향, 현재 공급망 안정에서 미래공급망 창출의 2가지 R&D 투자전략을 추진한다[26]. 본 논문의 결과는 이러한 현 정부 기조와 동일한‘미래지향적 R&D투자’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데이터 기반 과학기술 정책 의사결정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VI. 결론 및 연구의 한계

2010년 자동차부품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약 11.6억불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나, 2011년 초 동일본 대지진 이후 무역수지 적자폭이 해마다 감소하여 2018년에는 대일무역수지 적자가 불과 8천만 불 수준이었다. 2011년부터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일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해 국내 또는 FTA를 체결한 국가들로의 공급선 변경이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일본 완성차업체로의 OEM 납품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안정적인 부품 공급과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미쓰비시, 닛산, 혼다 등을 중심으로 한국 부품 구입이 증가한 것이다. 셋째로는 주요 수입 부품들(자동변속기, 가솔린 엔진 부품, 디젤 엔진 부품 등)의 국산화에 따라 대일본 수입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현재 수입다변화 및 국산화가 필요한 품목들이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2018년 기준 대일 수입의 거의 절반은 “변속기 및 부품(자동변속기)”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자동변속기를 전량 국내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한국GM(보령공장)은 소형 일부만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편, 르노삼성, 쌍용, 한국GM(중대형 파트)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여전히 대일 자동차 부품 수입이 많은 이유는 국내에 있는 해외 투자 완성차 업체(르노삼성, 쌍용, 한국GM)들이 R&D 투자를 통한 자체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주로 수입에 의존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과 같은 파워트레인 계통의 부품들의 경우 의존도가 더욱 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FTA 발효로 인하여 이미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일본에서 수입할 경우 8%의 수입관세를 감수해야 하지만 물류비용 절감, 적기납기, 신속한 A/S 대응 등에서 일본 수입에 대한 유리한 부분이 존재한다. 타산업과 달리, 자동차부품 산업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품목에 있어서 한국의 대일 수출이 수입을 앞서는 상황이고, 일본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해서 유럽이나 미국 등으로부터 대체도 가능하다. 하지만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로 향후 대일의존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래의 친환경차로 대표적으로 꼽히는 수소전기차에는 폭발 위험이 큰 수소 기체를 담는 연료저장탱크가 가장 중요한 구성품목으로 탑재되는데 여기에 쓰이는 소재가 탄소섬유다. 일본 수출규제로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탄소섬유의 안정적 공급이 불투명해지면서, 탄소섬유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대표 기업인 효성은 1조원을 투자, 탄소섬유 공장을 연간 총 2만4000t 규모로 확대키로 발표했다[27].

이와 같이 기존의 단기적인 국산화율을 높이는 탈일본 전략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관점의 R&D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정부의 ‘초격차 R&D 투자’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미래 선도 품목에 대한 R&D투자는 GVC재편 위기 극복뿐만 아니라 미래 세계 소·부·장 시장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지원하는 R&D 투자전략 수립 연구의 중요성은 높을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가치사슬이라는 주제로 사례 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통한 시사점을 도출하거나 가치사슬 분류모형 구축에 관한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였지만, 본 연구는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에 따른 정부 R&D 투자전략을 수립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또한 정부 R&D 투자전략 수립은 예상 투자성과와 기술성숙도 및 민간연구개발 가능성 등의 투자 필요성에 대한 지표들이 많이 사용되는데[28][29] 이들 지표들은 전적으로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관적 견해의 개입 가능성과 과다한 시간 및 비용이 소모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로 융복합분야가 급증하면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례로, 이번 일본의 무역규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서 반도체, 자동차, 전기전자 등의 산·학·연 전문가들을 찾아 일본에 의존하거나 향후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소·부·장 품목들을 문의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다시 인식하였다. 이러한 품목들이 대단히 많고 그 분야가 워낙 넓어서 시간과 비용도 많이 소모되는 것을 많이 목격하였으며, 전문가 섭외의 어려움도 있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연구들과는 다르게 정량적 분석 결과를 최대한 활용하여 투자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본 연구는 한계점으로는 분석의 편의성을 위해 대일 의존 소·부·장 도출과정에서 일정 금액이하(100만 불)의 경우 무시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에서만 생산하거나 대일의존도가 높더라도 소량·소액의 경우 본 분석에서는 제외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현재 상용화 및 대량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제품의 경우 부품조달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현재의 수출입 데이터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향후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관련해서 2020년 4월에 산업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차 부문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와 관련 충전 인프라 확충, 친환경차 생산은 지난해 37만대에서 올해 44만대로, 친환경차 수출은 지난해 26만대에서 30만대로 늘린다는 내용이다[30]. 따라서 향후 생산될 친환경 및 미래자동차 관련한 대일의존 품목의 투자전략이 보다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전문가 기반의 정성적 방식으로 수행하여 보완한다면 보다 의미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기술경쟁력을 살펴보기 위해 활용된 지표 중 하나는 정확한 기술경쟁력을 살펴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대용치로 활용되었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기술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들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 본 연구는 2020년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주요사업 “패키지형 R&D 투자플랫폼(R&D PIE) 개발(K20-L03-C04-S01)” 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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