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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mplications on Healthcare System of the Unified Korea: Lesson from System Integration Countries

체제통합국 건강지표 비교를 통한 통일 후 보건의료에 대한 시사점

  • Jun, Yeong (Department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 Ajou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
  • Huh, Sung-Eun (Ajou Institute of Korean Unification and Health Care) ;
  • Lee, Joo Eun (Department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 Ajou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 주영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
  • 허성은 (아주남북한보건의료연구소) ;
  • 이주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 Received : 2020.02.26
  • Accepted : 2020.06.01
  • Published : 2020.09.30

Abstract

Background: In this study, we aimed to investigate the recent trends for health care indicators including maternal mortality ratio, infant mortality rate, under-five mortality rate, life expectancy, years of life lost, and healthcare resources in South Korea, North Korea, Germany, Russian Federation, Mongolia, Vietnam, China, Czech Republic, Poland, and Hungary. Methods: We used data from five sources: World Health Organization, Federal Institute for Population Research, World Bank,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health statistics, and national statistics. Results: In the early 1990s, health indicators continued to improve in countries that switched to the health insurance system, but the gap widened in North Korea as health indicators worsened. Conclusion: The establishment of a sustainable health care system after 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requires substantial changes in the health care system and efforts to improve the health of North Koreans.

Keywords

서론

현재는 남한과 북한 간 관계 개선이 더디기는 하지만 여러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남북 간 격차의 확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분야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통해 시사점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남북한 격차가 지속적으로 발생 하는 분야는 향후 통일을 위한 여정에 큰 고통으로 작용할 것이며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1-3]. 독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통일 17년 전부터 보건의료에 대한 활발한 접촉과 교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통합과정에서 의료보장제도에 약 18조 원 규모의 큰 비용을 지불했다. 당시 서독의 1인당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이 동독의 2배였으며 동독의 보건 인프라가 서독에 비해 열악하긴 했지만 후진국형 감염병 등이 만연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음을 고려하면 현재의 남북한 격차에 미루어 볼 때 보 건의료분야만 하더라도 통합과정에서 엄청난 비용과 고통을 수반할 것임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4,5].

사회주의에서 체제전환을 경험한 동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서도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데, 이들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북한 사회가 앞으로 직면할 수 있는 보건의료 관련 문제를 가늠해보고 이를 위한 대응책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헝가리의 경우 1990년대 초부터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하기 시작했으며 1992년 일차 보건의료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독립된 의료보험 기금과 운영기관을 설립하고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공산주의체제 안에서 보건의료 서비스를 운영하던 폴란드는 1990년대 초부터 개혁을 시작하여 건강 보험을 민영에서 운영하도록 시스템 전환을 꾀하였다. 체코의 경우에는 1993년부터 사회복지시스템 개혁의 일환으로 사회주의체제 안에서 중앙집중적으로 운영되던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하여 다수의 독 립된 보험회사를 통해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러시아는 1991년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함께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하기 시작하였는데, 1993년 의료보장개혁을 통해 의료보장 책임을 분산시키고 재원조달을 다원화하기 위해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는 등 의료전 달체계를 개선하고자 하였다. 종합해보면 보건의료체제 통합을 경험 하였거나 체제전환을 경험한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미래의 남북관계를 고려한 보건의료체계 통합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점들과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훈 및 시사점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남한-북한의 건강지표의 연도별 추이를 파악하고자 한 연구들은 있었으나 보건의료체계의 변화를 경험한 국가, 체제전환을 경험한 국가들과 남한-북한의 건강지표를 비교한 연구는 드물다. 이 연구는 독일과 동유럽체제 전환국의 보건의료체계 통합 전 · 후 건강지표와 남한-북한의 건강지표의 추이를 비교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방법

1. 연구설계 및 방법

이 연구는 남한, 북한, 독일, 러시아, 몽골, 베트남, 중국, 체코, 폴란드, 헝가리의 보건의료체계 변화 전 · 후 건강지표들의 추이를 비교하기 위해 모성사망비, 영아사망률, 5세 이하 사망률, 기대수명,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 의료자원(인구 천 명당 의사 수, 인구 천 명당 간 호사 수, 인구 천 명당 병상 수)의 보건지표를 선정하였다. 보건지표의 추이를 제시하기 위해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Federal Institute for Population Research, World Bank,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health statistics,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통계치를 활용하였다. 1960년부터 5년 주기로 2015년까지의 통계치를 제시하며, 통계치가 제시되지 않은 연도의 결과는 제외하였다. 사용한 자료원과 건강지표에 대한 세부사항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Table 1. Details of varlables, definition, countries, years, and data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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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LL, years of life lost.

2. 변수 측정

모성사망비는 임신과 관련된 원인으로 임신 또는 분만 후 42일 이내에 발생한 여성사망자 수를 해당 연도의 출생아 수로 나누어 100,000분비로 제시하였다. 영아사망률은 출생 후 1년 이내(365일 미 만) 사망자 수를 해당 연도의 출생아 수로 나눈 수치를 1,000분비로 제 시하였다. 5세 이하 사망률은 특정 연도나 기간 중 출생한 어린이가 만약 그 기간의 각 연령별 사망률을 적용할 경우 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로 제시하였다. 기대수명은 0세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로 제시하였다.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는 조기에 사망함으로 인해 손실되는 생존연수로 제시하였다. 의료자원의 경우 의사인력은 인구 천 명당 면허보유 의사 수로 간호인력은 인구 천 명당 면허보유 간호사 수로 제시하였고 병상 수는 인구 천 명당 병원 병상 수로 제시하였다.

결과

Figure 1은 남북한과 보건의료분야 개혁개방을 추진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10만 명당 모성사망비를 비교한 결과이다. 북한을 제외한 9개 국가 모두 1990년에 비해 2013년 모성사망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OECD 국가인 남한, 독일, 체코, 폴란드, 헝가리는 북한, 러시아, 몽골, 베트남, 중국에 비해 낮게 유지됨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10 만 명당 모성사망비가 1990년에 74명에서 1991년 연방국민 의료보험 법률을 채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중국도 1996년 도시의료 보험제도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기 이전 모성사망비가 1990년 97명이었고 2013년 32명으로 감소했다. 베트남의 경우 1990년에는 10만 명 당 모성사망비가 140명으로 10개 국가 중 가장 높았으나 1993년 사회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로 2013년 49명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몽골은 1990년에 모성사망비 100명이었고, 1991년 건강보험법 도입 직후에는 120명으로 증가하였으나 2000년 이후 다시 감소추세를 보였다. 1990년 비교해서 2013년에 모성사망비가 증가한 국가는 북한이 유일한데, 1990년에 베트남, 몽골,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2000년에 급증한 이후 2013년에 1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모성 사망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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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Maternal mortality ratio (per 100,000 live births).

Figure 2는 출생아 1,000명당 영아사망률을 비교한 결과이다. 1985 년에는 몽골의 영아사망률이 93.8명으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 42.6명, 중국 42.3명, 북한 27.7명, 러시아 21.1명, 남한 20.5명 순이었고, 독일이 9.2명으로 10개 국가 중 가장 낮았다. 북한을 제외한 사회주의 국가들은 90년대 초에 건강보험체제로의 전환 이후 영아사망률이 감소하였으나, 북한은 1985년 27.7명에서 1990년 33.4명, 1995년 53.2명으로 10개 국가 중 2번째로 높았고 2015년에도 여전히 영아사망률 2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영아사망률을 공개한 이후부터 10년간 (1985–1995년) 남북 간의 영아사망률 차이는 급속하게 감소하였고, 그 이후로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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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Infant mortality rate (per 1,000 live births).

Figure 3은 국가별로 1,000명당 5세 이하 사망률을 나타낸 결과이다. 5세 이하 사망률은 Figure 2에 영아사망률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1985년에 몽골의 영아사망률이 134.5명으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 61.2명, 중국 54명, 북한 35.1명 순이었고, 북한을 제외한 국가들은 1990년 이후 5세 이하 사망률이 모두 감소했으나, 북한의 경우 1995년 도까지 72.8명으로 증가했고, 2015년에는 베트남 21.8명 다음으로 높은 21.1명으로 2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아사망률과 마찬가지로 남북 간의 5세 이하 사망률 차이도 1985년부터 10년간 빠르게 감소하였 고, 그 이후로도 감소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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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Under-5 mortality rate (per 1,000 live births).

Figure 4는 국가별로 기대수명을 비교한 결과이다. 1960년에는 중국의 기대수명이 43.7세로 가장 짧고, 몽골 48.4세, 북한 51.3세, 남한 55.4세 순으로 짧게 나타났으며, 1960년의 남북한의 기대수명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1990년 이후 러시아와 북한은 제외한 8개 국가 모두 기대수명이 증가했으며, 2015년 한국이 82세로 가장 높았고, 몽골이 69.1세로 가장 낮았다. 러시아는 1990년 68.9세에서 1995년 64.7세로 감소했다가 이후 2000년에 65.5세로 다시 증가추세를 보였고, 북한의 경우 1990년 69.9세에서 1995년 66.5세, 2000년 65.3세로 감소하다가 2005년 68.4세로 다시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남북 간의 기대수명 차이는 1960년도부터 1990년도까지 감소하다가 1990년도 이후 다시 차이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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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Life expectancy.

Figure 5는 남한과 보건의료분야 개혁개방을 추진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를 비교한 결과이며 남자와 여자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남성 인구를 대상으로 한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폴란드는 의료개혁을 실시한 1990년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가 92.0년으로 1985년의 92.2년과 비슷하였지만, 의료개혁 이후 지속적 으로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가 감소하여 2015년에는 51.4년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헝가리의 경우 의료보험 개혁이 있던 1990년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가 증가추세에 있었으나 의료보험 개혁 이후인 1990년대를 기점으로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가 1990년 385.4년에서 2015년 213.8년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과 체코 또한 조기사망에 따른 상실연수는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북한, 러시아, 몽골, 베트남, 중국의 경우 자료가 없는 연도가 많아 일부 연도만 추이관찰이 가능하였으며 대부분 일정 수준의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추세였다. 여성 인구를 대상으로 한 조기사망에따른 상실연수는 폴란드, 헝가리, 독일, 체코 모두 보건의료체계의 변화(의료개혁 등)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또한 남성 인구와 마찬가지로 북한, 러시아, 몽골, 베트남, 중국의 경우 자료가 없는 연도가 많아 일부 연도만 추이관찰이 가능하였으며 대부분 일정 수준의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추세였다 (Figur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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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Years of life lost (m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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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Years of life lost (female).

Figures 7–9는 남한과 보건의료분야 개혁개방을 추진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의료자원을 비교한 결과이며 의료자원은 인구 천 명당 활동 의사 수, 인구 천 명당 활동 간호사 수, 인구 천 명당 병상 수(hospital bed)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인구 천 명당 활동 의사 수는 모든 나라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보건의료체계의 변화(의료개 혁 등)와 상관없이 증가추세였다. 다만 러시아, 헝가리의 경우 의사 수의 증가와 감소가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2015년 기준 인구 천 명당 활동 의사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독일이었으며(인구 천 명당 4.1명), 가장 적은 나라는 베트남(인구 천 명당 0.8명)이었다(Figure 7). 인구 천 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한국, 중국, 독일, 헝가리에서 해마다 꾸준한 증가가 관찰되었으나 의료체계의 변화(의료개혁 등) 등 특정 변화로 인해 추세가 눈에 띄게 달라지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 폴란드, 체코는 인구 천 명당 활동 간호사 수의 증가와 감소가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몽골, 베트남의 인구 천 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특별한 증가, 감소추세 없이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2015년 기준 인구 천 명당 활동 간호사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독일 이었으며(인구 천 명당 12.7명), 가장 적은 나라는 베트남(인구 천 명 당 1.4명)이었다(Figure 8). 인구 천 명당 병상 수의 경우 독일, 러시아, 베트남, 체코, 폴란드에서 해마다 감소추세가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독일의 경우 동독의 의료보장제도가 도입된 1991년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 천 명당 병상 수가 감소하였는데, 1990년 인구 천 명당 10.4 병상에서 2015년 인구 천 명당 8.1병상까지 감소하였다. 1991년 연방 국민의 의료보험 법률을 채택한 러시아에서는 1990년 이후 인구 천 명당 병상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1990년 인구 천 명당 13.1 명에서 2015년 인구 천 명당 8.5명으로 감소하였다. 1993년 사회복지 시스템을 개혁한 체코에서는 그 이전에는 약 인구 천 명당 11병상이었으나 개혁 이후 2000년에 인구 천 명당 7.8병상으로 감소하였으며, 최근까지 감소추세를 유지하여 2015년에는 인구 천 명당 6.5병상이었다. 1993년 사회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 베트남은 도입 전후 인구 천 명당 병상 수가 1990년에는 인구 천 명당 3.8병상에서 2010년에는 인구 천 명당 2.0병상으로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나 자료가 없는 연도가 상당하여 정확한 추세는 알 수 없다. 헝가리의 경우 의료 보험 개혁이 있던 1990년 이후 인구 천 명당 병상 수가 감소하였는데, 1995년 인구 천 명당 8.8병상에서 2015년 인구 천 명당 7.0병상으로 감소하였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뚜렷한 병상 수 증가 추세가 관찰되었다(Figure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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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Number of physicians (per 1,000 pop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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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Number of nurses (per 1,000 pop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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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Number of hospital beds (per 1,000 population).​​​​​​​

고찰

본 연구는 사회주의 국가의 건강보험 도입 전후 건강지표 비교를 통해 남북한 통일 후 의료보장체계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들을 미리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국민 보건서비스방식인 Semashko 모델을 채택하여 무상치료제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사회주의 국가들의 보건의료체계는 사회주의체제의 붕괴 및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의료체계의 붕괴로까지 이어졌다[6,7]. Semashko 모델은 중앙집중식 보건의료시스템으로 사회주의 국가들의 기본적인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건강보장을 달성하였다. 사회주의의 붕괴와 체제전환과정에서 보건의료시스템도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일반적으로 건강보험체제로 전환을 해왔다[8]. 독일의 경우 1991년 동독 의료보장제도 도입하였고, 헝가리는 1990년대 초 부터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하여 1992년도 독립된 의료보험 기금 설립, 폴란드는 1990년, 베트남은 1989년 의료개혁을 실시하여 1993년 사회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였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으로 1985년을 의료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1996년 도시의료보험제도를 전국적으로 실시하였고, 러시아는 1991년 연방국민의 의료보험 법률 을 채택하였으며, 몽골은 1991년 시장경제 전환 후, 건강보험법을 도입하였고, 체코는 1993년 사회복지시스템을 개혁하였다. 체제전환국의 건강보험체제 도입과 건강수준의 변화를 국가별로 비교하였다. 분석결과 모성사망비는 북한을 제외하고 9개 국가 모두 1990년에 비해 2013년 모성사망비가 감소했으며, 북한의 경우 2000년까지는 증 가하다가 그 이후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북한에서 이와 같은 추세가 나타난 이유는 1990년 중 · 후반 발생한 대기근(고난의 행군)의 상황을 통해 추정해볼 수 있다. WHO에서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가임기 여성의 3분의 1이 빈혈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영양상 태도 매우 나빠 단백질 에너지 영양실조 비율이 모든 가임기 여성에서 20%를 상회하는 등 1990년대 임신 출산기 여성의 건강이 매우 취약한 상태였으며 모성보건에도 영향을 끼쳤음을 추정할 수 있다. 90년대 초에 건강보험체제로 전환한 국가들(독일, 체코,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몽골, 베트남, 중국)의 경우 모두 영아사망률과 5세 이하 사망률 모두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북한은 지표를 공개하기 시작한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증가추세를 보였고, 2015년에도 여전히 영아사망률과 5세 이하 사망률이 베트남 다음으로 높았다. 1960 년에는 중국의 기대수명이 가장 짧았으나 이후 급격히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90년대부터는 몽골, 러시아, 북한 하위 3개 국가와 큰 격차를 보였다. 1990년 이후 러시아와 북한을 제외한 국가들 모두 기대수명이 꾸준히 증가추세를 유지했으며, 2015년에 한국의 기대수명이 가장 높았다.

각국의 보건의료지표를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 중 ‘아동사망 감소,’ ‘산모건강 증진’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MDGs의 4번째 목표인 아동사망 감소의 경우 1990년 대비 2015년 5세 미만 아동사망률(under-5 mortality rate)을 2/3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 이 목표치를 달성한 국가는 몽골 (107.9%→31.8%), 중국(53.9%→12.7%), 폴란드(17.3%→5.2%), 헝가 리(19.0%→6.1%)였다. 10개국 모두에서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몽골, 중국, 폴란드, 헝가리를 제외한 국가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다. MDGs의 5번째 목표인 산모 건강증진의 경우 1990년 대비 2015년 출산으로 인한 모성사망비(maternal mortality ratio)를 3/4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 이 목표치를 달성한 국가는 폴란드(17→3)가 유일하였다.

체제통합국에서의 보건의료체계의 변화와 이에 따른 건강지표들을 고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독일의 경우 1991년 1월 1일 동독지역에서 서독의 의료보장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약 1천면망의 동독 인구가 공적 의료보험체계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또한 보건의료시설 합리화 정책을 통해 비효율을 초래하는 공공병원들이 폐쇄되거나 민영 화되었다. 보건의료인력의 경우 국가에서 관리하던 많은 의료기관들이 민간보험계약 의사체계로 전환되면서 의사 및 치과의사 등 의료인력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체계 변화 초기에는 체제변화로 인한 의료이용 제한이 있었지만 의료체계가 안정화되면서 의료이용량이 증가하였고, 동독 및 서독에서 기대수명 및 사망률 등 건강수준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9]. 헝가리는 1992년 독립된 의료보험 기금을 설립하였고, 폴란드는 1990년대 초부터 개혁을 시작하여 건강보험을 민영에서 운영하도록 시스템 전환을 꾀하였는데, 이들 국가들은 체제전환과 보건의료개혁이 맞물려 개혁 초기에 재정 수입 감소 및 실업문제 등을 겪으며 기대하고자 하던 성과를 달성하 지 못하고 보건의료서비스의 질 하락 등을 경험하였다. 이는 개혁 초기의 문제였으며 향후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보건의료지표 또한 개선되었는데, 이러한 결과가 체제안정화와 보건의료체계 개혁이 성과로 인한 것인지 의학기술의 발전 등 외부 영향이 있었던 것인지는 추후 연구에서 자세하게 더 고찰해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정부 예산으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전 인민에 대한 무상치료제도를 기본으로 한 보건의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보건의료분야의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 및 의료장비의 현대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경제침체와 의료자원의 부족으로 보건 의료분야의 개혁이 정체되고 있다[10]. 사회주의 보건의료체계의 특 성상 국가의 보건의료자원의 부족은 의료서비스 질의 하락과 북한 주민 전체의 건강상태 악화로 이어진다[11]. 북한의 경제가 몰락하면서 1990년대부터 국가의 배급을 통한 의약품 공급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비공식적인 시장을 통한 조달이 일반화되면서 계층 간 의료 이용과 건강격차가 심화되었다. 또한 경제난이 악화되고 보건의료체계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모성사망비, 영아사망, 평균수명 등의 건강 지표가 악화되어왔다[12]. 북한 주민들의 건강향상을 위해서는 보건 의료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한데, 사회주의 붕괴 이후 보건의료시스템을 개혁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을 도입한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북한 보건의료체계의 개선방안을 미리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의 단일 국영의료시스템은 만성질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의료자원 부족과 의료서비스 질의 저하로 인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어서 북한과 쿠바를 제외한 사회주의 국가들 모두 사회주의 의료시 스템에서 건강보험체제로 전환하였다[13]. 북한 역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추후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지금처럼 보여주기식 개선이 아닌 보건의료시스템의 실질적인 변화와 북한 주민들의 건강향상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본 연구에서 선정한 8개의 건강지표가 통일 후 보건의료의료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체제전환국들의 보건의료체계 통합 이전인 90년대 이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모든 지표의 추이를 비교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둘째, OECD 국가(남한, 독일, 체코, 폴 란드, 헝가리)와 북한, 몽골, 러시아, 베트남, 중국 간 자료원이 서로 상이하고 시계열 자료가 부족한 국가들이 있어 데이터의 일관성이 다소 부족할 수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감사의 글

이 논문은 2019년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연구 공모전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된 연구로, 연구의 결과는 통일보건의료학회와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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