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 QR코드

DOI QR Code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의 기능분석:영화 <체실비치에서>를 중심으로

Functional Analysis of Classical Music in Film: Focused on

  • 강은수 (단국대학교 음악학부 작곡전공) ;
  • 안수환 (단국대학교 음악학부 작곡전공)
  • 투고 : 2022.02.03
  • 심사 : 2022.03.18
  • 발행 : 2022.03.28

초록

이 논문은 도미니크 쿠크(Dominic Cooke)감독의 영화 <체실비치에서>(On Chesil Beach, 2017)의 줄거리와 클래식 음악과 영화의 의미연합 관계를 탐구하는 것으로, 내러티브에 의한 정보가 클래식 음악이 지닌 정보와 어떻게 연합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베쉬위너(David Bashwiner)가 분석한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 2010)의 마지막 장면과 베토벤 심포니의 음량 및 기악법 변화와의 관계, 그리고 안수환이 분석한 <그린 북>(Green Book, 2018)의 호텔 대화 장면과 드뷔시의 아라베스크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의한 의미 연합 연구를 방법론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악곡이 지닌 음악 외적인 정보를 통하여 어떻게 청각적 의미를 생성하는 지를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활용한 분석을 선행연구로 삼아 방법론으로 활용하였다. 영화 <체실비치에서>에는 모차르트의 K.593과 하이든의 Op.77 No.1, 그리고 슈베르트의 D. 810이 활용되었다. 본 연구는 <체실비치에서>에 나타난 모차르트, 하이든, 슈베르트의 곡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내면적 의도를 표현하기 위하여 악기 간의 관계, 음악적 정보와 음악외적 정보 등을 활용하였다. 이러한 클래식 음악의 정보들과 영화의 줄거리적 핵심 정보는 감상의 이해를 향상시키는 기능이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하여 알 수 있다.

This thesis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Dominic Cooke's film (2017) and classical music. To analyze the relationship, researchers applied precedent research to the study.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final scene of the movie King's Speech (2010) and the volume and instrumental changes of the Beethoven Symphony is analyzed by David Bashwiner, and Soohwan Ahn analyzed semantic association between the hotel conversation scene in a and Debussy's Arabesque. In addition, the study of application of Schumann's Träumerei to films was used as a methodology to find out how extra-musical information build meaningful sonority. Mozart's K.593, Haydn's Op.77 No.1, and Schubert's D.810 were used in the movie . This study analyzed the functions of Mozart, Haydn, and Schubert's music in . In order to expres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haracters and their inner intentions, this film utilized the relationship between instruments, musical information and non-musical information of the pieces. Through this study, it is analyzed that the information of classical music functions and the core information of the plot of the movie combine together to improve the understanding of narrative.

키워드

I. 서론

음악은 영화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끊임없는 연관성을 형성해왔다. 무성영화 시대를 지나면서 영화의 부분적인 음향효과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개에 맞는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었으며 대중음악, 민요, 가요 등과 더불어 클래식 음악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1910년 제작된 에디슨(Edison)영화사의 영화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은 작곡가 베버(Car Maria von Weber, 1786~1826) 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의 주제 선율을 활용하였으며[1], 작곡가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의 총체예술(Gesamtkunstwerk)은 동시대의 평론가들이 20세기의 유일한 새로운 예술 형태인 영화와 영화가 가진 시각, 문학 및 청각적 요소의 독특한 공생이 필연적 유사성이 존재함을 지적하였다[2]. 이후 영화음악은 그 영화를 위한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방식이 활발하게 발전하였지만 최근에도 영화에 대한 클래식 음악의 활용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영화와 음악의 관계에 대한 연구 분야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영화음악학자 고브만(Claudia Gorbman)은 ‘궁극적으로 음악과 영화의 상호관계에 대한 의미를 형성하는 것은 영화의 줄거리다’라고 주장한다[3]. 샤타(Juan Chattah)는 클래식 음악과 같이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음악의 경우 영화와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하여 음악에 활용되고 있음’을 그의 연구를 통하여 분석하였다[4].

영화 <체실비치에서 (On Chesil Beach)>에는 유년 시절 부친의 학대로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여주인공과 그녀를 둘러 싼 두 남자와의 내적 갈등, 그로인한 미묘한 삼각관계가 내러티브의 중심에 있다.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의 현악 중주곡은 이러한 영화 주인공들의 내면과 그들의 관계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영화의 원작 소설가인 맥콴(Ian McEwan) 에의하여 언급된 위의 곡들은 영화의 주인공과 줄거리를 구상하는데 첫단계에서부터 작품의 영향을 준 곡으로 꼽히고 있다[5].

본 연구에서는 영화 <체실비치에서>의 줄거리에 나타난 이들의 관계가 각 곡에 나타난 악기의 편성, 선율의 흐름 그리고 음악 자체가 지니는 음악외적 정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제시하였다.

II. 클래식 음악과 영화음악의 분석예시

본 챕터에서는 <체실비치에서>의 연구에 선행하여세 가지 연구 사례를 제시한 이후 영화 <체실비치에서> 활용된 클래식 음악과 영화의 의미연합 분석에 접근하려 한다.

첫 번째 연구 사례는 영화 <그린북>에 나타난 드뷔시 (Claude Debussy)의 아라베스크(Arabesque)와 등장인물의 내적 갈등이 청각적으로 영상을 어떻게 보조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두 번째 연구 사례는 영화 <킹스 스피치>에 활용된 베토벤 심포니의 기악 편성 방법 등을 통하여 어떻게 영화와 의미연합을 이루어 나가는지 분석한 것이다[6]. 세 번째 연구 사례는 슈만 (Robert Schumann)의 피아노곡 ‘트로이메라이’(Träumerei) 가 지닌 음악 외적인 정보를 활용하여 영화에 대입한 경우를 연구한 것이다.

1. 선율과 화성에 의한 연합: <그린북>

1.1 영화의 내용

<그린북>은 1960년대 흑백 간의 갈등에 대한 주제를 중심으로, 입담이 좋은 로드매니저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役)와 흑인 연주가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役) 의우정을 그린 영화다. 그린북(Green Book)이란 남부를 여행하는 흑인이 백인과 같은 호텔을 이용할 수 없어 흑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업소를 따로 표시해 놓은 책이다. 돈 셜리는 흑인에 대한 적대감이 만연했던 남부지역으로의 연주 여행을 통하여 갈등을 줄이려 노력하고 이때 추천받은 로드매니저가 토니 발레롱가이다. 그린북을 손에 들고 돈과 토니가 흑백에 대한 갈등을 여행으로 해소해 나간다는 내용이 이 영화의 주요 맥락이다.

1.2 영화에서 조성변화의 기능

영화 <그린북>(Green Book, 2018)에는 조성의 변화를 통하여 영화의 대립적 요소를 재표현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활용하였다. 돈과 토니가 호텔 로비에 앉아 흑인 연주에 대한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깊이 대화하는 장면은 ‘아라베스크’의 보조를 받으며 진행된다. 인용작품인 ‘아라베스크’의 잦은 선법의 등장으로 조성 감을 탈피하는 진행을 취하고 있다. 이때 돈의 대사가 클래식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할 때는 아라베스크의 조성적인 부분의 보조를 받으며, 재즈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는 선법에 의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그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장면에서 토니는 ‘연주는 어디서 배웠어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디 1과 함께 시작된다. 돈의 첫 마디는 ‘내 어머니지요.’라는 대답과 함께 어머니가 음악을 가르쳐주었던 시절을 잠깐 떠올린다. 이때 음악은 E장조로 돈의 음악 세계에 대한 출발점을 그려낸다. 마디 6-12는 반복되는 음형과 돈의 반복되는 억양이 미묘한 운율을 만들어낸다[7]. 이 부분은 E를 중심으로 하는 조성이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되면서 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마디 1-6으로부터 이어지며 보조하고 있다.

악보 1. ‘아라베스크’ 마디 1~6

악보 2. ‘아라베스크’ 마디 6~12

마디 13에서부터는 A이 사용되어 리디아 선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리디아 선율의 보조를 받는 이 부분은 그가 지인의 도움으로 레닌그라드의 학교에 입학했고, 그 학교에 처음 입학한 흑인(First Negro)이라는 표현을 쓰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복선을 대화 중에 등장시키고 있다. 조성 멜로디 라인에 대한 선법적인 대립적 표현이 처음 등장하는 부분이다. 마디 17은 돈이 공부했던 음악은 사실 클래식 음악이고. 브람스, 리스트, 베토벤, 쇼팽의 이름을 차례로 열거하며 클래식으로 분류될 수 있는 대사들을 보조하고 있다. 이때 음악은 A이다시 A 로 돌아오면서 조성음악으로 복귀하고 있으며, 이 복귀는 재차 클래식 음악이자 돈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It's all I ever wanted to play)을 재표현하고 있다[8].

악보 3. ‘아라베스크’ 마디 13~16

악보 4. ‘아라베스크’ 마디 17~22

이어서 돈은 레코드 회사의 강권으로 클래식 연주가 아닌 대중음악(Popular Music)을 연주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마디 23에서부터 음악은 E장조 선율을 탈피하여 믹소리디아로 흘러나간다. D 은 E장조의 7음인 D을 벗어남으로써 믹소리디아를 강하게 이끌며 조성을 탈피하고 있다.

1.3 재즈가 사용된 의미

마디 26에서 나타난 IV7은 클래식 음악보다 재즈에서 더 빈번하게 사용되는 화성으로, 당시의 관객들이 흑인 클래식 연주자를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대사와 싱크로나이즈(Synchronized)되며 미묘한 연합을 이루고 있다.

악보 5. ‘아라베스크’ 마디 23~28

마디 29-38을 들으며 돈은 앞서 언급된 클래식 음악가들만 존경받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이어간다. 특히 마디 32에 나타난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된 연주가의 이름 ‘루빈스타인’은 ii7의 보조를 받으며 조성의 회복을 주도한다[9]. 조성 음악의 의미가 클래식을 표현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ii7은 V-I로 이어지며 아라베스크의 첫 번째 파트를 마무리 짓고 있는데, 이때 돈의 대사는 “루빈스타인은 (재즈 음악가들과는 달리) 위스키 잔을 피아노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지 않아.”이다. 이 장면은 완전한 조성 회복과 함께 돈 셜리가 가진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망이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악보 6. ‘아라베스크’ 마디 29~38

영화 <그린북>은 이처럼 흑인 연주가가 겪는 흑백 간의 갈등에서 비롯한 클래식과 재즈 연주에 대한 괴리와 그의 솔직한 클래식에 대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2. 음색(악기 편성)과 셈여림에 의한 연합: <킹스 스피치>

영화 <킹스 스피치>는 다른 측면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베토벤 심포니의 활용을 통하여 음악의 오케스트레이션과 다이내믹의 변화 그리고 일정한 리듬의 형태와 형식이 영화의 내러티브와 효율적인 연합을 이뤄내는 장면이 그것이다.

2.1 영화의 내용

‘킹스 스피치’의 줄거리는 영국의 왕 조지 6세가 말을 더듬어 연설할 때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극복해 나간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10]. 특히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조지 6세의 성공적인 연설은 베토벤 심포니 7번 2악장과 효과적인 연합을 이루고 있다. 베쉬위너(David Bashwiner)는 킹스 스피치의 마지막에 활용된 베토벤심포니와의 의미연합에 대하여 논한 바 있다. 배우 콜린 퍼스(Collin Perse, 조지 6세 役)의 연설과 베토벤의 음악은 점점 당당해지는 말투와 확장되는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크레센도 효과와 효율적인 연합을 이룬다. 이 연합은 위태로운 연설에서 위엄있는 왕의 연설로 발전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2.2 형식적 일치

베쉬위너는 베토벤의 음악이 복잡한 감정, 전쟁의 부담 그리고 연설의 성공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적 음색"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분석의 핵심은 곡에서 반복되는 리듬 요소와 크레셴도 되는 다이내믹(음량)이 점차 왕의 말더듬과 불안이 완화되는 것을 반영하는 동시에 조지 6세의 자신감 상승에 성공적으로 조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쉬위너는 <킹스 스피치>에서 첫 번째 변주(Variation)가 두 번 반복되는 것을 주목하였다. 불과 24단어를 뒷받침하는 첫 번째 연주와 달리 두 번째 연주는 67단어를 포함하여 말을 더듬는 현상을 극복해 나가고 있음을 연설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부분을 조명하여 강조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10].

그림 1. 베토벤, ≪7번 교향곡≫ 제2악장에 나타나는 음향 및 리듬 요소[11]

[그림 1]은 음악에서 변하지 않는 요소와 변하는 요소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요약한 그래프이다. 이 영화에서는 이 곡이 베토벤이 지시한 알레그레토(약 95 bpm)가 아닌 아다지오에 가까운 55 bpm으로 연주되었다.

2.3 셈여림, 음역, 오케스트레이션의 사용

셈여림, 음역, 오케스트레이션 등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셈여림은 거의 곡 마지막까지 크레셴도를 취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 곡은 베토벤의 원전 악보가 지시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크레셴도를 이루어낸다. 음역 역시 곡이 진행될수록 더 넓은 음역으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확장되고 있다. 중저음의 현악기들이 높은 음역을 연주하고, 목관과 금관, 팀파니가 가세함으로써 변화를 창출하였다[10]. 변화하는 음악적 요소들과 연합하는 것은 조지 6세의 연설이 자신감을 더해가는 것을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2.4 리듬 요소의 영화 내에서의 사용

장-단단, 장장(♩♫|♩♩) 리듬 형태는 마지막 4분음표가 쉼표로 대체되기도 하는 점을 감안 한다면 악곡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유지되고 있다. 또한, 이 곡의 나타나는 abb의 구성은 이 곡의 거시적 시점에서의 안정성을 완성하고 있다[11]. 이 장-단단, 장장(♩♫|♩♩) 리듬 형태의 반복과 일정한 형식적 요소는 곡 전체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왕의 연설과 연관성을 형성한다.

3. 음악 외적인 정보에 의한 연합: 트로이메라이

3.1 트로이메라이의 작곡 배경

“트로이메라이"는 쿠브릭(Kubrik)의 <2001:A Space> 에서 활용된 스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곡처럼 특정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은 아니다[11].

슈만이 “트로이메라이”를 작곡했던 시기는 그의 부인인 클라라 비크(Clara Wieck)와 약혼을 하였을 때였다. 클라라의 아버지는 둘의 사이를 반대했기 때문에[12]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이야기는 반대를 극복한 러브스토리의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또한 “트로이메라이”는당시 작곡된 곡 중 예술 음악 사이와 킷치(Kitch)의 중간적 속성을 담고 있어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점도 러브스토리의 상징성을 갖는데 일조했다[13]. 1817 년~1930년대에 존재하던 호프마이스터 악보 출판사 (Hofmeister's Handbuch)의 목록에 의하면 “트로이메라이”의 출판 횟수가 슈만의 다른 작품들보다 많다는 기록이 남아있다[14]. 이는 “트로이메라이”가 품고 있는 상징적 의미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음악의 측면에서 슈만의 음악은 무성영화를 위한 반주의 역사에서 다른 많은 19세기 작곡가들의 음악과 함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15].

3.2 트로이메라이의 영화에서의 위상

20세기 초의 영화음악에서 “트로이메라이”가 파토스와 낭만적인 장면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선택임은 다양한 영화들을 통하여 입증되었다. 영화음악 작곡에서 “트로이메라이”에 의한 관습의 출현은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표 1]에서 보이듯이 현재까지 영화에서 계속해서 활용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16].

표 1. 트로이메라이가 활용된 영화 목록[25]

CCTHCV_2022_v22n3_152_t0001.png 이미지

[표 1]은 음악학자 바르햄(Jeremy Barham)의 논문에서 발췌한 ‘트로이메라이’를 사용한 영화의 목록이다 [17]. 트로이메라이는 1935년부터 1948년 사이에 최소한 7편의 영화에 활용되었으며 애니메이션을 포함한다면 그 활용 빈도는 두 배 이상 올라간다.

7편의 영화 중에서 슈만의 전기를 다룬 <트로이메라이>Träumerei(1944)와 <사랑의 노래>(1947, Song of Love>)를 제외 하더라도 그 빈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위 웬투 컬리지>(We went to College, 1936)와 <아메리칸 섀드챈>(American Shadchen, 1940) 에서는대학 동창회, 결혼식 장면에서 낭만적 상징주의를 지닌 ‘트로이메라이’를 내재적 음악(영화 세계에 포함된 음악) 으로 활용하여 영화의 시퀀스와 연합시키고 있다[17]. 또한, 여러 면에서 사랑의 노래와 비슷한 이야기의 <브레이크 오브 하트(Break of Hearts(1935)>는 캐서린 햅번(Katharine Hepburn, 후일 다른 영화에서 클라라 역을 맡기도 함)이 고군분투하는 젊은 작곡가 이자 피아니스트로 등장하며 저명하지만 다소 호색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 반해 결혼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이 영화에서 ‘트로이메라이’의 사용은 단일 시퀀스의 음악에서 확장되어 영화에 잠재된 낭만적 의미를 이끌어내는 음악으로 활용된다[17]. 비스콘티(Visconti) 감독의 <루트비히>(Ludwig, 1972)는 작품의 다른 악장과 함께 영화 시작 부분 의 시퀀스에 ‘트로이메라이’를 배치하였다. 고민에 빠진 루트비히가 사랑에 빠진 사촌 시시와함께 눈 덮인 바이에른 공원을 밤에 걷고 있는 장면에서 ‘트로이메라이’는 사적인 대화가 시작될 때 끼어들 듯 시작된다[18]. 이처럼 음악 외적인 정보를 지는 음악은 영화에 내재되어 있는 줄거리를 상징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III. <체실비치에서>에 나타난 클래식 음악의 활용

영화 <체실비치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활용하여 줄거리 암시와 캐릭터간의 관계 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사용된 하이든의 현악 4중주와 모차르트의 현악 5중주 곡 그리고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은 악기의 구성과 조성 그리고 음악 외적인 정보를 활용하여 영화에 내재되어 있는 요소를 강화시키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지인 체실비치의 한 호텔에 도착한 남녀 주인공 플로렌스(시얼샤 로넌, Saoirse Ronan 役)와 에드워드(빌리 하울, Billy Howle 役)가 호텔 방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경험이 없는 신혼부부가 첫날밤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가진 신부와 역시 경험은 없지만 극도의 기대감으로 차있는 신랑과의 심리적인 갈등을 묘사하면서 두 사람의 과거를 묘사하는 시간과 공간적인 도약을 통한 두 사람의 가족관계와 서로 너무 다른 성장 배경을 보여주며 종국에 신혼부부는 결혼식을 올린 지 6시간 만에 파경을 맞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1. 모차르트의 현악 5중주를 중심으로

이 영화에서 모차르트의 곡이 활용되는 시퀀스는 세 장면이다. 이 장면들은 등장인물들의 감춰진 감정들과 그 관계에 대한 내면적 단서들을 함축하여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차르트의 5중주는 이 영화의 중심에 자리하며 내러티브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각 장면에서 나타난 각각의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 관계들이 음악적 요소들과 어떻게 직접적으로 연결을 그려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1 영화에서의 사용의미

영화에서 사용되는 Larghetto는 모차르트 K.593에서 제시부와 재현부에 각각 나타난다.

재현부 Larghetto의 처음 7마디는 이 악장의 주제를 제시한다. 이후 변형을 취하면서 다른 흐름을 연출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제시부 Larghetto의 마디 10 이후와 재현부 Larghetto의 마디 241 이후에 나타나는 리듬 꼴의 변화다. 제시부는 세 박자의 박동감(♩ ♩♩)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반면 재현부는 미묘한 틀어짐으로 인하여 두 박자 박동감( )을 형성하게 한다. 특히 두 박자 박동감의 형성은 첼로가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이때 연출되는 차이점은 첼로를 연주하는 찰스를 포함한 플로렌스 그리고 에드워드와의 삼각관계와 연합하여 효과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1.2. 첼리스트 찰스의 영화 내에서의 역할부각

재현부의 마디 241-249에서 제1 바이올린과 첼로는 두 박자 박동감에 맞추어 음악이 연주된다. 이때 영화 속 장면은 플로렌스가 4중주곡이 아닌 5중주곡을 에니스모어 팀에 강요하는 장면이다. 찰스는 반발하듯 변화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지만 이내 받아들이고 플로렌스의 말을 따라준다. 이러한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은 두 박자 박동감을 함께 만들어가는 제1 바이올린과 첼로의 협주와 효과적으로 연합한다. 한편, 제시부의 Larghetto가 사용되는 장면에서는 에드워드가 등장한다. 찰스는 에드워드가 누구냐며 플로렌스에게 묻지만 플로렌스는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이후 화면은 찰스의 시선으로 처리되는데, 찰스는 에드워드와 플로렌스의 모습을 번갈아 가며 쳐다본다. 이때 마디 15~18의 제1 바이올린은 세 박자의 박동 감(♩♩♩)을 확실하게 유지하지만 첼로는 두 박자 박동감을 유지하며 두 악기 간의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연주 흐름은 재현부에서는 두 박자 박동감을 취하는 연주와도 대립을 이룬다. 이렇게 발생한 바이올린과 첼로에 의한 부딪침은 플로렌스와 찰스의 상충된 감정 그리고 그 둘의 갈등과 효과적으로 연합하고 있다.

악보 7. 모차르트 K.593 마디 1-18

악보 8. 모차르트 K.593 마디233-251

제시부와 재현부 모두 첼로는 첫 부분과 두 번째 부분의 차이 없이 일정한 리듬 꼴을 유지하고 있다. 재현부에서는 오히려 제1 바이올린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의 리듬 꼴은 유지하며 성실히 반주의 기능을 수행한다 [19]. 이러한 첼로의 연주는 흔들림 없는 찰스의 애정과 제1 바이올린의 변화도 발맞추려는 첼로의 움직임이 찰스의 내면적 모습과 함께 효과적인 연합을 이루고 있다. 또한, 재현부의 Larghetto에서 마디 241의 첼로는 E로 시작되는 바로 앞 소절(마디 237)에 비하여 큰 도약을 만들어내며 C로 시작하는 반면, 제시부의 첼로는 D(마디1)-E(마디5)-F(마디9)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진행을 기반으로 연주를 하고 있다. 이러한 첼로와 제1 바이올린의 음역 거리는 재현부와 제시부에서 큰 차이점을 만들고 있는데, 영상에서 나타나는 찰스가 플로렌스와의 심적인 거리와 비례한다. 즉, 음여거리를 활용한 은유가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 장면에서 플로렌스에게다 가가고자 하는 들뜬 마음의 도약을 활용했다면 두 번째 장면은 에드워드의 존재로 인하여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거리감을 줄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음역의 거리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2. 하이든 4중주 Op.77 No.1의 활용

2.1 작품설명

이 곡은 하이든의 말년에 작곡된 곡으로 1799년 작곡되어 1802년에 완성되었다[20]. 음악학자 그레이브 (Floyed Grave)는 하이든의 Op.77을 분석하면서 조성의 근원, 주제의 구성, 모티브적 진행, 앙상블 연주, 수식적 전략 그리고 구성의 응집력과 같은 요소들을 통하여 사중주로 인하여 파생되는 음악적 대화를 분석하였다[21]. 그레이브는 ‘이 곡은 테마의 리듬과 선율의 요소가 단조롭고 확고하여 중심 테마의 지위를 확고하게 취하고 있으며, 제1 바이올린이 이 중심 테마를 초반에 연주한다’고 주장하였다[22].

이후 세 번째 프레이즈가 시작되는 마디 9-14부분에서 4분음표의 반복으로 타악기처럼 반주하던 첼로가 제2 바이올린, 비올라와 함께 제1 바이올린이 맡고 있던 주요 선율 파트를 침범하며 작은 충돌을 형성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23]. 다시 말해, 모차르트의 5중주 첼로의 협조적인 반주의 역할에 비하여 하이든의 저음역 악기에 속하는 첼로와 비올라는 순순히 반주역할을 수행해 주지 않는다.

2.2 영화에서의 사용

선율의 확고함은 플로렌스와 에드워드의 고집스러운 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처음 이 곡이 사용된 장면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서로 알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디 1-14가 연주되는 동안 에드워드는 자신이 역사학과 학생으로서 관심 있는 부분, 그리고 수석이 되었다는 점 등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음악은 제1 바이올린의 주도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마디 9에서부터 다른 악기들이 단순한 반주의 역할을 버리고 선율 라인을 침범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침범은 이후 첼로에서도 나타난다. 이때 에드워드와 플로렌스는 서로 대화를 하고 있지만 각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주제 삼으며 대화 주제를 서로에게 양보하지 않는다. 대화의 내용에 의한 미묘한 대립은 음악에서 각 악기가 서로 주제 선율을 차지하려는 경쟁적인 연주와 효과적인 연합을 이루며 영화의 시퀀스가 송출하려는 대립적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2.3 리듬의 변화와 그 역할

마디 14에서 이 곡의 주제가 다시 시작되는 부분에서 플로렌스는 자신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하고 있다. 그레이브는 마디 14에서부터는 마디 1의 시작 부분과 거의 유사한 시작을 취하며 처음 네 마디를 반복한 뒤, 셋잇단음표( )로 연결되어 있음을 짚어내며 그 차이점에 의한 변화를 언급하였다[24]. 그레이브는 이 셋잇단음표의 활용이 4분음표에 의하여 형성되는 일정한 박동감(♩♩♩♩)에 대하여 시간적인 방해로 인한 대조적인 요소로 구분하고 있다[25]. 여기서 음악은 셋잇단음표를 취하며 4분음표로 일정하게 유지해오던 박동감을 상쇄하였다. 이러한 상쇄는 플로렌스가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새롭게 시작한 화제로 인하여 에드워드가 말했던 내용들에 대한 전환을 효과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또한, 셋잇단음표에 의하여 형성된 박자는 8분음표에 의한 2분할 박동감을 떠올리며 모차르트 5중주에서 나타난 6/8박의 박동감( )과연 결성을 생성한다. 이 2분할 박동감은 모두 에드워드와 대립적인 모습을 보이는 플로렌스를 반주하는데 활용되며 통일성을 확보하고 있다. 즉, 그 두 사람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지만 대화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배경음악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박자에 의한 대립적 요소로 표현하고 있다.

악보 9. 하이든 Op.77 No.2 마디 1-21

마디 19에서 시작되는 8분음표 이분할 박동감 ( )의 반주를 받으며 플로렌스는 미래에 자신이 현재 이끌고 있는 에니스모어 현악 4중주단 (Quintet)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 8분음표에 의한 2분할 박동감( )이 다시 한번 플로렌스의 정체성과 연합하는 구간이다. 반면, 첼로는 긴 온음표의 연속으로 선율적 움직임이 둔화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에드워드는 ‘퀸텟(Quintet)이 뭐야?’ 라는 질문을 하며 대화의 흐름을 끊고 있다. 플로렌스는 4중주단에 대하여 설명하고, 다시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지만 에드워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때 첼로는 4분음표에 의한 4분할 박동감(♩♩♩ ♩)을 취한 뒤 점 2분음표를 거쳐 결국 온음표에 이르는 리듬의 둔화와 동시에 음정 변화도 없는 상태에 이른다. 대화에서 에드워드가 점진적으로 플로렌스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여 사고가 정지해 가는 단계와 첼로의 리듬과 선율의 둔화는 활발하게 설명하는 플로렌스를 보조하는 제1 바이올린의 화려한 움직임과 확실한 대립을 연출하며 영화의 내러티브가 암시하고 있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송출하고 있다. 대화의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에드워드는 ‘성적이 뭐야?’라는 질문으로 다시 대화의 맥을 끊음과 동시에 화제를 전환한다. 이때 음악은 마디 28을 연주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이제 첼로가 주제선율을 완전히 복사하여 연주하고 있다.

2.4 대립을 암시

모차르트의 악곡은 4분음표에 의한 4분할 박동감(♩ ♩♩♩)과 8분 셋잇단음표에 의한 2분할 박동감( )의 대립 그리고 제1 바이올린과 첼로의 주제선율을 향한 경쟁적인 연주 흐름을 활용하여 플로렌스와 에드워드의 관계에 숨겨진 대립성을 대변하고 있다.

악보 10. 하이든 Op.77 No.2 마디 22-32

3. 슈베르트 현악 4중주 D.810의 활용

3.1 작품설명

‘죽음과 소녀’는 음악을 비롯하여 미술과 문학에서도 활용되는 소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26]. 그중 이 영화에 활용된 슈베르트의 D.810은 ‘죽음과 소녀’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죽음과 소녀’라는 제목은 시인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Matthias Claudis, 1740-1815)의 시를 인용하여 만들었으며, 슈베르트는 이 시를 활용하여 같은 제목의 가곡(D.531)을 작곡하였다. 그리고 이 D.531의 주제 선율을 활용하여 D.810의 제2악장을 작곡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동명의 부제를 갖게 되었다[27].

3.2 영화에서의 사용

곡의 제목과 시의 내용은 장면과 음악적으로 충돌하며 감상자에게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곡의 제목과 함께 악곡의 첫 소절에 활용되는 공격적인 음악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암시한다. 음악학자 코베트(W. Cobbett) 는 ‘제1악장은 죽음과의 투쟁을 중심으로 흘러가는데 이는 과격한 오프닝과 공포, 고통, 체념을 관통하는 무자비한 질주를 하고 있다’고 해석하였다[28].

제1악장의 시작 부분은 영화에서 침대에 누워있는 플로렌스에게 에드워드가 천천히 다가갈 때 활용되었다. 낭만적인 음악이 흘러나와야 할 이 시점에 날카로운 음향적 효과를 지닌 마디 1~4의 진행은 플로렌스의 불편한 속내를 표현하는 장치로 기능하였다.

3.3 음악적 해석

이 곡은 화성적 관점에서도 심리적 불안감을 보여준다. 공격적으로 시작된 현악기들의 연주 뒤로 잔잔한 흐름이 따라오며 안정감을 주는 듯하지만 이내 마디 6 에서 나타난 화성적인 I 에서 V로 이어지지 못하고 IV7-III-IV7로 이어지며 IV의 연장을 취하고 진행되다가 마디 14에서야 V로 반종지를 이루고 있다[29].

잘쩌(Flelix Salzer)는 이 부분(마디 7-9)에서 나타난 종지에 도달하지 못한 좌절된 시도를 “D 단조의 확장된 종지의 표현”에 기여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30]. 이렇게 종지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음악은 영화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플로렌스의 괴로움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플로렌스와 에드워드가 플로렌스의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장면에서 다시 시작된다. 에드워드는 그저 아무 드레스나 고르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지만 플로렌스는 불편한 표정으로 드레스를 결국 고르지 못하고 리허설에 늦었다고 말해버리고는 그 자리를 피한다.

악보 11. 슈베르트 D.810 마디 1-19

이때 사용된 부분은 이 곡의 마디 41~59부분으로, 이 부분은 마디 1의 모티브가 다시 반복되지만, 셋잇단음표에 의한 선율 흐름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며 4분음표를 중심(♩♩♩♩)으로 흘러가던 마디 1~마디 19부분과는 달리 셋잇단음표( )에 의한 선율이 제1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들에도 활용되며 곡의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 음악과 장면은 셋잇단음표에 의하여 플로렌스의 불안정한 기질이 재차 연합하고 있다.

또한, 제1 바이올린에 나타났던 주선율 모티브는 다른 악기들의 파트에도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첼로는 상대적으로 셋잇단음표의 활용을 빈번하게 취하고 있다. 첼로는 셋잇단음표의 흐름으로 제1 바이올린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제1 바이올린이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듯 연주하게 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서로 주고받는 셋잇단음표 모티브가 음악을 혼란스럽게 들리게 하고 있다.

악보 12. 슈베르트 D.810 마디 41-59

첼로는 결국 마디 52와 54에서 강력한 4박자 박동을 다시 연주하며 박동감의 주도권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제1 바이올린과 다른 악기들의 혼란스러운 흐름은 플로렌스와 그녀가 처한 현실과의 관계에서 오는 압박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에 더하여 마디 45에의 긴 박자 없이 셋잇단음표로 바로 치달리는 연주는 비록 곡의 모티브를 함께 나누고 있지만, 그 흐름을 강요하는 흐름을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아무 드레스나 고르기를 강요하는 에드워드의 태도와 미묘한 연합을 이루며 장면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IV. 결론

본 연구는 영화 <체실비치에서>에 활용된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의 곡에 의하여 어떻게 등장인물들의 내면적인 감정, 의도 등이 표현되었는지를 분석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클래식 악곡의 활용과 음악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화의 숨겨진 내용과 연합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는 변형적인 박동감, 각 악기의 악곡에서의 역할, 화성적 흐름, 곡의 음악외적 정보, 주제 선율의 점유율, 4중주와 5중주의 차이점 등을 통하여 등장인물의 감정 혹은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이 연구는 영화와 클래식 음악의 연합방식이 의미 생성의 단초를 어떻게 마련하는지를 보여준다.

참고문헌

  1. K. Kalinak, Film Music: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University Press, p.46, 2010.
  2. M. Cooke, A Histroy of Film Music,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8.
  3. C. Gorbman, Narrative Film Music, Yale French Studies. p.11, 1980.
  4. J. R. Chattah, Semiotics, pragmatics, and metaphor in film music analysis, The Florida State University, 2006.
  5. https://www.thefreelibrary.com/The+writer+who+listens+...+Ian+McEwan+interviewed.-a0211717404, 2022,03.15
  6. D. Bashwiner. Musical Analysis for Multimedia: A Perspective from Music Theory, The psychology of music in multimedia, p.112, 2013.
  7. 안수환, "영화 '그린북', '기생충', '두교황'에 나타나는 해석적 단초로서의 대립," 서양음악학, 제24권, 제1호, p.189, 2021.
  8. 안수환, "영화 '그린북', '기생충', '두교황'에 나타나는 해석적 단초로서의 대립," 서양음악학, 제24권, 제1호, p.190, 2021.
  9. 김희영, "영화를 활용한 사람돌봄이론 교육프로그램 개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제21권, 제10호, pp.508-519, 2021. https://doi.org/10.5392/JKCA.2021.21.10.508
  10. D. Bashwiner, Musical Analysis for Multimedia: A Perspective from Music Theory, In The psychology of music in multimedia, Oxford University Press. p.107, 2013.
  11. D. Bashwiner, Musical Analysis for Multimedia: A Perspective from Music Theory, In The psychology of music in multimedia, Oxford University Press. p.109, 2013.
  12. D. Bashwiner, Musical Analysis for Multimedia: A Perspective from Music Theory, In The psychology of music in multimedia, Oxford University Press, p.108, 2013.
  13. J. Barham, "Recurring Dreams and Moving Images: The Cinematic Appropriation of Schumann's Op.15, No.7," 19th-Century Music, Vol.34, No.3, p.299, 2011. https://doi.org/10.1525/ncm.2011.34.3.271
  14. R. Bruno, "Diversity and Commonality in Music Performance: An Analysis of Timing Microstructure in Schumann's 'Traumerei'," The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Vol.92, No.5, p.2549, 1992.
  15. M. Braunschweig, Biographical Listening: Intimacy, Madness and the Music of Robert Schumann,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p.17, 2013.
  16. M. Braunschweig, Biographical Listening: Intimacy, Madness and the Music of Robert Schumann,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p.18, 2013.
  17. J. Barham, "Recurring Dreams and Moving Images: The Cinematic Appropriation of Schumann's Op.15, No.7," 19th-Century Music, Vol.34, No.3, p.301, 2011. https://doi.org/10.1525/ncm.2011.34.3.271
  18. J. Barham, "Recurring Dreams and Moving Images: The Cinematic Appropriation of Schumann's Op.15, No.7," 19th-Century Music, Vol.34, No.3, pp.284-286, 2011. https://doi.org/10.1525/ncm.2011.34.3.271
  19. J. Barham, "Recurring Dreams and Moving Images: The Cinematic Appropriation of Schumann's Op.15, No.7," 19th-Century Music, Vol.34, No.3, p.292, 2011. https://doi.org/10.1525/ncm.2011.34.3.271
  20. J. Barham, "Recurring Dreams and Moving Images: The Cinematic Appropriation of Schumann's Op.15, No.7," 19th-Century Music, Vol.34, No.3, p.294, 2011. https://doi.org/10.1525/ncm.2011.34.3.271
  21. Y.Baruch, Development sections in the string quintets of Mozart, University of Indiana, p.75, 2016.
  22. https://www.earsense.org/chamber-music/Joseph-Haydn-String-Quartet-in-G-major-Op-77-No-1-HobIII_81/, 2021. 12. 29.
  23. F. Grave, "Listening for Tertiary Rhetoric in Haydn's Op.77 String Quartets," Haydn, Vol.4, No.1, p.1, 2021.
  24. F. Grave, "Listening for Tertiary Rhetoric in Haydn's Op.77 String Quartets," Haydn, Vol.4, No.1, p.12, 2021.
  25. F. Grave, "Listening for Tertiary Rhetoric in Haydn's Op. 77 String Quartets," Haydn, Vol.4, No.1, p.23, 2021.
  26. http://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79573709592201, 2021.12.30.
  27. A. Andrew, Schubert: Death and the Maiden, The Guardian(News Paeper), 15th, June, 2001.
  28. W. Cobbett, Cobbett's cyclopedic survey of chamber music, Oxford University Press, 1929.
  29. B. Back, "The Functions of Harmonic Motives in Schubert's Sonata Forms," Integral, Vol.1, No.63, p.35, 2009.
  30. F. Salzer, "Die Sonatenform bei Franz Schubert," Stiden Zur Musikwissenscharft, Vol.15, pp.86-125,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