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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ment of Nursing Students' Volunteer Activity for Goryeo-in Immigrants Based on Service Design

서비스디자인 기반의 고려인 이주민을 위한 간호대학생 봉사활동 개발

  • 김희영 (동신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
  • Received : 2020.01.31
  • Accepted : 2020.05.27
  • Published : 2020.06.28

Abstract

The number of Goryeo-in immigrants has been increasing recently. National attention and active interactions are required for them to settle down with the identity of Korean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velop volunteer activity for Goryeo-in immigrants based on service design. The study was performed in G metropolitan city from October to November 2019. The participants were 33 Goryeo-in immigrants and 3 stakeholders. Data was collected through a survey and interviews of Goryeo-in immigrants and stakeholder interviews. In the field surveys and interviews, it was found out that the main problems faced by Goryeo-in immigrants were communication difficulties, maladjustment, job insecurity and smoking. The core issue was defined as 'How Goryeo-in immigrant women can improve their communicate ability in Korean'. In order to solve this problem we developed a program called 'Goryeo-in Han-gul ssugssug' for volunteer activities, and the program delivered through a storyboard and a role play. Using the service design process, a meaningful volunteer activity was designed considering lots of situation of Goryeo-in immigrants and nursing students in various ways. This study shows that the service design methodology is a useful way to reflect the needs of consumers and volunteers in developing volunteer work.

최근 증가하는 고려인 이주민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고려인 이주민을 위한 간호대학생의 봉사활동을 서비스디자인 기반으로 개발하기 위함이다.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G 광역시에서 수행되었으며 참여자는 고려인 이주민 33명과 이해관계자 3명이었다. 자료수집은 고려인 이주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면담, 이해관계자 면담을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고려인 이주민이 직면하는 주요문제로 발견된 것은 의사소통의 어려움, 부적응, 고용 불안정, 흡연이었다. 핵심이슈를 '어떻게 하면 고려인 이주여성이 한국어 소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로 정의하였고 문제해결을 위해 간호대학생의 봉사활동 '고려인 한글 쑥쑥'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으며, 스토리보드와 역할극을 통해 전달하였다.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고려인 이주민과 간호대학생의 상황을 다각도로 고려한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설계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은 봉사활동을 개발함에 있어 수요자와 봉사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용한 전략임을 알 수 있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고려인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에 거주하면서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민족 동포를 말한다. 고려인은 최초로 한민족 해외이주의 역사를 이룬 사람들로서 19세기 말에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선도하였다. 그러나 1930년대 소련의 소수민족에 대한 정치탄압과 억압 및 고려인에 대한 강제이주 조치로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이주되었다[1]. 고려인은 타국의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도 고려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독자적인 삶의 터전을 마련하며 굳세게 살아왔다[2].

1992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활발한 교류를 시작한 이후 고려인은 민족적 기원을 찾고 사회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낯선 고국 땅으로 재이주를 시도하였다[2]. 고려인을 비롯한 해외 동포의 이주가 급증함에 따라 우리정부는 재외동포법 (2004, 2008)을 개정하여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였다. 그동안 시행되었던 재외동포법은 고려인 3세까지만 재외동포로 인정하여 한국에 거주할 수 있었고 고려인 4세 이후는 외국인으로 분류되어 만 19세가 되면 재외동포 제외 적용을 받아 한국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2019년 7월 2일부터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사람의 직계비속이 모두 재외동포로 정의되었다[3].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외국국적의 고려인 동포가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편견과 부당한 대우,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고려인은 중국 조선족과 다르게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에 이주해 와서도 민족 내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4]. 고려인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 문화권에서 안정적 정착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 외에도 국민적 관심과 교류가 매우 필요하다.

간호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학점 취득 및 취업 대비용으로 하는 형식적인 봉사보다는 대가없이 순수한 봉사를 제공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5]. 간호대학생은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는 낯선 상황에 놓여 힘듦을 경험하지만 차츰 대상자의 상황적 한계를 공감하게 되며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과 인간관계의 성숙, 변화된 자신을 발견한다[6]. 봉사활동을 수행한 간호대학생은 직업가치관, 자아존중감, 사회성에서 평균 이상의 높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7]. 따라서 간호대 학생의 봉사활동은 어려운 이웃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직업적 가치관과 역량을 확대시킬 수 있는 필수적인 비교과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Mager와 Gais[8]에 의하면 서비스디자인은 고객의 관점에서 유용하며 사용가능하고 매력적이며, 공급자의 관점에서 효과적이며 효율적이고 차별화되는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서비스디자인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잠재된 욕구를 찾아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가치창출을 실현하는 방법론이다[9].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학문적 연구나 이론정립은 미비하지만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특성은 고객중심, 시각화, 총체성 등이 있는 문제해결방법론으로서 디자인과정과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10]. 최근 우리 사회는 복지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공공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중복되면서 서비스디자인의 대상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대상자의 요구에 맞추는 의료서비스디자인의 영역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 의료서비스디자인 연구 동향[11]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13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의료 서비스, 보건의료, 한방의료서비스와 간호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교육분야에서도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여 교육프로그램 개발[12] 및 교수자 수업 개선을 위한 접근[13]을 시도하고 있다.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대상자와 상호작용함으로 사용자의 경험과 요구를 존중하여 혁신을 시도하는 전략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디자인의 과정으로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는 방법론은 디자인카운슬(Design Council)의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double diamond process)이다[14].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는 사용자의 본질적 요구를 발견하고 핵심문제를 정의하여 해결안을 개발하고 사용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과정으로 발견(discover), 정의(define), 발전(develop), 전달(deliver)을 제시한다. 발견단계에서는 사용자의 본질적 요구를 발견하기 위하여 사용자와 사용자의 환경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정의단계에서는 수집한 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문제의 핵심을 정의한다. 발전단계에서는 문제해결을 위한 확산적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최상의 해결방안을 설계한다. 전달단계에서는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하며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다. 국내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해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에 이해하기단계를 추가하여 제안하고 있으며[15], 이해하기 단계에서는 서비스 대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조사의 방향을 결정한다.

봉사활동의 핵심은 대상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가장 필요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또한 대학생은 봉사활동을 수행하기 전에 봉사활동의 필요성과 적절성, 효과성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식된 고려인을 주목하였으며, 고려인 이주민을 위해 간호대학생이 수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개발하기 위하여 본 연구를 시도하였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고려인 이주민을 위해 간호대학생이 수행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서비스디자인의 방법으로 개발하기 위함이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고려인 이주민을 위한 간호대학생의 봉사활동 개발을 위한 실행연구이다.

2. 연구참여 및 연구팀

본 연구의 현장은 G광역시 소재 W에 위치한 고려인 이주민 거주지역이였다. 연구참여자는 고려인 이주민 33명과 이해관계자 3명이며, 이해관계자는 고려인 이주민 대표, 보건소 담당자, 간호사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를 위해 임상실습경험이 있는 간호학과 3학년을 대상으로 게시판에 참여자를 모집하였으며, 참여자 수는 적절한 상호작용을 위하여 7명 이내로 제한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최종 연구팀은 간호대학생 7명, 서비스디자이너 1명, 본 연구자 1명이었으며, 서비스 개발을 위해 총 8회의 모임을 실시하였다.

3. 연구과정

본 연구는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한국디자인진흥원[15]에서 제시한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였다.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공공분야를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기 위하여 서비스를 시각화, 실제화하여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법론이다[15].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는 [그림 1]과 같이 이해하기, 발견하기, 정의하기, 발전하기, 전달하기의 5단계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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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

3.1 이해하기

고려인 이주민 관련 연구문헌과 인터넷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으며, 현장조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3.2 발견하기

고려인 이주민의 건강증진행위 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건강관리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하여 고려인 이주민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2019년 10월 20일에 지역사회 행사인 ‘고려인의 날’ 에 참여한 고려인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연구팀이 직접 연구목적과 설문내용, 설문참여방법, 개인정보처리에 대한 설명문을 읽게 한 후 연구 참여에 동의한 대상자에게 설문지를 배부하였으며 작성 후 즉시 수거하였다. 또한 면담 참여에 동의한 대상자에게는 러시아어와 한국어에 능숙한 중학생 통역관을 통해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질문은 ‘한국에 이주해 오신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이주해 오신 이유는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누구와 함께 사나요? 가족은 어떻게 되시나요?’, ‘한국에 살면서 가장 불편하거나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불편하거나 힘든 것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은 적이 있었나요?’. ‘한국에 오길 잘 했다고 생각될 때는 언제인가요?’, ‘한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한국으로 오기 전과 현재의 건강상태를 비교하면 어떤가요?’, ‘평소에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술이나 담배를 하시나요? 일주일에 음주와 흡연을 어느 정도 하시나요?’. ‘몸이 아파 병원에 간 적이 있었나요? 병원에서 불편한 점이 있었나요?’, ‘건강을 위하여 무엇을 하고 싶나요?’ 등 이었다.

이해관계자인 고려인 이주민 대표, 보건소 담당자, 간호사 자원봉사자와의 면담은 연구자가 ‘고려인의 날‘ 행사장에서 직접 진행하였다. 면담질문은 ‘고려인의 건강 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고려인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활동은 무엇인가요?’, ‘간호대학생이 고려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등이었다. 면담 내용은 현장에서 기록하였다.

3.3 정의하기

설문조사자료와 면담자료를 분석한 후, 퍼소나(persona)를 선정하고 고객 여정맵을 작성하였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이슈를 도출하였다. 퍼소나는 유사한 행동패턴을 지닌 수요자 그룹을 가상모델로 정의함으로 수요자의 동기와 행동을 유추하기 위한 방법이며, 여정맵은 대상자의 경험 흐름을 시간에 따라 시각화하여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대상자 관점에서 서비스 환경의 기회요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15].

3.4 발전하기

수립된 서비스 목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해결안을 모색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과 로터스 발상법 (Lotus Blossom)을 활용하였다. 로터스 발상법은 일본의 마쓰무라 야쓰오가 고안한 아이디어 발상기법으로, 중심에 주제를 배치하고 관련된 하위 주제어 8개를 방사형으로 배치하는 발상기법이다[16]. 확산된 아이디어는 실현가능성과 만족도를 기준으로 수렴하여 선정한 후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3.5 전달하기

개발된 서비스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스토리보드와 역할극을 구성하였다. 스토리보드는 서비스를 그림이나 사진을 이용하여 시각화하는 방법이며, 역할극은 프로토타입의 일종으로 개발된 서비스를 가급적 실제 상황과 같은 경험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반응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받기 위해 실시하였다.

4. 연구 도구

4.1 건강증진행위

건강증진행위는 Walker와 Hill-Polerecky[17]의 Health Promoting Lifestyle Profile Ⅱ(HPLPⅡ)를 남승희[18]가 러시아어로 번역한 후 신뢰도가 낮은 2문항을 제외한 50문항의 설문지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6개의 하위영역으로 건강책임, 신체활동, 영양, 영적성장, 대인관계, 스트레스 관리로 구성되었으며 ‘전혀 안 한다’ 1점부터 ‘항상 한다’ 4점까지의 4점 Likert 척도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건강증진행위가 높음을 의미한다. 개발 당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는 .94이었고 하위영역은 .79에서 .87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4이었고 하위영역은 .67에서 .89이었다.

5. 자료분석방법

본 연구에서 수집한 설문조사자료는 SPSS 25.0을 이용하여 실수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로 분석하였으며 면담조사자료는 내용분석을 하였다.

Ⅲ. 연구결과

1. 발견하기

1.1 설문조사결과

설문조사결과, [표 2]와 같이 참여한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7세였으며, 여성이 69.7%로 많았다. 기혼이 84.8%였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상자가 33.3%, 대학교를 졸업한 대상자가 36.4%였다. 한국에서의 평균 급여는 163만원이었으며, 2019년에 이주해온 대상자가 가장 많았다. 한국에서의 건강증진행위정도는 4점 척도에서 2.86±0.55점이었다[표 1].

표 1. 현장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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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면담조사결과

30대 고려인 여성 7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한 결과, 한국생활에서 가장 불편하거나 힘든 점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었다. 대화는 어느 정도 하더라도 읽기를 어려워하였으며 특히 은행 업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도 말하는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한국어로 말하기가 어려워 힘들다고 했다. 한국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글공부를 하고 있는 대상자는 2명이었다. 한국에서의 건강상태는 이주하기 전과 비슷하거나 더 좋다고 느끼고 있었다.

지역 보건소 담당자에 의하면 고려인 이주민의 흡연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어 현재 지역 보건소에서 금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아이들의 예방접종 사항이 파악되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고려인 이주민 대표는 고려인 자녀들의 한국 국적 취득이 가장 어려운 문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부모들의 고용 불안정 때문에 경제적 지원이 끊어지면 국적 취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고려인 지역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간호사는 고려인 여성들이 가족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교류나 한국어 공부 시간의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하였다.

1.3 현장조사를 통해 발견한 주요문제

고려인 이주민이 한국으로 이주하여 정착하는 가운데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한국어 의사소통의 어려움이었으며, 적응부족, 고용 불안정, 흡연 등이 있었다.

2. 정의하기

2.1 퍼소나(persona)

본 연구에서는 가상인물인 퍼소나를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온 34세 고려인 이주여성으로 정하고 이름을 샤샤로 명명하였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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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퍼소나(persona)

2.2 고객 여정맵

서비스 대상자인 고려인 이주여성이 하루 동안 가정과 직장, 은행에서 겪을 수 있는 사건의 경험과 감정을 시공간의 흐름으로 시각화하여 고객 여정맵을 작성하였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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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고객 여정맵

2.3 핵심 이슈

고려인 이주여성의 한국어 소통 능력 부족으로 인한 한국생활 어려움(직장, 병원, 은행 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직업을 가진 고려인 이주여성이 한국어 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핵심이슈로 선정하였다.

3. 발전하기

3.1 아이디어 확장과 수렴

핵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과 로터스 발상법을 통해 아이디어를 확장시켰다[그림 4]. 확장된 아이디어를 다시 수렴하였을 때 미디어 활용, 문화생활, 가족단위 프로그램, 자녀와 한글공부, 전화 멘토링, 노래 배우기, 활동 및 대회 참여 등이 있었다. 실현가능성과 만족도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해 보았을 때 전화 멘토링, 노래 배우기, 자녀와 한글공부가 실현가능성과 만족도가 높은 아이디어로 선정되었다. 이 중 ‘전화 멘토링’이 한글공부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바쁜 직장인 여성에게 가장 적합한 아이디어로 최종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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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아이디어 확산

3.2 서비스 개발

'전화 멘토링’ 서비스의 구체적 내용은 서비스 제공자인 간호대학생과 서비스 수요자인 고려인 이주여성의 상황을 고려하여 구성하였다. 개발된 서비스를 ‘고려인 한글 쑥쑥’으로 명명하였으며, 서비스 목적은 한국어 능력 향상, 운영기간은 4개월을 1기로 하였다. 서비스내용은 간호대학생 1명과 고려인 이주여성 1명을 연결하여 주 2회 전화통화방법으로 한국생활에 대한 질문, 동요배우기, 동화구연을 실시하며, 오프라인 모임 3회를 가지는 것이다[표 2].

표 2. 전화로 배우는 고려인 한글 쑥쑥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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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서비스 플로우

서비스가 실제 구현되기 위한 서비스 흐름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였다.

1차 오프라인 만남은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 후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1:1 연결과 프로그램 소개, 팀원 소개, 한국어 질문지와 교재 소개를 하며 고려인 여성의 한국어 말하기 능력을 녹음한다.

이후 주 2회 총 26회, 오후 9시부터 10시 사이에 각 팀은 전화 멘토링을 수행한다. 한국어 질문지에 있는 내용으로 대화를 하거나 동요를 배우고 동화책을 읽는다. 8주후에는 2차 오프라인 만남이 있는데 이때는 가족과 함께 한국 역사문화유적지를 탐방한다.

3차 오프라인 만남은 총 26회의 전화 멘토링이 끝나는 시점에 실시하며, 한국어 말하기 능력을 녹음하여 1차 녹음과 비교하여 평가한다. 매년 개최되는 고려인의 날에 한국어 노래팀으로 참여하기 위하여 곡을 선정하고 연습일정을 계획한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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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서비스 플로우

4. 전달하기

본 연구에서 개발한 ‘고려인 한글 쑥쑥’ 프로그램이 구현되는 상황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고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 스토리보드를 작성하고 역할극을 구성하였다[그림 6]. 이해관계자 1인과 관심 있는 간호학과 석· 박사과정생을 초대하여 서비스 프로그램의 진행과정을 발표하고 프로토타입을 역할극으로 전달하였다. 서비스 프로그램에 대한 장점은 유용성과 실행가능성이었으며, 개선사항으로 제시된 내용은 첫째,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구체적인 교재가 필요함 둘째, 참여자 모집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함 셋째, 자녀를 포함시킴으로 자녀들이 부모의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도록 함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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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스토리보드

Ⅳ. 논의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봉사활동을 서비스디자인방법을 통해 설계함으로서 서비스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용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봉사활동을 개발하기 위함이었다.

고려인 이주민 대상의 설문조사결과 한국에서의 평균 급여는 약 163만원으로 김재기와 홍인화[19]의 158 만원보다 약간 높았다. 2019년에 이주해온 대상자가 가장 많았는데 최근 고려인 이주민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의 건강증진행위정도는 4점 척도에서 2.86±0.55점이었는데 이는 현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2.66±0.41점[18]보다 약간 높은 점수이었다. 면담결과에서도 한국에서의 건강상태는 이주하기 전과 비슷하거나 더 좋다고 느끼고 있었다. 현장 조사를 통해 고려인 이주민은 건강문제보다는 의사소통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능력이 매우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은 평소에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19]. 또한 단순노무직 업무가 많아 동료들과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고 주말에 밀린 잠을 보충하는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 어린이나 청소년은 한국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니면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은 한국어를 배우기 힘든 환경이다. 고려인 이주민의 한국어 의사소통 어려움은 이후 한국 사회의 적응문제 및 사회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고려인 이주민의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서비스 제공자가 간호대학생이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된 의료서비스를 통해 봉사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문제점이 한국어 소통 능력 부족임을 발견하게 되면서 대상자의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봉사활동을 설계하게 되었다.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 환경 및 대상자 이해를 기반으로 문제해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14][15], 대상자의 요구가 우선적으로 반영되는 봉사활동이 개발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청소년의 의무적 봉사활동 시간이 정해져 있고 대학입시에도 봉사활동 점수가 반영됨으로 인해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학생들이 하는 봉사활동은 사회복지시설에 서 단순 작업을 수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5]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자아를 실현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봉사활동을 개발하게 된다면 다양하고 창의적인 봉사활동이 설계되어 제공자에게는 더 큰 보람을, 수요자에게 더 많은 만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간호대학생의 서비스디자인 관련 연구로 실습교과목 에서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기반 팀 프로젝트를 수행 하였을 때 학생들의 실무지식역량, 창의적 문제해결역량, 리더십역량, 협력 및 조정역량, 고객지향성, 자기효능감 및 학습역량의 증진을 보고하고 있다[21].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성찰내용을 분석하지는 못하였지만 학생들은 의사소통능력과 문제해결방법을 배울 수 있었음을 토의하였다.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와 도구는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교수자 수업개선을 위해 사용될 수 있으므로[12][13], 이론과 실습교과목을 포함한 간호교육현장에서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의 활용을 검토 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임상실무에서도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를 적용한 간호의 질 향상[22], 간호서 비스 디자인 연구[23]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간호실무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연구 개발 대상은 ‘사회’문제가 가장 많으며 헬스 케어, 병원중심의 보건, 지역사회의 문화 등의 주제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10]. 사회 문제의 변화는 정책의 범위나 예산의 문제보다는 사회 문제에 주인의식을 가진 구성원이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해결안에 참여함으로 시작될 수 있다.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대학생이 지역사회의 고려인 이주민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소통하며 실현가능하면서도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개발함으로 사회문제의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봉사활동을 개발하기 위하여 서비스디자인의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기는 하였지만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현장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고려인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한국어를 잘 하는 고려인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연령의 차이가 있어 공감적 의사소통이 미숙하여 심층적 인터뷰가 진행되지 못하였다. 둘째, 설문조사에 사용된 도구가 러시아로 번역된 도구이기는 하나 타당성이 확보되지는 못하였다. 셋째, 본 연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에 대하여 전문가 집단을 통한 내용타당도 검증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전에 전문가와 수요자를 대상으로 타당성을 평가한 후 보완하여 실시한다면 사용자 중심 프로그램으로서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고려인 이주민을 위한 봉사 활동을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적용하여 개발한 연구이다.

본 연구에서 현장조사를 통해 발견된 고려인 이주민의 주요문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부적응, 고용 불안정, 흡연이었다. 봉사활동을 위한 핵심 이슈는 ‘어떻게 하면 고려인 이주여성이 한국어 소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로 정의되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봉사활동은 ‘고려인 한글 쑥쑥’ 프로그램으로, 참여 대상은 직장 업무와 육아 및 가사노동으로 한글배우기가 가장 취약한 30대 기혼의 고려인 이주여성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시간이 없는 대상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오후 9시부터 10시 사이에 전화통화로 한국어 생활 대화를 하고 노래를 배우며 책을 읽는다. 가족과 함께 유적지 탐방을 하며 교류하는 시간이 1회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고려인 이주민에게 가장 필요하면서도 간호대학생의 입장에서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설계할 수 있었다. 또한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의사소통능력을 증진하고 문제해결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토대로 다양한 다문화 대상자를 위해서도 서비스디자인기반으로 수요자의 요구와 환경을 분석하고 서비스 제공자와 함께 프로그램을 설계 및 실행 하기를 제언한다. 또한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서비스디자인기반 봉사활동이 대학생 및 지역사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를 제언한다.

* 고려인 이주민을 위한 봉사활동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에 기쁘게 참여해주신 서비스디자이너와 간호대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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