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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 of Mingtangyangfutu(명당앙복도) in 『YiXueRenMen』

『의학입문(醫學入門)』명당앙복도(明堂仰伏圖)의 기원에 대한 연구

  • Jo, Hak-jun (Dept. of Korean Medical Classics & Medical History, College of Korean Medicine, Semyung University)
  • 조학준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원전의사학교실)
  • Received : 2019.01.20
  • Accepted : 2019.02.11
  • Published : 2019.02.25

Abstract

Objectives : This study is to reveal the origin of Mingtangyangfutu in "YiXueRenMen". Methods : This study compares and analyzes it with MingTang diagrams in reference books of "YiXueRenMen", MingTang diagrams and diagrams of bronze statues for acu-moxibustion in those days. Results : The origins of Mingtangyangfutu cannot be found in the citations. The argument that it is copied and simplified from MingTang diagrams in "JinLanXunJing(金蘭循經)" lacks its grounds. As MingTang diagrams in "TongRenShuXueZhengJiuTuJing" and "ZhenJiuJuYing" have less information than it, they were nothing more than references when it drew. Apparel of man, the first acupoint, the last acupoint and orders of acupoints of their meridians in it are different from ones in MingTang diagrams and diagrams of bronze statues for acu-moxibustion. Conclusions : Mingtangyangfutu is not a copied and simplified version of MingTang diagrams in "JinLanXunJing", but is one to add new information for MingTang diagrams in "TongRenShuXueZhengJiuTuJing", "ZhenJiuJuYing", or has a separate rationale (Gajeongdongin(嘉靖銅人) related to at the time.

Keywords

Ⅰ. 서론

『의학입문(醫學入門)』은 첫머리에 선천도(先天圖), 천지인물기후상응도(天地人物氣候相應圖), 명당앙복도(明堂仰伏圖), 장부도(臟腑圖) 등과 같은 그림을 배치하여 초보자의 이해를 도우려는 저자의 의도가 돋보인다.

그 중 명당앙복도는 전면도와 후면도 2폭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많은 경혈과 경혈을 이은 비교적 복잡한 선들이 묘사되어 있고, 경맥의 기시혈(起始穴)과 종지혈(終止穴)을 표기하는 등 여러 가지 정보를 담고 있다.

『의학입문』에 실린 여러 그림, 가령 명당앙복도, 장부도는 이전 의서에 실린 그림과 그 형식과 묘사가 다른 점이 적지 않으며, 『의학입문』이 세상에 나온 이후 『도서편(圖書編)』, 『침구대성(鍼灸大成)』 등 적지 않은 서적에서 인용되었다.

『의학입문』의 명당앙복도의 기원에 대해 저자인 이천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는데, 진1)은 명당앙복도의 ‘명당’을 『서방자명당구경(西方子明堂灸經)』으로 간주하였고, 황2)은 『금란순경(金蘭循經)』의 명당도를 베꼈다고 하였다.

『의학입문』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저자3), 편제4), 학술성과5), 인용서적6)7)8), 학술내용9)10), 학술내용의 유래11)12), 가치13) 등 문자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림에 대한 연구14)는 아직 많지 않다.

이 연구에서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어떤 서적 또는 그림을 근거로 그려졌는지를 밝히고자, 기존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명당앙복도를 『의학입문』에서 직․간접적으로 인용한 문헌에 실린 명당도와 『의학입문』 저술 당시 유행했을 명당도를 저본으로 삼은 명당도, 동인도와 비교, 분석한다.

Ⅱ. 연구방법

이천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의 기원을 찾기 위해 기존연구를 검토하여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원과 관련된 문헌과 그림을 분석·비교하였다.

먼저, 이천이 언급한 『명당경』이 『서방자명당구경』이라는 관점(진주표)과 홀태(忽泰)의 『금란순경』명당도를 베꼈다는 관점(황룡상) 등 기존연구의 결과를 재평가하였다.

다음으로, 명당앙복도를 『의학입문』인용문헌에 실린 명당도와 『의학입문』 저술 당시 유행했을 명당도를 저본으로 삼은 명당도, 동인도(동인 포함)와 분석·비교함으로써 그 기원을 추정하였다.

『의학입문』명당앙복도와 비교할 대상을 선정한 기준과 선정된 자료는 아래와 같다.

첫째, 『의학입문』에서 직접 언급된 참고문헌 중 『동인수혈침구도경』에 명당도가 실려 있으며, 비록 서적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저자(활수)가 언급된 『십사경발휘(十四經發揮)』에도 관련 그림이 실려 있으므로, 두 서적을 포함하였다.

둘째, 『의학입문』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서적이지만 『침구취영』(1529)과 』의학강목(醫學綱目』(1565)은 『의학입문』(1571) 저술 직전에 간행되어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포함하였다15).

셋째, 황룡상의 관점과 비교하기 위해 『침방육집(鍼方六集)』(1618), 위옥린(魏玉麟)의 중교간(重校刊) 명당도(1782)를 포함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천이 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당시 유행했던 동인도(동인 포함)를 저본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학입문』 이전의 동인, 동인도를 포함하였다.

위에서 제시한 문헌, 그림을 시대 순서로 배열하여 분석·비교한 결과, 명당앙복도의 특징을 종합하고 경혈 순서를 근거로 그 저본(底本)을 추정하였다.

Ⅲ. 본론

『의학입문』(1571) 명당앙복도(Fig. 116)), Fig. 217))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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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MingTang Diagram(ant. view) in YiXueRu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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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MingTang Diagram(post. view) in YiXueRuMEN

이천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그려 넣을 때 참조한 그림을 찾는 단서는 『의학입문』「집례(集例)‧경락(經絡)18)」에서 찾을 수 있다.

명당복앙도의 기원과 관련된 기존연구 결과 두 가지를 검토하면 아래와 같다.

1. 『서방자명당구경』 참고 가능성

진주표는 명당앙복도의 기원과 관련된 「집례」의 원문(“脩明堂仰人伏人圖歌”)에 대해 “‘『명당경』의 앙인복인도가(仰人伏人圖歌)’를 다시 고쳐서 …”19)라고 번역하고, 그 『명당경』은 『서방자명당구경』이라고20) 지적하였다. 그는 ‘명당앙인복도가(明堂仰人伏人圖歌)’에서 ‘명당(明堂)’을 ‘명당도’라는 그림이 아니라, 『명당경』이라는 서적으로 보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명당경』의 원류를 살펴보면, 서한 말 『황제명당경(黃帝明堂經)』이 처음으로 편찬되고, 당대에 양상선(楊上善)이 『황제명당경』을 교주(校註)하였지만 제1권만 잔존하여 현재 전해오고, 견권(甄權)이 『명당경』을 수정하였지만 그 책이 전해지지 않고 그 내용만 『천금요방(千金要方)』, 『천금익방(千金翼方)』에 초록되어 있고 송대에 이미 『황제명당경』이 없어졌다21)고 알려져 있다.

또한 『중국의적고(中國醫籍考)』에 『서방자명당구경』을 제외하고는 명대 이전에 ‘명당’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서적, 즉 명당류 서적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22).

따라서 그의 분석처럼, 이천이 언급한 ‘명당앙인복도가(明堂仰人伏人圖歌)’에서 ‘명당’을 『서방자명당구경』으로 판단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방자명당구경』에 대해 황룡상(黃龍祥)은 “주의할 점은 원대에 어떤 사람이 『태평성혜방(太平聖惠方)』제99권, 제100권을 개편한 후에 단행본으로 만들어 각각 『동인침구경』, 『황제명당구경』으로 제목을 붙여 놓은 것이다. 후인들이 대부분 이 두 책을 송대 천성(天成) 간에 만든 『동인수혈침구도경(銅人腧穴鍼灸圖經)』 및 『명당경』과 서로 혼동하였다.”23)고 평가하였다. 다시 말하면, 『서방자명당구경』은 서한 말에 편찬된 『황제명당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방자명당구경』에 실린 정인복두지도(正人腹肚之圖)(Fig. 3)24), 복인척배지도(伏人脊背之圖)(Fig. 4)25), 측협지도(側脇之圖)(Fig. 5)26)는 한눈에 보아도 『의학입문』명당앙복도(Fig. 1, 2)와 전혀 비슷하지 않다. 참고로 이 그림들은 정통동인(正統銅人)27)과 관련이 있는 것28)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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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MingTang Diagram(ant.) in XiFangZiMingTangJiu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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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MingTang Diagram(post.) in XiFangZiMingTangJiu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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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MingTang Diagram(lateral) in XiFangZiMingTangJiuJing

따라서 『서방자명당구경』은 이천이 언급한 『(황제)명당경』이 아니며, 그 서적에 실린 그림도 명당앙복도와는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의학입문』「집례」에서 언급한 ‘명당앙인복인도가’의 ‘명당’은 『서방자명당구경』을 가리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덧붙이자면, ‘명당앙인복인도가(明堂仰人伏人圖歌)’ 자체가 서적일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의적고』29)에서 근거하면 그런 명칭의 서적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서적으로 보는 것은 타당성이 적다.

2. 홀태의 『금란순경』(원대)의 명당도와 위옥린의 중교간(重校刊) 명당도(1782)

황룡상은 원대(元代) 홀태(忽泰)의 『금란순경』명당도를 베껴서 간략히 한 것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라고 평가30)하였다. 이런 평가는 이천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금란순경』명당도를 ‘직접’ 보고 그려졌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런 평가의 근거로서 두 서적의 그림에 표시된 경혈의 기시와 종지가 같다는 점, 앞뒤로 연결된 경혈들이 일치한다는 점, 장부도(臟腑圖)가 비교적 단순하며 형태와 내용이 같다는 점31)을 들었다.

그런데 그가 『의학입문』명당도앙복도와 비교할 때 사용한 대상은 『금란순경』명당도가 아니라, 청대건륭(乾隆) 임인년(1782)에 위옥린(魏玉麟)이 간행(명대 오곤의 교정을 거침)한 중교간(重校刊) 명당도 (Fig. 6)32)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그림은 『의학입문』 저술 당시 유행하던 명당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침방육집』명당도와 유사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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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MingTang Diagrams(post., lateral. and ant.) in 1782

황룡상은 위옥린 중교간(重校刊) 명당도 중 정인명당도에 붙어있는 표제(“許昌伯仁滑壽著, 萬曆丁丑新安鶴皐吳崑校正, 乾隆壬寅 吳郡魏玉麟重鎸.”)를 분석하여,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의 족부(足部) 배열이 활수(滑壽)의 『십사경발휘』와 다르다는 단서와 오군(吳郡)의 위옥림이 간행했다는 두 가지 단서를 연결함으로써 중교간(重校刊) 명당도는 오문(吳門)에서 간행된 『금란순경』명당도의 원형이 잘 보존된 그림으로 판단하였다33).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의 기원과 관련하여 『침구취영』「범례」의 내용을 살펴보면, “(『침구취영』은)『십사경발휘』,『금란순경』을 참고하였다.”34)고 하고, 「집용서목(集用書目)」에서 “항산(恒山)의 동씨(董氏)가 오문(吳門)에서 간행한 뒤로 널리 전해졌다. 활수가 『십사경발휘』를 저술한 뒤로 사람들이 『금란순경』의 간략함을 싫어하게 되었다.”35)고 하였다. 이로부터 비록 『금란순경』이 언제 사라졌는지 명확하지는 않으나 『침구취영』(1529)이 저술된 시기까지는 존재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교간(重校刊) 명당도가 『금란순경』명당도의 원형을 보존한 것이라고 판단한 단서가 정인명당도에 붙어있는 표제와 『침구취영』의 「집용서목」의 한 구절에 불과하며, 표제의 신빙성과 두 단서의 연결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

필자가 그렇게 보는 이유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 표제에서 밝힌 그림의 저자가 ‘활수’임을 인정하지 않고 저자를 ‘홀태’로 여긴 근거로 족소음신경의 족부 배열이 『십사경발휘』와 다름을 제시하였지만, 이는 활수가 아니라는 단서일 뿐이다. 둘째, 『침구취영』에서 언급한 ‘오문(吳門)’과 ‘오군(吳郡)’이 비록 동일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그 지역에서 전래된 명당도가 반드시 『금란순경』명당도의 원형을 보존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홀태는 원대의 침구학자이자 교수로서 한림학사를 지냈지만 태생이 몽고족이다. 『의학입문』「역대의학성씨(歷代醫學姓氏)」(1571)에서 직로고(直魯古)36)를 제외하고는 한족 이외의 의사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천이 『금란순경』명당도를 보고서도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을까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원대에 저술된 『금란순경』이 명대에 이르러 『침구취영』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여 사라졌다는 점, 이천이 『침구취영』이나 고무(高武)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천이 『금란순경』명당도를 직접 보았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론적으로, 『금란순경』은 현재 전해져 내려오지 않고 있으므로 『금란순경』명당도와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포함하여 현존하는 명당도 대부분을 『금란순경』명당도 계통으로 추정하는 황룡상의 관점을 긍정한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간접 비교를 통한 결론이라는 한계가 있기에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금란순경』명당도를 ‘베껴서 간략히 했다’는 평가는 무리가 있다.

3. 『의학입문』 저술 당시의 문헌, 그림과 비교

앞서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서방자명당구경』에서 기원했다는 관점(진주표)과 홀태의 『금란순경』명당도를 베꼈다는 관점(황룡상)을 검토하여 그 오류와 한계를 지적하였다.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연구방법에서 제시한 비교 대상의 문헌과 그림을 시대 순서대로 비교, 분석하였다.

가. 『동인수혈침구도경(銅人腧穴鍼灸圖經)』

현재 전해지는 『동인수혈침구도경』은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新刊補注銅人腧穴鍼灸圖經)』(원대(元代)), 명대 정통(正統, 1436-1449) 석각(石刻)동인도(銅人圖), 침구의학전적대계(鍼灸醫學典籍大系) 본(本)(1443), 사고전서(四庫全書) 본(本)37), 속수사고전서(續修四庫全書) 본(本)38) 등 여러 가지 판본이 있다.

그 중 앞의 세 가지 판본은 『의학입문』보다 먼저 간행되었으므로, 세 가지 판본 중 하나가 『의학입문』에서 인용한 『동인수혈침구도경』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특정할 수가 없으므로 세 가지 판본을 모두 비교하였다.

1)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원대)

원대 간본(刊本)으로 표시된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39)은 송대 천성(天聖) 4년(1026) 왕유일의 서문이 실려 있고 하송(夏竦)이 찬(撰)했다는 기록이 있고, 권지일(卷之一)에 정인명당도(Fig. 7), 복인명당도(Fig. 8), 측인명당도(Fig. 9)의 3폭이 실려 있다. 이 판본의 그림은 천성동인(天聖銅人)40)과 관련있다고41)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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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7. MingTang Diagram(ant.) in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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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8. MingTang Diagram(post.) in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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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9. MingTang Diagram(lat.) in 1629

이 명당도는 복식(服飾)이 표현되어 있고, 자리를 깔고 있고, 인체 내부의 장부, 골격이 묘사되어 있지 않고, 경맥의 기시혈과 종지혈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이 이 명당도에는 두유혈(頭維穴)에서 끝나지만, 명당앙복도에는 두유혈에 서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원대 간본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과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장부, 골격의 묘사가 없고, 기시혈과 종지혈을 함께 표기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복식의 유무가 다르고 바닥에 깐 자리가 없으며, 족양명위경의 기시혈과 종지혈이 반대라는 차이가 있다

2) 명대 정통(正統, 1436-1449) 석각(石刻) 동인도(銅人圖)

명대 정통 석각 동인도42)는 정인(正人), 복인(伏人), 측인(側人) 3폭으로 지금까지 전해져 오지만, 그림 상태가 양호하지 않다. 따라서 그 그림을 복원한 그림(Fig. 10)43)과 비교하였다. 이 판본의 그림은 천성동인과 관련 있다고44)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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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0. Diagrams(ant., post. and lateral) of bronze statues for Acu-moxibustion between 1436-1449

이 동인도는 복식(服飾)과 받침대가 표현되어 있고, 인체 내부의 장부, 골격이 묘사되어 있고, 경맥의 기시혈과 종지혈이 기재되어 있다. 다만, 이 동인도는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과 마찬가지로 족양명위경은 두유혈에서 끝난다.

또한 족궐음경(足厥陰經), 족태음경(足太陰經)의 기시혈, 종지혈 표시가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측인명당도(Fig. 9)에는 있지만, 이 동인도의 측인명당도(Fig. 10)에는 없다.

결론적으로, 명대 정통 석각 동인도와 『의학입문』 명당앙복도는 장부, 골격의 묘사가 없고, 기시혈과 종지혈을 함께 표기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복식과 받침대의 유무가 다르고, 족양명위경의 기시혈, 종지혈이 반대라는 차이가 있다.

3) 침구의학전적대계(鍼灸醫學典籍大系) 본(本)『동인수혈침구도경』(1443)

침구의학전적대계 본 『동인수혈침구도경』에 정인, 복인, 측인 명당도(Fig. 11)45)가 실려 있는데 그 서문에 의하면 명대 정통 8년(1443)에 발간된 판본이다. 이 판본의 그림은 천성동인과 관련 있다고46)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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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1. MingTang Diagrams(ant., post. and lateral) in 1443

이 명당도를 명대 정통 석각 동인도와 비교하면, 전자는 ‘명당도’, 후자는 ‘동인도’로 서로 다르게 명명하였다. 그러나 그림과 부기(附記)가 동일하므로, 분석·비교는 생략한다.

종합하면, 세 가지 판본의 『동인수혈침구도경』명당도와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비교할 때, 두 서적은 모두 명당도가 간략하고 12경맥에 기시혈, 종지혈을 표기하는 등 몇 가지 공통점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상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인수혈침구도경』명당도는 『의학입문』명당앙복도처럼 경맥 노선이 지나가는 세부 묘사가 상세하지 않으며, 경맥 노선이 교차하는 상황-어느 혈위(穴位)에서 교차하는지-이 명확하지 않으며, 모든 경혈(經穴)을 표시하지 않아 그 배열과 순서가 표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천이 그 저서의 인용문헌 중 하나인 『동인수혈침구도경』명당도를 저본(底本)으로 하여 명당앙복도를 그렸다면, 그 그림에 본래 없던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여 창작한 결과가 명당앙복도라고 추정할 수 있다.

나. 『십사경발휘』(1341)의 14경맥분도(經脈分圖)

이천은 『의학입문』서 활수를 언급하였지만 『십사경발휘』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십사경발휘』는 『의학입문』경혈가(經穴歌)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47), 14폭의 경맥분도가 최초로 실려 있는 서적이므로 이천이 참고한 서적일 가능성이 있다.

황룡상은 14경맥분도를 Table 1과 같이 『십사경발휘』 계통, 『침구취영』 계통, 『유경도익(類經圖翼)』계통 등 3가지로 분류하였다48).

Table 1. Bronze statues for Acu-moxibustion and Their Diagr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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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3. System of 14 Meridian Diagr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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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십사경발휘』(1341) 이전에 왕집중(王執中)의 『침구자생경(針灸資生經)』(1220)에도 경혈 위치를 표기한 그림이 있지만, 이는 신체 부위별로 나타낸 그림이지 『십사경발휘』와 같이 경맥별로 나타낸 그림이 아니므로, Table 1에 포함되지 않았다.

『십사경발휘』에는 14경맥분도만 있고 『의학입문』명당앙복도와 같이 14경맥 전체를 2폭에 표현한 그림은 있지 않으므로 분석·비교는 생략한다.

다. 『침구취영』(1529)의 삼인동인도(三人銅人圖)

이천은 『의학입문』에서 『침구취영』 또는 그 저자인 고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침구취영』에 삼인동인도(三人銅人圖)(Fig. 12)49), 즉 면동인도(面銅人圖), 배동인도(背銅人圖), 측동인도(側銅人圖)가 실려 있고, 그 앞에 장부총도(臟腑總圖)에 해당하는 오장육부지도(五藏六府之圖)50)가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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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2. Diagrams(ant., post. and lateral) of bronze statues for Acu-moxibustion in ZhenJiuJuYing

참고로 황룡상은 고무가 『침구취영』을 편성할 때 당시에 왕유일의 『동인수혈침구도경』(천성동인과 관련)을 보지 못하고 『침구자생경』(가정동인과 관련)에서 발췌했다51)고 하였다. 『침구취영』삼인동인도는 가정동인(嘉靖銅人)52)과 관련 있으며53), 이름과 달리 ‘동인도’가 아니라 ‘명당도’로 취급54)되고 있다.

『침구취영』 삼인동인도(Fig. 12)와 『의학입문』명당앙복도(Fig. 1)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침구취영』 삼인동인도에는 인체 내부의 골격과 장부를 묘사하지 않았고, 복식의 묘사가 『동인수혈침구도경』에 비해 더욱 간략하고, 경맥이 흐르는 상황과 양경(陽經), 음경(陰經)이 기지(起止)하는 부위만 표시되어 있고, 구체적인 혈명(穴名)은 표기되지 않았다. 또한 경맥 노선이 어느 곳으로 지나가는지, 어느 혈위에서 교차하는지, 경혈 배열과 순서는 어떠한지 등 구체적인 정보가 표현되어 있지 않다.

이천은 『의학입문』 명당앙복도에서 경맥의 기시와 종지에 해당하는 혈명을 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맥 유주(流走)를 좀 더 분명히 표시하고, 노선에 혈위(穴位)를 표시하는 동시에 기경팔맥의 교회혈을 함께 기재하였다.

결론적으로, 『침구취영』삼인동인도와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골격, 장부가 묘사되지 않았고, 12경맥에 기시혈, 종지혈이 표기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침구취영』삼인동인도는 『의학입문』명당앙복도처럼 경맥 노선의 유주 상황과 교차 상황, 경혈의 배열순서가 표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천이 저술할 때 『침구취영』삼인동인도를 참고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만약 참고하였다면 『침구취영』삼인동인도에 없던 새로운 정보를 추가한 결과가 명당앙복도라고 추정할 수 있다.

라. 『의학강목』(1565)의 명당도

이천은 『의학입문』(1571)에서 누영(樓英)의 『의학강목』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두 서적이 간행된 시기의 차이가 6년에 불과하므로, 이천이 참고하지 못 하였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전해지는 여러 판본의 『의학강목』에 명당도가 실려 있지 않으며, 본래 제8권이 빠져 있다. 황룡상은 정인명당도(Fig. 13)55), 복인명당도(Fig. 14)56), 측인명당도(Fig. 15)57)가 본래 제8권에 있던 내용이라는 주장을 일부 수용하였다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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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3. MingTang Diagram(ant.) in YiXueQang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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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4. MingTang Diagram(post.) in YiXueQang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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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5. MingTang Diagram(lateral) in YiXueQangMu

그렇지만 이 명당도는 『의학입문』 명당앙복도보다, 건륭(乾隆) 임인(壬寅, 1782)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와 공통점이 더 많은데, 둘 다 경맥의 유주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고, 경혈 명칭이 모두 표기되어 있고, 척추 등을 기준으로 혈위(穴位)를 정확히 묘사하고, 척추, 갈비뼈, 상지, 하지 등의 전신 골격을 두루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그런 특징은 없다.

또한 기시혈과 종지혈의 표시가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는 명확히 있지만 『의학강목』명당도에는 없다.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는 비경(脾經)의 삼음교(三陰交)는 비경(脾經)의 경맥 하나만 지나가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의학강목』의 명당도에는 비경(脾經), 신경(腎經), 간경(肝經)의 세 경맥이 삼음교에서 만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 현대 경혈학에서 취하는 관점과 동일하다.

게다가,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는 천추 근처 방광경(膀胱經)의 혈위(穴位)에 오류가 있지만, 『의학강목』명당도에는 그런 오류가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에 『의학강목』명당도와 『의학입문』명당앙복도 사이에 공통점도 있는데, 첫째로 12경맥이 순환하는 상황을 반영하여 폐(肺), 심(心), 심포(心包), 위(胃), 방광(膀胱), 담(膽)의 기시-종지를 서로 바꾸었다.(단, 족양명위경의 기시혈은 두유혈(頭維穴)이고 종지혈은 여태혈(厲兌穴)이다.) 둘째로 앙도(仰圖, 정면도)와 복도(伏圖, 후면도)로 이어진 경혈 관계(百會接前頂, 通天接絡却, 天容接顴髎, 角孫接攢竹, 承靈接天衝, 肩井接淵腋, 五里接臑髃59), 柔道接居髎, 伏兎接陰市 등)가 동일하다. 또한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와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 모두 12경맥에 대한 기시혈-종지혈 명칭을 표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의학강목』명당도에 대한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황룡상은 『의학강목』명당도의 출처에 대해 “서점에서 온전한 책으로 만들기 위해 몇 장의 명당도를 제8권으로 제본하고 판심(版心)에 ‘의학강목’의 글자체를 새겨 넣고 책 안에 세 번 접어 넣었다. 그림 속의 제목 등 문자가 여러 개로 나뉘어졌다. 그림이 발간된 연대와 발간한 사람은 알수가 없는데, 아마도 서점에서 잘라낸 듯하다.”60)라고 하였다.

『의학강목』명당도는 황룡상이 밝힌 것과 같이 발간된 연대나 발간한 사람을 알 수도 없을뿐더러 본래 전해오지 않는 권질(제8권)을 서점에서 채운 것이므로 진본인지 의심스럽다.

결론적으로, 『의학강목』(1565)은 『의학입문』(1571)보다 불과 6년 전에 간행되었기에 이천이 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미처 참고하지는 못한 것으로 의심된다.

또한 『의학강목』명당도는 『의학입문』명당앙복도와 여러 가지 공통점도 있지만, 『의학강목』명당도는 상세한데 비하여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전신 골격의 표현 유무, 경맥의 유주 상황과 교차 상황의 차이 등 다른 점이 적지 않고, 명당앙복도에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오류가 있다.

따라서 『의학입문』 저술 당시에 유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명당앙복도의 저본(底本)과 『의학강목』명당도의 저본이 동일하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특히 『의학강목』의 정인명당도, 복인명당도, 측인명당도는 무엇보다 그 출처가 불분명하며,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 『침방육집』(1618) 명당도

오곤(吳崑)의 『침방육집』에 정인명당경혈총도 (Fig. 16)61), 복인명당경혈총도(Fig. 17)62)가 실려있다. 이 명당도는 『의학입문』(1571) 저술 당시 유행한 명당도를 저본으로 삼아 그려진 그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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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6. MingTang Diagram(ant.) in ZhenFangLi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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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7. MingTang Diagram(post.) in ZhenFangLiuJi

이 명당도는 『의학강목』명당도와 기본적으로 동일하므로 분석과 비교는 생략한다. 다만 『침방육집』에는 『의학강목』에 비해 측인명당도가 없고, 복식도 생략되어 있다.

『의학강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명당앙복도의 저본과 『침방육집』명당도의 저본이 동일하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바. 위옥린의 중교간(重校刊) 명당도(1782)

이 명당도(Fig. 6)는 본래 원대(元代) 활수가 그린 것을 명대(明代) 오곤이 교정하고 청대 위옥린이 재교정하여 간행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재교정하여 간행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의학강목』(1565)명당도, 『침방육집』(1618)명당도와 기본적으로 일치하므로, 이 명당도 역시 『의학입문』저술 당시 유행한 명당도를 저본으로 삼은 그림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명당도는 『의학강목』명당도,『침방육집』명당도와 기본적으로 동일하므로 분석과 비교는 생략한다.

이 명당도 또한 명당앙복도의 저본과 『침방육집』명당도의 저본이 동일하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종합하자면, 『의학강목』명당도,『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는 그 저본이 동일하지만,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앞의 세 서적의 명당도와 저본을 공유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홀태의 명당도(『의학강목』명당도,『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명당도의 저본)를 베껴서 간략히 표현한 것이 아니라, 『동인수혈침구도경』, 『침구취영』의 명당도에 구체적인 정보(경맥의 유주 상황과 교차 상황, 경혈배열과 순서 등)를 새롭게 추가하거나, 당시에 유행하던, 별개의 명당도를 저본으로 삼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본다면 『의학입문』명당앙복도의 저본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사. 동인(銅人), 동인도(銅人圖)

앞서 언급한 『동인수혈침구도경』에 실린 명당도나 동인도는 동인(銅人) 자체를 모델로 그려진 것이 분명하다. 이천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명당도’를 모사하지 않고, 당시 유행하던 ‘동인’을 모델로 그렸거나 ‘동인도’를 참고했을 가능성도 있다.

『의학입문』 이전의 동인과 동인도의 관계63)를 간략히 나타내면 Table 2와 같다.

Table 2. Poetry of lung meridian in Qiongyaoshenshu, ShiSiJingFaHui and YiXueRu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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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 천성동인(天聖銅人, 1027년), 명대 정통동인(正統銅人, 1443년), 가정동인(嘉靖銅人, 1522-1566) 등은 모두 태의원(太醫院)에 수장(收藏)되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기에 궁중을 출입하는 의사가 아니라면 직접 볼 수가 없었다.

이천이 궁중을 출입하는 관직을 받았다는 기록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는 점을 고려하면, 그가 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동인을 모델로 삼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신간보주동인수혈침구도경』 또는 침구의 학전적대계 본(本)『동인수혈침구도경』(1443)을 참고했다면, 명당앙복도는 천성동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황룡상은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가정동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고증하는 동시에 『금란순경』명당도(『의학강목』명당도,『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의 저본)를 베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4. 『의학입문』명당앙복도의 특징

앞에서 이천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참고하거나 참고했을 가능성이 큰 『동인수혈침구도경』명당도와 『침구취영』삼인동인도는 명당앙복도와 그 특징이 다르며 표현 정보가 매우 소략함을 지적하였다.

『의학입문』 당시 유행했던 명당도를 저본으로 한 『의학강목』(1565)명당도, 『침방육집』(1618)동인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1782)와 비교하면, 명당앙복도에는 복식(服飾)이 생략되고, 기시혈(起始穴)과 종지혈(終止穴)이 일부 바뀌고, 위경(胃經), 담경(膽經)의 일부 경혈 순서가 바뀌는 등 다른 점이 적지 않으므로, 세 가지 서적의 명당도와는 그 저본이 서로 다름을 지적하였다.

더 나아가서, 명당앙복도를 문자와 문자 이외의 특징으로 나누어 분석함으로써 그 독창성을 평가하였다.

1) 특징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 나타나는 문자 정보와 문자 이외의 정보를 단서로 그 특징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명당앙복도에 나타난 문자 정보는 다음과 같다.

① 기시-종지 부위와 경혈 명칭의 표기(12경맥 외에 독맥, 임맥을 포함하여 총14경맥)가 있다.

② 12경맥이 순환하는 상황을 반영하여 폐(肺), 심(心), 심포(心包), 위(胃), 방광(膀胱), 담(膽)의 기시-종지를 서로 바꾸었다.(단, 족양명위경의 기시혈은 두유혈이고 종지혈은 여태혈이다.)

③ 앙도(仰圖, 정면도)와 복도(伏圖, 후면도)로 이어진 경혈 관계(百會接前頂, 通天接絡却, 天容接顴髎, 角孫接攢竹, 承靈接天衝, 肩井接淵腋, 五里接臑髃65), 柔道接居髎, 伏兎接陰市 등)의 표기가 있다.

④ 기경팔맥의 교회혈, 즉 내관(內關), 외관(外關), 열결(列缺), 후계(後谿), 공손(公孫), 임읍(臨泣), 신맥(申脈), 조해(照海)의 표기가 있다.

앞서 고찰한 것과 같이, 명당앙복도에 나타난 문자 정보 특징을 다른 서적의 명당도와 비교함으로써 명당앙복도의 기원을 추정할 수 있다.

위의 문자 정보 특징 중 ②, ③은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금란순경』의 명당도를 직접 베껴서 그려진 것이라고 판단하는 근거66)가 되고 있다.

그러나 ①과 같이 기시혈-종지혈의 표기는 『동인수혈침구도경』,『침구취영』,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지만, 독맥과 임맥까지 표기한 것은 『의학입문』만의 특징이며, ④와 같이 기경팔맥의 교회혈을 표기한 것은 『의학입문』에서만 나타난 특징이다.

둘째, 명당앙복도에 나타난 문자 이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인체 이외에 복식(服飾)의 표현이 없다.

② 척추를 제외하고 인체 내부 골격에 대한 묘사가 없다.

③ 손가락에 대한 묘사, 특히 왼쪽 손가락에 대한 묘사가 정확하지 않다.

④ 복도(후면도)에서 양손의 엄지손톱을 묘사하고 있다.

⑤ 14경맥이 흘러가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⑥ 경혈을 표시하고 있지만 명칭은 없다.

⑦ 동일 경맥의 경혈과 경혈 사이를 일정한 순서에 따라 연결한 선이 있다.

⑧ 지시선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⑨ 경혈 노선이 서로 교차하는 상황을 표시하고 있다.

앞서 고찰한 것과 같이, 명당앙복도에 나타난 문자 이외의 특징을 다른 서적의 명당도와 비교함으로써 명당앙복도의 기원을 추정할 수 있다.

위의 문자 이외의 특징 중 ①~⑦은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금란순경』명당도를 베끼거나 간략히 한 근거로 판단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족양명위경의 경혈순서(두유(頭維)-본신(本神)-하관(下關) 등), 족소양담경의 경혈 순서(현리(懸釐)-솔곡(率谷)-천충(天衝)-부백(浮白)-규음(竅陰)-완골(完骨)-본신(本神)-양백(陽白)-임읍(臨泣)-목창(目窗)-정영(正營)-승령(承靈)-뇌공(腦空))등이 『의학입문』명당앙복도와 대체로 다르다.

또한 ⑨와 같이 복수의 경맥이 교차하는 상황(가령 삼음교)은 『의학입문』명당앙복도와 『의학강목』, 『침방육집』, 중교간(重校刊) 명당도가 서로 다르다.

2) 경혈 순서의 차이와 경혈가(經穴歌; 步穴歌)

『십사경발휘』(1341), 『침구취영』(1529)의 14경맥분도는 각각 서로 다른 계통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경혈 순서에 대한 의견은 동일하다.

반면에 『의학입문』 경혈가의 경혈 순서는 『십사경발휘』, 『침구취영』의 경혈 순서와 다른데, 예를 들어 족양명위경,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 족소양담경이 그 예이다.

진주표는 『의학입문』 경혈가의 기원에 대해 송대의 『경요신서(瓊瑤神書)』, 『십사경발휘』, 『침구취영』등을 언급하였지만67), 사실 『침구취영』에는 경혈가가 실려 있지 않다.

먼저, 세 가지 서적의 경혈가 중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을 비교하면 Table 3과 같다.

경혈 순서를 비교하면, 『경요신서』68)에는 ‘협백(俠白)-공최(孔最)-척택(尺澤)’으로 되어있지만, 『십사경발휘』69)와 『의학입문』에는 ‘협백-척택-공최’로 바뀌어 있다.

둘째, 세 가지 서적에 실린 경혈가 중 족양명위경을 비교하면 Table 4와 같다.

Table 3. Poetry of stomach meridian in Qiongyaoshenshu, ShiSiJingFaHui and YiXueRu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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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4. Poetry of kidney meridian in Qiongyaoshenshu, ShiSiJingFaHui and YiXueRu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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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순서를 비교하면, 『경요신서』와 『십사경발휘』에는 ‘승읍-사백-거료-지창-대영-협거-하관-두유-인영’으로 되어있지만, 『의학입문』에는 ‘두유-하관-협거-승읍-사백-거료-지창-대영-인영’으로 바뀌어 있다.

셋째, 세 가지 서적에 실린 경혈가 중 족소음신경을 비교하면 Table 5와 같다.

Table 5. Poetry of gallbladder meridian in Qiongyaoshenshu, ShiSiJingFaHui and YiXueRu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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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순서를 비교하면, 『경요신서』와 『의학입문』에는 ‘대종-수천-조해’로 되어있지만, 『십사경발휘』에는 ‘대종-조해-수천’으로 바뀌어 있다.

마지막으로, 세 가지 서적에 실린 경혈가 중 족소양담경을 비교하면 Table 6과 같다.

경혈 순서를 비교하면, 『경요신서』와 『십사경발휘』에는 ‘천충-부백-규음-완골-본신-양백-임읍-목창-정영-승령’으로 되어있지만, 『의학입문』에는 ‘본신-양백-임읍-목창-정영-승령-천충-부백-완골-규음’으로 바뀌어 있다.

결론적으로, 『의학입문』경혈가 중 족양명위경, 족소음신경, 족소양담경의 경혈 순서는 『경요신서』, 『십사경발휘』의 경혈 순서와 다른데, 이처럼 바뀐 경혈 순서는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 잘 반영되어 있다. 『의학강목』명당도, 『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에 표현된 경혈 순서는 『십사경발휘』를 따랐으므로, 『의학입문』명당앙복도에 표현된 경혈 순서와 다르다.

이런 단서는 『의학입문』명당앙복도가 『금란순경』명당도(『의학강목』명당도,『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의 저본)를 베껴서 간략히 했다는 견해를 지지하지 않는다.

『의학입문』에서 채용된 족소양담경의 경혈 순서는 가정동인에서 나타나는 특징70)이며, 『침구취영』삼인동인도 역시 담경의 경혈 순서가 『의학입문』과 동일하여 가정동인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71). 따라서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침구취영』삼인동인도와 마찬가지로 가정동인에 영향을 받아 그려졌지만, 훨씬 더 세밀하게 그려진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명당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Ⅳ. 결론

이상으로 『의학입문』명당앙복도의 기원에 대해 기존연구 결과를 검토하여 그 한계와 오류를 지적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학입문』인용문헌에 실린 명당도와 당시 유행한 명당도를 저본으로 삼은 명당도, 동인도(동인 포함)와 명당앙복도를 비교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명당앙복도의 특징을 종합하고 경혈 순서를 단서로 그 저본을 추정하였다.

명당앙복도의 근거는 『의학입문』인용서(예를 들어 『서방자명당구경』)로부터 직접 찾아볼 수 없으며, 또한 현재 전하지 않는 홀태의 『금란순경』명당도를 베껴셔 간략히 했다는 주장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

『의학입문』인용서인 『동인수혈침구도경』명당도(원대)와, 인용서인지 확실하지 않은 『침구취영』(1529)삼인동인도를 명당앙복도와 비교하면, 기시혈-종지혈이 표시되어 있다는 점은 비슷하나, 기시혈-종지혈의 명칭이 일부 다르며, 표현 정보가 매우 간략하다. 따라서 이천이 명당앙복도를 그릴 때 앞의 두 서적을 참고했을 수 있지만, 경맥의 유주 상황과 교차 상황, 경혈의 배열순서 등을 새로 추가하여 그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의학강목』명당도는 『의학입문』명당앙복도와 일부 공통점이 있지만, 전신 골격의 표현 유무, 경맥의 유주 상황, 교차 상황의 차이 등 다른 점이 적지 않고, 유독 명당앙복도에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오류가 있다. 『의학강목』(1565)은 『의학입문』(1571)보다 불과 6년 전에 간행되었으며, 출처 또한 불분명하므로 명당앙복도의 기원으로 추정하기에 무리가 있다.

『침방육집』(1618)의 동인도, 위옥린(魏玉麟)의 중교간(重校刊) 명당도(1782)는 『의학입문』이후 발간되었지만, 『의학강목』(1565)명당도와 기본적으로 같으므로 세 가지 명당도는 그 저본을 공유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천이 당시 유행했던 동인을 직접 보고 그렸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의학입문』에 언급한 족소양담경의 경혈 순서는 가정동인(1522-1566)에서 나타나는 공통 특징이므로 명당앙복도는 가정동인의 영향을 받아 그려졌다는 황룡상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명당앙복도에 반영된 족양명위경, 족소음신경, 족소양담경의 경혈 순서는 『십사경발휘』와 서로 다르며, 『의학강목』명당도,『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에 표현된 경혈 순서는 『십사경발휘』를 따랐다.

이처럼 골격 표현의 유무, 경맥의 유주 상황과 교차 상황의 차이, 명당앙복도에서만 나타나는 오류, 경혈 순서의 차이 등 여러 가지 단서로 판단하면, 『의학강목』명당도, 『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명당도는 그 저본을 공유하지만,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앞의 세 가지 명당도와 그 저본을 공유한다고 보기 어렵다.

종합하면, 『의학입문』명당앙복도는 홀태의 명당도(『의학강목』명당도, 『침방육집』명당도, 중교간(重校刊) 명당도의 저본으로 추정)를 베껴서 간략히 표현한 것이 아니라, 『동인수혈침구도경』(천성동인 계열), 『침구취영』의 명당도에 다시 구체적인 정보(경맥의 유주 상황과 교차 상황, 경혈 배열과 순서 등)를 새롭게 추가하였거나, 또는 당시에 유행하던 별개의 근거(가정동인과 관련된 명당도 또는 동인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추정한다면 『의학입문』명당앙복도의 실제저본은 현재 전해지지 않으며, 명당앙복도는 가정동인을 가장 구체적으로 묘사한 최고(最古)의 명당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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