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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자녀를 둔 가족의 가족탄력성 과정에 대한 질적연구

A Qualitative Study on Family Resilience Process in Family of Children with ADHD

  • 이은희 (가톨릭관동대학교 중독재활학과)
  • 투고 : 2021.05.25
  • 심사 : 2021.07.12
  • 발행 : 2021.07.28

초록

본 연구는 ADHD 자녀를 두고 있는 가족의 가족탄력성 과정을 탐색하고자 일반적 질적 연구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의 어머니 12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분석결과 첫째, 참여자들은 담임교사, 학원교사, 아동지원기관 담당자와 같은 인적자원의 지지체계를 통하여 적응해 가고 있었다. 둘째, 참여자들은 가족의 도움과 지지를 통해 긍정적 관점의 변화와 함께 ADHD 자녀의 성장과 변화를 감지하였다. 결과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령기 ADHD 자녀를 둔 부모의 지원체계의 강화로서 담임교사와의 협조 지지체계의 구축이다. 둘째, ADHD 자녀를 둔 가족의 적응력과 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 셋째, ADHD 자녀를 둔 부모의 인적 자원체계의 질적인 확장을 위해 자조모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같은 논의를 통해 ADHD 자녀를 둔 가족의 가족탄력성 과정을 확인하고 이를 질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대안들을 제언하였다는 것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This study was conducted as a general qualitative study method to explore the family resilience process in family of children with ADHD. To do this, I interviewed 12 mothers of children diagnosed with ADHD. In the results of the analysis, first, Participants were adapting through human resources systems such as homeroom teachers, academy teachers, and child support agencies. Second, Participants perceived a change in positive perspective and a child's growth through family support. Suggestions for the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the establishment of a cooperative support system with homeroom teachers as a strengthening of the support system for parents with school-age ADHD children. Second, It is necessary to develop and apply programs to increase family resilience. Third, It should support the creation of self-help groups to expand the human resources system.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identifies the process of family resilience and suggests alternatives.

키워드

I. 서론

가족은 인간의 가치와 의미가 형성되는 처소이자, 삶의 여정이 시작되는 곳이다. 한 개인으로 태어난 자녀는 부모의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되면서 인생의 가치와 행복을 배우게 된다. 가족은 자녀의 삶 전 과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키우며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1]. 그러나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녀가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때 부모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특히 자녀의 독특하고 유난스러운 행동문제로 학교나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또래들과 잦은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 부모는 결국 순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된다[2].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라고 칭함)는 학령기 아동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행동장애로서 세계적으로 2% ∼ 7% 사이이며 평균은 약 5%로 알려져 있다(American Psychiatry Association(1994):Barkley RA(1990)[3].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2013년 5년간 10대 ADHD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4.24%로 증가하였다[4].

ADHD의 주요 증상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으로 요약된다[3][5]. 이러한 증상은 가만히 있지 못하여 안절부절 못하고, 항상 ‘이동 중인 것’ 같고, ‘모터를 단 것’ 같이 행동하여 산만하다. 한 활동을 잘 끝내지 못하고 다른 활동으로 쉽게 넘어가고, 규칙을 잘 따르지 않거나,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기 힘들어 자주 끼어드는 행동을 보인다. 또한 다른 사람의 대화를 방해하고, 종종 ‘윙윙’ 거리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6]. 조기에 치료하면 치료 성공률은 높은 편이지만 방치하면 약물 중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7].

모든 가족은 일생동안 다양한 생활사건으로 인해 긴장과 번거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주어진 상황에 대한 요구보다 가족의 기능이 약할 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8].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환경적 조직에 적응하여 성장하고 발달해 가는 것처럼 가족 역시 여러 가지 위기상황에서도 적응하고 이겨내고자 하는 가족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가족이 힘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자신의 강점과 자원을 발견하고 적응해가는 과정을 가족탄력성 이라고 한다[9].

부모의 탄력적인 힘은 ADHD 자녀의 증상 감소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10]. 또한 탄력적인 어머니일수록 자녀에 대한 신뢰가 높아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다 [11]. 이와 같이 가족의 탄력적인 힘은 가족에게 발생한 문제로 인해 병리적으로 퇴보하기보다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이겨가는 과정으로 작용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12][13]. 그러나 지금까지ADHD 아동 가족에 관한 질적연구는 ADHD 아동과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가족의 어려움과 적응과정의 의미들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ADHD 아동과 살아가는 데 경험하게 되는 가족의 애환보다는 가족의 긍정성에 초점을 둔 Walsh(1996)의 이론에 입각하여 가족의 탄력적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다.

가족탄력성 개념이 대두되면서 가족탄력성을 개념적으로 논의하거나 가족기능과 적응에 가족탄력성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14-20]와 가족탄력성 프로그램 개발연구[21-28]가 이루어져 왔다. 가족에 관한 연구로는 장애 영유아 가족, 치매노인 부양가족, 이혼 여성, 발달장애 자녀의 아버지의 사례연구로서 소수의 연구만이 가족의 탄력성 과정을 분석하였다. 따라서 본연구는 ADHD 자녀를 둔 어머니의 심층면접을 통해 어떠한 경험이 가족의 탄력성을 이끌어 내는가를 알아보고, 연구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ADHD 자녀를 둔 가족의 적응력과 가족탄력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안들을 도출하고자 한다.

II. 문헌고찰

1. ADHD 자녀를 둔 가족

ADHD 자녀를 둔 부모와 가족은 가족 내외에서 받는 압박과 갈등을 겪게 되어 과중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29][30]. 특히 ADHD 자녀가 학령기 아동일 경우 부모는 가정에서의 양육과 생활지도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등교 후 일어나는 학급에서의 자녀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하여 불안하고 힘들다. 자녀의 산만한 행동과 미흡한 자기통제력으로 인하여 학교 교사의 수업 진행에 방해가 되고, 학급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쉽게 끼어들거나 다투는 등의 갈등의 요소를 제공한다는 사회적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로 인해 학령기 ADHD 자녀를 둔 부모는 일반 부모보다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적응력이 떨어진다[31]. 따라서 ADHD 자녀의 부모는 학교생활의 적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대개는 더욱 강하고 엄한 훈육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한 통제와 훈계를 반복적으로 받은 자녀는 이것이 상처가 되어 더욱더 격한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여 가족의 어려움은 악순환된다[7]. 이처럼 ADHD 자녀를 둔 가족이 보이는 부정적인 상호작용패턴이 역기능적인 가족관계를 초래한다[32]. 그러나 한편에서는 가족 안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갈등 상황에서 그들 나름의 대처방식과 불편한 환경 조건들을 감소시키며 현실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32-35]. 다양한 형태를 지닌 가족이 가족 내 어려움이 있는 가족원을 이해하고 돕는 과정을 통해 이들은 서로 배우고 성찰하며, 가족의 공통된 믿음을 세워 나아가면서 가족의 핵심역량을 키워간다는 것이다[36].

ADHD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는 ADHD 아동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37][38]. 그러나 ADHD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지체계가 더욱 확립되면 ADHD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스트레스가 줄고 가족의 적응력도 강화된다[39]. 그뿐만 아니라 키워진 가족의 적응력은 ADHD 아동에게 부차적으로 따르는 불안정한 사회적 관계도 감소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ADHD 자녀를 둔 가족이 그들에게 처한 위기와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적응해 가는가를 들여다보고 해석함으로써 탄력적인 과정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2. 가족탄력성

1980년대 같은 역경을 가졌다 하더라도 개인의 탄력성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결과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개인에 대한 탄력성 연구의 영향을 받아 1990년대 가족 탄력성에 대한 연구로 확대되었다[40]. 가족 탄력성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Froma Walsh의 가족의 적응에 대한 연구와 Hamilton McCubbin 박사와 다른 연구원들의 가족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과 가족체계에 대한 심리학 분야의 담론이 시작되면서였다. 이후 지금까지 가족탄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학자들에 의해 가족탄력성에 대한 연구가 대두되어 왔다[41].

탄력성은 개인이 직면하는 역경을 반동(rebound or bounce back)하거나 그것을 능가하는 정도의 대응하려는 힘이라고 하였다[40]. 탄력성의 관점에서는 개인은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과 회복력을 가진 존재로서 병리적인 취약성을 잠식시키고 개인이 가진 건강과 강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즉 역경에 처한 가족의 성공적인 대처로서 이는 가족의 따뜻함과 지지와 응집력으로 더욱 확장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가족은 고유한 강점과 성장 잠재력이 있기에 가족 내에서의 보호와 회복을 촉진해갈 수 있다고 하였다[42][43]. 따라서 가족 탄력성(Family Resilience)은 가족 안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응하고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족의 내적인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힘은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복해 갈 수 있는 가족의 내적 능력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40].

이상 가족탄력성에 대한 접근은 가족들이 그들의 삶에서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일상의 어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들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강화될 수 있으며, 그러한 강함은 가족이 본래 내재 되어 있던 강점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과거 가족의 문제가 무엇인가,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는 무엇인가에 대한 병리적 관점에서, 무엇이 그들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였는가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체계 내의 탄력적인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가족의 영향이 사회의 구조적인 장벽을 통해 소외된 개인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가족이 어떻게 건강성을 회복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 그들의 탄력적인 과정을 배울 필요가 있다[41]. 따라서 ADHD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개인과 가족의 역량과 강점을 강화하는 요인이 무엇이며 이들 가족의 탄력성은 무엇이 이끄는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III. 연구방법

1. 일반적 질적연구

본 연구는 ADHD 진단을 받은 자녀를 둔 가족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발생하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적응해 나가고, 이러한 부모들의 경험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가를 탐색하고자 일반적 질적연구로 수행하였다. 일반적 질적연구는 질적연구의 공통된 방법인 해석적 접근으로서 질적연구방법의 다양한 방법을 절충하여 사용한다[44]. 다양한 방법을 절충한다는 것은 연구과정에서 연구자의 관심사와 선택에 따라 다양하고 폭넓은 진입과 수행이 가능한 연구방법으로서 의미를 가진다[45]. 따라서 일반적 질적연구는 다양한 사람들의 행위와 삶을 규명하는데 매우 활용도가 높은 연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44].

연구절차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시 지역사회복지관, 아동발달증진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방문 및 전화를 통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한다는 협조를 구하고 모집공고를 하였다. 공고 후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ADHD 진단을 받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연구참여자 11명을 선발하였다. 연구참여자를 모집하는 시기에 본연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시 바우처기관을 이용하는 연구참여자가 1명 더 포함되어 총 12명을 심층 면접하게 되었다. 심층면접을 위해 연구참여자 모두에게 면담내용은 철저히 비밀이 보장되며, 언제든지 면접철회가 가능함을 알렸다. 심층면접은 2019년 1 월 9일에서 2019년 3월 28일까지 3개월간 개별적으로 2시간에서 2시간 30분가량 이루어졌다. 면접장소는 ◯ ◯지역 사회복지관의 협조를 구해 주로 복지관 상담실에서 이루어졌고, 연구자의 가정방문을 요청한 연구참여자 1인은 가정에서, 타지역에 거주하는 연구참여자 1인은 ◯◯시 바우처 기관 상담실에서 각각 이루어졌다. 질문은 Walsh의 가족탄력성 이론을 기반으로 구성한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하였고, 연구참여자들의 동의 아래 면담내용을 녹취 한 후 필사하는 작업을 거쳤다.

연구자료의 분석은 심층면담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에 대한 감지적인 개념과 맥락을 더욱 명확하고 정교화하고자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적 특성을 주제 분석하는 귀납적 전 과정에서 ‘비교하기’와 ‘질문하기’ 기법들을 실시하였다. 귀납적 주제분석은 질적 분석에서 가장 보편적인 분석방법으로서 질적 자료분석에서의 ‘질문하기’와 ‘비교하기’는 자료를 코딩하고 개념화하는 과정에서 타당성을 확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44]. 또한 현상학적 연구의 분석방법을 절충하여 연구자의 해석보다는 연구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참여자들이 무엇을 경험하였는가에 대한 의미와 본질을 찾고자 연구참여자의 경험을 모두 필사하여 반복하여 읽으며 의미 있는 진술의 목록을 만들고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2. 연구참여자

연구참여자는 ADHD 진단을 받고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어머니 12명이다. 연구참여자 12명 중 두 어머니는 총 자녀 세 명 중, 세 명 모두 ADHD 진단을 받았다.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사항은 아래 [표 1]과 같다.

표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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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참여자 1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집중을 못 하고, 유별나다는 이유로 담임교사로부터 소아정신과 내원을 권유받아, 당시 ADHD 진단을 받았다. 현재 자녀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연구참여자는 생산직 근무자이다. 근무의 특성상 밤낮이 바뀌는 생활 속에서도 엄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잠도 설쳐가며 아이를 돌보고 있다.

2) 연구참여자 2

또래보다 발달이 조금 느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자녀 7세 때 아동발달센터를 경유하여 모 대학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았다. 연구참여자는 ADHD 자녀가 학교 친구들과 의견대립이 많고, 크고 작은 또래 관계 내에서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으로, 진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모래놀이치료, 미술치료를 받고 있다. 연구참여자는 주부이다.

3) 연구참여자 3

연구참여자는 4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이집 주방에서 조리사, 차량 운행을 맡고 있다. 2남 2녀를 두고 있다. 막내인 ADHD 자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몸 싸움을 할 정도로 반항적인 행동과 학급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으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병원 상담을 권유받았고, 당시 ADHD 진단을 받았다. 같은 반 친구들과 다투는 일은 다반사고, 남의 집 창문이나 물건도 여러 번 망가뜨려 뒷감당을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 형제자매들과도 항상 큰소리가 나고 다투는 일이 잦아서 집안이 늘 전쟁터 같았다. 집을 나설 때면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서 죽더라도 한날한시에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같이 ADHD 자녀와 함께 다녔다. 현재 ADHD 자녀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4) 연구참여자 4

2남 1녀 중 ADHD 자녀는 장남이다. ADHD 자녀가 미취학 시기부터 뭔가 부산하고, 다른 친구들과 부딪치는 일이 많아 소아정신과에 내원하여 ADHD 진단을 받았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처음엔 아이로 인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창밖을 멍하니 보기도 하고, 아이랑 함께 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현재는 초등 5학년이다. 연구참여자는 주부이다.

5) 연구참여자 5

아들 3형제를 키우고 있다. 세 아들 모두 ADHD 진단을 받았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장남은 초등 1학년 때, 현재 초등 4학년인 둘째는 7세에, 초등 2학년인 막내아들도 7세에 각각 ADHD 진단을 받았다. 진단을 받은 세 자녀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뛰고 서로 다투는 일이 일상이었다. 이러한 세 자녀와 함께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이 감당하기 힘들어 공휴일에는 큰아이는 집에 두고, 아래 두 아이만 데리고 실내놀이터, 야외 놀이터를 갔다. 몇 년 전 남편과 이혼했으나 남편이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가끔 집에 들른다. 연구참여자는 주부이다.

6) 연구참여자 6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고, 세 자녀 모두 ADHD 진단을 받았다. 첫째는 초등 1학년 2학기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ADHD 진단을 받았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교사들이 아이를 다루기가 너무 힘들다는 호소를 많이 들은 터라 이미 큰아이에게 문제가 있음을 예견한 상태였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이다. 둘째는 첫째처럼 부산하지는 않지만 집중을 못 하고 질문을 반복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병원을 내원하였고, ADHD 진단을 받았다. 당시 둘째 나이 7세였다. 현재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셋째는 딸인데 첫째 아들처럼 산만하고, 지나치게 활동적이고, 말을 함부로 하는등 공격성이 강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내원하였고, 막내 역시 ADHD로 진단을 받았다. 당시 막내의 나이가 7세였고, 현재는 초등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남편의 외도로 3년 전 이혼했고, 현재 간호조무사로 재직 중이다.

7) 연구참여자 7

ADHD 자녀가 유아기부터 장난감을 부수고, 던지고 책장을 엎는 등 과격한 행동을 자주 하여 뭔가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5∼6세가 되어도 교육을 받는 장소에서 소리를 지르고 친구들과 다투고 물건을 마구 다루는 등의 과잉행동을 보였다. ADHD 자녀를 두고 있는 지인의 권유로 ADHD 진단을 받았다. 당시 7세였고,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이다. ADHD 자녀가 친구들에게 욕하며 다투는 일이 많아 여기저기 한참 항의 전화를 받을 때는 ‘에이 그냥 죽어버리자’ 라는 생각도 했었다. 남편과는 5년 전 이혼했지만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현재 문화센터에서 스포츠댄스 파트타임 강사로 일하고 있다.

8) 연구참여자 8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 하고, 산만하고, 친구들과 자주 다툰다는 이유로 학교에 자주 불려가게 되었다. 당시 선생님의 권유로 병원에 내원하여 ADHD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매번 아이와 싸우면서 지내야 하는 현실에 지쳐 ‘아이를 죽이고 나도 함께 떠날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실제로 자는 아이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키고자 시도한 적이 있다. 남편과는 이혼한 상태이지만, 남편이 일이 없는 기간에는 집에 들어와 지낸다.

9) 연구참여자 9

유치원 학예회에 참여했다가 ADHD 자녀가 무대에서 뛰어다니고, 친구들 괴롭히고, 담당 교사자 자녀를 잡으러 다니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연구참여자의 친한 친구의 아들이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하고 있던 터라 자신과 유사한 경험이 있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 병원에 내원하여 ADHD 진단을 받았다. 당시 7세였고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다. 두 아들을 키우고 있고, 8년 전 남편과는 이혼했다. ADHD 자녀 4학년 때 같은 학교 친구와 심하게 몸 싸움을 하여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고, 아이의 미래가 망가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 측에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던 적이 있다. 현재 연구참여자는 식당을 보조 운영하고 있다.

10) 연구참여자 10

결혼 전 아이를 가졌고 출산 후 아이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아 그 이후로 헤어져 미혼모로 지내고 있다. 주위에서 자녀를 보고‘산만한 것 같다’, ‘조금 이상한 것 같다’는 등의 말을 자주 들어 검사를 받았고, 당시 자녀 7세에 ADHD 진단을 받았다. 현재 자녀는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ADHD 자녀를 데리고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에 대한 버거움과 우울감으로 자녀와 함께 죽으려고 아이를 데리고 바닷가로 갔다. 당시 계획은 아이에게 약을 먹여 먼저 보내고, 자신은 술에 약을 타서 마시고 아이를 뒤따라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행을 하지는 못하고 한참을 울다가 되돌아왔다. 현재 연구참여자는 자활특례자로 작업장에서 포장일을 하고 있다.

11) 연구참여자 11

산후 우울증이 발병되어 만성 우울증이 되었다. 현재는 ‘정신력으로 버티자’라는 생각으로 우울증 약물복용을 중단했다. 자녀를 낳고 산후 우울증으로 인해 커튼을 닫고 집안에서만 지냈고,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녀와 도다녀왔냐는 인사만 건넨 체 거의 신경 쓰지 못하고 키웠다. 아이는 늘 혼자 어두운 방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뒹굴며 지냈고, 심심하면 혼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자녀 5∼6세 때 어린이집 담당 교사가 아이의 행동이 조금 이상하다며 심리검사에 대한 권유를 하여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당시 소아우울증과 ADHD 진단을 받았고,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는 지역사회복지관과 드림스타트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상담을 받고 있다. 연구참여자는 주부이다.

12) 연구참여자 12

ADHD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지 얼마 안되어 같은 반 친구를 때렸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소집되었다. 당시 교육청에서 상담과 교육을 받으라는 지시에 따라 심리검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ADHD 진단을 받았다. ADHD 자녀가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고, 노래를 부르고, 장난을 치고, 심지어 수업 중 교사의 허락 없이 교실 밖으로 나가 들어오지 않아 아이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학교나 학원에서 또래들과 다투고 과격하게 행동하는 일이 많아, 같은 반, 같은 학원의 학부모들에게 불만을 사는 일이 잦았다. 현재 ADHD 자녀는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3. 연구의 엄격성과 윤리적 고려

질적 연구는 연구자의 편견이 연구결과 및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질적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삼각검증법(triangulation)을 사용하였다. 삼각검증법이란 연구참여자들의 실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분석방법으로서 연구의 타당성을 강력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44]. 여러 가지 삼각측정법 중 본 연구에서는 자료 삼각측정과 질적연구의 경험이 다수인 연구자의 검토과정을 거쳐 연구해석에 대한 타당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자료 삼각측정을 위해 심층면담(in-depth interview), 관찰(obervation), 연구참여자의 기록(recording)과 각종 정보를 수집하였다. 심층면담은 각각의 연구참여자와 가장 짧게는 2 시간, 길게는 2시간 30분가량의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관찰은 심층면접한 연구대상자들과 일주일에 두 번, 총 8번의 부모모임을 통해 이루어졌다. 부모모임 중 마지막 회기는 총 6명의 ADHD 자녀를 포함한 전 가족원이 모이는 가족모임을 실시하였고 정확한 관찰을 위해 두 가족씩 모임을 따로 가졌다. 이러한 부모모임 및 가족 모임에서의 관찰을 통해 분석하는 과정을 명료하게 할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의 글, 연구참여자 가족 및 ADHD 자녀의 글, 편지 등 기록과 각종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분석하는 과정에서 심층 면담내용을 대조하여 의미의 일치성을 확인하는데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과제관리번호-1040395-201808-20) 심의를 거쳐 수행되었다. 다음은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를 고려한 사항이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심층면접 전에 연구의 목적과 연구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참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면접을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수집된 자료는 익명성 및 비밀이 보장될 것이며 연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 임을 명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참여 동의서를 작성하였고, 면담내용의 녹음과 필사는 연구참여자의 동의 아래 이루어졌다.

IV. 분석결과

본 연구는 일반적 질적 연구방법을 통하여 ADHD 진단을 받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족이 ADHD 자녀와 함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주변환경과 관계 안에서 어떻게 가족의 탄력성이 이끌어지는가에 대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ADHD 자녀를 둔 가족의 경험을 통해 총 2개의 범주와 6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범주는 크게 ‘인적자원의 지지체계’, ‘가족의 이해와 도움’으로 분석되었다. 자료에서 도출된 분석 결과를 요약 정리하면 아래 [표 2]와 같다.

표 2.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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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범주인 ‘인적자원의 지지체계’에서는 ADHD 자녀를 키우는 데 힘이 되어주는 지지체계들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인적자원의 지지체계는 ADHD 자녀의 가장 가까운 환경에서 오는 자녀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통해 차츰 형성되어가고 있었다. 두 번째 범주인 ‘가족의 도움과 지지’에서는 ADHD 자녀를 양육하는데 가까운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연구참여자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 이미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ADHD 자녀와의 도전적인 삶을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이해와 도움을 받으며 힘을 얻는다. 연구참여자들은 ADHD 자녀와의 결코 녹록하지 않은 세상살이를 ‘그때는 그렇게 힘들었었다’라고 과거형으로 풀어내었다. 그리고 긍정적 변화의 과정에 있는 자신과 자녀를 발견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였다.

1. 인적자원의 지지체계

학교생활은 아이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학교에 가기 시작한 날로부터 ‘무사히’ 졸업하는 그 날까지 부모도 마음으로 학교에 다닌다. 부모는 집안에서도, 직장에서도 학교 생활하는 아이가 눈에 밟힌다. 집에서 힘들게 하는 아이가 학교에서는 교사를 얼마나 힘들게 할까, 그래서 눈 밖에 날까 봐, 또래들로부터 소외될까 하는 것이 부모의 반복되는 걱정거리이다.

1) 담임교사의 이해와 지원

학령기인 ADHD 자녀들이 하루의 절반을 학교에서 보내는 만큼, 부모들은 학교 담임교사에 대한 관심이 크다. 모든 학부모가 같은 마음이겠지만 다소 별나고도 독특한 면이 있는 ADHD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담임교사에 대한 관심이 일반 학부모보다 훨씬 더 크다. 특히나 매 학기 초 자녀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되면서 ADHD 자녀의 학부모는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다. 담임교사가 어떤 분이실까, 우리 아이의 특성을 고려한 지도를 해 주실 수 있을까 노심초사한다. 그러나 다행히 학년 초 ‘잘 만난’ 좋은 담임교사는 무거웠던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 놓을 수 있게 한다. 부모에게 있어 ADHD 자녀의 특성을 고려한 담임교사의 학습지도와 배려는 얼마나 큰 감사와 행운인지 모른다. 그렇게 ‘잘 만난’ 담임교사는 부모의 하루를, 일주일을 그리고 한 학년을 버티고 나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어준다. 담임교사들은 산만하고, 집중을 잘 못 하고, 자기통제력이 약한 우리 아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가만히 오래 앉아 있기 힘든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친구들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그룹을 선택해 활동하게 배려한다. 나서기를 잘하는 아이도, 까불까불한 아이도, 그 아이의 특성대로 찬찬히 그리고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급에서 또래들과 갈등이 잦은 우리 아이가 등교할 수 있도록 세세히 배려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학급에 ‘적응’해 나간다.

제가 어떻게 도움을 드리면 될까요 물어오시더라구요. 전화상담도 하고. 선생님이 그룹을 잘 만들어주시거나, 심부름을 시키거나. 제가 원하는 거였거든요. (참여자2)

애가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우리 아이 성향을 알아가지고 ○○이 수업에 참가하게 도와주시고, 애가 막까불까불해도 선생님이 자주 웃어주시고, 장난을 받아주셨나 봐요. (참여자3)

학교에서 걸려오는 전화마다 혹시 우리 아이가 무슨 일을 일으킨 건 아닌지 ‘뜨끔’하게 만든다. 그러나 목소리마저 상기되어 우리 아이의 ‘잘하고 있음’을 전해 주는 담임교사의 목소리에 안도감을 넘어 이제는 학교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두렵지만은 않다. ‘말썽장이’를 ‘통통 튀는 개성 있는 아이’, ‘성급한 아이’를 ‘열정적인 아이’로 ‘끼어드는 아이’를 ‘진취적인 아이’로 재명명해 주는 담임교사 덕분에 이번 학년만큼은 안심이 된다.

선생님이 흥분해서 전화하셨어요. 우리 애가 뭘 잘해서 다른 애들을 알려주고 있다는 거예요. 선생님께서 ‘또 다른 면이에요’, ‘○○이가 또 다른 면이 있어요’ 막 흥분하시면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참여자2)

말 많고, 탈 많은 우리 아이를 향한 교사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은 부모들을 울게 만든다. 너무 감격하게 만들고, 너무 감사하게 만들고 너무 행복하게 만든다. 부모들은 담임교사가 ‘받쳐 주니까’ 신기하리만큼 아이가 ‘좋아진다’고 느낀다. 담임교사의 ADHD 자녀에 대한 이해와 지지로 우리 아이가 무사히 한 학년을 마칠 때, 담임교사는 자녀의 은사이자, 나의 은인이 되다. 그야말로, 우리 아이의 학교 적응의 일등 공신이 되어준 담임교사는 부모에게 더할 나위 없는 ‘귀인’이 된다. 이렇게 ADHD 제자를 향한 교사의 따뜻한 관심과 협조는 자녀에게도, 부모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인적자원 체계가 된다. 그래서 학기가 끝나갈 무렵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될 즈음이면 부모들은 ‘우리 아이를 잘 이해해 줄’ 담임교사를 기대하며 가슴을 또다시 졸인다.

애가 4학년 때 그 1년이 너무 행복했어요. 애가 정체되어 있었는데 4학년 때 담임선생님 잘 만나면서 되게 좋아진 거예요. 너무 행복해 가지고, 제가 그 선생님을 붙들고 울었거든요. 제가 너무 감사해 가지구. (참여자1)

학교 선생님들이 특별히 이해해 주셔서 너무나 큰 도움을 받았어요. 담임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선물해 주신 양말이 있었는데, 그 양말이 다 닳아서 구멍이 났길래 버릴려고 했더니, 애가 그걸 꿰매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선생님이 얼마나 아이에게 잘해주셨으면 아이가 저렇게 행동을 할까 싶어 너무 감사했어요. (참여자4)

2) 학원교사의 이해와 지원

학령기 아동들이 학교 교육 외에 방과 후 활동을 하는 것처럼, 우리, ADHD가 있는 자녀들도 학원에 다닌다. 특히 에너지가 많고 활동량이 너무 많은 ADHD 자녀들을 위해 부모들은 건전한 방식으로서의 에너지 발산을 기대하며 태권도, 합기도 등의 학원 등을 선택한다. 학교처럼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하는 곳, 그곳에 가면 관장님을 만난다. 관장님은 수년간 우리 아이를 지켜봐 주신 분이다. 산만한 것도 알고, 잘 기다리지 못하는 것도 알고, 고집불통인 것도 잘 안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는 관장님께 보내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부모님은 더 좋다. 가끔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조급함을 가라앉혀주기도 한다. 그래서 담임교사에게 느끼는 감사함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감사함을 갖는다.

관장님을 너무 잘 따라요. 관장님이 집까지 찾아와서 책임감 있게 해야 할 일은 하게 해야 한다고 애를 데리고 가시는 그런 분이에요. 관장님 덕분에 지금은 우리 애가 생각지 않게 많이 컸죠. (참여자3)

애가 틱을 하는데 진짜 미치겠더라구요. 태권도 도장 관장님은 지금까지 우리 애를 매일 4년을 보셨거든요. 저보다 더 관찰을 잘하시니까. 관장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애가 안 보이는 데서는 더 잘하고 있으니까 그런 거 무시하시라고.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지나가라고. 신경 안 쓰면 서서히 안 보인다고. (참여자11)

집단의 규칙을 잘 지켜야 하는 학교생활과 마찬가지로 학원에서도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에서 또래들과의 갈등이 여전히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 비하여 학원은 부모에게 있어서 덜 긴장되는 곳이다. 아이를 보내고 안 보내고의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학원 역시 아이의 적응 여부에 따라 아이를 등록시켜 줄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이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서 잘 적응하기를, 학원 원장님의 눈 밖에 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다행히 학원 원장님의 우리 아이들에 대한특징을 잘 이해하고 받아 주기만 하면 그곳은 부모에게 있어 안심되는 곳이고, 좋은 학원이 된다. 부모에게는 ‘아이들을 이해해 주는’ 학원이 우선이다.

저희 큰애 5살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학원에 다녀요. 다른 곳으로 바꿀 수 없었던 게 다른 곳 옮기면 적응하기도 힘들구, 또 기왕이면 우리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특징이 있으니까 같은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 특징 잘 이해해 주시고 받아 주시는 게 좋으니까. (참여자6)

3) 아동지원기관 담당자의 지지

우리 아이의 치료와 변화를 목표로 상담실과 센터를 이용한다. ADHD 자녀를 둔 부모라면, 그리고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목적으로 아동지원기관을 이용하는 부모라면 대부분 느끼는 바가 있다. 아동지원기관 담당자들은 친절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기꺼이 부모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 자녀 양육의 따뜻한 파트너가 되어준다.

아동지원기관 담당자들은 지친 부모를 다독인다. 그리고 그들의 격려와 지지는 성급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게도 정신을 바짝 나게도 한다. 마치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처럼 달리는 동안 숨을 고를 시간과,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런닝 페이스를 조절해 주며 우리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긴 여정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달려준다. 이들은 아이의 정체와 변화, 성장뿐만 아니라 부모의 성장과 변화도 알아봐 준다. 자녀만이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대상이자 믿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다.

어떤 상담사께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라고. 그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조금씩 달라지더라구요. (참여자4)

이번에 센터에 가니까 너무 힘들면 다시 연락을 달라구 하시면서 아이가 좋아져서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지금은 ○○ 치료가 필요 없을 것 같다구. 엄마가 편해지니까 아이도 좋아지는 것 같다구. (참여자7)

2. 가족의 이해와 도움

1) 가족의 지지

아이를 양육하는데 따르는 부모의 고충을 가장 잘 가까이에서 이해해 주는 사람들,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우리 아이를 이해해 주는 이들이 바로 가족이다. 사랑스러운 눈길 한 번 이라도 더 필요한 우리 아이에게 진정으로 웃어주고, 다독여 주고, 칭찬해 주는 가족들. 이들이 있기에 버틸만하다. 나약해지는 ADHD 자녀의 부모를 격려하고, 부모를 대신하여 ADHD 자녀를 손수 돌봐 주기도 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게다가 아주 사소한 것까지 다 털어내도 받아 줄 대상이 되어주고, 비판과 평가 없이 묵묵히 들어주니 가족은 온전히 내 편이 되어준다. 이러한 가족이 있기에 숨통이 트인다.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없었다면 잘 못 버티어 냈을지도 모른다. 함께 웃으며 기뻐해 주고, 감사하고, 그리고 안타까워하며 곁에서 울어준 가족이 있기에 지금까지 잘살아왔다. 그래서 가족은 생각만 해도 고마운 존재이다.

형부들도 언니들도 저희 같은 애들 키우기 힘든 걸 아니, 제 고충을 아니까 다 이해해 주고 위로해줘요. 애가 상장 하나 받아 가도 엄청 좋아하고 축하해 주고. 가족이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꺼에요. (참여자2)

ADHD 부모들은 일반 부모보다 이중, 삼중고를 겪는다.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혹시나 무슨 일을 벌인 건 아닌지 마음을 놓기가 어렵다. 방과 후 아이가 하교하면 부모는 더 바빠진다. 일반 아이들처럼 학원도 보내야 하지만, 치료의 도움을 받기 위해 상담센터도 가야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병원도 가야 한다. 그래서 ADHD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분주하고, 실제로도 바쁘다. 하지만 힘겨워도 버틸 수 있게 하는 건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해 주고, 도움을 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유길준[46]의 연구와 같은 결과로 가족 중심의 가치관과 더불어 혈연중심의 이해와 도움은 또 다른 가족의 동력이 된다.

이종사촌 언니가 가까이에 살아서 도와주니까 괜찮은 거예요.○○이가 프로그램 관련된 교육 받으러 갈 때 데리고 가고, 데리고 오고. (참여자10)

2) 부모의 변화와 기대되는 미래

성장과 변화는 아이들만 나타내는 게 아니다. 부모 또한 뼈아픈 경험을 통해서 상처를 받고 아물고를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되어간다. ADHD 자녀들은 그들이 나타내는 특징적인 것들인 부주의, 산만함, 과잉행동으로 인해 학교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래들과 자주 다툼이 일어나고, 산만함으로 인해 수업 분위기를 흐리고, 차례와 규칙을 지키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 시기에 나타낼 수 있는 사회성이 결여되 어원만 한 또래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다 보니 같은 반 학부모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기도 하고, 동네 놀이터에서의 또래들과의 갈등은 어른들 간의 갈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이런 아이를 위한 부모의 최선의 노력은 자녀치료를 위한 병원 내원, 치료센터방문, 학교 및 다양한 지역사회의 상담기관 방문 등 다양한 기관을 방문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부모들을 깨지고, 다치고, 상처받고, 치유되면서 탄력성인 회복력을 기르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양경애 외[47] 의 연구와 같은 결과로서 ADHD 아동의 부모들은 현실을 인정하면서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어느새 부모는 ADHD 자녀로만 향하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아본다. 그리고 자녀만큼이나 크게 성장한 부모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없었다면 세상을 보는 관점은 아주 편협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동고동락한 경험이 세상을 보는 부모의 마음을 갈아 엎어놓았다.

ADHD 자녀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못해본 경험을 많이 해 본 거잖아요. 가족상담을 통해서 자녀들끼리도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 아이를 통해서, 씨를 뿌리기 위해서 밭을 갈아엎는 것처럼, 제 마음도 다 갈아엎는 과정을 겪었다고나 해야 할까요. (참여자4)

우리 아이가 ADHD 이지만 작년 부터인가 저를 바꾸기 시작 하더라구요. 이 아이가 바뀌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제가 조금 노력을 했더니 마음이 바뀌더라구요. 긍정적으로. 좀 긍정적이 되니까 미움이 없어졌어요. 많이. 남을 탓 하거나 그런 것도 없고. 부모잖아요. 엄마잖아요. 그렇게 우리 아이가 저를 많이 변화시켜요. 애가 노력을 하게 하고. 그 점을 좀 뒤늦게 깨달았죠. (참여자11)

단점만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톡톡 튀는’ 아이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가려 우리 아이가 애초에 가지고 있었던 그 활발하고 적극적인 열정을 보지 못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손재주가 있어서 만들기를 잘하고, 운동신경이 뛰어나다 라는 것들을 뒤늦게 서야 발견하게 된다. 남다른 창의력이 있고, 복잡한 퍼즐도 척척 잘 맞춘다. 그동안 우리 아이가 부분적 집중력은 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왔다.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일반적인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렇게 흐릿했던 자녀의 장점이 서서히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ADHD 자녀들이 나타내는 두각은 일반 부모가 갖는 자녀에 대한 자부심과는 조금 다르다. ADHD 자녀를 둔 부모의 ADHD 자녀의 장점은 아이와 살아가면서 얻은 피로감을 에너지로 변환시켜준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작은 장점도 미래가 되고 희망이 된다.

아이가 손재주가 있어요. 폐품 같은 거 잔뜩 모아 서방에다 넣어주면 애가 뭘 만들어요. 그런데 되게 잘 만들어요. 창의적으로. (참여자6)

우리 애가 운동신경이 되게 괜찮은 것 같더라구요. 국기원에 갔는데 애가 너무 잘하는 거예요. 하는 거 보고 다들 난리가 났어요. 잘한다고. 그래서 선수단에 뽑혔어요. 애가 승부욕이 엄청 있대요. (참여자9)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자녀들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동안 ADHD 자녀로 인해서 겪었던 수많은 눈물과 고통이 미래 진주가 될 것을 확신한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은 자녀들의 성장을 보면서, 고통스럽게만 느껴졌던 아이의 부적응 행동들이 자리잡혀가면서 내일이 더 빨리 와주기를 바래본다. 부모들은 ADHD 자녀가 지금보다 더 좋아지고 성장하고 변화되리라는 확신으로 희망을 갖는다. 아주 조금만 지금처럼 유연하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미래는 낙관적이다. 지금까지 그 많은 갈등 상황들과 마주치고 해결하기를 반복해오면서 지금까지의 고통스러운 이 과정은 아이가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래의 부모와 자녀는 과거에는 ‘그랬었는데.....’라며 미소지을 날이 올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ADHD 자녀의 부모는 희망적이다.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다 보니까 저의 아이한테 욕심을 내지는 않아요. 우리가 노력을 하니까 아이가 변화되고. 앞으로 중학생이 되고 더 시간이 좀 지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그만큼 제가 노력을 많이 해야겠죠. 제 생각에는 우리 아이가 분명히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참여자11)

우리 아이의 미래가 너무 기대돼요. 처음엔 정말 너무 힘들었지만, 아이가 다 자라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아이가 다 자라서 어렸을 때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까 하면서요. (참여자4)

3) ADHD 자녀의 성장과 변화

ADHD 자녀의 강한 충동성과 낮은 자기통제력은 부모가 감당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이다. 충동성이 강하고 화를 잘 참지 못하여, 아이가 격렬한 ‘분노’를 나타낼 때 부모는 너무나 힘겹다. 하지만 ‘분노’, ‘낮은 자기통제력’ 그런 감당하기 힘들었던 아이 행동의 조절력이 생겨감을 감지한다. 큰 문제라고 여겨졌던 아이의 행동들이 점차 그 강력함을 잃어갈 때 부모의 마음은 더없이 행복하고 기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하고는 정말 많이 달라졌죠. 그때는 자기통제? 그때는 통제가 안됐죠. 이제는 통제력도 생기고. 분노조절도 안 되었는데 이제는 좀 통제가 되나 봐요. (참여자6)

‘좋아지고 있는 아이’, ‘나아지고 있는 아이’. 부모에게 이보다 더 희망적인 메시지는 없다. 아이가 학교에서 또래들과 다투고 난 뒤 뒷일을 수습하러 다니느라 여념이 없었던 그때가 있었다. 툭하면 여기저기 아이에 대한 불만의 전화가 걸려와 전화벨만 울려도 가슴이 두근거리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은 아주 뜸하다. 그래서 현재가 감사하다. 그냥 아주 평범한 부모의 하루, 일반 부모의 하루를 보내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성장과 변화는 가만히 앉아 기다려서 얻은 결과는 아니다.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어진 결과이다. 아이의 산만하고 드러난 행동은 매번 부모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고, 아이의 부적응에서 오는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난감하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마다 부모는 아이의 손을 더욱 꼭 붙들고 천천히 노력하고 나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 과정 중에 ADHD 자녀가 성장과 함께 변화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차츰 차츰 좋아지는거 보니까 저도 이제 좀 마음이 안심이 되고 그런거죠. 이제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배려심이 있고 그런가 봐요. 친구들하고 싸우지도 않고. 우선적으로 학교에서 전화가 안 오니까 너무 좋아요. (참여자3)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ADHD 진단을 받은 아동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ADHD 자녀를 양육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위기를 경험하면서도 어떤 요인들을 통해 가족이 적응하는가에 대한 경험의 의미를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논의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지원체계의 강화로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 담임교사와의 협조 지지체계의 구축이다. 분석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학령기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은 ADHD 자녀들이 일상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생활하고, 그런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총 책임지고 지도하는 교사에 따라 아이의 증상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자녀의 삶의 질이 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또한 부모들은 담임교사의 능력과 재량에 따라 ADHD 자녀의 또래 관계, 증상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음에 기초하여 초등학교 매 학기 ADHD 학생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히 지도할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담임이 되어주기를 학수고대한다. 따라서 ADHD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와 교사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위한 제도와 교육이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새 학기 전에 ‘부모 교사 협조 지원 제도’를 도입하여 부모와 교사가 ADHD 자녀의 지도방법에 대해 일정 시간 ADHD 전문가에게 코칭및 지도를 받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령기에 가장 흔히 나타낼 수 있는 ADHD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집중적으로 이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 초등학교에서는 ADHD 학생을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ADHD 학습자를 위한 교수학습개선’ 교육과정을 초등교사의 필수교육으로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다.

둘째, ADHD 자녀를 둔 가족이 상호교류하여 가족의 적응력과 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이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자녀에 대한 긍정적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는 데 영향을 준 요인으로서 자녀의 장점을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ADHD 자녀를 바라보는 긍정적 관점이 부각되는 내용이 포함된 ‘가족탄력성 강화’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적용되도록 권장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실천현장인 사회복지관과 같은 기관에서 실시하여 ADHD 자녀와 부모가 부담 없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ADHD 자녀를 둔 부모의 인적 자원체계의 확장을 위해 자조모임을 구성하는 것이다. 연구분석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학교 담임교사, 학원교사, 아동지원기관의 담당자, 가족의 이해와 지지를 통해 탄력적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잘 이해하고, 서로에게 지지가 되고 힘을 줄 수 있는지지체계의 확립이 우선시 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두 번째 제언과 연결하여, ADHD 자녀와 부모의 ‘가족 탄력성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가로 결성된 부모집단을 활용하여 지지집단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지역사회의 지역사회복지관의 담당자가 공개적으로 ‘ADHD 부모 자조집단’을 모집하고 지원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ADHD 부모들의 자조모임은 자신들의 문제가 주변 사람들도 함께 경험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유사한 경험을 하는 부모 집단과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부모의 긍정적 양육의 의지를 강화하고, 다양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인적자원의 체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결론을 종합하여 볼 때 ADHD 아동의 가족은 인적 지지체계인 ADHD 자녀를 교육, 지도, 상담하는 교사의 이해와 지지, 가족의 도움과 이해를 통해 가족 탄력성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ADHD 아동에 대한 주변의 사려 깊은 이해와 지지로부터 ADHD 가족의 가족탄력성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ADHD 자녀의 아동기 이후의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즉, ADHD 자녀 이후의 청소년기 ADHD 자녀를 케어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족의 적응과정이 어떻게 변화되고 강화되는가를 다룰 필요가 있겠다.

둘째, 본 연구의 정보제공자가 12명에 불과하므로 연구 결과를 모든 ADHD 아동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경험으로 확대 적용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ADHD 자녀를 둔 가족에게 다양한 경험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소수의 ADHD 아동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질적 연구의 한계점을 갖음으로써 모든 ADHD 아동기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의 인식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양적 연구를 통한 보편적 인식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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