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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Production of Animation Using Slow motion and Sculpture Object: Focused on the

슬로 모션과 조형물 오브제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연구 : <숭고한 희생>을 중심으로

  • 장욱상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
  • 김정헌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 Received : 2022.07.08
  • Accepted : 2022.08.16
  • Published : 2022.08.28

Abstract

The 3D animation is designed to announce the sacrifices of soldiers who sacrificed their lives to protect the country in the middle of the vast ocean and to commemorate their souls, and contains tense moments during the battle through 3D objects and slow motion. In this paper, I examined the use of slow motion using characters and sculptures in the video and the characteristics of commemorative sculptures commemorating the war, and described in detail the animation process using slow motion and sculpture objects expressed in . I hope this study will be help to animation and video producers who want to produce slow motion animation using sculptures in the future.

필자가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숭고한 희생>은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장병들의 희생을 알리고 그들의 넋을 기리고자 제작한 작품으로서, 기념조형물(Monument)의 형태로 제작된 3D 오브제와 슬로 모션(Slow motion)을 이용한 장면 구성을 통해 전투 당시의 긴박하였던 순간을 담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웰컴 투 동막골>, <화양연화>, <프로즌>,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등에서 표현된 등장인물과 조형물을 이용한 슬로 모션 사용 사례와 <이름 없는 별>, <평화의 시계탑>과 같은 전쟁을 기념하는 기념조형물의 특징을 살펴보았으며, <숭고한 희생>에서 표현된 슬로 모션과 조형물 오브제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되도록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본 연구가 추후 조형물을 이용한 슬로 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자 하는 애니메이션 및 영상 제작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Keywords

Ⅰ. 서론

1. 연구 배경

이승조, Annie Lang은 슬로 모션(Slow motion)이 영상 속 현실의 움직임을 정상 속도보다 더 느리고 길게 보여주며, 관객은 확장된 영상 속 연출자의 의도를 단순히 전달받는 것에서 더 나아가 현실의 시간에서 인지하지 못하였던 동작의 순간 속 세부적인 요소를 느리고 길게 관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언급하였다[1].

백종옥은 기념조형물(Monument)이 집단기억의 매개물로서 실제 장소 또는 의도적 공간에 응축된 형태로 존재하며, 표시 또는 표지의 역할을 통해 기쁨과 아픔같은 다양한 감정 공유를 통한 역사적 교훈과 성찰을 제공한다 언급하였다[2].

<숭고한 희생>은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바친 인물을 기억하고 이를 추모하는 것을 주제로 제작한 약 1분 40초 분량의 3D 애니메이션이며[3], 대한민국 해군이 창설 이후 치러온 여러 전투의 당시의 모습을 불특정 인물의 순간 동작 모습으로 형상화한 기념조형물의 형태로 제작되었다[그림 1].

그림 1. <숭고한 희생>

필자는 느린 화면을 통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슬로 모션과 집단기억의 매개물인 기념조형물 간의 융합을 통하여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해오던 대한민국 해군 소속 장병들의 긴박하였던 전투의 순간을 담고자 하였다.

2. 연구 범위 및 방법

심은진은 슬로 모션이 동작의 순간을 정상 속도보다 더 느리고 길게 표현하여 관람자에게 느린 화면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느린 화면을 시청하는 관객은 현실의 시간 속 속도를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았던 피사체의 세부적인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언급하였다[4].

슬로 모션은 에드워드 제임스 머브리지(Edweard James Muybridge)가 12대의 카메라로 구성된 장비를 사용하여 촬영한 12장의 연속촬영 사진 이미지를 주프락시스코프(Zoopraxiscope)에 배치하여 말의 구체적인 운동 모습을 분석한<THE HORSE IN MOTION> 에서 그 기원이 시작되었다[5][그림 2].

그림 2. <THE HORSE IN MOTION>

슬로 모션은 이후 영상을 매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영상물에서 장면 속에 있는 의미를 극대화하여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써 그 사용 범위가 확장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슬로 모션 사용 사례 중 상업 영화 및 상업 광고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상업 영화에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영화<화양연화>,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영화<설국열차> 영화,<매트릭스>의 장면 중 슬로 모션을 등장인물의 행동과 이야기의 진행순서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프로즌>과 <어벤저스: 어이지 오브 울트론>의 엔딩 시퀀스(Ending sequence) 영상에서 인간 형태 조형물의 순간 동작의 세부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슬로 모션 장면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숭고한 희생>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슬로 모션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설명하고, 기념조형물의 제작 방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Ⅱ. 슬로 모션 장면 분석

1. 인물 중심 장면 분석

한국전쟁 당시 남과 북의 진영 간 대립을 다룬 영화<웰컴 투 동막골>은 옥수수 저장창고 안으로 들어간 수류탄이 이윽고 폭발하면서 그 압력으로 옥수수 낱알이 빠른 속도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후 팝콘이 되어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보여준다[그림 3].

그림 3. 하늘로 솟아오르는 팝콘

공중으로 솟아오른 옥수수 알갱이 중 하나가 팝콘의 모양으로 변화하고, 나머지 옥수수도 팝콘으로 변화한다. 창고로 수류탄을 떨어뜨린 등장인물 표인철 소위와 동료 병사는 수류탄 폭발 직후 몸을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다 폭발의 과정이 끝난 이후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고, 이윽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팝콘을 바라본다[그림 4].

그림 4. 등장인물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팝콘

팝콘은 마을 전체에 마치 눈이 내리듯 떨어지고, 대치중이던 한국군과 북한군은 떨어지는 각자 팝콘을 바라보며 눈을 감는다.

<웰컴 투 동막골>에서 슬로 모션은 폭발로 인해 공중으로 솟아오른 옥수수가 팝콘으로 변화하여 다시 땅으로 떨어지는 일련의 과정과 그것을 맞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두 진영의 대립으로 긴장되어 있던 영화 속 현실의 시간이 팝콘이 떨어지는 모습 이후 느린 화면으로 변형되어 직전의 팽팽한 분위기를 느슨하게 풀어주며 환기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6][그림 5].

그림 5. 떨어지는 팝콘과 눈을 감는 등장인물

배우자의 외도 상황 속 남녀의 미묘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 <화양연화>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인 주모운과 소려진이 서로의 배우자 간 외도로 외면당하며, 두 등장인물이 공통된 장소 속에서 같은 동선을 반복하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시각화한다.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부재하여 혼자가 된 소려진은 한 개의 빈 도시락통을 들고 계단을 따라 식당으로 향한다. 식당 안의 손님들이 같이 이야기하며 식사하고 있을 때, 소려진은 땀을 닦으며 음식이 완성되는 것을 기다린다. 음식이 담긴 도시락통을 받은 소려진은 사람들 사이를 나온 후 계단을 따라 식당을 떠난다. 배우자가 말 한마디 없이 사라져 같이 저녁 식사를 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주모운은 소려진이 길을 떠나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려진이 식당으로 향했던 동선을 따라서 혼자 식당을 향한다

<화양연화>에서 슬로 모션은 등장인물이 식당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과 식사 장면을 동작과 표정, 그리고 주변 인물의 상황과 대조된 모습을 중심으로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며, 시각 정보를 통한 내적 감정의 은유적 표현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7][그림 6].

그림 6. 식당 안 등장인물의 행동

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다룬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의 시련과 십자가에 못 박혀 사망한 후 부활하기까지의 몇몇 순간을 슬로 모션을 통한 느린 화면으로 시각화한다.

예수는 가시가 박힌 채찍에 의해 몸이 찢기고 두꺼운 쇠못에 의해 손을 뚫리며, 고통에 눈이 뒤집히고 정신을 잃어 쓰러지거나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시련의 과정을 겪는다[그림 7].

그림 7. 손에 박히는 못과 그것을 바라보는 예수

예수는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시선으로 군중의 슬픈 표정과 행동을 바라본다[그림 8].

그림 8. 예수의 시선에서 바라본 군중의 모습

예수는 쓰러진 후 자신에게 채찍질하는 두 명의 로마병사를 바라본다. 로마 병사들은 그런 쓰러진 예수를 바라보며 기쁜 표정을 한 채 그를 향한 무차별적 채찍질을 이어 나간다[그림 9].

그림 9. 예수를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로마 병사의 모습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가 받는 시련의 세부적인 시각적 모습과 예수의 시선을 통한 군중 및 로마병사의 행동과 표정을 느린 화면으로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어 발생한 원죄(Original Sin)를 대신 떠안으며 모진 고문을 받는 예수의 잔혹한 수난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8].

끝없는 궤도를 달리는 열차 내부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을 다룬 영화<설국열차>는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에서 영화의 주인공인 커티스에버렛이 앞으로 나가며 반대 세력과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시각화한다. 커티스 에버렛은 자신의 무기인 도끼를 휘두르며 적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행동을 계속하여 반복하며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그림 10].

그림 10. 공격과 방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전투모습

<설국열차>에서 슬로 모션은 커티스 에버렛이 속해있는 위치로부터 좀처럼 앞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끊임없이 반복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구체화하여 영화 속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인간의 정신을 매트릭스의 세계에 가둬놓은 채 그들의 육체로부터 전력을 생산하는 기계와 이것에 저항하는 인류의 내용을 담은 영화 <매트릭스>는 등장인물인 네오와 트리니티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된 모피어스를 구출하기 위해 매트릭스 세계 속 경찰들과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슬로 모션으로 시각화한다.

네오와 트리니티의 무기가 금속탐지기로 인해 발각되자, 경찰의 무차별 사격이 시작된다. 네오와 트리니티는 경찰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며 반격한다. 경찰의 시간은 매트릭스 세계의 영향을 받는 내부의 시간대에서, 네오와 트리니티는 매트릭스 세계의 영향을 받지않는 외부의 시간대에서 전투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움직임은 현실의 기준으로, 네오와 트리니티의 움직임은 느린 화면으로 표정과 행동이 세부적으로 표현되어 대조를 이룬다.

<매트릭스>에서 슬로 모션은 네오와 트리니티, 그리고 경찰 간의 전투 속 총탄 세례와 떨어지는 탄피,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건물 파편의 속도 차이를 통해 두 진영간 시간 범위의 차이를 부각하여 네오와 트리니티가 매트릭스 속 세계와 다른 세계에 있음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그림 11].

그림 11. 공격과 방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전투모습

표 1. 인물 중심 슬로 모션

2. 조형물 중심 장면 분석

<프로즌>은 2018년 당시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일본의 기업 토요타(Toyota)의 기업 광고 영상 이다. 동계 올림픽의 종목 중 페어 스케이팅(Pair skating), 봅슬레이(Bobsleigh), 장애인 알파인 스키 (Para Alpine Skiing), 스노보드(Snowboarding), 아이스하키(Ice Hockey), 쇼트트랙(Short Track Speed Skating) 종목의 동작 중 대표적인 순간의 모습을 얼음으로 조각한 조형물의 형태로 구성하였다.

페어 스케이팅은 피겨 스케이팅의 세부 종목으로 남, 여 선수가 2인 1조로 한 쌍을 이루어 정해진 공간에서 연기와 기술을 통한 다양한 동작을 선보인다[9].

슬로 모션은 페어 스케이팅을 진행하는 두 선수의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 두 선수는 얼음 바닥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서로 손을 맞잡으며 손과 남자선수의 왼쪽 발의 위치를 기준으로 회전한다. 남자 선수는 중심의 기준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회전을 유지하기 위해 상체를 뒤로 기울이며, 여자 선수는 회전으로부터 생성되는 관성을 이용하여 한쪽 발을 제외한 몸 전체를 공중으로 띄운 채 공중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한다[그림 12].

그림 12. 데스 스파이럴 동작 모습

슬로 모션은 관객에게 두 선수에 의해 데스 스파이럴 (Death Spiral)이 완성된 순간의 모습과 여자 선수의 공중을 바라보며 웃는 표정, 서로 맞잡고 있는 회전의 기준점인 두 손을 세부적으로 표현하여 빠르게 지나가는 페어 스케이팅 동작의 역동적인 순간의 모습을 부각한다. 그리고 선수의 감정, 그리고 복잡한 과정을 진행하는 두 선수의 호흡을 통한 조화의 모습을 관객에게 제공하였다[그림 13].

그림 13. 얼굴과 손의 모습

봅슬레이는 4인 또는 2인 1조의 인원이 한 쌍을 이루어 특수 제작된 썰매인 슬레드(Sled)를 타고 정해진 코스를 주행하는 경기이다. 4인을 기준으로 선수는 슬레드를 조종하는 첫 번째 선수인 파일럿(Pilot)과 슬레드를 미는 두 번째, 세 번째 선수인 푸시맨(Pushman), 그리고 슬레드의 제동을 담당하는 네 번째 선수인 브레이크맨(Brakeman)로 구성된다.

슬로 모션은 봅슬레이 선수들이 경기 시작 후 속도를 내기 위해 슬레드를 밀며 도움닫기를 하는 순간의 동작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 경기 시작 직후 슬레드가 출발선을 넘는 시점으로부터 주어지는 60초의 제한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두 명의 푸시맨과 브레이크맨은 여전히 썰매를 밀고, 제일 선두에 있는 파일럿이손잡이를 통해 힘을 받으며 자신의 자리에 오른다[10].

슬로 모션은 봅슬레이 선수들의 출발 이후 주어진 60 초의 제한 시간이 끝나는 상황에서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의 뒷모습과 옆모습을 부각하였으며, 결승점을 향한 선수들의 목표 의식을 관객에게 제공하였다[그림 14].

그림 14. 뒷모습과 옆모습

장애인 알파인 스키는 일반적인 알파인 스키 종목과 달리 하반신 장애가 있는 선수가 금속 재질의 프레임(Frame)과 완충장치(Suspension)를 사용하여 특수 제작한 스키인 싯 스키(Sit-ski)와 균형을 이루기 위한 보조 도구인 특수 스키 폴(Ski poles)을 착용하고 정해진 코스를 주행하는 종목이다[11].

슬로 모션은 싯 스키를 착용한 선수가 장애인 알파인스키의 세부 경기 종목인 활강(Downhill)에서 내리막 경사면을 내려가는 순간의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그림 15].

그림 15. 활강 모습

활강은 속도에 중점을 둔 종목으로, 경사면(Slope)을따라 설치되어 있는 4개의 슬랄롬(Slalom) 깃발과 2개의 게이트 패널을 도중에 멈추지 않고 통과하여 결승점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하여 순위를 결정한다[11].

슬로 모션은 슬랄롬 깃발을 통과한 직후 급회전하는 선수와 선수가 착용한 싯 스키, 그리고 지면의 마찰로 인해 발생한 눈보라의 순간 모습을 부각하여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선수에게 주어진 목표인 결승점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표현하였다[그림 16].

그림 16. 특수 장비를 착용한 모습

스노보드는 양발에 눈을 쓸어 이동하는 장비인 스노보드(Deck)를 장착한 선수가 내리막 경사 코스를 주행하며 다양한 묘기(Trick)를 선보이는 경기이다.

슬로 모션은 공중으로 솟아오른 스노보드 선수의 공중 동작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 스노보드의 세부 종목인 빅 에어(Big Air)는 선수가 눈으로 덮인 경사가 급한 미끄럼틀 형태의 경로를 따라 활강 후 점프대를 지나 공중으로 솟아오른 후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는 과정을 각 묘기의 난이도를 기준으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순위가 결정된다[그림 17].

그림 17. 공중으로 거꾸로 솟아오른 모습

선수는 빅 에어에서 총 세 번의 점프 기회를 부여받으며, 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두 번의 묘기가 인정되어 이에 따른 기술 점수를 획득한다[12].

슬로 모션은 스노보드 선수가 빅 에어 종목에서 공중으로 솟아올라 몸을 뒤집는 플립(Flip)동작을 하며 묘기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 과정 속 동작과 지면의 마찰로 인해 발생하여 궤적을 이루는 눈보라의 순간 모습을 부각하여 종목이 가지는 특징과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선수의 의지를 표현하였다[그림 18].

그림 18. 플립 동작 모습

아이스하키는 스케이트를 착용한 여러 명의 선수가장비인 스틱(Stick)을 이용하여 상대방과 경쟁하며 득점하는 경기이다. 슬로 모션은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한 위치에 모여있는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 아이스하키는 1명의 골키퍼와 2명의 수비수, 3명의 공격수로 구성된 총 6명의 선수가 한 조를 구성하고, 경쟁 조와 특수 제작된 스틱을 사용하여 상대의 골대에 고무원판인 퍽(Puck)을 넣어 득점하는 종목이다. 한 경기당 20분씩 총 세 번의 경기를 진행하며, 정해진 규격의 경기장에서 제한 시간 내에 최대의 점수를 낸 조가 경기에서 승리하는 구조이다[13].

제한 시간 내에 많은 득점을 내기 위한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의 치열한 몸싸움과 이에 따른 부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슬로 모션은 이러한 치열한 경기를 치러온 선수들의 서로 부둥켜안거나 스틱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표현하는 승리 직후의 다양한 순간 모습을 표현하였다[그림 19].

그림 19. 경기 종료후 모습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은 스케이트 장비를 착용한 선수들이 정해진 규격의 경기장을 일정한 방향에 따라 주행하는 종목이다. 슬로 모션은 회전 구간에서 선수들이 대열을 이루어 이동하는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경쟁 관계의 개별 선수들이 정해진 경기장을 단체로 주행하며 순위를 경쟁한다 [14]. 코스는 직선과 곡선 두 구간으로 구성되며, 각선수는 정해진 코스 범위 내에서 경쟁 선수의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추월하여 결승점에 먼저 들어온 선수가 순위를 차지하는 경쟁 경기의 특성이 있다[14].

슬로 모션은 종목의 상징인 스케이트의 날이 지면과 마찰하는 순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얼음조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으며[그림 20], 선수들이 앞에서 뒤로 일제히 나열되는 회전 구간에서의 공간적 특성과 선수들이 최소한의 회전 반경을 의식하며 동시에 추월하여 나아가기 위한 질서 속 선수 간의 경쟁의식을 표현하였다[그림 21].

그림 20. 스케이크 날과 지면 사이에 위치한 얼음조각

그림 21. 회전구간모

표 2. <프로즌>의 슬로 모션

영화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극중 악역캐릭터인 울트론과 그 군단의 위협으로부터 어벤저스대원들이 세계를 지켜내는 가상의 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된 상업 영화이다. 영화의 엔딩 시퀀스는 울트론과 그의 부하들에 맞서 싸우는 어벤저스 대원들의 순간 모습을 조형물의 형태로 형상화하였다[15]. 조형물은 영화속 등장인물의 능력과 역할을 중심으로 순간의 동작과 표정이 묘사되어 있다.

헐크는 영화속 인물인 브루스 배너 박사가 슈퍼 솔저실험을 진행하던 도중 감마선에 노출된 이후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변하게 되는 캐릭터이다[16]. 장면 속 외형적 특징은 전신에 걸쳐 비대한 근육과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인해 항상 화가나 있는 표정이다[17].

슬로 모션은 이런 헐크의 순간 모습을 행동과 표정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기계로 이루어진 적의 머리를 한손으로 파괴하는 순간의 모습과 자기 목을 조르는 적을 아랑곳하지 않고 화가 난 표정을 한 채 적을 두 부분으로 분해하는 순간의 모습은 헐크가 지닌 파괴력과 난폭한 성격을 행동의 순간 모습을 사용하여 표현하였다[그림 22].

그림 22. 헐크의 공격 모습

아이언맨은 영화 속 인물인 토니 스타크가 발명한 금속 갑옷 형태의 슈트를 입은 캐릭터이다. 장면 속 외형적 특징은 가슴 부위에 부착된 아크 원자로(Arc Reactor)와 그 에너지를 매개로 하는 양 손바닥에 부착된 에너지 광선 발사 장치인 리펄서(Repulsor), 그리고 제트 부츠(Jet boots)를 이용한 빠른 비행 능력이다 [16][17]. 슬로 모션은 아이언맨의 외형적 특징을 생명유지 장치이자 에너지원인 아크 원자로와 주 무장인 리펄서, 그리고 그곳에서 발사되는 에너지 광선과 제트부츠를 사용한 비행의 순간 모습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양 손바닥 부위에 부착된 리펄서와 가슴 부위에 있는 에너지원인 아크 원자로의 느린 화면은 아이언맨이 가진 힘의 근원과 주 무장을 통한 공격 능력을 표현하였으며[그림 23], 공중에 뜬 상태로 공격 자세를 하는 순간의 모습과 오른쪽 리펄서로부터 발사되어 나아가는 에너지광선의 발사 순간 모습은 적을 대상으로 한 아이언맨의 공격 방식을 세부적으로 묘사하였다[그림 24].

그림 23. 아이언맨의 리펄서와 아크 원자로의 모습

그림 24. 아이언맨의 리펄서를 사용한 공격 모습

토르 오딘슨은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 속천둥의 신으로, 장면 속 외형적 특징은 번개를 소환하는 마법 망치 몰니르와 몰니르의 운동에너지를 매개로하는 비행 능력이다[17].

슬로 모션은 이러한 외형적 특징을 몰니르를 높이 들어 올려 공격 자세를 하는 토르 오딘슨의 순간 모습을중 심으로 보여준다. 자격 있는 사람만이 들수 있으며 천둥과 번개를 조종할 수 있는 몰니르를 쥔 오른팔을들어 올리며 적을 향해 번개를 조종하는 능력을 발휘하기 직전의 세부적인 동작과 표정을 표현하였다[그림 25].

그림 25. 토르 오딘슨의 공격 모

호크아이는 영화 속 활과 다양한 무기가 장착되어있는 화살을 사용하여 어떤 거리에 있는 적이라도 명중시키는 명사수 캐릭터이다[18].

장면 속 외형적 특징은 활과 화살, 그리고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왼쪽 팔이다. 슬로 모션은 호크아이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순간의 자세를 활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화살촉의 앞부분부터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왼쪽손으로 이동하여 등장인물의 주요 공격 방식인 활을 이용하는 궁수로서 해야 할 역할을 부여하였다[그림 26].

그림 26. 호크아이의 화살모습

표 3.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엔딩 시퀀스의 슬로 모션

3. 정리

슬로 모션에 의한 느린 화면의 연출을 살펴보기 위하여 인물 중심의 사례에서는 <웰컴 투 동막골>의 팝콘이 등장인물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장면과 <화양연화>의 식당을 향하여 내려가는 주인공의 행동,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모진 고문을 받는 주인공의 상처 입은 모습, <설국열차>의 등장인물이 적대 세력과 전투를 치르는 모습, <매트릭스>의 총탄이 빗발치는 전투 장면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조형물 중심의 슬로 모션 사례에서는 동계 올림픽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순간 동작 모습과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등장인물들이 적을 향하여 공격하는 순간 동작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슬로 모션 장면은 작품 속 현실의 시간을 벗어나 느려지며, 느려진 만큼 확장된 시간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관객은 새롭게 확장된 시간에 의하여 놓칠 수 있는 등장인물의 행동과 표정, 그리고 주변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며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조형물 중심의 사례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인물과 조형물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방법에 있어 두 사례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프로즌>에서 페어 스케이팅 종목의 핵심 가치인 선수 간 호흡을 관객에게 제공하는 방법으로 두 선수의 전체 모습을 시각화한 이후 맞잡고 있는 두 손의 모습을 한 번 더 보여주었으며, 스노보드종목 경기의 특징인 공중으로 높이 솟아오른 조형물의 전체 모습과 조형물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묘기의 모습을 한번 더 담아 각 종목의 특징을 강조하였다. 장애인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종목의 특징인 특수 장비를 장착한 채 활강하는 선수의 전체 모습을 시각화하였으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의 특징인 얼음으로 만들어진 트랙을 지면과 마찰을 일으키며 나아가는 스케이트 장비를 중심으로 강조하였다.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적을 움켜쥐어 파괴하는 주먹의 순간 모습을 중심으로 헐크의 세부적인 특징인 괴력을 강조하였으며, 양 손바닥에 장착되어있는 무기인 리펄서와 가슴에 장착되어있는 에너지원인 아크 원자로를 중심으로 아이언맨의 세부적인 외형을 표현하였다. 공격 도구인 몰니르를 머리 위로 올린 채 적을 향하여 공격하는 동작의 순간 모습을 중심으로 토르 오딘슨의 세부적인 공격 형태를 담았으며, 화살의 앞부분부터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손의 모습을 중심으로 호크아이의 공격 방법인 활을 이용한 공격의 특징에 집중하여 시각화하였다.

인물 중심 사례의 경우 등장인물과 주변 상황을 포함한 장면 전체 모습을 시각화하였지만, 조형물 중심 사례의 경우 움직임이 없이 특정 동작 중 한 부분을 기반으로 조형물의 특징을 부각하였으며, 이를 카메라가 느린속도로 이동하며 슬로 모션으로 관객에게 제공하였다.

필자는 움직임 없이 순간의 모습을 유지하는 조형물의 압축된 정보가 슬로 모션의 느린 화면을 경험하는 관객에게 자유로운 사유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며, 조형물을 중심으로 한 작품을 기획하였다.

Ⅲ. <숭고한 희생> 제작 사례

1. 기획 의도

광복 직후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해상 방위보다 지상 방위에 신경을 더 쓰고 있었다. 독립운동가 출신 고(故) 손원일 제독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대한민국 해군을 창설하였다. 이후 대한민국 해군은 한국전쟁 시기 대한해협해전과 통영상륙 작전, 인천상륙작전에서 전과를 세웠으며, 휴전 이후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2년 제2연평해전, 2011년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적의 도발에 맞서 싸웠다.

제1연평해전에선 적 전투함을 영해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침몰을 각오하고 적 전투함을 향해 충돌하는 공격방식인 충각(Ram)을 감행하였으며, 특히 제2연평해전에선 적 전투함의 공격을 받아 심각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죽음을 각오하고 적을 향해 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침몰하는 와중에도 전투함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 달아올랐던 시기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장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희생을 대중에게 알리고 그들의 넋을 기리고자 하는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자 하였다.

2. 기념조형물 제작

백종옥은 역사적인 기억을 매개하여 예술적인 조형작업의 과정을 거친 조형물을 기기조형물'이라 정의하였으며, 미적인 체험과 더불어 역사에 대한 이해와 교훈뿐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성찰하도록 만들어준다 언급하였다[24].

김허경은 집단기억이 역사의 상호작용, 기억의 틀속에서 기억의 형성과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같은 내용의 기억을 공유한다 언급하였다[18].

필자는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해군의현대 해전사의 매개체로 과거의 역사에 대한 집단 기억을 끌어낼 수 있는 기념조형물의 형태를 생각하였다.

이에 기억을 공유하는 조형물의 제작 방향을 참고하고자 <이름 없는 별>과 <평화의 시계탑>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름 없는 별>은 대한민국 정부 소속 기관 중 하나인 국가정보원의 청사 내에 설치되어 있다[19].

검은색 돌판 위에 별을 부착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별은 임무 수행 중 순직한 요원의 수를 의미한다[그림 27].

국가정보원 소속의 요원들은 정보의 발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비밀리에 활동해 왔으며, 이러한 이유로 순직 요원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방법으로 별의 형태로 시각화한 것이다.

그림 27. <이름 없는 별>

<평화의 시계탑>은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설치되어 있다. 잔해로 쌓아 올린탑 위에 두 사람이 각각 자신의 시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그림 28].

탑은 한국전쟁 기간 파괴된 남한과 북한의 전차와 포의 잔해를 형상화하고 있으며, 시계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은 각각 남한과 북한을 의미한다. 위의 시계는 현재의 시간을 알리는 '평화의 시계'이며, 아래의 시계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시간을 가리키는 '전쟁의 시계'이다[20].

그림 28. <평화의 시계탑>

두 사례의 경우 사물의 상태를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은유(Metaphor)의 방법에 있어 필자가 제작하고자 하는 표현의 방법과 맞지 않았다. <이름 없는 별>에서 별은 임무 수행 중 숨진 요원을 표현하고 있지만, 필자는 구체적인 행동 표현을 위하여 조형물이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하였다. 또한, 조형물의 외형적 특징과 동작으로부터 역할은 구체적으로 표현하되, 모든 희생 장병을 대표하고자 하는 이유로 실제 당시의 이묵욕 지칭하는 것은 피하고자 하였다.

다른 사례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한국전쟁을 주제로 제작된 기념조형물인 <형제의 상>을 살펴보았다. <형제의 상>은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설치되어 있다. 기념조형물은 한국군과 북한군의 복장을 갖춘 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은 순간의 모습을 형상화하였으며,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 소속 박규철 소위와 북한군 소속 박용철 하전사 두 형제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20][그림 29]. <형제의 상>은 전쟁 중 피로 이어진 혈육의 극적인 상봉 모습의 시각적 재현과 더불어 이념의 차이로 인해 갈라진 남과 북의 현실을 의미한다. 남한과 북한은 휴전 이후 지금까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분리된 채 서로를 향해 경계하고 있지만, 언젠가 서로 긴장을 풀고 다시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합쳐지는 통일에 대한 희망을 끌어안은 두 형제의 모습으로 형상화하였다 볼 수 있다.

그림 29. <형제의 상>

김민희는 한 개인의 변화하는 기억은 자기 경험과 상상, 정보를 저장하고 재정비하여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과 나누어지기도 한다고 언급하였다[21]. 이를 바탕으로 <형제의 상>은 과거 실제 역사적 사실을 표현한 기념조형물의 외형적 모습으로 나타나는 직접적 의미에서 더 나아가, 이를 관람하는 관객의 다양한 기억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또 다른 의미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참고하여 조형물을 역사적 사실 속 기억과 관객의 기억을 동시에 형성할 수 있는 장병의 주요 동작과 복장의 모습을 형상화한 기념조형물의 형태로 제작하였다.

우선 주요 동작인 전투함을 조종하는 조타(Steering) 모습, 주변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는 견시(Look out) 모습, 전투 시 전투함 내 설치되어 있는 화기 또는 장병의 개인화기를 사용하여 공격하는 모습과 같은 대한민국 해군 소속 장병의 임무 수행 모습을 참고하였다[그림 30]. 추가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지휘(Command)의 모습, 다친 동료 병사를 부축하는 모습, 상대방에게 예를 표하는 거수경례의 모습을 추가로 참고하였다. 복장의 경우 장병이 실제 함상 근무 시 착용하는 '해상병 전투복'과 '구명조끼'를 착용한 모습을 참고하였다[그림 31].

그림 30. 주요 임무 모습

그림 31. 해상병 전투복과 구명조끼의 모습

기념조형물의 재질은 청동 재질을 참고하여 제작하였다. 청동은 구리와 주석을 같이 녹이는 합금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표면이 공기 또는 땅에 노출되면서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생성된 금속 화합물인 산화구리가 면과 면이 맞닿는 표면을 중심으로 청록색의 녹층을 형성한다. 산화구리는 다른 금속 재질로부터 생성되는 녹과 달리 비 또는 새의 배설물과 같은 외부 오염요소로부터 표면을 보호하여 추가적인 부식과 열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자연적인 부산물이다[30]. 이러한 청동재질의 특성을 참고하여 비록 산화구리에 의해 그 표면은 부식되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해군의 전투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용하였다[그림 32].

그림 32. 기념조형물의 모습

3. 슬로 모션 시각화

문재철은 슬로 모션이 현실의 왜곡이 아닌 관람자의 주의를 이끄는 의미심장하고 정확한 묘사이며 인간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매혹 시켜 프레임 너머 관람자의 지각과 시각을 확장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23]. 슬로모션은 카메라를 통해 담긴 현실 속 시각 정보의 속도를 낮춘다. 관객은 현실의 시간 속 지각을 벗어나 확장된 시간 속에서 재창조된 환경에 노출되며, 변형된 시각정보를 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각과 사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필자는 기념조형물의 실제 역사 속 집단기억의 매개로서의 특징과 더불어 관객이 슬로 모션에 의해 확장된 지각과 사유의 시간 속에서 기념조형물의 세부적 모습을 감상하는 것을 유도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관객이 슬로 모션을 경험하는 방법으로 자연현상 중 적란운으로부터 지표면을 향해 번개가 내려치는 낙뢰 (Thunder stroke)에 의해 만들어지는 섬광(Flash)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참고하였다.

번개는 발생 직후 지면으로 내려치는 과정에서 번개의 에너지로부터 빛이 발생하여 섬광을 순간 발생시키며, 인간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이 섬광은 찰나의 시간에 발생후 사라진다. 이러한 시각적 특징을 참고하여 섬광의 발생과 소멸 과정을 느린 화면으로 시각화하여 관객에게 확장된 시간에 대한 인지를 유도하였다[그림 33].

그림 33. 섬광을 이용한 슬로 모션 시각화

필자는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의 모습들이 모여 하나의 조직을 이루고, 나라를 지키는 과정에서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이에 인물을 형상화한 기념조형물의 모습 속 장병들 각각의 특징이 있는 행동을 중심으로 시각화하였다.

의무병(Corpsman)은 전투 중 장병을 대상으로 응급치료와 후방 호송의 임무를 수행한다.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전우를 한 명이라도 더 돕기 위해 자기 몸에 응급처치 도구를 최대한으로 보유한 채 전장을 이동한다.

전우애(comradeship)의 장면은 의무병이 부상병을 부축하여 안전한 지역으로 호송하는 동작의 순간 모습을 세부적으로 묘사하였다. 서로 맞잡은 두 손과 의무병의 굳센 표정을 중심으로 자신의 안전조차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전우의 목숨을 지키고자 하였던 의무병의 모습을 강조하였다[그림 34].

그림 34. 전우애의 모습

소총수(Rifleman)는 고속정(Patrol Killer Medium) 과 같은 교전 거리가 짧은 소형 전투함에서 적 병사를 대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총수는 전투 상황에 따라 개인이 보유한 개인화기 외에 중기관총(Machine Gun)을 다루는 경우가 있다. 소총수의 장면은 전투 중 중기관총을 다루는 장병이 없는 상황에서 소총수가 중화기를 사용하여 사격을 시도하는 순간의 장면을 자세하게 표현하였다.

제대로 자세를 잡지 못한 채 사격을 위해 머리를 숙이며 적을 바라보는 순간의 모습과 그 격앙된 표정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적의 공격에 대응하고자 하는 장병의 모습을 표현하였다[그림 35].

그림 35. 소총수의 모습

조타병은 전투함에 장착되어 방향을 결정하는 기능을 하는 조타(Steering)를 이용하여 승조원을 목적지인 전장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조타병의 장면은 조타를 움직이려는 조타병의 순간 모습을 인물과 조타를 중심으로 표현하였다. 조타병이 구명조끼를 입은 오른손을 조타의 아래로 왼손을 조타의 위로 양손에 쥐며 턱에 힘을 준 채 좌로 항로를 변경하는(Veering Left)하는 모습은 충각의 위기에서도 끝까지 조타를 놓지 않으며 선체와의 충돌을 막으며 맡은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조타병의 굳건한 의지를 부각하였다[그림 36].

그림 36. 조타병의 모습

거수경례(Salute) 하는 장병의 모습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영해를 수호하여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장병의 결연한 의지를 부여하였다[그림 37].

그림 37. 거수경례 모습

각각의 조형물이 특정 공간에 하나의 기념조형물의 형태로 모여있는 순간의 모습은 전투의 상황에서도 단 하나의 목표인 대한민국 영해 수호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하였다[그림 38].

그림 38. 기념조형물의 전체 모습

IV. 결론

필자는 제작 과정에서 관객에게 '영해 수호를 위한한 민국 해군 소속 장병들의 희생'의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면서 슬로 모션과 기념조형물 간의 융합이 필자가 생각하는 주제 의식을 전달하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에 필자는 인물과 조형물을 중심으로 슬로 모션을 사용한 영상물의 사례를 분석하였으며, 실제 기념조형물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동작과 행동표정의 외형적 특징과 소속감을 구체화한 기념조형물을 제작하였으며, 슬로 모션을 사용하여 기념조형물을 구성하는 각 조형물의 모습 속 역할과 행동, 그리고 표정을 중심으로 세부적으로 표현하였다.

<숭고한 희생>은 개인의 살아온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념의 차이로 인해 한 민족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되어버린 비극의 상황에 대하여 슬퍼하거나, 또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강대국간 이해관계의 소용돌이 속 대한민국의 당시 상황을 안타까워할 수도 있다. 비록 그 생각이 필자의 생각과 제작 의도와 다를지라도, 핵심은 관객이 작품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공유하고, 성찰할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필자가 제작한 영상물은 관객이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본 연구가 추후 영상 제작자가 연출 과정에 있어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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