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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erous Media vs. Reliable Childcare Helper" : Discursive Analysis of Infants' Smart Media Use

'위험한 미디어 vs 든든한 육아 도우미' :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 담론에 대한 탐구

  • 최이숙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
  • 김반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 Received : 2021.06.22
  • Accepted : 2021.08.01
  • Published : 2021.08.28

Abstract

The study examines how the discourse on infants' smart media use has been constructed under media-saturated situations. Infants' use of smart media has been regarded as a dangerous activity, rate of overdependence has been increasing. Newspapers during the recent three years (2018-20) were analyzed. The most prominent speakers in the news field were smart media content producers and platform operators. There were negative views and concerns about infants' smart media use by academics, civic groups, and parents. However, the industry went beyond these risk discourses and gave positive meaning: Smart media was redefined as safe media for infants and reliable childcare helpers for parents. Parents were portrayed as those responsible for their children's media use and in need of help for childcare, rather than being blamed for their children's overdependence on smart media. Digital parenting seems to be emerging as an acceptable and practicable way of childcare rather than harmful and incomplete parenting.

이 연구는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스마트미디어 노출=위험한 행위'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동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은 증가해왔다. 이러한 현상은 영유아들의 미디어 이용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연구는 10개 일간지 및 경제지를 대상으로 2018년-20년에 생산된 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영유아의 미디어 담론 형성의 핵심적인 발화주체는 관련 콘텐츠 생산자 및 플랫폼 운영자들이었다. 학계 및 시민단체, 부모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입장이 개진되었지만 산업계는 이러한 위험성 논의를 넘어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스마트 미디어는 자녀의 생활습관형성, 학습과 발달을 돕는 미디어,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의 통제권을 확보하도록 도와주는 안전한 미디어로 재정의 되었다. 자녀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비난과의 대상이자 문제해결의 주체였던 부모는 산업계의 서사 전략 속에서 돌봄 책임자이자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위치 지워졌다. 위험 담론 속에서 불완전한 돌봄의 방식으로 표상되었던 디지털 육아는 이제 최신 기술을 활용한, 부모들이 손쉽게 동원 가능한 육아 방식으로 규정되었다.

Keywords

I. 서론

이 연구는, 역사상 그 어떤 시기보다 다양한 미디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현재,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1 이용 관련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영유아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조사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만 1세에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1], 미디어 및 인터넷을 이용한 놀이는 아이들의 놀이 활동 중 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2][3].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은 매년 증가하여 2019년에는 2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미디어는 자녀 양육에 있어서 ‘위험한 물건’으로 인식되어 왔고, 스마트 미디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을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시키는 것이 아이의 머릿속에 ‘놀이동산’을 짓는 행위로 비유되거나 뇌 기능을 파괴시킨다는 식의 심각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

스마트 미디어의 기기적 특성은 영유아의 흥미를 끌기 쉬우며 더 쉽게 영유아의 삶에 침투할 수 있다[5][6]. 뿐만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들은 양육의 부담을 덜거나 주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스마트 미디어를 육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위험 담론과 양육자 및 아동의 실제 행위 사이에 나타난 괴리는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맥락들을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 시작으로 이 연구는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한 가구의 미디어 채택 및 이용 과정은 경제적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각 가구들은 새로운 미디어가 가정 안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구성원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위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결정을 한다[7][8]. 이 때 가정 내 미디어 도입 및 활용 전략에 준거가 되는 것이 바로 사회적으로 구성된 미디어에 대한 상상(media imaginareis)인데, 이는 미디어의 특성 뿐 아니라 이상적 가정과 양육에 사회적 인식, 해당 미디어를 둘러싼 경제적/산업적 동인(economic drive) 및 정책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접합되는 가운데 구성된다 . 이상의 견지에서 볼 때,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담론에 대한 분석은 가정 내에서 스마트 미디어가 어떻게 규정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그 전제가 되는 이용 담론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져가는 동시에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예를 들면 유튜브, 각 통신사의 키즈 채널 등)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및 콘텐츠 시장이 갖는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하는 흐름 역시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 지형을 드러냄과 동시에 해당 미디어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Ⅱ. 기존 연구 검토 및 이론적 논의

1.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기존 연구

전통적으로 미디어는 아동의 현실인식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것으로, 아동은 미디어 이용에 있어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9-11]. 이러한 인식은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최근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과 관련하여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는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과다 사용 또는 과의존이다.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다룬 다수의 연구들은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과다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해당 요인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12-16]. 각각의 연구들이 서로 다른 선행 요인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영유아가 스마트 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영유아에게 유해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그 부정적 영향력을 예방하고자 한다. 한편,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과다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양육자 또는 영유아의 개인적 속성에 치우친 경향을 보였다.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과다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론된 것은 대부분 어머니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양육 방식 및 양육 행동, 어머니의 놀이 참여,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 스마트 기기에 대한 어머니의 신념, 어머니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행태 등이었다. 일부 연구는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과다 사용의 원인으로 영유아의 정서적 기질, 부정적 정서 등 영유아 관련 요인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 미디어 이용 효과 및 영향력 역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사용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 영역- 언어 능력과 대인관계 관련 능력- 으로 구분되었다. 하지만 효과 영역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연구들이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사용의 부정적 영향력을 보고했다. 스마트 미디어를 많이 사용한 영유아의 언어 발달 수준이 스마트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적게 사용한 영유아보다 더 낮았다[17][18]. 스마트 미디어 이용은 영유아의 또래상호작용 내 문제행동을 증가하는데 유의한 영향을 미치거나[19-21], 자기조절 능력, 친사회적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2]. 이를 통해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효과 및 영향력에 대한 연구 역시 스마트 미디어가 영유아의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며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 연구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부모의 미디어 중재(parental mediation)에 대한 관심이다.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다룬 다수의 연구들이 어머니와의 미디어 공동사용, 어머니의 개입, 미디어 (이용) 지도 등을 연구의 주요 변인으로 포함하며 부모 중재를 살펴보았다 [23-25]. 이들 연구들은 부모 중재 행위들을 매개 혹은 조절 변인으로 제시하고 부모 중재의 유무 혹은 부모 중재의 유형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며 부모 중재 효과를 확인했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들을 통해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미디어 관련 행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 특히 어머니 개인의 행위로 논의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고 선행 연구들에서 제시된 개념들 간의 이론적 관계를 재확인하는데 머무르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종합하면,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최근의 연구들은 스마트 미디어는 영유아들의 인지적, 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영유아를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정의 역할, 특히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 양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 부모의 양육시간 확보라는 현실적인 문제[1] 이외에 부모들로 하여금 자녀들이 스마트미디어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담론적 조건에 대한 탐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한 논의는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상상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가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2. 자녀 양육, 가정, (스마트) 미디어

가정이라는 공간 속에서 미디어, 특히 자녀 양육과 미디어의 문제에 대한 탐구는 주로 문화연구 전통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로서의 미디어의 등장과 대중화가 실질적으로 한 사회 내 가구 (household) 구조의 변화와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고 보았다. 이동 통신 및 스마트 미디어의 확산은 한부모가구의 등장, 이혼 및 재혼 가정의 수적 증가, 취업난에 따라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기간의 연장이라는 사회적 조건 속에서 이뤄졌음을 밝혔다[7]. 연구자들은 미디어가 가정 안에 도입되고 활용되는 양상을 보면, 인간이 가축을 길들이듯이 미디어를 길들이는 과정과 미디어에 의해 구성원들이 길들여지는 양상이 동시에 나타난다고 보았다[7][26]. 이 과정에서 미디어 기술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상상들이 논쟁되고 논의되어 합의에 이르는 과정들을 겪는다. 실버스톤, 허쉬, 몰리 [27]는 가정 내 미디어의 채택이 단순히 경제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부모들은 어떤 미디어를 집에 들여놓을 것인가, 어떤 종류의 콘텐츠가 아이들에게 적절하고 언제 어디서 그들에게 허용할 것인가 등을 고민한다. 이와 관련된 가구 내의 도덕 경제 (moral economy)는 미디어의 가내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이 도덕 경제는 미디어 기술이 들어옴으로 인해 예상 가능한 위험에 대응하여 가정과 그 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구 구성원들에게 있어서 미디어의 존재 및 그 이용은 가정결속(togetherness)과 분리(separation)를 촉발시킬수 있으며, 가정 내 일상적인 행위의 경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요소이기 때문이다[7][27].

미디어에 대한 상상들(media imaginaries)은 기술의 개발, 확산, 채택, 그리고 가내화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미디어 상상은 단일하게 구성되는 것은 아니며 미디어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들이 접합되는 가운데 형성된다. 부모들은 미디어를 도입하기에 앞서 이 미디어가 교육적인 측면에서 아이들의 능력을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됨으로써 아이들을 위험에 빠지게 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고려한다. 오랫동안 아동과 미디어의 관계를 고찰하는 연구들이 미디어 콘텐츠의 유해성이나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 주목했던 것은 돌봄을 수행하는 가정에서 또는 양육자들이 미디어에 가지고 있던 공적 우려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언제나 미디어 기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마케팅 및 광고를 통해서 완화되고, 산업계가 추동하는 미디어 이미지는 미디어가 갖는 잠재력, 개인 및 가정생활에 미디어가 미치는 긍정적인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태블릿 PC에 대한 담론을 분석한 챔버[7]에 의하면, 태블릿 PC가 이전까지 베이비시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던 TV를 대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돌봄 수행의 불완전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이와 다른 이미지를 만들었다. 영국에서 태블릿 PC의 보급률이 올라가면서 업계는 가족 간의 화합과 융합을 강조하는 전략을 통해 가족 친화적인 매체로 태블릿 PC 이미지를 구성했다. 이처럼 가정 특히 돌봄을 수행하는 가정의 미디어 이용은 미디어를 둘러싼 가족 내 가치 판단에 의해 달라진다. 그리고 가정 내 미디어 수용에 대한 산업계의 개입은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전통적인 불신을 불식시키고 이상적인 가정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서 미디어를 규정한다.

이상에 논의에 비춰볼 때, 가정 내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사유는 가구구조의 변화, 자녀 돌봄과 연괸된 다양한 요인들(규율, 자녀의 건강한 양육)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담론 형성 주체(예를 들면 경제계)의 부상에 따라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둘러싼 담론의 지형은 변화될 수 있다. 기존의 연구가 주는 이러한 시사점을 고려하여 이 연구는 다음의 질문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첫째, 스마트 미디어는 가정 내 돌봄이라는 맥락 속에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규정되고 있는가? 둘째, 이러한 정의 속에서 가정 된 자녀 돌봄, 양육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Ⅲ. 연구 방법

본 연구는 본 연구는 언론보도에서 가정 내 스마트미디어 이용이 어떻게 의미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디어는 사회적 현실이 재현(represent)되는 장으로, 현상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이 충돌하고 접합되는 공간이다. 특히 하나의 텍스트로서의 뉴스는 다양한 발화 주체들이 서로 경합하는 가운데 공적 의제가 형성되고, 현상에 대한 사회적 의미가 구성되는 공간이다[28]. 이러한 맥락에서 언론보도는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적인 지점일 것이다.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미디어 담론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는 1차적으로 최근 3년 간(2018 년 1월 1일-2020년 12월 31일)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다룬 기사를 ‘빅카인즈’(http://bigkinds.or.kr) 통해 추출하였다.3 이 연구가 3년의 기간을 분석한 것은 2017 6월 LG U+의 ‘아이들나라’ 서비스의 등장과 급성장 이후, IPTV를 중심으로 영유아 콘텐츠 및 플랫폼사업자들의 관련 시장에 대한 개입이 이전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챔버[7]의 연구가 지적하듯이, 스마트 미디어, 미디어를 활용한 돌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경제적 동인들이 본격화된 이후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18년 -2020년까지의 기간 동안 생산된 총 98개의 기사를 연구대상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돌봄의 맥락 속에서 가정 내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사회적 상상이 어떻게 구성되었는가를 논의하기 위해 텍스트가 놓인 사회적/이데올로기적 조건에 유의하면서 의미 형성 양상을 분석하는 데 활용되는 연구 방법인 담론분석을 실시하였다. 담론이란 현상에 대한 언어적 구성물이자 특정 사회적 조건 속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의 양상을 드러냄과 동시에 해당 과정의 결과물이기도 한다. 푸코 이후의 다양한 연구자들이 지적하듯이 사회적 담론이 구성되는 과정은 중립적이지 않다. 사회 현상을 담론의 대상으로 형성하고,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 사이의 경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발화주체들이 경쟁/협력하며, 연관된 다양한 담론들이 동원된다. 그렇기에 누가 말하는가? 그 과정에서 대상이 어떻게 규정되는가? 무엇이 배제되고 포함되는가? 등이 담론분석의 핵심적인 질문이다[29].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는 가정 내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해 1차적으로 누가 무엇에 대해 말하였는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각각의 발화 주체들에 의해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이라는 현상이 의미화되는 지를 논의하고, 그 속에서 스마트 미디어는 어떻게 정의되고 있으며, 돌봄의 수행자로서의 양육자는 어떻게 위치 지워졌는지를 분석하였다.

Ⅳ. 분석결과

1. 누가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였는가?

뉴스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 1차적으로 누가 기사의 주요 화자로 등장하였는지, 그리고 각 기사에서 다뤄진 주제는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스마트 미디어 이용 관련된 기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주체는 관련 콘텐츠 생산 및 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는 집단이었다.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전체 정보원의 65.8%에 이르렀고 그 뒤를 관련 연구자 및 연구 기관(예를 들면 한국지능정보화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학부모, 정부, 시민단체 등 이었다[표 1]. 주요 정보원의 이러한 구성은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과 관련된 주요 내용이 관련 산업의 관심이나 주요 주장들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전달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기사의 주요 주제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표 1.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 관련 보도의 주요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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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관련 기사 중 2/3 이상이 관련 업계의 동향, 주목할 만한 서비스 소개였다.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 현황 및 스마트 미디어 이용이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 주로 부정적 영향에 대한 내용이 그 뒤를 이었다. 주제에 따라 등장하는 화자가 상이하였는데, 관련 업계 동향 및 상품/서비스 소개에 대한 기사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나 플랫폼 사업체가 많이 등장하였던 반면, 스마트 미디어가 영유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화자는 학계(미디어 연구자, 아동학자, 의학계) 및 연구 기관이었다. 이상의 결과는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둘러싼 논의를 관련 사업자 및 플랫폼 운영자가 주도하고 있으며,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관련 논의에 있어서 경제적 동인들이 중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현재의 영유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주를 이루는 연구 경향, 과의존 대책 위주의 정책 방향과는 다른 결의 서사가 미디어 공간에서 펼쳐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담론의 형성의 구체적 양상은 다음 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표 2. 신문 보도의 주요 주제 (중복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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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험한 미디어, 위험의 원인이자 문제해결 주체로서의 부모

TV 등장 이후 영상 미디어는 전통적으로 아이들에게 유해한 것으로 규정되곤 한다.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스마트 미디어를 영유아에게 위험한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스마트 미디어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다루고 있는 기사의 대부분은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과다사용 및 과의존에 대한 것이었다. 매년 발표되는 과의존 실태조사, 각계에서 발표되는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중독 관련 연구 등을 인용하며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 양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언급한다. 소아정신과 의사, 스마트 미디어를 놓지 못하는 아이들을 걱정하는 부모, 관련 시민단체가 이들 기사의 주요 화자로 등장하는데, ‘시냅스’, ‘뇌발달’등 과학의 언어가 동원되는 가운데, 스마트 미디어 이용이 아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언어발달에 ‘치명적’, 또는 ‘부정적’ 영향-예를 들면 주의력 결핍 장애(ADHD)-을 미친다는 점이 강조된다[30][31].

권 소장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 언어가 만들어지는 영유아 시기에 언어 발달이 치명적으로 지체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아이들의 사고력, 언어능력, 도덕적 분별력, 주의력과 통제력, 공감력과 사회성 능력 등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30].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심리학자 등의 전문가들은 WHO, 미국 소아과학회(AAP) 등의 권고안 등을 바탕으로 2~5세 이상 어린이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은 하루 1시간으로 제한 할 것, 그리고 6세 이상의 어린이들의 경우, 전자 기기의 이용시간과 종류를 제한하고 신체활동, 수면 등 다른 것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함을 역설한다. 이러한 주장 속에서 스마트 미디어는 ‘위험한 미디어’, 즉 아이들이 최대한 멀리해야하는 미디어로 규정된다.

스마트 미디어 이용이 영유아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초점을 맞춘 서사는 사실 매스미디어의 등장 이후 나타났던 미디어 효과에 대한 믿음, 즉 ‘미디어 노출=미디어효과’라는 자극-반응 모형 또는 영상 미디어는 아이들의 현실 인식에 강하고 누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강효과 이론에 근거한 미디어 상상(media imaginaries)에 의해 지지될 수 있다. 아이들이 어떠한 환경 속에서 어떤 콘텐츠를 접하는 가와 같은 세부적 사항들은 언급되지 않은 채, 이 서사 속 미디어는 과의존을 비롯한 모든 부정적인 아동의 행동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일례로 2019년 말 2020년 초에 이슈화된 유아 성폭력 사건4의 원인의 하나로 언론과 전문가들은 영유아들이 유튜브를 비롯해 자극적인 미디어 영상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32].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미디어에 포획된 상황 속에서 영유아가 겪는 많은 문제의 원인은 너무 일찍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되어 유튜브 속 유해 콘텐츠를 접해서라는 것이다.

스마트 미디어는 영유아들의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성장을 저해하고,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과 애착 형성을 방해하는 요인이라는 서사[33][34]속에서 아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강조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부정적 영향에 대한 논의 속에서 부모는 다중적인 의미를 갖는 존재이다. 이들은 아이들의 스마트 미디어중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많은 보고서와 강연은 아이의 과의존은 부모의 과의존과 연결되어있으며, 부모의 방치와 무관심, 즉 “부모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부모가 편하자고” 스마트폰을 쥐어준다는점을 지적한다[35]. 동시에 부모는 공공장소에서 떼쓰는 아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로 표상된다. 부모는 아이들의 문제를 유발하는 비난의 대상인 동시에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바른 미디어사용법을 배워야할 훈육의 대상으로 위치지워진다 [30][37].부모의 이기적이고 문제적 행동에서 비롯된 자녀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모가 올바른 지식에 기초하여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적절히 통제해야한다는 조언 속에서 이들은 문제해결의 주체로 거듭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몇몇 글에서 나타난 바람직한 육아의 방식이다. 스마트 미디어로 인해 방해받은 아이들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육아의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책읽기’, ‘흙놀이’와 같은 전통놀이, ‘노래 들려주기’ 등 “영상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교육방식”이다[38]. 아날로그 방식의 전통적인 교육은 때로는 자녀의 뇌에 ‘도서관’을 짓는 행위로 언급되면서 자녀 발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단으로 대비된다 [30].

3. 최첨단 기술을 갖춘 든든한 육아도우미와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서의 부모

앞서 살펴보았듯이, 영유아 미디어 이용과 관련한 기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주체는 통신업계 등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었다. 2017년 LG U+의 ‘아이들 나라’의성공 이후, 키즈 콘텐츠는 주요 플랫폼인 IPTV(SK 브로드밴드, 올레 KT, LG U+) 업계의 성장을 담당할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였다.5 관련 업계 동향, 특히 새로운 서비스/상품의 출시를 소개하는 기사는 산업계가 스마트 미디어 및 관련 서비스를 어떻게 규정하고, 이용자들에게 무엇을 소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학습하는 모습을 학부모가 얼마나 허용할 수 있을지 의문”[39]이라는 에듀테크 관계자 발언이 시사하듯이,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담론은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또는 미디어 이용에 대한 전통적인 불안을 넘어 자녀 양육과 가족의 삶에 도움이 되는 미디어로 의미화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LG U+의 아이들 나라 서비스를 소개한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U+tv 아이들나라 3.0의 핵심 서비스는 △아이 실력에 딱 맞는 프리미엄 콘텐츠로 영어와 더 친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는 ‘영어유치원’ △아이 성향을 AI가 분석하고 전문가가 추천해주는 U+tv 특허출원 ‘맞춤 도서 추천’ △올바른 양육을 위해 부모와 아이의 성향을 진단해주는 ‘육아 종합 검사’ △유치원에서 배우는 누리과정 그대로 집에서 더 재미있게 반복 학습하는 ‘누리교실’ 등이다”[40]

LG U+뿐만 아니라 KT 키즈랜드, SKT가 2019년에 시작한 플레잉 홈 및 ZEM 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이들 플랫폼이 영어, 한글 교육, 책읽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놀이를 통한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동화 읽기를 통해 자녀들이 동물들의 울음소리 등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하거나, AI와의 대화를 통해 재미있는 교육을 실행하고, 아이들이 노래, 율동을 배우고 양치, 배변과 같은 생활습관을 익히는 식이다. 영유아 대상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산업계의 목소리는 최첨단의 기술을 활용하여 자녀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효율적으로 양육할 수 있다는 점에 소구하고 있다.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 있어 형성된 주요 이미지는 아이들에게 위험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라는 표상이다. 그렇기에 산업계가 발화 주체로 등장한 보도에서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유튜브와 달리 안전한 미디어/서비스라는 점이 강조된다. 자녀들이 엘사게이트 6 와 같이 알고리즘에 의한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전문가들이 일일이 유해 콘텐츠를 거르는 시스템의 구축”, “AI 화자 인식 기술”, 부모의 직접적인 차단[41] 을 통해 프로그램을 이용자의 연령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42] 유튜브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점을 부각한다. 미디어 이용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이를 경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예를 들면, SKT의 스몸비, KT의 키즈 안심타이머), 자녀의 콘텐츠 이용 기록이 저장되거나, 가족 모두가 함께 동화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함께 함으로써 자녀의 과의존,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부모의 통제력 약화 및 대화단절이라는 위험을 최소화한 미디어임을 호소한다. 요약하자면 산업계가 발화주체로 등장한 뉴스 속에서 스마트 미디어의 위험은 스마트한 장치와 이용을 통해 차단할 수 있는 것이기에, 스마트 미디어는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 부모와의 원만한 관계 맺음에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으로 의미화된다.

흥미로운 것은 산업계 담론 속 부모의 모습이다. 위험 담론에서 비난/훈육의 대상이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양육의 책임자로서의 위치가 강조되었던 것과 다소 다르게 그려진다. 해당 보도 속에서 산업계 관계자들은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과 성향, 학습 상황을 진단하고 가이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적극 어필한다. 뿐만 아니라 육아 상담 콘텐츠를 제공하거나(예를 들면 KT, 네이버), 1:1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녀 양육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43].이러한 뉴스 속에서 부모는 양육의 책임자이지만 또한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스마트 미디어는 이러한 필요를 해소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육아도우미로 표상된다.

이상의 서사는 스마트 미디어 이용자들이 스마트 미디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미디어는 과의존의 위험은 있지만, ‘스마트’하게 이용할 경우 일상에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44][45]. 그 연장선상에서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역시, 부모의 통제 하에 과의존이라는 위험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각 연령별 아이와 그 부모들에게 적절한 프로그램을 과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현명하고 세련된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정의된다.

요약하자면 연령별 아이들에게 특화된 스마트 미디어 콘텐츠의 다양성과 유익함, 부모의 효과적인 통제를 강조한 산업계의 서사 속에서 디지털 육아, 모바일 육아는 위험한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부상하게 된다. 또한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의 이용은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인지적 발달 및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재정의되었다.

V. 결론

스마트 미디어는 이미 한국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상적 환경이 되었고 영유아 돌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 연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부모들이 어떠한 판단에서 스마트 미디어의 노출 및 이용을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분석코자 하였다. 본연구는 TV 등장 이후 아이들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경제적 동인에 의해 달라져간다는 논의에 기초하여[7] 키즈 콘텐츠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관련 기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미디어가 돌봄이라는 맥락 속에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가, 그 안에 담긴 이상적인 양육, 양육자의 역할, 돌봄의 모습에 대해 논의하였다.

8개의 중앙지와 2개의 경제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미디어 공간에서 가장 두드러진 발화주체는 관련 콘텐츠 생산자 및 플랫폼 운영자들이었다. 학계 및 시민단체, 부모를 중심으로 스마트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논의 즉 아이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신체적 정서적 발달에 유해한 것으로, 부모-자녀 간의 소통/대화를 방해하는 요소로 바라보는 시각 역시 존재했지만, 산업계는 위험성 논의를 넘어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새로운 긍정의 언어를 부여하였다. 스마트 미디어는 최첨단의 기술을 활용하여 자녀의 생활습관을 형성하고 학습과 발달을 돕는 미디어, 유튜브와 달리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고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의 통제권을 확보토록 도와주는 안전한 미디어로 다시금 정의되었다. 자녀의 과의존을 유발하는 존재로서 비난과 훈육의 대상이었던 부모는 산업계의 서사 전략 속에서 책임자로서의 모습뿐 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위치 지워졌다. 헌신적인 돌봄을 이상화하고 있는 위험 담론 속에서 불완전한 돌봄의 방식으로 표상된 디지털 육아는 최신 기술로 무장한, 부모들이 활용 가능한 육아 방식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상의 논의는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시선이 균질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미디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단순히 미디어 효과 차원이 아니라 ‘돌봄’이라는 맥락, 그리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가 작용하며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위험한 미디어로 또는 똑똑한 육아 지원군의 부상으로 바라보건 간에 공통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자녀 돌봄은 결국 사회 및 공동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가 아니라 개별 가정의 문제, 개인의 기술의 활용을 통해 해소되어야 할 이슈로 환원된다는 것이다.7 그 과정에서 돌봄이 개인적임과 동시에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문제 [46]라는 것은 희석되고 만다.

후속연구를 위해 향후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있어 고려해야할 부분을 논의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맘충’, ‘노키즈’ 존이 상징하듯 아이와 아이 돌봄에 대해 부정적인 일부 사회적 시선이 미디어 이용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돌봄의 행위 속에서 미디어가 어떠한 맥락 속에 대두되고 개입되는가라는 부분은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상상이 양육자들에 의해 새롭게 전유되고 때로는 기각될 수 있는 조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둘째, 역사상 그 어떤 시기보다도 미디어가 풍부하다는 현상적 조건, 그리고 그 안에서의 양육자의 삶의 여건과 그 속에서 미디어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려 해야 한다. 스마트 미디어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떼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삶의 조건과 디지털 육아에 대한 인식 및 실천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한 탐구 역시 요청된다.

이상의 제안은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의 담론이 개별 가정에서에서 여러 행위자들에 의해 어떠한 방식으로 차용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탐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돌봄이라는 맥락 속에서 과연 부모들은 자녀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을 어떠한 맥락에서 허용하며,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스마트 미디어가 어떻게 가내화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9S1A5C2A0208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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