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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Sociopsychological Factors Affecting Verbal Abuse of Children

아동학대에서 발생하는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사회적 요인에 관한 연구

  • 김진영 (숙명여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석사과정) ;
  • 강혜원 (숙명여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석사과정) ;
  • 박지선 (숙명여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4.23
  • Accepted : 2020.06.14
  • Published : 2020.06.28

Abstract

The present study investigated the characteristics of perpetrators/victims of verbal abuse in childhood, and analyzed sociopsychological factors affecting verbal abuse. Based on child abuse cases between 2010 and 2015 collected from Public Prosecutors' Offices nationwide, we investigated 154 cases with verbal abuse of children and compared them with 398 cases without verbal abuse. Perpetrators of verbal abuse of children were more likely to be male, alcoholic, and with previous criminal convictions than those without verbal abuse. Additionally, perpetrators of verbal abuse of children were more likely to be hostile and controlling toward children, discriminate amongst siblings, and favor one child over another than those without verbal abuse. Finally, we discussed practical applications for prevention of child abuse and verbal abuse in particular and limitations of the study, and made suggestions for future research.

본 연구는 아동학대 중 언어폭력과 관련이 있는 가해자의 특성 및 범행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사회적 요인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전국 검찰청에서 조사를 통해 수집된 2010-2015년 사이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중 가해자의 언어폭력이 있었던 154건의 배경 및 범행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언어폭력이 동반되지 않은 398건의 아동학대 사건들과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그 결과 언어폭력이 나타난 아동학대 사건에서 남성 가해자의 비율이 높고, 가해자가 알코올 중독인 경우가 많으며, 가해자의 전과 또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아동을 대상으로 언어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가 언어폭력이 동반되지 않은 사건의 가해자보다 적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고, 피해 아동을 형제나 친구 등과 차별하거나 편애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마지막으로 아동학대의 예방 및 언어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정책적 노력을 위한 본 연구의 함의 및 한계점, 후속 연구에 대해 논의하였다.

Keywords

I. 서론

2019년 9월, 인천에서는 5살 남자 아이가 의붓아버지의 학대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2016년 경기도 평택에서도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3년 경북 칠곡에서는 8세 여자아이가 상습적인 학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같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예방 정책, 특히 아동학대와 관련이 있는 심리사회적 요인에 관한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발표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4년 기준 10,027건에서 2018년에 24,604 건으로 집계되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 더불어, 아동의 인구 1,000명 당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 아동의 수를 지칭하는 ‘피해 아동 발견율’ 또한 2014년 1.10%에서 2018년 2.98%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동학대의 발생 및 신고 건수가 최근 5년 간 두 배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함을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아동학대의 현황 파악에 어려움이 있어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사건들로 인해 정확한 실태가 드러나지 않으며, 여전히 아동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미디어 매체 등에 등장하는 아동학대 사건은 주로 신체적 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이에 신체적 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아동의 신체적 학대의 처벌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아졌다. 물리적으로 폭행이 가해지는 신체적 학대는 그 가시성 때문에 언론과 사람들의 주목도가 비교적 높다. 그러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신체학대는 3,436건으로 전체 학대의 약 14%를 차지한 반면, 정서적 학대는 5,862건으로 전체 학대의 23.8%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였다[1]. 이러한 통계 결과는 우리 사회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신체적 학대 뿐 아니라 정서적 학대에도 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처럼 정서적 학대가 신체적 학대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 및 처벌 강화 등의 예방에 대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정서적 학대 중에서도 특히 언어폭력은 아동의 자아 및 세상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또한 언어폭력은 아동의 반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가장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드러났다[3]. 또한 언어폭력을 포함하여 어린 시절에 경험한 정서적 학대는 무력함을 매개로 하여 성인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폭력은 물리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신체적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아 그 피해가 심각하지 않게 간주될 수 있다[5]. 이처럼 언어폭력은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가시적이지 않아 아동들이 빈번 하게 노출되고도 이에 대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아동학대 중에서도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피해자 특성 및 범행 특성 등의 다양한 요인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아동학대와 정서적 학대의 다양한 정의 및 유형

시대별로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 국내의 경우 전통적으로 신체적 학대의 형태인 체벌을 훈육의 일환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외부에서 개입하기 어려운 가정 내의 일로 여기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6]. 과거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외국에서도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여 버릇을 고치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라 간주되기도 하였다[7].

국내에서는 2000년부터 시행된 아동복지법을 기점으로 아동 보호를 위한 법 조항이 강화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보건복지부 등의 관계부처에서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1].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규정된 바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 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일컫는다. 국내 아동복지법에서는 아동학대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데,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등의 행위인 신체적 학대, 아동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등의 행위인 정서적 학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등의 행위인 성 학대, 그리고 아동에게 기본적인 보호나 양육, 치료 및 교육을 소홀하게 하는 등의 행위인 방임으로 구분한다[8].

아동학대는 물리적인 폭력 형태로 나타나는 신체적 학대를 학대로 규정하는 협의의 개념과 정서적 학대, 방임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9], 본 연구에서는 광의의 개념에 따라 아동 학대를 보고자 한다. 즉 광의의 개념으로서 아동학대는 아동의 복지나 정신건강, 발달을 저해하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있는 넓은 범위의 행위로 정의된다[10].

보다 구체적으로, 아동 학대의 다양한 형태 중에서 정서적 학대는 아동복지법 제 17조 제5호에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아동을 두렵게 하거나 무섭게 하는 행위 및 언어폭력과 모욕 또한 정서적 학대에 포함되며, 향후 아동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11]. 정서적 학대는 자녀에 대해 무관심하고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탈 행위를 방관하거나 조장하는 행동을 포함하기도 한다[12].

정서적 학대는 여러 가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미국아동학대학회(The American Professional Society on the Abuse of Children: APSAC)는 정서적 학대를 총 6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여기에는 아동을 거부하고 경멸하거나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행동, 아동을 해치거나 버리겠다는 등 위협하여 두려움을 안기는 행위, 아동을 고립시키는 행위, 아동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 아동에게 애정을 보이지 않고 감정적으로 무반응하는 행위, 아동이 겪는 정신건강이나 교육에 있어서의 문제를 무시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13]. 국내에서도 정서적 학대는 다양한 양태를 포함하는데, 대표적으로는 아동에 대해 원망, 거부, 적대적이거나 경멸적인 언어폭력을 행하고,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벌거벗긴 채로 아이를 내쫓거나, 형제나 친구 등과 비교나 차별 하고 편애하며, 아동을 버리겠다고 위협하거나 쫓아내는 행위 등으로 분류된다[14]. 즉, 정서적 학대란 아동에게 직접적인 신체의 손상을 가하지 않더라도 차별‧편애‧모욕 등의 행위 같은 비언어적 학대와 아동에게 위협적인 말이나 욕설, 표정 등의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행위로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15].

정서적 학대 가운데 언어폭력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를 가진 의사소통으로 정의된다[16]. 국내에서도 언어폭력은 비신체적인 학대의 하나로서 아동에 심리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부모의 의사소통 방식을 지칭하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아동을 원망하거나 아동에 대해 위협적이고, 경멸하거나 거부적, 적대적인 언어 사용을 통한 정서적 학대행위로 규정된다[17]. 즉, 언어폭력은 아동에게 원망적, 거부적, 적대적인 언어 등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로 정의이며, 나아가 언어를 수단으로 하여 아동으로 하여금 정신적인 긴장을 유발하는 행위 또한 언어폭력에 포함되기도 한다[5].

2. 아동학대 피해자의 특성 및 후유증

정서적 학대 피해 아동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중 성별에 대해서는, 남아가 여아보다 더 많이 피해에 노출 된다는 결과와 아동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혼재되어 나타난다[17][18]. 2018년 중앙아동보호 전문기관으로 신고 접수된 아동학대 사례를 보면, 피해 아동의 성별은 여아가 51.8%, 남아가 48.2%로 여아가 조금 더 많으나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 더불어 피해 연령의 경우, 만 13~15세인 아동이 24.7% 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만 10~12세(22.1%), 만 7~9세(17.3%) 등의 순서로 많았다[1].

어린 시절 아동이 겪은 학대는 아동의 태도와 행동에 있어 다양한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발생하는 학대는 일생에 걸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19]. 우선 부모로부터 학대 경험이 많은 아동일수록 자신을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어 자아존중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 즉, 학대 경험을 겪은 아동은 자신을 쓸모없고 가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이는 향후 사회적 상호작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쳐 사회 적응을 방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학대 받은 아동은 충동적이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며, 거짓말이나 도벽 등의 문제 행동을 포함하여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르기도 한다[21].

정서적 학대는 아동으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자기개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여, 그 결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양한 정서 조절능력 및 대처능력에 악영향을 미친다[22]. 특히 적대적/거부적인 정서적 학대를 반복적으로 겪은 아동의 경우 쉽게 거부를 지각하고, 그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거부 민감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23].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아동기에 부모의 정서적 학대가 청소년 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4]. 이처럼 아동기의 정서적 학대는 청소년기에 불건전한 교우 관계로 이어지고, 이후 성인기 우울이나 불안과 연결되는 등 피해가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25][26].

정서적 학대 중에서도 언어폭력에 대한 연구는 매우 희소한 실정이다. 다만 언어적 학대의 결과로 아동이 정서적으로 부적응하고 위축되거나 강박적인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21]. 또한 정서적 방임과 언어폭력을 겪은 아동의 경우 보호자와 애착을 형성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27].

3. 아동학대 가해자의 특성

우선 아동학대 가해자의 연령은 3~4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령대이다[28]. 실제로, 2018년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에서 학대 행위자의 연령대는 40대(47.2%)가 약 반 정도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30대 (25.2%), 50대(14.9%) 등의 순이었다[1]. 그러나 한 연구에서는 부모의 연령이 낮을수록 아동에 대한 체벌이나 구타 등이 더 빈번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29].

2018년 아동학대 행위자의 성별은 남성이 58.5%, 여성이 41%을 차지하여, 남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1]. 그러나 일부 선행 연구에서는 아동학대 중에서도 특히 정서적 학대의 가해자는 주로 여성이라고 보고하였다[28][29]. 부모 중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정서적 학대를 더 많이 한다는 결과는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보고되는데, 어머니들은 신체적 학대에 비해 정서적 학대를 아이들에게 비교적 무해한 훈육 방식으로 여겨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30]. 이러한 맥락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아동에 대한 언어적 학대를 더 빈번히 행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21].

한편, 부모의 특성 중 알코올 문제가 아동학대의 발생에 기여하기도 한다[31]. 특히 정서적 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부모의 음주 습관이 제기되었는데, 어머니의 음주 빈도가 높을수록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17][29]. 더불어, 부모의 음주 뿐 아니라 스트레스의 정도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와 관련이 있었다[32].

정서적 학대는 부모의 양육 태도나 결혼 만족도와도 관련이 있다. 즉, 부모의 결혼 만족도가 낮고 양육 태도가 부정적일수록 아동학대가 더 심각했다[33]. 특히 적대적인 부모의 양육 태도는 정서적 학대에 가장 큰 위험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34][35].

전국 아동학대 주요 통계 보고서(2018)에 따르면, 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과의 관계가 부모-자녀 관계일 때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 그리고 방임의 세 유형에서 모두 다른 관계일 때보다 그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 또한 언어폭력을 포함한 정서학대를 경험한 피해 아동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감정적 이상 등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12]. 이처럼 정서적 학대 중에서도 언어폭력에 많은 아동들이 노출되어 있을 위험성이 크고 그 후유증도 심각한 수준이나, 신체 폭력과는 다르게 언어폭력은 피해 양상이 비가시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련 연구가 부족 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아직 현저히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아동학대의 정의와 유형, 피해자의 특성과 후유증 및 가해자의 특성에 대한 선행 연구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아동학대 중에서도 정서적 학대, 특히 언어폭력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언어폭력에 노출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언어폭력의 정확한 실태 파악 및 언어폭력이 아동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과 부적응적 행동 특성, 후유증을 알아보기 위해, 아동학대 중 언어폭력의 특성 이해와 가/피해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분석 및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학대 중 언어폭력과 관련이 있는 가해자 및 피해자의 심리사회적인 특성에 대해 조사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언어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궁극적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Ⅲ.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에서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2015년에 진행한 ‘아동학대의 실태와 학대피해아동 보호법제에 관한 연구’에서 수집한 자료를 한국사회과학자료원(자료번호 A1-2015-0054, A1-2015-0055)에서 제공받아 활용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2010년에서 2015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관한특례법’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는 사건 가운데 총 572건이 전국의 총 21개 검찰청에서 수사 및 재판기록 조사를 통해 수집되었다[14].

본 데이터에서 규정하는 아동은 그 연령의 범위가 0세부터 18세 사이이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 학대가 발생한 사건 중에서 가해자가 아동을 대상으로 원망하거나 거부, 경멸하고 적대적인 언어폭력을 가하였다고 기록된 사건 154건을 중심으로 가해자 및 피해자의 배경 특성과 아동학대 범행 특성, 피해자가 보이는 후유증 등을 조사하고,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선 가해자가 아동을 대상으로 언어폭력을 저지른 154건에서 가해자의 연령은 평균 42.34세(표준편차 = 9.36, 중앙값 = 43)였다. 이 중 미상 세 건을 제외하고 40대인 가해자가 77명(51.0%)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7명(17.2%), 50대가 19명(13.6%), 20대가 13명 (8.6%), 60대 이상이 4명(2.6%), 10대인 가해자가 1명 (0.7%)의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피해자의 연령은 평균 10.36세(표준편차 = 5.02, 중앙값 = 12)로, 피해자가 14세인 경우가 22건 (14.6%)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미상 세 건을 제외하고 피해자가 10대인 경우가 97건(64.2%)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10세 미만인 경우가 54건(35.8%)으로 나타났다.

2. 연구 절차

본 연구는 국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가운데 가해자가 사건 발생 시 아동을 대상으로 원망적/거부적/ 적대적 또는 경멸적 언어폭력을 행사한 154건을, 언어폭력이 동반되지 않은 아동학대 사건 398건과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기술통계와 교차분석, 독립 표본 t-test 등을 사용하여 가/피해자의 연령이나 성별, 교육 수준, 전과 등의 배경 특성을 비교하였다. 더불어 범행 장소나 가해자의 평소 양육 태도 등을 포함한 범행 특성 또한 살펴보았고, 피해자가 나타내는 증상이나 행동상의 후유증에 있어 언어폭력 피해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조사하였다. 이후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아동학대 시 언어폭력 발생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았다.

Ⅳ. 결과

1. 가/피해자의 연령과 가해자 범죄 경력

아동학대 시 언어폭력 발생 여부에 따른 사건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먼저 가해자, 피해자 각각의 사건 당시 연령 및 가해자의 범죄 경력에서의 차이점을 독립표본 t검정을 사용하여 알아보았다[표 1]. 먼저, 아동학대 당시 가해자의 나이를 살펴보면, 언어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42.34세(표준편차 = 9.36)로, 언어폭력을 저지르지 않은 가해자의 평균 연령인 38.51세 (표준 편차 = 9.47)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한편 피해자의 경우, 언어폭력을 경험한 피해 아동의 평균 연령이 10.36세로, 그렇지 않은 피해 아동의 연령인 7.25세(표준 편차 = 4.95)보다 훨씬 더 높았다.

표 1. 가/피해자 연령 및 가해자 범죄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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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 .05, ** p < .01, *** p < .001

다음으로 가해자의 범행 경력에 따른 차이를 알아보았다. 먼저, 총 체포횟수를 확인한 결과, 언어폭력을 저지른 가해자(평균 = 3.47, 표준편차 = 5.36)가 그렇지 않은 가해자(평균 = 2.41, 표준편차 = 4.14)보다 더 많은 체포 전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가해자의 총 전과 수의 경우, 역시 언어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의 총 전과횟수(평균 = 2.84, 표준편차 = 4.74)가 그렇지 않은 가해자의 총 전과횟수(평균 = 1.86, 표준편차 = 3.44)보다 더 많았다. 즉, 아동학대 시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가해자의 연령과 피해자의 연령이 모두 상대적으로 더 높으며, 언어폭력을 저지르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범죄 경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 가/피해자의 배경 특성과 범행 특성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 여부에 따른 피해자 및 가해자의 배경 특성과 범행 특성의 차이점을 조사하기 위해 교차분석을 시행했다[표 2]. 먼저 언어폭력 발생 여부에 따른 피해자의 성별에 있어서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가해자의 성별에 있어서는,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남성 가해자의 비율(59.7%)이 언어폭력이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서의 남성 가해자의 비율(42.0%)보다 유의하게 더 높았다(χ² = 14.095, p < .001). 한편, 언어폭력에 있어 가해자의 학력에 있어서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사건 당시 가해자가 무직인 비율이 언어폭력이 발생한 경우에 약 4분의 1에 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높았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한편, 가해자가 알코올 중독인 비율은 언어폭력을 사용한 사건의 경우 13.2%로, 그렇지 않은 사건인 5.3%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χ² = 9.884, p < .01).

표 2. 피해자 및 가해자의 배경 특성 및 범행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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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 .01, *** p < .001

아동학대의 장소와 관련하여,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의 약 4분의 3 정도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동주거지에서 발생하여, 언어폭력이 부재한 사건보다 그 비율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χ² = 21.273, p < .001). 가해자의 양육태도 및 훈육방법을 보면, 가해자가 적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태도를 보이며 과도한 훈육을 보이는 경우가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37.1%로 유의하게 더 많았으며(χ² = 8.131, p < .01), 피해자를 형제나 친구와 비교, 차별하고 편애하는 등의 태도 또한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7.8%로 그렇지 않은 사건인 1.3%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났다(χ² = 15.891, p < .001). 아동학대 범행 당시 피해자를 손이나 발 등으로 때리는 비율은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72.7%로, 그렇지 않은 사건에서의 비율(43.7%)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χ² = 37.424, p < .001).

요약하건대,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은 피해자의 성별이나 가해자의 교육 수준 및 고용 상태(무직)와는 무관하게, 가해자가 남성이고 알코올 중독으로 평소 적대· 통제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고 과도한 훈육을 하며, 피해 아동을 형제나 친구들과 비교하거나 차별, 혹은 편애하고, 피해자를 손, 발 등으로 때리는 행위와 함께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동주거지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피해자의 아동학대 후유증

이번에는 피해 아동이 사건 이후 겪는 후유증에 대해 살펴보았다[표 3]. 먼저 언어폭력을 겪은 피해자들이 정신신경성 반응(히스테리나 공포, 강박 등)을 보이는 경우가 10.4%로,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2.5%)보다 약 네 배 이상 더 많았으며, 우울 증상 또한 4.5%로 세 배가량 더 많았다. 한편, 피해자가 공격적 행동이나 위축된 극단적 행동 등을 보이는 경우 역시 언어폭력을 겪은 피해자들이 더 많았으나,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더불어, 피해자가 부모에 대해 두려움을 보이고 부모와의 접촉을 회피하는 경우가 언어폭력을 겪은 피해자들 가운데 각각 13.0%, 5.8%로 나타나,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각각 3.8%, 1.5%)보다 각각 더 유의하게 많았다.

표 3. 피해자의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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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 .05, ** p < .01, *** p < .001

더불어, 아동학대 피해자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후유증에 있어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추가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피해자의 성별에 따른 후유증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피해 아동의 나이를 본 연구의 원자료에서 사용한 기준에 따라 미취학 아동(6세 이하), 학령기 아동(7-12세), 청소년(13세 이상)으로 분류하였다[14]. 그 결과, 연령에 따른 피해 아동의 후유증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4.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제까지의 통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언어폭력을 종속변수로 설정하고(없다: 0, 있다: 1), 이상의 분석에서 유의한 값을 가지는 변인으로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도출하였다. 이때, 피해자의 후유증과 관련된 변인들은 아동학대의 결과로 나타난 증상들이므로 본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포함된 독립변인은 ‘적대적‧통제적 양육태도 및 과도한 훈육’, ‘피해자를 손, 발 등으로 때림’, ‘형제‧친구와 비교, 차별, 편애’, ‘가해자 – 알코올중독’, ‘가해자 – 총 체포 횟수’, ‘가해자 성별 – 남성’, ‘가해자 연령’ 등 총 일곱 개다[표 4].

[표 4]. 표 4.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

-2 log likelihood = 522.400 ,R² = .158(Cox&Snell), R² = .226(Nagelkerke)

본 모형은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의 발생을 유의하게 예측했으며(χ² = 87.856, p <.001), 모형의 Nagelkerke의 결정계수(R²)는 22.6%의 설명력을 보였다. 언어폭력의 예측 정확도 역시 분류 정확도가 75.4%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다.

가해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가해자가 남성일수록,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해자가 알코올 중독인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가해자가 적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태도를 보이며 과도한 훈육을 할수록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컸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손이나 발 등으로 때리는 경우는 언어폭력이 발생한 아동학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피해 아동을 형제나 친구 등과 비교하거나 차별하고, 혹은 편애하는 경우가 언어폭력이 발생한 아동학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11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Ⅴ. 논의

본 연구는 아동학대 중 언어폭력과 관련 있는 요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해보았다. 언어폭력이 발생한 총 154건의 아동학대 사건을 중심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범행 특성, 피해자의 후유증 등을 살펴보고,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에 비해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에 주목하고[15], 정서적 학대의 다양한 양상 중에서도 그간 선행 연구에서 상당 부분 간과되어왔던 아동에 대한 언어폭력에 집중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학대 시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가해자가 더 많다고 보고한 국내 아동학대의 전반적인 현황과 일치하는 결과이다[1]. 그러나 언어폭력에 있어서는 남성보다는 여성 가해자가 더 많다고 보고한 일부 선행 연구들과는 상충된다[28-30]. 따라서, 향후 정서적 학대 및 언어폭력의 가해자 성별 분포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재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언어폭력을 겪은 피해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공포나 강박, 우울 등과 같은 정신적인 후유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부모에게 두려움을 느끼거나 접촉을 회피하는 등 사회적인 후유증을 겪는 경우 또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언어폭력 피해에 노출된 아동이 더 많이 위축되고, 강박 행동을 더 보이며 보호자와의 애착을 형성하기 어려워한다는 선행 연구와 일맥상통한다[21][27]. 언어폭력에 따른 피해 아동들 간에 차이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얻은 이러한 결과는 아동의 언어폭력 피해가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후유증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뿐만 아니라 언어폭력을 겪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치료 및 사회적 적응을 위한 노력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셋째, 가해자의 양육태도 및 훈육방법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언어폭력이 발생한 사건에서 가해자가 적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태도 및 과도한 훈육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았으며, 피해자를 형제나 친구와 비교하거나 차별하고 편애하는 등의 태도 또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났다. 이는 가해자의 양육 태도가 아동학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선행 연구들과도 일맥상통한다[33][34]. 이처럼 부모의 적대적이고 거부적인 양육 태도는 향후 청소년의 일탈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36]. 따라서 향후 가해자의 양육 태도가 언어폭력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타나는지, 이를 통해 아동의 반사회적 행동이나 사회 부적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실증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몇몇 선행 연구들에서 아동학대 가해자가 알코올중독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29] [31][37]. 본 연구에서도 가해자가 알코올중독인 비율은 언어폭력을 사용한 사건의 경우에 그렇지 않은 사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알코올 중독자는 과도한 불안, 죄책감을 느끼고 과민하여 정신적 고통을 자주 호소하며 이러한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음주에 의존한다[38]. 같은 맥락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환경에서 알코올중독인 가해자는 자신의 부적 정서로 인한 공격성을 아동에게 드러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 아동을 형제 또는 친구와 비교하거나 차별하고 편애하는 경향이 언어폭력이 발생하는 아동 학대의 경우 훨씬 더 두드러졌다. 부모의 편애적 양육 태도는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지각하는데 기여하고, 대인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39]. 또한 가족 내에서 부모가 형제간에 차별적인 양육 행동을 보일수록 높은 거부민감성과 낮은 자존감을 드러내었다[40]. 이를 토대로, 차별적, 편애적 양육 태도는 자존감을 비롯한 아동의 성격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므로, 언어폭력이 발생하는 아동학대 상황에서 차별이나 편애가 존재하는지 부모의 양육 태도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로 인한 아동의 후유증을 막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동학대의 특성상 주변에 알려지지 않고 신고가 되지 않아 공식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사건이 상당수 존재한다[41]. 본 연구는 수사재판기록 등 아동학대로 공식적으로 형사사법 기관에 신고가 되어 처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그 결과가 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학대 사건들의 현황까지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가진다. 먼저, 아동에 대한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에 비해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미약하고, 또한 언어폭력을 학대가 아닌 훈육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 결과 언어폭력의 피해 아동은 우울 등 정신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언어폭력이 단순한 훈육을 넘어서 피해 아동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야기하는 심각한 행위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언어폭력을 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슴 통증을 더 많이 겪는 등 신체화된 증상을 겪기도 한다[42]. 또한 아동이 경험한 언어폭력 등을 포함한 정서학대는 이후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언어폭력 피해를 당한 청소년은 높아진 공격성으로 이후 학교에서도 폭력을 더 많이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43]. 요컨대 언어폭력은 피해자에게 장기적으로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남기며,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학대에서 언어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언어폭력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치료가 절실함을 시사한다.

둘째, 본 연구 결과 적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고 알코올중독이 있을수록 아동에게 언어폭력을 가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학대의 예방을 위해서는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 단순한 응보적 차원의 처벌에서 벗어나, 아동학대 가해자의 심리사회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해자에 대해 양육태도에 대한 자각과 교육, 알코올중독에 대한 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행위의 특성상 피해자가 쉽게 노출되나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미약하고 관련 연구도 현저히 부족한 언어폭력과 관련이 있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특성 및 범행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 언어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을 알아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가해자에 대한 제재 강화 등 법적 제도와 함께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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