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 대형닭 생산과 수출 가능성은? - 대형닭 생산,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

  • Published : 2010.02.01

Abstract

Keywords

대형 닭 생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닭 생산은 닭고기의 진정한 맛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생산비를 줄여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과거부터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며 정부에서도 대형 닭 생산 및 수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로 들어가면 국내에는 대형 닭 생산에 대한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사 환경 등 인프라가 빈약해 대형 닭 생산 체제로 돌입한다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전 세계 주요국들의 육계 출하 체중을 보면 2~3kg에 달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출하체중이 우리나라(1.5kg)와 비슷한 프랑스(1.3kg)도 있지만 일본, 중국, 폴란드 등은 출하체중이 2.2~2.5kg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형닭 생산기술 이미 확보

축산과학원에서는 수년 전에 이미 대형 닭 생산기술을 개발하여 실용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본회 검정연구소에서도 7주에 3kg까지 닭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대형 닭 생산이 불가능하지 만은 않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대형 닭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다면 일본 등 가까운 시장에 충분히 수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닭을 크게 키우지 않더라도 가까운 일본 등은 맛과 위생이 따라준다면 언제든지 수출이 가능하다. 

축산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닭의 체성분은 어릴수록 수분함량이 높다가 크면서 단백질과 지방이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육계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단백질의 아미노산중 풍미를 결정하는 특정 아미노산의 함량이 커지기 때문에 더 맛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래 키우면 초기 투자비용(초생추 구입비)이 줄기 때문에 생산비를 낮출 수 있으며, 3kg을 키울 때 1.5kg을 키워 출하하는 것보다 13% 수준의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모든 상황을 보았을 때 우리도 대형 닭을 키워 생산비를 절감하고 풍미 있는 닭고기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함은 물론 닭고기 수출의 길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계사환경 등 여건 부족

하지만 우리나라는 생산 및 유통구조상 1.5kg의 닭고기를 생산하는 체계가 굳어진 지 오래다. 큰 닭을 생산한다 해도 이를 도계 할 곳이 마땅히 없으며, 작은 닭에 길들여진 소비자들 역시 제대로 커진 큰 닭을 보면 너무 크게만 느껴져 손이 가질 않는 것이 현실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열악한 환경에서는 대형 닭을 키워낼 수 없다. 생산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계사 시설이 큰 닭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의 계사 환경은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여 대형 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에 완전계사 정도의 시설 수준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요즘처럼 종계 생산성이 나쁠 경우 병아리 품질을 장담할 수 없으며, 대형 닭으로 키울 때에는 질병 발생 시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에 섣불리 대형 닭을 생산하려고 나서는 농가들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도계장 역시 대형 닭고기 생산을 위한 라인 등 설비가 필요하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대형 닭 생산을 위한 시설을 증설한다고 가정할 때에도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가정하에는 문제없지만 수출길이 막히면 국내 육계시장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소지가 크다. 과거 대형 닭고기 수출을 위한 전문 도계장을 표명했던 모 도계장은 당초의 목적과는 다르게 일반 도계장 역할만을 수행하면서 업계에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당시 H계 열사는 수출 전용 닭고기 도계장을 천명하며 국내 육계산업이 나가야 할 비젼을 제시하였고, ‘닭고기 수출’이라는 명분 하에 정부로부터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현재는 실제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육계인들만 혼란에 빠지게 한 겪이 되었다. 

현재 병아리가 부족하고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조차 힘든 이때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수출 닭 육성’이란 단어만을‘장미빛 인생’으로 추구한다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으로 다시 업계를 안개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도 FTA 등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출 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대형 닭 시장에 대한 로드맵을 잡아나가야 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다. 대형 닭에 대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 제시되어 국내 양계산업 발전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