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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fic Exploration of the Footprints in the Folktale: The Footprints of Munhojang, Changnyeong-gun, Gyeongsangnam-do, Korea

설화 속 발자국에 대한 과학적 탐색: 경남 창녕군 문호장 발자국

  • 정승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
  • 김태형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
  • 안재홍 (KAIST 문화기술대학원)
  • Received : 2020.11.20
  • Accepted : 2021.07.15
  • Published : 2021.08.28

Abstract

Since ancient times, legends and tales have been handed down with a spirituality, shamanistic meaning, and imagination. Among many tales about people and animal footprints that are handed down in various parts of Korea, Changnyeong's 'Munhojang Footprint' is the first case in which the physical evidence(footprints) that the main character has left was identified as a dinosaur footprint. In this study, we performed a scientific analysis based on the basic data collection, distribution pattern of 'Munhojang Footprint', three-dimensional digital recording and visualization, as well as case analysis and humanitic review of footprints in tales and legends. The Munhojang Footprints has long been known as human footprints left in the natural rock due to its shape and preservation status. A new analysis that the Munhojang footprints (composed of 13 footprints) are dinosaur tracks shows social perceptions of the ancient people, characterized by the fear of supernatural beings and the limits of scientific interpretation. Through this scientific and humanistic exploration of Munhojang Footprint that are passed down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as legends, pray for peace and well-being of the village through rituals and rituals every year, and have been preserved and managed as practical evidence, it is expected that traditional culture and natural heritage will be linked and mutual value will be enhanced.

예로부터 전설과 설화는 신성함과 주술적 의미, 상상력이 가미된 교훈적 의미를 담아 구전되어 온 것으로, 창녕의 '문호장 발자국'은 국내 여러 지역에서 전해지는 다수의 사람·동물 관련 설화 중 주인공이 남긴 실체(발자국)가 공룡발자국으로 확인된 첫 사례이다. 본 연구에서는 '문호장 발자국'에 대한 지질학적 기초자료 수집/분포도 작성, 3차원 디지털 기록화/시각화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분석과 더불어, 설화·전설 속 발자국 사례 분석에 따른 인문학적 고찰을 시도하였다. 중생대 초식공룡(용각류)이 남긴 보행렬(총 13개의 발자국으로 구성)이 앞·뒷발자국의 형태와 보존 상태로 인해, 옛사람들에게 자연암반에 찍힌 사람발자국으로 인지되었음을 밝힘으로써,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 과학적 해석의 한계가 분명했던 당시 사회상과 설화적 인식을 유추할 수 있다. 더불어 전설로 세대를 잇고, 매년 제사와 굿으로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대상의 실제적 증거로서, 보존·관리되어 온 '문호장 발자국'의 과학적·인문학적 탐색을 통해, 전통문화와 자연유산이 어우러져 서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eywords

I. 서론

예로부터 전해져 온 전설과 설화 중에는 자연에 남겨진 흔적, 특히 발자국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다수 있으며,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 이야기의 대상이나 실물을 경이롭게 마주하고 신성시해 왔다. BC 450년경,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는 이탈리아, 우크라이나(스키타이 지방), 이집트 일원에서 신화 속 영웅(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등)이 암반에 남긴 것으로 알려진 발자국을 보고한 바 있으며,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 속에 등장하는 동물(소와 말)의 발자국 형상이 기록된 곳을 함께 설명하고 있다[1][2]. 독일을 가로지르는 라인 강 계곡 부에서 발견된 중생대 공룡발자국들은, 유럽에서 전설로 뿌리 깊게 이어져 온 용의 존재에 확신을 심어주었고[1], 포르투갈의 해안 절벽에서 확인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성모 마리아를 태운 거대한 암노새의 보행 흔적으로 종교적 해석이 이루어진 바 있다[3]. 동양 문화권인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공룡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판석을 집과 마당의 건축용 자재와 부재로 활용, 길조의 의미 또는 미적 장식으로 사용해 왔다[4]. 중국 구이저우성(貴州省)의 한 마을에서 오랫동안 천국의 새가 남긴 것으로 여겨져 온 흔적은, 중족골(발허리뼈) 자국이 함께 보존된 육식공룡(수각류)의 발자국으로 밝혀진바 있으며, 랴오닝성(遼寧省) 내 Nanbajiazi 마을 주민들에게 ‘신성한 황금 암탉이 무리를 이끌고 있는 모습’ 으로 알려진 소형~중형 크기의 발자국들은 연구 결과, 중생대에 살았던 육식공룡 또는 새가 남긴 것으로 확인되었다[5]. 이처럼 암반에 남겨진 다양한 형태의 흔적들은 전설과 신화 속의 새, 포유류, 신적 대상(영웅) 또는 마법으로 새겨진 꽃 등으로 인지되어 왔으며, 전통 문화 속에서 의미 있게 해석되었다[4][6-8]. 이러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경남 창녕군의 '문호장(文戶長) 발자국'은 예로부터 창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문씨 성을 가진 사람[360여 년 전 호장(戶長)이라는 향직 벼슬을 지냄]이 남긴 발자국으로 알려져 있다[9]. 지질학적 통찰력과 과학적인 연구들은 실제 보존되어 있는 설화 속 발자국들을 분석함으로써 그 실체(암석 풍화·침식의 산물, 옛 생물이 남긴 흔적화석 등으로 해석)를 규명하고, 당시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발자국에 종교적·설화적 상상력을 더하게 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본 연구에서는 설화 속 인물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문호장 발자국’의 인문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실체(실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사실에 기반한 전설의 문화적 가치 창출과 전승이 필요함을 언급하고자 한다.

Ⅱ. 문호장 발자국의 과학적 조사

1. 연구 대상 및 방법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한국의 지질 다양성-경상남도편’ 현지조사를 수행하던 중 창녕(영산)지역에서 전승되는 설화 속 인물과 연관된 ‘문호장 발자국’을 인지하게 되었으며, 설화의 실체로서 대상물의 과학적 가치를 규명하고자 발자국과 주변 지역에 대한 기초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대상인 ‘문호장 발자국’은 국내 여러 지역에서 구전되어 온 다수의 사람 또는 동물 발자국 전설 가운데 그 실물과 형성 기작이 분명하게 확인되는 첫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 주로 돌담 내부에 보존된 발자국과 주변 층리면에서 지질학적인 조사·연구가 이루어졌으며, 현장에서 관찰된 발자국과 퇴적층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분포도 작성, 3차원 디지털 기록화/시각화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분석과 함께, 국·내외 설화·전설 속 발자국에 대한 사례 분석 및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 연구결과를 도출하였다.

2. 문호장 발자국 설화의 인문학적 배경

경상남도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 열무고개길 왕복 2차선 도로변에는 사방이 돌담으로 둘러진 방형의 토석혼축담장(면적 약 20㎡)이 위치하고 있으며, 내부에 보존된 퇴적암 층리면을 따라 문호장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발자국이 확인된다[그림 1][그림 2]. 담장 주변은 일찍부터 도로와 밭으로 개간, 활용되고 있어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드나, 다행히 돌담 내부의 발자국이 남겨진 퇴적암반은 지역민들에게 신성시되어, 지속적으로보존·관리되면서, 인위적으로 훼손되지 않고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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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문호장 발자국이 보존된 토석혼축담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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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담장 내 퇴적암 층리면 모습

문호장(文戶長)은 영산 구씨가(具氏家)의 외손이라고만 전해지며, 생몰년(生沒年)이 불분명하고 그 본명이 확실하지 않다. 360여 년 전의 인물(또는 가야국 시절의 사람)로 알려져 있는 그를 주인공으로 영산면 일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구전되어 왔으며, 그의 흔적을 가늠할 수 있는 실체로서 ‘문호장 발자국’이 남아있다.

“그는 아주 비범한 사람이었다. 하루는 어사가 시찰을 나왔는데 백성들이 일구어 놓은 보리밭을 밟고 지나갔다. 그것을 본 문호장이 괘씸하여 호통을 치자 어사 무리가 타고 온 말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사는 화가 나서 문호장을 죽이려 했으나 실패한다. 어느 날엔 문호 장이 자신을 죽이러 온 군사들을 도술로 물리친 후, 한 사람만 남겨 ‘자신이 군졸을 죽였으며 왕(신라왕) 에게 아무 날, 아무 시에 찾아 갈 것이라’ 전하라 했다. 왕 역시 기회를 엿보아 문호장을 죽이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군사만 잃는다. 왕은 자신이 대적할 수 없는 인물임을 깨닫고 문호장에게 소원이 무엇인지 묻는다. 문호 장은 죽는 것이 소원이라며, 자신을 죽이는 방법을 알려주고 매년 단오날 제사 지내줄 것을 부탁한다. 문호 장이 죽고 난 다음 해, 아무도 그의 제사를 준비하지 않자 문호장이 노하여 당장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큰 화를 입는다 전하니, 이때부터 문호장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한다”[9][10].

문호장은 무인이 아니면서도 말을 잘타고 활과 검술에 능했으며, 초인적인 신통력으로 도술과 축지법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관원들에게 억눌려있던 백성들의 원한을 대변한 인물로 영산에서는 영웅이 자 수호신과 같은 존재이다. 더불어 신라왕을 제압한 신인으로 묘사된 부분은 과거 신라에 패배했던 가야국의 실제 역사에 대한 보상심리가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10].

3. 지질학적 조사

‘문호장 발자국’이 위치한 영산면 죽사리 1023-2번지 일대(E 128° 31' 49.9", N 35° 26' 38.0")는 주로이암과 사암으로 이루어진 중생대 백악기 진동층이 분포하는 지역이다. 발자국은 연흔과 소규모의 사층리가 함께 관찰되는 암회색 이암층의 층리면에 보존되어 있다. 각 발자국의 형태와 크기, 보행 방향 등을 파악하여 전체 분포도를 작성하였으며, 사진촬영을 병행함으로서 발자국의 보존 상태와 암질을 기록하였다.

4. 사진측량 기반의 3차원 디지털 기록화

본 조사에서는 대상물(발자국)을 3차원 좌표를 갖는 디지털 형식의 데이터로 구축,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 사진측량(photogrammetry) 기법을 적용하였다. 사진측량 기법은 디지털 카메라로 여러 지점과 방향에서 대상이 중첩되도록 촬영하고, 획득된 이미지 세트로부터 영상 촬영 위치와 방향, 대상 표면을 이루는 점들의 3 차원 좌표를 추출하는 방법으로서, 대상의 3차원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

현장 조사에서는 Canon EOS 1D Mark II N을 활용, 문호장 발자국을 포함한 지층면을 촬영하였으며, 일부 구간은 돌담으로 인해 작업 공간(촬영 각도) 확보가 어려웠으나, 발자국이 포함된 층리면의 데이터를 획득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후 실내에서 이루어진 후반 작업에서는 Capturing Reality사의 사진측량 전용 소프트웨어인 RealityCapture(버전 1.1)를 사용해 획득된 이미지 세트로부터 3차원 메쉬모델을 생성하였다.

Ⅲ. 문호장 발자국 조사 결과 분석

1. 3차원 데이터 시각화

지질학에 있어 고생물의 발자국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발자국을 남긴 대상을 유추하고 당시의 행동, 보행(locomotion) 특성을 알아내기 위함이며, 이를 위해 개별 발자국의 형태와 더불어 연속된 발자국의 분포 및 보행렬을 파악하여야 한다. 전통적인 방식의 현장조사에서는 층리면에 남겨진 발자국 화석과 주변 상황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아세테이트지와 펜으로 발자국 형태를 직접 모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현장 상황(제약)에 맞추어 발자국의 전체적인 분포도와 개별 발자국의 특징을 쉽고 빠르게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조사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인한 발자국 형태의 왜곡, 조사 당시의 조명과 그림자, 외적 요인에 따른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11].

반면, 3차원 데이터는 각 발자국의 크기와 분포 정보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추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과정을 통해 발자국에 대한 시각적인 인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 정밀한 3차원 모델을 렌더링하여 시각화하는 것은 화석 모델의 객관적 표현, 보존 상태 기록, 깊이 정보 가시화, 해석적 드로잉의 바탕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11][12]. 하지만, 3차원 모델의 렌더링 과정에서 광원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생성되는 하이라이트, 음영에 의한 시각적 모호함/인식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작업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왜곡을 줄이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광원이 아닌 3차원 모델의 형상에 따라 쉐이딩을 처리하는 비사실적 렌더링 알고리즘이 유용하며, 대표적으로 접근가능성 쉐이딩(accessibility shading), 앰비언트 오클루젼(ambient occlusion), 평균 곡률(mean curvature) 등이 있다.

[그림 3]은 문호장 발자국 3차원 모델에 대한 일반적인 렌더링과 비사실적 렌더링 적용 이미지를 보여준다. 일반적인 렌더링 이미지[그림 3] A는 광원이 좌측 상부에 설정된 상태에서 쉐이딩한 결과로, 컬러를 배제함으로써 현장에서 육안으로 관찰하거나 사진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대상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광원에 따른 음영은 광원의 밝기나 방향에 따라 다르게 생성되어 대상물의 형상과 깊이 분포를 객관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평균 곡률에 의한 쉐이딩을 적용하면, 광원과 무관하게 형상과 깊이 정보만으로 음영이 결정되므로,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비정형적인 형태를 시각화 할 수 있다[그림 3] B. 이러한 이미지는 발자국과 주변을 포함하는 정밀한 3 차원 모델의 세밀한 형상을 표현, 보행렬이나 발자국분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록하는 데 효과적이다. 3 차원 데이터 생성과 시각화로 획득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기록한 문호장 발자국 분포도는 [그림 4]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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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문호장 발자국 3차원 모델에 대한 일반 렌더링(A)과 비사실적 렌더링(평균 곡률; B) 적용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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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문호장 발자국 분포도

2. 공룡발자국 분석

조사지역에 대한 지질학적 조사와 3차원 데이터 분석 결과, 돌담 내에는 한 마리의 중형 초식공룡(용각류) 이 걸어가면서 남긴 연속적인 보행렬[앞발자국(Manus) 6개와, 뒷발자국(Pes) 7개로 이루어진 총 13개의 발자국으로 구성]이 보존되어 있다[그림 4].

뒷발자국의 길이와 폭은 각각 30.0~34.5㎝(평균 31.9㎝), 22.5~25.5cm(평균 24.2cm) 범위를 보이고있어, 길이가 폭보다 긴 타원형태(L/W≒1.32)를 나타내는 반면, 앞발자국의 길이와 폭은 각각 16.5~23.0㎝(평균 20.2㎝), 17.5~20.0cm(평균 18.8cm)로서, 길이와 폭이 대체로 유사(L/W≒1.07)하거나 폭이 넓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발자국의 평균 걸음걸이(Pace)와 보폭 거리(Stride), 걸음 각(Pace angulation)은 [표 1] 과 같다. 더불어 앞·뒷발자국 모두 진행방향의 바깥쪽으로 회전(보행렬 중심축을 기준으로 앞발은 평균 19.3°, 뒷발은 평균 16.2°)되어 나타나며, MTW(=Manus Trackway Width)와 PTW(=Pes Trackway Width)가 40.1㎝와 25.6㎝로 측정되어, 보행 시 앞발 사이의 폭이 뒷발 사이의 폭보다 넓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표 1. 문호장 공룡발자국 측정값(평균값,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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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에 남겨진 공룡발자국은 오늘날 1개의 앞발(RM1), 5개의 앞·뒷발 세트(LP/LM1~3, RP/RM2~3)와 2개의 뒷발(RP4, LP4)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동쪽을 향해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폭보다 길이가 긴 타원형의 앞·뒷발자국 형태, 보행 당시 개별 발자국의 회전각도(Rotation), 화석화 과정에서의 발자국 보존상태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특히, 공룡발자국을 접하지 못한) 관찰자는 시점에 따라 공룡의 앞·뒷발자국을 합쳐 연속된 하나의 발자국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림 5]는 사진측량 기술로 생성한 3차원 데이터를 활용, 대표적인 발자국이 보존된 지층의 두 수직단면(A-A’, B-B’)을 추출해 시각화하고, 해당 발자국(LM3-LP3, RM3-RP3; L:왼쪽, R:오른쪽, M:앞발, P: 뒷발; 그림 4 참조)의 단면을 각각 확대한 모습이다. 지층의 상부 기복으로 볼 때, 공룡의 앞발자국은 뒷발 자국보다 길이가 짧을 뿐만 아니라, 눌린 흔적도 상대적으로 얕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공룡의 앞·뒤발 자국을 하나의 발자국으로 판단 할 때, 이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사람의 발바닥 형태와 유사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즉, 공룡의 뒷발이 사람의 발앞꿈치-공룡의 뒷발과 앞발 사이가 사람의 발아치-공룡의 앞발이 사람의 발뒤꿈치와 대비). 공룡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옛사람들에겐 이러한 흔적이 암반에 남겨진 사람 발자국으로 인지되었으며, 거대한 발자국(길이 50~64.5cm)을 남긴 문호장은 실제 공룡의 이동방향과는 정반대인 남서쪽을 향하여 걸어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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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문호장 발자국 단면도

창녕군에 분포하는 중생대 퇴적층에서는 이미 다양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보고된 바 있으나, 전설 또는 설화와 연관되어 있는 곳은 ‘문호장 발자국’이 유일하다. 2004년, 도천면 도천리(문호장 발자국으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위치)에서 연장성이 양호한 10여개의 초식공룡(용각류) 보행렬(최대 길이 40m) 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일정한 방향으로 여러 마리가무리지어 이동(평균속도 0.68m/s)하면서 남긴 발자국으로 해석된 바 있다[13]. 부곡면 거문리(문호장 발자국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와 대지면 모산리(문호장 발자국으로부터 북북서쪽으로 약 14.5km 떨어진 곳에 위치)에서도 여러 층준에 걸쳐 반복적으로 남겨진 초식공룡(용각류)과 육식공룡(수각류) 의 발자국이 다수 보고되었으며, 서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발자국을 남긴 용각류의 보행 특성은 이들이 무리 생활했음을 지시한다[14]. 공룡발자국과 더불어 연흔, 건열 등의 퇴적구조가 교대로 확인되며, 무척추동물의 흔적화석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창녕 일대는 수심이 얕고 주변 지형이 완만한 저에너지호성 퇴적환경으로서, 우기와 건기가 반복되는 지역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3. 전설이 깃든 발자국의 과학적 분석 사례

포르투갈 Pedra da Mua(암노새 바위)에서는 예로부터 신화 속 인물(성모마리아)들이 노새를 타고 가파른 절벽을 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40°에 가까운 경사를 가진 해안가 퇴적 층리면에서는 무리지어이동한 어미와 새끼공룡의 보행렬이 다수 관찰되고 있어 이러한 상상력을 뒷받침한다. 이곳은 중생대 쥐라기(약 1억 4천 5백만년 전)에 형성된 지층으로서 퇴적 당시에는 해수면에 인접한 해양퇴적환경이었으나, 이후 지각변동을 받아 융기하여 오늘날 해안 절벽을 이루는 지역이다[그림 6][그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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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포르투갈 Pedra da Mua 화석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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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Pedra da Mua 화석산지의 발자국 분포도[15] (A: 5개 보행렬 확인, B: 9개 보행렬 확인, 타일벽화: 암 노새를 타고 절벽을 올라가는 신화 속 장면을 묘사)

현장에서는 최소 14마리의 초식공룡(용각류)과 육식공룡(수각류)이 남긴 보행렬이 인지되며, 서로 평행하게 보존된 용각류 발자국을 확인한 결과, 세 마리의 어미 공룡 사이에 일곱 마리의 어린 공룡이 함께 무리 지어 행동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그림 7]. 이는 당시 유럽에서 보고된 ‘용각류 무리 이동’에 대한 첫 번째 증거이며, 어미와 새끼 공룡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 알려져 있다[15].

중국 Xinyi(新沂) 시의 유명한 관광명소인 ‘이존효와호랑이 싸움’ 발자국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당나라시대 유명한 총독의 아들 중 한 명이었던 ‘이존효(Li Cunxiao; 李存孝, 858 ~ 894)’는 특이한 힘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마을 사람들의 안위를 위해 산에 살던 호랑이와 격렬하게 싸워 이를 제거하였다[8].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에게 맹수에 맞선 인간의 용맹한 싸움으로 구전되었을 이야기는 여러 개의 발자국 흔적들, 특히 하나의 보행렬(호랑이 발자국으로 여겨짐) 을 가로질러, 단독으로 남겨진 발자국의 형태와 크기(길이 22cm, 폭 8.5cm)가 사람발자국과 매우 유사하여 이러한 전설에 신빙성을 더해준다[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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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호랑이 발자국과 사람발자국으로 오인된 공룡 발자국 모습(A), 사진측량기법 이미지(B), 발자국 분포도(C)[8]

하지만, 발톱자국이 선명한 호랑이 발자국과 인간의 발자국으로 알려졌던 흔적은 이미 지구상에서 멸종한 생명체(공룡)의 발자국으로 재해석되었다[8]. 즉, 중족골(발허리뼈) 인상이 남겨진 육식공룡의 발자국이 오랜 풍화작용으로 점차 희미해지면서, 마치 사람 발자국처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다른 의견으로는 초식공룡(용각류)의 앞·뒷발자국이 병합되어 하나의 발자국 형태로 보여 질 가능성도 제기된다[8][16].

근래에 발견된 발자국이지만 예로부터 지역 내에서 구전되어 온 설화와 연관·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1999 년, 티베트 자치구 창두현(昌都县)에서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발견된 거대한 발자국은 지역 주민들에게 산신(山神)이 산을 떠나면서 경고의 의미로 남긴 발자국, 또는 신화 속 전사인 거싸얼의 발자국으로 여겨진다[6]. 티베트교에서는 신성한 장소에 천을 묶어두는 전통의식(Khat as)을 행하는데 발자국 주변에서도 이러한 의식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인근 주민들에게 있어 이발자국이 가지는 전통적·민속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발자국은 중생대에 생존했던 초식공룡(용각류)이 남긴 것으로 뒷발자국(길이 104~112cm)이 앞발자국(길이 57~64cm)과 겹쳐지면서 사람발자국 형태와 유사한 거대 발자국으로 표현되었다[6]. 발자국을 남긴 초식공룡은 [그림 9]의 진행방향으로 이동하였으나, 공룡의 앞·뒷발자국이 합쳐져 하나의 거대 발자국(붉은 점선)을 이루는 신화 속 거싸얼은 그 반대방향, 즉 절벽을 타고 걸어 올라간 모습으로 표현된다. 창녕의 문호 장발 자국 또한, 이와 유사하게 보존되고 전승되어 온 사례로서, 과거 지역민들이 초식공룡(용각류)의 앞·뒷발 자국을 합쳐 하나의 형태로 인지함으로써 거대한 사람 발자국(붉은 점선)으로 오인한 상황이다[그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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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티베트의 “거싸얼 발자국”과 발자국 분포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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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공룡의 앞·뒷발자국이 연속되어 하나의 사람 발자국처럼 인지(붉은 점선)되는 문호장 발자국

Ⅳ. 공룡발자국과 설화에 대한 융합적 고찰

우리나라에는 아기장수, 장군 또는 말발자국과 연관된 전설과 설화가 다수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암반에 남겨진 발자국 형태가 화강암 지역의 풍화와 침식에 따른 현상(풍화혈; Tafoni)으로 판단되지만, 대부분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관련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8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룡 발자국 화석(경상남도 고성 해안에 위치)이 확인된 이후, 지난 40여년 간 다양한 지역의 중생대층에서 다수의 척추동물 발자국(공룡, 익룡, 새, 포유류, 수생파충류 등)이 보고되었다[17-19]. 이 가운데, 해안가 또는 산 정상이 나 계곡 부에 노출되어 있는 공룡발자국의 경우, 그 크기와 특이한 형태로 인해 과거에도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지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기록이나 전설·설화와 부합되는 물리적인 증거(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일례로, 울주군 두동면에 위치한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주변 하상으로는 퇴적암반이 넓게 노출되어 있으며, 작은 웅덩이 형태의 초식공룡(용각류와 조각류) 발자국과 일부 육식공룡(수각류)의 발자국 200 여 개가 확인된다(울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6호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천전리 각석 일대는 신라 시대에 법흥왕이 행차하였으며, 화랑의 수련장소로도 활용되었기에, 각석에 새겨진 청동기~신라시대의 기록(상형문자와 명문)에 천전리의(공룡)발자국이 언급되어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아쉽게도 이와 관련된 자료는 알려진 바가 없다. 최근, 전호태(2015)는 천전리 각 석에 용의 형상이 남겨져 있음을 제안하였는데, 오래전부터 성스러운 힘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 천전리 각석에, 당시 사람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주술적 새김 흔적이 표현되었음을 지적하였다[20]. 특히, 고구려와 신라에서는 용이 수신(水神), 왕과 국가, 불교의 수호자 등으로 여겨졌으며, 이는 관련 설화와 신라시대의 유물(장식문호와 토기)을 통해 고증되고 있다. 반면, 천전리 각석 주변의 자연현상 중 하나였던 공룡발자국에 대한 옛사람들의 인식과 용의 존재, 전설과의 유연관계에 대한 직·간접적인 기록은 남아 있지 않은 실정이다.

옛사람들은 신화적 또는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이를 당시 사회상에 비추어 해석하기 위해 주의 깊은 관찰(발자국의 크기와 형태, 주변 암상 특징)을 병행하였다. 관찰된 내용을 근거로 일부 발자국 화석들은 지리적·생물학적 차이에 따라 구별되었으며, 특히 육식공룡(수각류)이 남긴 발자국(발톱 자국이 선명하며, 세 발가락이 특징적인 형태)의 경우, 오늘날 볼 수 있는 새발자국과의 유사성으로 인해, 비교적 쉽게 설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여 신성한 새의 모티브가 되거나 그 존재의 증거로 활용되었다[6][7]. 하지만, 과거에는 화석화 과정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했기에, 발자국이 돌에 직접 각인되었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단단한 암반에 발자국을 남길 정도로 초자연적인 능력을가진 존재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믿음과 숭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생물체의 발자국은 형성 당시, 퇴적물의 물성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인지된다. 유사한 초식공룡(용각류)이 남긴 발자국도 질퍽한 퇴적층에서 깊게 보존되면 신성한 포유류의 발자국으로, 앞·뒷발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면 거대한 사람이 남긴 발자국으로 해석 될 여지가 있다. 중국 쓰촨성, Fushun(富順), Longguan 산자락엔 깊은 타원형(평균 길이와 폭이 각각 32cm, 20cm)의 발자국이 열지어 남겨져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코뿔소의 발자국’으로 알려진 현장이 있다 [21]. 이 곳은 ‘주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약효가 좋은 영지버섯을 수집하러 산으로 간 코뿔소’라는 이야기적 요소와 ‘행운을 기원하며 발자국을 세는 전통’에서 파생된 인기있는 현장체험형 요소가 함께 전해져 온다. 역사적으로 자바 코뿔소(중국에서는 1922년 이후 멸종) 는 과거 중국 문헌에 자주 언급되어 왔으며, 맹자(BC 4 세기)가 “주왕조(BC 1046~256)의 군주는 호랑이, 표범, 코뿔소와 코끼리를 몰고 탐험에 나선다”고 기록하고 있어 위와 같은 전설에 신빙성을 더한다[6]. 하지만 코뿔소가 남긴 것으로 여겨진 발자국 또한,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 퇴적암에 남겨진 19개의 발자국이 하나의 보행렬을 이루는, 이족보행 지배파충류의 흔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22]. 이처럼, 자연물 또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전설이나 신화 속 기록은 새로운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를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되며, 전통적인 지명이나 민속학적 설명을 통해 발자국/흔적의 대략적인 주인공을 유추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에서 구전되어 온 전설과 설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지질학(고생물학)적 해석에 기반한 기초 자료 수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호장의 영정과 신위가 모셔진 사당에서는 해마다 제를 지내고 있으며, 지난 360여 년 동안 단오날에 맞추어 문호장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문호장굿(영산 단오굿)’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국가의 중앙집권화 과정에서 지위가 격하된 지방 토착 세력(호장)들이 외부에서 온 관리에게 종속되어져 버린 역사적 상처를 배경 삼아, 문호장으로 대표되는 지역민과의 양보와 타협을 통해 사회 질서를 원활히 유지할 수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반영한다. 또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일방적인 지배만을 강요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저항이 불가피하다는 민중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볼 때, 문호 장 굿은 당시 지역사회의 경험과 주민들의 역사인식을 반 영한축제라 할 수 있다[23].

문호장은 평민의 원한을 풀어준 영웅이자 인격화된 산신으로서, 전설(언어)로 구전되며, 그를 모시는 사당에서는 유교식 제사와 굿을 거행(행위)하고, 그가 남긴 발자국(증거)이 신체(神體)로 신성시됨으로써, 전 승적인 토대가 된다[10]. 단순한 전설 속 인물을 넘어 지역을 상징하는 영웅으로서, 지역문화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존재이기에 오늘날까지 일정한 전승력을 갖는 이야기로 남아 있다[23]. 이처럼, 문호장 발자국은 민간 설화·전통 문화와 연계된 우리나라 유일의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서 그 존재 가치가 있다. 전설 속인 물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이 그가 남긴 실체(실물) 로서 매개된 초식공룡(용각류) 발자국을 오랫동안 문호장 발자국으로 보존·유지시켜 왔으며, 과학적 접근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실제로는 공룡발자국)은 관련 설화와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다시 말해, 설화가 탄생하게 된 역사적 상황과 맥락을 충분히 파악한다면, 신통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남긴 발자국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당시 사람들이 공룡발자국 화석을 마주했을 때 가졌을 경이로움과 상상력을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설화 자체는 물론 설화를 둘러싼 역사적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국내 여러 지역에서 전해지는 아기장수 설화, 장군 또는 동물발자국 전설/설화 가운데 실물이 존재하는 '문호장 발자국'을 대상으로 조사와 분석을 수행하고 유사 사례 조사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고찰을 병행하였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본 연구는 국내 설화 속 주인공이 남긴 실체(발자국)를 과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첫 시도이다. 문호장 발자국은 중생대 퇴적층에 남겨진 초식공룡(용각류) 의 보행렬(총 13개의 발자국으로 구성)로서 앞·뒷발 자국의 중첩으로 인해 옛사람들에게 자연암반에 남겨진 사람(문호장) 발자국으로 오인되었음을 밝혔다.

둘째, 발자국 분포도 작성과 개별 공룡 발자국을 인지하는 데 있어, 전통적 방식(수작업)의 데이터 취득과 더불어 사진측량 기반의 3차원 데이터 구축 및 비사 실적 렌더링에 의한 시각화를 통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한 가시화가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셋째, 발자국과 연관된 다양한 설화(국외 사례) 들을 통하여, 향후 국내에서도 자연물/인간(실체)과 관련된 전설이나 설화를 수집, 전통적인 지명이나 민속학적인 설명을 과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지질학·고생물학적으로 의미있는 신규 자료 발굴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문호장 발자국' 사례에서 보듯 이야기(설화=스토리텔링)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행위(제사와 굿=주민 참여 축제),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실체적 증거(발자국=현장 또는 자연)가 어우러짐으로써, 전통문화와 자연유산이 연계되어 서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본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한반도 지질다양성 조사 및 천연기념물 화석산지연구(NRICH-1405-A15F-1)』의 일 환으로 수행되었으며, 한국의 지질다양성-경남편 보고서 내용 중 일부가 발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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