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중년(中年)이란 청년과 노인의 중간으로 인생의 중기(中期)를 뜻한다. 그러나 중년의 시기에 대해서는 제각기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어 대사전에서는 중년을 40-50대까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는 약 45-64세 사이라고 정의한다. 융(Jung, C. G.)은 40세 전후[1]를, 하비거스트(Havighurst, R. J.)는 생애주기별 단계에서 30-60세[2], 그리고 레빈슨(Levinson, D. J.)은 40-60세를 중년으로 보았다[3]. 국내의 조사연구 중 중년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40-59세를 중년으로 규정하여 연구하였고[4], 또 다른 중년층 연구에서는 30-50대를 대상으로 연구하였다[5].
2009년 UN은 의료기술의 발달, 저출산, 유아사망률 저하, 보건위생환경과 의식주 생활의 개선, 생활 수준의 향상, 기대수명의 증가 등으로 인해 세계의 평균수명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보고,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을 고려하여 세계인구고령화 보고서에서 새로운 연령 구분을 발표하였다. 0-17세를 미성년자, 18-65세를 청년, 66-79세를 중년, 80-99세를 노인, 그리고 100세 이상을 장수 노인으로 제안하면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6].
2018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8,117,328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6%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 40-64세까지의 인구수는 20,406,946명으로 노인 인구의 약 2.5배에 달한다. 중년은 노년기 직전의 대상들로 곧 노년이 될 예비 연령층인데 총인구의 약 40%에 육박하는 인구가[7] 곧 노년기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중년의 인구가 많은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의 중년층은 한국 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하기 때문이다[8]. 베이비붐 세대들은 가정과 사회에서 다중역할을 수행하며, 낮은 삶의 만족도와 부정적인 심리적 안녕감 그리고 스트레스나 우울과 같은 다양한 심리적인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9].
우리나라 정부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등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중년 문제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고, 2017년 8월 그동안 정책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5060세대를 ‘신(新)중년’이라고 새롭게 명명하였다. 그리고 ‘일자리→재취업 일자리→사회공헌 일자리’로 이어지는 지원방안 기반 구축을 위한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10]. 지방정부에서는 50세 이상 64세 이하를 중장년으로 정의하고, 중장년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평생학습, 재취업교육, 심리상담, 건강관리, 사회참여 등 포괄적 영역에서 체계적이며 지속 가능한 종합지원계획 마련에 힘쓰고 있다[11].
중년기를 어떻게 준비하며 지내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기가 달라진다. 융은 중년에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고 하였는데, 성인발달에 있어서 특히 중년기의 성격발달을 중시하였다. 중년의 위기를 겪는 사람은 개성화 과정을 밟을 필요가 있으며, 이것은 바로 나답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12]. 에릭슨(Erickson, E. H.)은 중년기에 생산성 대 정체감이라는 발달과업을 갖게 되며 중년을 심리·사회적 위기를 겪는 시기로 보았다[13]. 펙(Peck, R. C.)은 중년기에 신체적 능력이 감퇴하지만 인생 경험으로 인해 오히려 지혜를 얻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정서적 유연성이 중년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였다[14]. 정옥분은 중년기는 수많은 갈등으로 가득 찬 위기의 시기라고 보았다[15].
중년기에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상황으로 우울감을 경험하고 삶의 이유를 상실할 수도 있다[16]. 흰머리, 주름, 폐경, 갱년기, 호르몬 등의 신체적 변화, 부모 등 주변 사람들의 죽음 경험, 자녀의 독립과 결별 등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 그리고 은퇴로 인해 사회적인 변화를 겪게 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전 생애가 길어지면서 중년 시기에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보아야 한다. 자녀가 독립하여 떠나면서 겪게 되는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자녀가 커도 독립하지 않아 겪게 되는 가득 찬 둥지 증후군(Crowded nest syndrome)[17]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가중되는 가계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 심리적·경제적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그러나 2018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가장 오래 다닌 직장에서의 우리나라 퇴직 평균연령은 49.1세로 나타났다. 퇴직 이후의 중년들은 재취업까지 평균 3개월에서 2년이 소요되고, 임시직, 일용직, 비정규직 또는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18]. 중년은 준비 없는 은퇴로 가족관계 및 사회적 유대관계 약화, 소속감의 부재, 심리적 위축,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겪게 되고, 이것이 자살 또는 가족 동반 자살이라는 극단적 사례로 이어지기도 한다[19]. 이렇듯 100세 시대로의 패러다임의 전환과 오늘날 우리나라 중년이 당면한 문제들은 중년에 대한 관심과 집중을 더욱 필요로 한다.
언어는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나 상대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왜곡될 수 있고, 언어로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 데 한계를 갖기도 한다. 그에 반해 그림은 비언어적으로 그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다[20]. 정여주는 미술치료는 시각언어, 상징적 언어로 그림을 통해 자신의 심리적 상황, 실존적 물음, 카타르시스를 표현하고 감상할 수 있다고 하였다[21]. 미술치료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감정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적 기능이 있고, 미술 활동을 통해 개인의 갈등 조정 및 자기표현과 승화작용으로 자기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며,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의 조화가 가능하다[22]. 루빈(Rubin, J. A)은 미술치료가 정신분열증 또는 우울증 같은 정서장애를 포함하여 모든 종류의 문제를 가진 성인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며, 또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창조적인 개인의 발달 그리고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계속되는 정체성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23]. 중년기의 삶에 있어서 미술치료는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중년미술치료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0년 은옥주가 40-59세의 중년여성 우울증 집단에 대해 집단미술치료에 관한 사례연구학위논문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미술치료에서 중년에 대한 학제적 연구가 시작되었다[24]. 이후 중년남성을 대상으로 한 결혼만족도 향상과 상태 불안 감소[25], 렉시오 디비나를 활용한 중년 여성의 분노 감소와 영적안녕감[26],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적용한 중년여성의 열등감 감소와 자기효능감 향상[27], 콜라주 프로그램으로 중년여성의 우울 감소에 관해 연구[28]한 미술치료 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의 동향분석에 관한 연구 중 연령별 미술치료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유아미술치료 연구동향[29], 아동미술치료 연구동향[30],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집단 미술치료 연구 동향[31], 성인미술치료의 연구동향[32], 노인미술치료에 관한 연구동향[33] 등 다양한 연령 대상의 연구 동향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성인 미술치료의 연구동향은 만 19세 이상부터 64세까지의 성인을 대상으로 중년을 구분하지 않았고, 한국 미술치료 학위 논문의 최신 연구동향 연구에서도 발달단계에 중년을 구분하지 않고 성인으로 포함[34]하여 중년만의 연구동향을 파악하기 힘들다. 중년을 대상으로 한 동향 연구는 중년기여성 우울증에 대한 미술치료 연구 분석[35]과 중년여성 우울 중재프로그램 국내 연구 동향[36] 단 2편만이 검색되었으며, 2편 모두 중년여성만을 대상으로 우울에 관해서만 연구 분석이 이루어졌다.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는 것은 미비한 연구 분야를 파악하고 선행연구에서의 연구 주제, 방법, 형식 등을 이해하여 향후 체계적이고 균형 있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고[37], 임상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치료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국내 미술치료 연구동향을 보면 연령별 발달단계에서 유아, 아동, 청소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으나 중년에 대한 연구를 찾기 어려웠다. 중년의 인구는 초고속으로 증가했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 조명되면서 중년미술치료의 필요성 또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그동안의 국내 중년미술치료 연구에 관한 연구 실태와 연구동향을 분석하여 중년미술치료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향후 방향에 대해 고찰하여 중년미술치료 연구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목적인 중년미술치료의 연구 실태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년미술치료 연도별 연구동향은 어떠한가?
둘째, 중년미술치료 대상별 연구동향은 어떠한가?
셋째, 중년미술치료 내용별 연구동향은 어떠한가?
넷째, 중년미술치료 방법별 연구동향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분석대상
본 연구에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국내에서 발표된 석·박사 학위논문과 KCI 등재 또는 등재 후보지에 게재된 학술지 논문 중 중년미술치료 연구를 분석하였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국회전자도서관(NDAL), 한국학술정보(KISS)에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자료의 누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보문고 스콜라(scholar), 학술데이터베이스서비스(DBPia)에서 추가 자료를 수집하였다. 주요어 ‘중년’과 ‘미술치료’로 총 96편이 검색되었고, 이 중 저작권 미허락 문헌 1편, 자녀 등 다른 연령이 포함된 문헌 3편은 제외하였다. 석·박사 학위논문과 학술지 논문이 중복 게재된 경우 학위 논문으로 포함시켰으며, 최종 석·박사 학위논문 62편, 국내 학술지 게재논문 17편 총 79편이 연구 분석대상으로 선정되었다.
2. 분석기준
본 연구에서 중년미술치료 연구동향 분석을 위해 기정희, 이숙미, 김춘경, 정종진 외의 한국 미술치료의 연구동향[38]과 장성숙, 이근매의 청소년의 문제행동 미술치료에 대한 국내 학위논문 분석[39], 그리고 송은경, 원희랑의 한국 노인미술치료 연구동향[40] 분석기준을 참고 후 재구성하여 연구 자료의 발표연도별, 연구대상별(연령, 성별, 연구대상수, 문제유형), 연구내용별(연구주제, 치료기법, 회기구성, 치료환경), 연구방법별(연구유형, 연구설계, 측정방식, 측정도구) 4가지 분석틀을 설정하였다. 연구 동향분석을 위해 Microsoft Excel 2016 Version을 사용하여 각 영역별로 도출한 내용의 빈도수를 측정하고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여 통계 처리하였다. 백분율(%)은 소수 둘째 자리 반올림으로 소수 첫째 자리까지 제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연도별 발표유형
연도별 발표유형은 박사학위논문, 석사학위논문, 학술지 논문으로 구분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표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석사학위논문이 50편(63.3%)으로 가장 많았고, 학술지논문 17편(21.5%), 박사학위논문 12편(15.2%) 순이었다. 2000년 석사학위 논문을 시작으로 2007년 학술지 논문, 2013년부터는 박사학위 논문이 각각 발표되었고, 2008년부터 점차 중년에 관한 미술치료 연구논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연도별 발표 유형별 분석
2. 연구대상별 분석
연구대상별 분석은 연구대상의 연령, 성별, 연구대상 수, 문제유형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2.1 연구대상
중년미술치료 연구대상 성별과 연구대상수를 분석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68편(86.1%)으로 매우 많았으며, 남녀 혼성으로 한 연구는 5편(6.3%)에 불과했다. 40-50대 연구가 가장 많았고, 분석 과정에서 30대 중반부터 69세까지의 연령이 연구대상이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대상수는 중년미술치료 연구의 실험집단원만 분석한 것으로 문헌 및 질적연구 3편을 제외하고 76편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1명을 연구한 경우가 30편(39.5%)으로 가장 많았고, 집단미술치료의 경우 6-10명을 연구대상으로 한 연구가 24편(31.6%)으로 확인되었다.
표 2. 연구대상 성별 및 연구대상수 분석
2.2 연구대상 문제유형
다수의 연구가 연구대상의 직업, 나이 등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지 않아 연구대상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우울하면서 자존감이 낮고 불안을 갖고 있는 등 한 대상자가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심한 우울증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의학적인 진단을 받고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인지 등의 정보가 매우 부족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한 통계처리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크게 의학적 진단을 받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만 구분하였다. 특별한 의학적, 심리적 문제가 없는 경우는 일반으로 명시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 [표 3]과 같다. 의학적 진단을 받은 대상자의 연구보다 그렇지 않은 대상의 연구가 많았으며, 분석과정에서 우울증 또는 우울 성향의 대상 연구가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3. 연구대상의 문제유형에 따른 구분
3. 연구내용별 분석
중년미술치료 연구내용별 분석은 연구주제, 치료기법, 회기구성, 치료환경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3.1 연구주제
연구주제를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연구주제가 2개 이상인 경우는 각각의 주제로 체크하였다. 연구주제는 크게 5가지로 구분하였는데, 심리적 건강에 대한 연구주제가 45편(43.7%)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자아성장에 관한 주제가 38편(36.9%) 순이었다.
표 4. 연구주제별 분석
3.2 치료기법
연구내용별 치료기법 및 회기구성은 문헌 및 질적연구 3편을 제외하고 76편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5]와 같다. 치료기법으로는 평면 매체, 입체 매체, 종이매체, 비정형매체 등 다양한 매체와 그리기, 채색하기, 찢어 붙이기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한 혼합기법이 61편(80.3%)으로 가장 많았으며, 단일기법만으로 연구한 논문은 총 15편(19.7%)으로 만다라 6편, 콜라주 4편, 기타 공예, 자연매체, 명화감상, 한국화, 포토이미지의 단일기법이 각각 1편으로 확인되었다.
표 5. 연구내용별 치료기법 및 회기구성 분석
주당 회기별 분석 결과 주 1회가 44편(57.9%)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주 2회가 23편(30.3%) 순이었다. 총 진행회기별 분석은 10-14회기를 진행한 경우가 37편(48.7%)으로 가장 많았다. 분석 과정에서 최단 5회기에서 최장 65회기까지 다양하게 전체 회기가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회기 당 시간 분석은 61-90분이 37편(48.7%)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91-120분 순위였다. 이 외에 1일 6시간씩 진행된 경우도 있었다.
3.3 치료환경
회기진행 장소는 심리상담실과 미술치료실이 22곳으로 많았고, 기타 지역사회 편의시설, 공공시설 및 종교시설 등에서 미술치료가 실시되었다. 이 외에 내담자의 가정 또는 연구자의 개인 휴식공간에서 진행되기도했다. 25편의 논문은 치료환경을 미제시하였다.
4. 연구방법별 분석
연구방법별 분석은 연구유형, 연구설계, 측정방식, 측정도구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4.1 연구유형 및 연구설계
연구유형은 [표 6]에서와 같이 질적연구와 양적연구의 혼합연구가 49편(62.0%)으로 가장 많았다. 질적연구는 21편(26.6%)으로 현상학 5편, 사례연구 8편, 내러티브탐구와 존재론적탐구가 각각 4편으로 확인되었다.
표 6. 연구방법별 연구유형 및 연구설계 분석
연구설계는 문헌 및 질적연구 3편을 제외하고 76편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6]과 같다. 개인사례가 32편(42.1%)으로 가장 많았고, 집단미술치료 시 실험 통제집단을 둔 경우가 24편(31.6%)으로 조사되었다.
4.2 측정방식 및 측정도구
분석 대상 논문 79편 중 측정도구를 사용한 논문은 총 61편이었다. 측정방식별 분석 결과 사전·사후검사가 46편(75.4%)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사전·사후·추후검사가 12편(19.7%)이었다. 사전·중간·사후검사는2편(3.3%) 그리고 사전·중간·사후·추후검사는 1편(1.6%)으로 조사되었다.
측정도구별 분석은 객관적 검사도구와 그림투사 검사도구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객관적 검사도구는 [표 7]에서와 같이 심리건강 관련 척도 사용이 가장 많았고, 그림투사검사도구는 K-HTP(Kinetic House-Tree-Person Test) 사용이 많았다. 객관적 검사도구와 그림투사 검사도구 이외에 심박수와 혈압을 측정한 논문도 1편 확인되었다.
표 7. 객관적 검사도구에 따른 구분
표 8. 그림투사 검사도구별 분석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발표된 중년미술치료 관련 석·박사 학위논문과 국내 학술지 게재 논문 총 79편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중년미술치료 연구 실태와 동향을 알아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연구 자료의 발표연도별, 연구대상별, 연구내용별, 연구방법별 4가지 분석틀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른 논의 및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도별 발행 편수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석사학위 논문을 시작으로 중년미술치료 연구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8년부터 증가폭이 시작된 것은 이수은의 연구와 같이 미술치료 전공 대학원의 신설로 인한[41] 요인과 미술치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미술활동을 통해 감정, 생각, 욕구, 소망 등을 표현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미술치료의 치료적 기능과 효과 때문[42]이기도 한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 중년미술치료의 연구대상은 40-50대가 가장 많았으며, 30대 중반부터 69세까지의 연령대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것은 오제은의 연구에서와 같이 우리나라의 중년기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중년기를 생활연령과 가족생활 주기의 두 가지 관점에서 보편적으로 40-59세로 정의[43]하였었으나, 우리나라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중년 대상의 연구가 60대 후반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전체연구의 68편(86.1%)으로 많았는데, 최희주, 김영근[44]의 연구와 김민희, 강현주[45]의 연구에서도 중년여성 대상 연구가 많았던 분석 결과와 유사하였다. 중년남성이 경험하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 또한 매우 크므로 남성에 대한 추후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남녀 혼성의 연구나 동호회, 부부, 직장, 소집단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대상수는 개인미술치료가 전체의 39.5%를 차지하였다. 집단 미술치료인원은 6-10명 구성이 24편(31.6%)으로 가장 많았는데, 얄롬(Yalom, I. D.)은 7-8명이 가장 이상적인 집단구성 인원이라고 하였다[46].
의학적 진단을 받은 대상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이는 김미진, 강영주의 아동미술치료 프로그램의 국내 연구동향에 관한 연구에서 장애 진단 아동에 관한 연구보다 일반아동 연구 비중이 높은 결과[47]와도 유사하다. 전체적으로 우울증 또는 우울 성향이 있는 대상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았는데,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보다 폭넓은 유형의 대상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연구내용 측면에서 연구주제는 자아성장, 삶의 질, 심리건강, 스트레스, 부부 및 대인관계, 영성 등으로 다양하였다.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단일기법으로 연구한 경우보다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사용한 혼합 기법의 연구가 많았다. 이는 안정아와 정여주[48]의 연구결과와 동일하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프로그램 구성 시 연구주제와 매체 및 기법 간의 근거가 빈약하였다. 연구대상에게 왜 특정한 매체 또는 기법을 적용했어야 하는지 근거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기구성은 총 진행회기 10-14회기, 주 1회, 그리고 회기당 소요시간은 61-90분이 가장 많았다. 이것은 이근매, 옥선형[49]의 연구에서도 유사하였다. 그러나 단기간, 하루 종일 회기를 진행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직장생활 또는 일상생활로 바쁜 중년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치료환경은 심리상담실, 미술치료실 순으로 많았으며, 기타 지역사회 편의시설, 공공시설 및 종교시설 등에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외에 연구대상자의 집에서 진행된 경우와 치료 장소를 형편에 따라 여러 곳 옮기면서 진행된 경우도 있었다. 25편의 논문은 치료 장소를 미제시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박철환, 최영주의 노인미술치료에서의 치료환경을 조사한 결과와 같다[50]. 치료환경은 미술치료의 중요한 치료적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연구의 윤리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여 장소를 선정하고, 연구논문에 치료 장소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넷째, 연구방법으로 연구유형은 혼합연구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이근매[51]의 연구와도 같다. 혼합연구가 점차 많아지는 현상은 질적연구와 양적연구의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험연구 외에 문헌연구, 조사연구, 프로그램 개발 연구는 각 1편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이수진[52]과 허소임[53]의 연구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미술치료 연구논문이 임상 위주의 연구에 편향된 경향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현재 전체 미술치료연구의 보완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에 대한 연구나 이론연구 등 중년미술치료에 관한 다양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연구설계는 개인사례연구 다음으로 실험통제집단 연구가 많았으며, 측정방식은 사전·사후 검사 방식이 가장 많았다. 이것은 윤라미와 박윤미[54]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그러나 미술치료 회기종료 후 사후검사를 실시하여 연구효과의 지속성에 대한 검증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험연구의 측정도구별 분석은 객관적 검사도구와 그림투사 검사도구를 혼합하여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미술치료 효과에 대한 타당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나의 검사 도구가 여러 주제에서 사용되었고, 일부 연구에서는 6가지 이상의 측정 도구를 사용하는 등 자칫 검사 도구의 남용으로 보일 수도 있었는데, 연구자의 측정 도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검사 도구에 대한 체계적 정립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년미술치료 연구의 질적 보완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도별 동향에서 볼 때 꾸준히 중년미술치료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동, 청소년, 노인 등 기타 연령에 관한 연구에 비해 그 증가폭이 매우 완만한 실정이다. 중년인구의 초고속 증가와 더불어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중년문제에 관심과 집중이 조명되고 있다. 이제 미술치료학계에서도 중년미술치료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년 여성 대상의 연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년 남성들이 겪는 은퇴불안과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 그리고 갱년기 증세와 노화로 인한 신체적·정서적 변화 또한 매우 크다. 성별에 치우침 없이 치료로서의 미술치료, 예방으로서의 미술치료, 자기계발로서의 미술치료 등 다각도에서의 미술치료 개발과 접근이 필요하겠다.
셋째, 다수의 연구에서 연구대상의 의학적 진단 정보가 매우 불확실하여 통계처리를 할 수 없었다. 미술치료에 대한 정확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세한 정보가 요구된다. 또한 상태의 개선을 위해 심리치료, 명상, 요가, 운동 등을 병행하고 있는지, 연구기간내에 퇴직, 이사, 이혼, 자녀의 대입 합격 및 취업 등 생활환경의 변화나 기타 심리적인 영향에 미칠 어떠한 사건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고 기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현재 약 복용 여부, 복용 중단 기간과 중단사유가 자의였는지 의사의 진단이었는지, 아니면 이제 막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것인지 등의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양적·질적으로 프로그램의 효과와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측정도구검사 사용이 많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검사는 연구대상을 오히려 긴장시키고, 미술치료에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측정 도구에 대한 연구자의 정확한 이해와 측정 도구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고 반드시 필요한 검사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섯째, 연구 윤리적 측면에서 연구 종료 후 통제집단과 비교집단에게도 동등한 미술치료를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중년’, ‘미술치료’를 주요어로 석박사 학위논문과 학술지 논문을 조사한 것으로 중년에 관한 모든 연구물을 분석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선행연구의 빈도분석만 하였으므로 임상미술치료 효과에 관한 메타분석, 미술치료프로그램의 치료기법과 매체에 관한 후속 연구를 기대한다. 본 연구는 국내 중년 미술치료에 대한 첫 번째 연구동향 분석 논문으로써 중년미술치료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추후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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