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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se Report of a Schizophrenic Patient Treated with Art Therapy and Korean Traditional Medicine

한의치료와 미술치료을 통한 조현병 환자 치험례

  • Park, Na-Eun (Neuropsychiatry of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aegu Hanny University) ;
  • Park, Jun-Hyun (Neuropsychiatry of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aegu Hanny University) ;
  • Kim, Dae-Eok (Neuropsychiatry of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aegu Hanny University) ;
  • Kim, Sang-Ho (Neuropsychiatry of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aegu Hanny University) ;
  • Chung, Dae-Kyoo (Neuropsychiatry of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aegu Hanny University)
  • 박나은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경정신과교실) ;
  • 박준현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경정신과교실) ;
  • 김대억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경정신과교실) ;
  • 김상호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경정신과교실) ;
  • 정대규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경정신과교실)
  • Received : 2016.08.18
  • Accepted : 2016.09.20
  • Published : 2016.09.30

Abstract

Objectives: Schizophrenia is a serious disease that influences not only the patients themselves but also their family and the society. In this case, we employed art therapy and Korean traditional medicine for treating a schizophrenia patient.Methods: The patient was diagnosed with schizophrenia, and the main complaints were hallucination, visual hallucination and catatonic behavior. We treated the patient with art therapy and Korean traditional medicine including acupuncture, moxa and herbal medicine. We used the Brief Psychiatric Rating Scale (BPRS) and the 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 (PANSS) for assessment.Results: After treatment, clinical symptoms were improved and the BPRS and PANSS scores were decreased, especially the scores for anxiety, depression and poor rapport.Conclusions: Combined treatment with art therapy and Korean traditional medicine can be effective for treating chronic schizophrenia.

Keywords

I. 서론

조현병은 사고, 인지, 정서 및 행동 등의 장애를 보이는 신경정신과 영역의 대표적 질환으로 환자 대부분이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증상이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치료의 목적은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여 환자의 개인적 사회적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1). 양방의 약물치료가 기본적으로 증상을 조절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약물치료만으로 언어능력 감소나 이해능력 저조 및 퇴행된 향동양상이나 사회적 고립, 사회기술 부족 등을 완화시킬 수 없으며 부작용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조현병 환자의 이러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의사와의 빈약한 라포를 형성하게 하여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2).

이정변기요법은 의사가 언어, 음악, 가무, 그림, 글씨, 낚시, 여행, 관광 등의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환자의 정서를 편안하게 하고 이기(理氣)하는 한방정신요법이다1). 본 임상사례에서는 이정변기요법 중 미술치료법을 이용하였다.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의 효과는 여러 논문에서 검증되어 왔다. 최 등3)은 집단미술치료가 정신분열병 환자의 자존감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했으며 정과 김4)은 집단미술치료가 만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대인관계 향상에 기여함을 보고하였다. 또한 김 등5)은 임상미술치료가 조현병 환자의 증상 중 음성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 대조군 연구를 통해 미술치료가 둔마된 정동, 빈곤한 라포, 신체적 무쾌감증 완화에 특히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방치료와 병행한 방법으로는 최 등6)이 시행한 미술, 음악, 시감상의 방법을 사용하여 이정변기요법을 시행한 울증환자 치험례와 강 등7)이 시행한 한방치료와 미술치료를 병행한 공황장애 환자 보고가 있지만 조현병 환자에게 사용한 예는 없었다.

이에 저자는 미술치료를 병행한 한방치료가 조현병 환자의 의사소통 및 라포 형성을 도와 사회적응 및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에 본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

 

II. 증례

1. 환자: 여/36세

2. 주소증

1) 환청 및 환시

- 환청은 주로 성인 남성과 아이의 목소리로 주로 본인의 행동을 감시하고 제지하는 내용.

2) 긴장증적 행동 및 과다한 움직임

- 약간 흥분해있는 상태로 끊임없이 말을 하고 자다가 깨서 동생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의 증상을 보임.

3) 흉민

3. 발병일

199◯년경 처음 발생. 201◯년 초경 악화.

4. 과거력

1) Hemorroid: 2002년경 ◯◯병원 수술 후 호전.

5. 가족력

별무

6. 복용중인 양약

1) risperidone 1 mg 1T#1, risperidone 2 mg 1T#1, risperidone 3 mg 1T#1 (정신신경용제/항정신용제)

2) aripiprazole 10 mg 1T#1, aripiprazole 15 mg 1T#1 (정신신경용제/항정신용제)

3) lithium carbonate 300 mg 1T#1 (정신신경용제/항우울제)

4) lorazepam 1 mg 1T#1 (정신신경용제/항불안제)

5) benztropine mesylate 1 mg 0.5T#1 (기타의 중추신경용약/항파킨슨용제)

7. 현병력

상기자는 만19세 때 처음 환청증상 발하여 조현병 진단 받은 후 199◯년부터 201◯년 4월까지 18년간 10개 이상의 병원 정신과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6개월가량 입원치료 받았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고 201◯년 초부터 보호자를 때리고 폭언을 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보호자 권유로 한방치료 받기 위해 본원 내원함.

8. 정신과적 개인력 조사

3여 1남의 첫째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10살 때까지 친할머니, 삼촌들, 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친할머니는 남아 선호사상이 강해서 손녀를 자주 때리고 잡일을 시켰다고 한다. 10살 때 부모님, 동생들과 함께 따로 나와서 살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딸에 대한 애정이 없고 술만 마시면 딸들과 어머니에게 잦은 구타를 일삼고 욕설을 퍼부었다. 아버지는 술과 도박을 좋아하고 폭행을 자주 일삼는 등 전과 7범 가량의 범죄기록이 있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의 반대로 중학교도 진학하지 못할 뻔 했으나 어머니의 만류로 중학교까지는 다닐 수 있었고 중학교 졸업 후 섬유회사에 취직을 해서 일했다고 했다. 섬유회사에서 일하며 회사의 배려로 야간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이때에도 퇴근 후 아버지의 잦은 구타 및 폭언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하고 야간대학에 다니게 되면서 자취를 하게 되었는데 자취를 하면서 어머니와도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고 3∼4개월 가량 흐른 뒤 자취방 주인이 어머니에게 연락을 하여 어머니가 자취방에 왔다고 한다. 이 때 음식을 거의 섭취하지 않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했고 환청도 발생한 상태였다. 이 때 병원에서 처음으로 조현병 진단 받고 정신병동에서 입원치료 받게 되었으며 이후 10개 이상의 병원 정신과에 입원하여 치료받았다.

환청의 내용은 주로 성인 남자와 아이의 목소리로 본인의 행동을 감시하고 제지하는 내용이며 성추행적인 발언도 종종 한다고 한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밤에 잠이 잘 들지 않으며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동생들을 때리고 자다 깨서 어머니에게 칼을 휘두르려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항상 본인의 존재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이 들며 자신만 왜 이렇게 불행할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고 한다.

9. 초기 검사소견

1) 사진(四診) 소견

(1) 외형: 164 cm/65 kg. 복부가 발달. 얼굴빛이 붉은편이며 특히 양 협부가 붉음.

(2) 흡연력: 별무

(3) 음주력: 별무

(4) 소화: 양호>불량

(5) 대변: 1회/일 약간 묽은 변.

(6) 소변: 4∼5회/일 불리득. 양이 적고 색이 진한 소변.

(7) 수면: 천면. 잦은 악몽과 환청 및 환시.

(8) 맥진: 활(滑)

(9) 설진: 담홍 후백태(淡紅 厚白苔)

(10) 구갈: 유(有). 조금씩 자주 음수한다고 함.

2) 이학적 검사 소견

(1) 활력징후: 혈압 110/70 mmHg, 맥박 72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5℃

(2) 심전도 검사: Sinus Rhythm. Normal ECG.

(3) 흉부 X선 검사 소견: 특이소견 없음.

(4) 혈액 검사 소견: 특이소견 없음.

10. 진단명

조현병

11. 변증명

심열(心熱), 담울(痰鬱)

12. 치료기간

201◯년 ◯월 ◯일∼201◯년 ◯월 ◯일(28일간)

13. 치료방법

1) 침치료

1회용 호침(동방침구제작소, 0.20×30 mm)을 사용하여 단중(膻中)과 소부(少府), 풍륭(豊隆) 및 간정격에 2회/일 시술하고 15분간 유침하였다. 간정격은 음곡(陰谷), 곡천(曲泉)을 보(補)하고 경거(經渠), 중봉(中封)을 사(寫)하는 방법을 이용하였으며 보사법(補瀉法)으로는 영수보사(迎隨補瀉)를 사용하였다.

2) 미술치료

미술치료는 4회에 거쳐 진행되었으며 환자에게 주제를 설명한 후 주제에 맞는 그림을 그리게 하고 완성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한 회당 30분에서 1시간 가량이 소요되었다.

3) 구치료

관원(關元), 중완(中脘)에 간접구(間接灸, 햇님온구사)를 30분간 1일 1회 시행하였다.

4) 한약치료

(1) 201◯년 ◯월 ◯일∼◯월 ◯일(4일간):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2) 201◯년 ◯월 ◯일∼◯월 ◯일(20일간): 보혈안신탕(補血安神湯)

(3) 201◯년 ◯월 ◯일∼◯월 ◯일(4일간): 청폐사간탕(淸肺瀉肝湯)

위 한약을 1일에 2첩을 끓여 3번에 나누어 식후 1시간에 경구 투여하였으며, 1회 복용량은 120 cc였다.

14. 평가도구

1) 간이 정신과 척도(Brief Psyciatric Rating Scale: BPRS8))

정신분열병의 증상을 평가하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척도 중 하나이다. BPRS는 총 18개의 항목으로 되어 있고 각 항목에 대해서 0점(없음)에서 6점(매우 심함)까지 점수를 줄 수 있다.

2)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 PANSS8))

BPRS와 함께 정신분열병의 증상을 평가하는데 많이 쓰이는 척도 중 하나로 양성증상과 음성증상을 구별하여 판단할 수 있으며 Positive Subscale, Negative Subscale, General Psychopathology Subscale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15. 미술치료 분석9)(Fig. 1)

Fig. 1.Drawings through episode 1 to 4.

1) 미술치료 1회차: 집, 나무, 사람 검사 House-Tree-Person Test (HTP Test)

집은 주로 내면에 가지고 있는 가족관계나 집안 상황에 대한 이해를 의미한다. 내담자의 그림에서 집은 두 채가 그려져 있는데 하나는 그림 가장 왼쪽에 아주 작게 그려져 있고 어떠한 세부묘사도 없으며 집 아래쪽에는 ‘나의 태어나는 때 집안의 잡스러운 세월’이라고 적혀있다. 이는 어릴 적 내담자의 집안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세부묘사가 거의 없고 창문이나 문이 없는 모습에서 소통이 단절되어있는 모습과 약한 자아를 알 수 있다. 또한 집에서 사람이 튕겨져 나오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를 내담자 자신이라고 표현하여 집안에서 소외받았던 과거의 자신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집은 그림 중앙 즈음에 사람이나 나무보다 약간 작게 그려져 있고 현재의 집이라고 했다. 창문이 하나 그려져 있는데 창살 같은 것으로 막혀져 있어 소통의 부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나무는 그림 우측에 그려져 있는데 잎사귀 부분이 지나치게 크게 그려져 있고 그에 비해 가지는 굉장히 가늘며 가시처럼 자라 있으며 수관 부분과 잘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 민감하고 자기 공격적, 혹은 공격적인 모습과 함께 약한 자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나무의 밑 부분에는 나무뿌리 부분은 그려져 있지 않고 줄기 부분이 종이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정서적 발달이 다소 지체된 모습을 보인다. 나무 위에는 ‘나무는 죽이기 싶어도 죽지 못하고 너 나에게 뭐 주는지 몰라도 난 너에게 늘 불행한 마음 들어 힘들다.’라고 적혀 있다.

사람 그림은 종이 왼쪽 부분에 2등신 정도로 머리 부분이 크게 그려져 있고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며 손과 발은 단순화 되어 있고 눈이 크게 강조되어 있으며 옷 부분에는 주머니가 크게 그려져 있다. 이는 불안정하고 정신적으로 불균형한 심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며 유별나게 큰 머리와 기울어진 형체에서 내담자의 불안한 심리를 볼 수 있다. 주머니를 그린 것에서 의존적이고 정서적으로 결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 그림 밑에는 ‘사람은 늘 이 세상에 없는 것으로 생각할수록 감정이 옛날에 늘 노력없이 생각된다.’라고 적혀있다.

1회차 때 그림 그리는 것을 다소 어려워했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그림 위에 적어나갔다. 글의 내용은 일관성이 없었고 주로 ‘불행,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잡스러운, 외로운, 감정의 폭발, 좋은 마음이 없어진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으며 초록색, 보라색, 빨간색, 갈색, 파란색, 노란색 등의 색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2) 미술치료 2회차: 가족그림 그리기

가족 그림은 모두 파란색으로 그려져 있으며 아빠, 엄마, 첫째(본인), 둘째 여동생, 셋째 여동생, 막내 남동생을 그렸다.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크게 그려져 있고 형제들의 모습은 우측에 비교적 작게 그려져 있으며 성별간의 차이는 거의 강조되어 있지 않은 모습으로 모두 비슷하고 셋째 여동생만 조금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실제로 셋째 여동생이 가장 예쁘고 착하며 본인에게 잘해준다고 대답했다. 1회차 때보다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조금 더 쉽게 그려나갔다.

3) 미술치료 3회차: 가장 행복했던 때 그리기

가장 행복했던 때를 그려보라는 말에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으나 1분가량 고민한 뒤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파란색 색연필로 4명의 사람이 식탁을 둘러싸고 앉아있는 모습을 종이 중앙에 그렸다. 그림 옆에는 ‘시골에서 청주로 와서 북문로 후생사 일층에서는 문구사 지하에는 식당 동생들과 나도 같이 모여 떡볶이 라면 전골을 먹었던 것’, ‘밖에 수족관이 있었는데 물레방아 돌아가는 장면과 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이 그렇게 어울려 그 때가 제일 행복했었다.’라고 적었다. 그림을 완성한 후 이야기를 나눌 때 동생들은 본인의 말을 잘 따르며 자신은 동생들이 좋다고 말했다. 1회차 때도 그림 옆에 글을 많이 썼었는데 3회차 때는 1회차보다 기울어지지 않고 바르게 적었고 내용도 훨씬 더 쉽게 판독 가능한 문장을 적었다.

4) 미술치료 4회차: 자유롭게 그리기

자유롭게 그리기라는 주제에서 내담자는 빨간색 펜으로 별을 하나 그렸고 그 안에 파란색 펜으로 물, 곤충, 사람, 자연, 학교, 맛있는 밥이라고 써넣었다. 그림을 그린 후 이야기를 나눌 때 이 별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항상 빛나는 것.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도 있으며 항상 자신을 이끌고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6. 치료경과

입원치료 후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Table 1).

Table 1.The Change of Evaluation Score

1) 입원 1일

환자에 대한 주요정보는 보호자인 어머니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한 번 말을 하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큰 소리로 이어가려하며 문장에 일관성이 떨어져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음. 혼잣말이 많고 목소리가 크며 질문이 많음. 이날 미술치료 1회차 시행함.

2) 입원 2일∼입원 7일

이 시기에 환청은 여전한 상태였으며 성인 남성과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함. 환시는 2회가량 발생하였으며 한 번은 눈 앞에 전생이 보인다고 말했고 한 번은 벽지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함. 흉민도 여전한 상태. 입원 3일째에 어머니와 다툰 후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으며 입원 4일째에 복약 및 모든 치료를 거부하며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무표정으로 앞만 바라보며 복도를 지속해서 순회함. 자신은 미래의 사람이며 어머니는 과거의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함. 입원 7일째에는 병상 밑 공간에 들어가서 하루 종일 나오지 않으며 대화를 거부함. 퇴원하고 싶다, 벽에 부딪혀 죽고싶다는 말 반복함.

3) 입원 8일∼입원 13일

치료에 순응하기 시작함. 의료진의 질문에도 또박또박 대답하려고 함. 환청은 여전히 성인 남성과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양상이었지만 이전보다 내용이 공격적이지 않은 내용이며 편안한 목소리라고 진술함. 환시는 5회 가량 발생함. 1회는 창문에 중국만화 그림이 보인다고 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불분명한 형체가 보인다고 함. 흉민은 여전한 상태였으나 불안감은 호전되어 미약하다고 함. 이 시기에 미술 치료 2회차 시행함.

4) 입원 14일∼입원 24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함. 의료진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하며 치료를 열심히 받아서 퇴원 후에는 결혼도 하고 싶다고 함. 이전에는 병실에만 주로 머물며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했으나 이 시기에 병원 마당에서 매일 산책 시작함. 산책은 주로 의료진 대동하여 10분에서 15분가량 이루어짐. 환청은 여전히 성인 남성과 어린이의 목소리 위주였으며 이전보다 소리가 멀리서 들려서 듣기에 편안하며 내용도 모호하다고 함. 환시는 4회 가량 발생하였으며 벽지의 무늬가 움직이는 듯 하다고 함. 이 시기에 미술 치료 3회차 시행함.

5) 입원 25일∼입원 28일

입원 25일째날 같은 병실의 환자와 다소 말다툼이 있은 후 불안감과 흉민이 약간 악화됨. 이 날 환청도 악화되어 사람들이 본인을 둘러싸고 자꾸 죽으라고 말한다고 진술함. 이러한 상태는 다음 날 안정되었으나 퇴원 날 기차를 오래타고 집에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다소 갑갑하다고 진술함. 하지만 불안하지는 않으며 머릿속이 차분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고 함. 이 기간 동안 환시는 3회 가량 발생. 천장의 벽지가 어른거리며 영화가 스치는 듯 보인다고 진술. 이 시기에 미술 치료 4회차 시행함.

 

III. 고찰

조현병은 한의학적으로 전광(癲狂)과 유사한 질환이다. 전광(癲狂)은 담음(痰飮), 화(火), 혈(血)의 이상 등으로 인해 神의 혼란, 분산, 소모를 야기하여 정신기능이 실조되고 신체적으로도 각종 기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증(癲證)의 증상은 주로 의욕저하, 정서적 하락 등 음적인 증상을 위주로 하며 경련발작과 같은 증상도 포함한다. 광증(狂證)은 난폭한 행동, 망언, 망상, 욕설 등 주로 양적인 증상이 두드러진 경우에 해당된다1).

상기환자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야간대학교를 다니며 자취를 하던 중 처음 환청 증상이 발생하여 이후 정신병동에 수차례 입원하며 약물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고 안정제만 다량 복용시키는 치료법이 마음에 들지 않은 보호자가 한방치료를 권해 본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본원 입원 전 긴장증적 행동과 우울해하며 기력이 없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본원 내원 당시에는 환청과 환시 및 긴장증적 행동을 보이며 다소 흥분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조현병으로 진단하고, 사진 소견에 근거하여 심열(心熱), 담울(痰鬱)로 변증하였으며 한방치료와 함께 이정변기요법의 일종으로 미술치료를 이용하여 치료하였다. 한방치료는 사화(瀉火)와 해울(解鬱) 및 정신기능의 조절을 위해서 시행하였고 미술치료는 주로 환자와의 의사소통, 라포 형성 및 경과확인을 위해 시행하였다.

이정변기요법은 일명 ‘이정이성요법(移情易性療法)’이라고도 하는데, 의사가 각종 방법을 활용하여 환자의 정신 상태를 변화시키고, 병리 상태를 조절하여 질병 회복을 촉진하는 일종의 심리치료 방법이다. 본 요법은 ‘신형일체(身形一體)’ 이론 하에 신(神)을 치료함으로써 그 형(形)을 움직이고 치료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이정이성(移情易性) 작용을 할 수 있는 각종 치료방법은 환자의 병태 심리변화에 근거하여 유연하게 응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치료방법은 정신전이(精神轉移)와 정서도인(情緖導引)의 두 가지로 분류 된다1).

본 증례에서 사용한 미술요법은 이정변기요법 중 정신전이(精神轉移)의 일종으로 음악, 가무, 그림, 글씨, 낚시, 여행, 관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정서를 편안하게 하는 방법으로 오늘날 활발한 연구와 더불어 치료의 고유한 영역으로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1). 미술치료는 인간의 병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 성장가능성을 개발하는 자기경험과 자기 본성을 회복할 기회, 즉 인간의 건강한 힘을 재발견하며 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치료의 의의를 찾고 있다9). 즉 미술치료는 치유적, 예방적, 자기 개발적 의미에서 발전되어 나가고 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가 정의한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을 이룬 상태이며, 병과 결함이 없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에도 부합하며9) 한의학의 정신전이(精神轉移)와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의 예방과 재발방지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1).

미술치료는 특히 조현병 환자에게 적용하면 좋은 치료로 생각되는데 이는 미술치료가 치료로 인해 얻어진 미술작품이나 결과물이 완성이 되지 않았어도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교류의 매체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 스스로가 미술치료 과정을 통해 창작을 배우는 경험이 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고 눈에 보이는 성취적인 만족스러움’을 가져다주는 미술 자체가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감정표현에 취약하거나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는 내담자라도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충분히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2).

상기 환자에게는 입원 1일째에서 4일동안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을 투여하였다.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은 장중경이 한대(漢代)에 저술한 『상한론(傷寒論)』에 처음 등장하는 처방으로 임상에서 정신불안, 동계, 불면 등의 신경증에 활용되고 있으며 심화상염(心火上炎), 기울 등의 정신과적 진단에도 효능을 보이는 약으로 환자의 긴장되어 있는 모습과 흉민을 심화(心火)로 변증하여 투여하였다10). 입원 5일째에서 24일째까지는 사용한 보혈안신탕(補血安神湯)은 김11)이 처방한 방제이며 혈허(血虛)에 효과가 있는 사물탕을 위주로 한 처방으로 보심익지(補心益智), 영심안신(寧心安神)하는 효능을 취하기 위해 처방하였다. 입원 25일째부터 28일째 퇴원시까지 사용한 처방은 청폐사간탕(淸肺瀉肝湯)으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 수록된 처방이며 열다한소탕(熱多寒少湯)에 고본과 대황을 가하여 태음인 수지초흑반창병(手指焦黑斑瘡病)에 대변이 굳었을 때, 허로몽설증(虛勞夢泄證) 등의 간조열증(肝燥熱證)에 사용된다12). 이 처방은 인체의 정신 사유방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간을 조율하여 울체된 것을 풀고 정신기능의 회복을 돕기 위해 투여하였다. 그 결과 환자는 안면부 열감, 구갈과 함께 흉민 증상이 절반 이상 감소하였고 정신사유의 방면에서도 환청의 내용이 편안해졌으며 긴장 및 불안 증상도 감소하였다.

미술치료는 4회에 거쳐 시행되었으며 환자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후 완성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첫 회에는 집, 나무, 사람 그리기 두 번째에는 가족그림 그리기, 세 번째에는 즐거웠던 기억 그리기, 마지막 네 번째에는 자유롭게 그리기를 시행하였다. 집, 나무, 사람 그리기 검사는 집, 나무, 사람을 자유롭게 그리도록 하는 투사법 검사로 집 그림은 수검자의 현실감을 의미하며 가정적 자아상을, 나무그림은 수검자의 개인적 변화 과정을 의미하고 생활과 자기 성장을 나타내는 것으로 자기실현적 자아상을, 사람 그림은 신체적 자아상을 표현하기 때문에 내담자의 정서와 자아에 대한 느낌을 이해할 수 있다13). 가족그림 검사에서는 내담자 자신의 인지적 투사가 적용되어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그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을 포함한 가족관계를 보여준다. 즐거웠던 기억 그리기는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는 생각에서 한발짝 물러나 정신을 환기시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발하기 위해 시행하였고 자유롭게 그리기는 자유로운 표현유도를 통한 정신 이완을 목표로 시행하였다9) .

미술치료를 하는 동안 처음에는 그림그리기를 다소 어려워하며 여러 가지 색의 펜을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했으며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산만한 편이라 여러 이야기를 한꺼번에 쏟아내며 횡설수설 했고 종이위에도 본인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래도 적어내었으며 글자나 그림의 구성도 균형이 맞지 않고 여기저기 기울여서 적었다. 두 세 번째 회차에서는 조금 더 편안하게 그림을 그렸으며 색연필의 색상이 줄어들었고 그린 후에도 동생들이 참 착하며 그 중에서도 둘째 여동생이 자신에게 참 잘했다는 등 스스로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다. 마지막 회차에서는 별을 그린 후 그것의 상징적인 의미에 관해서 잘 이야기 했으며 표정이 밝아지고 생각의 표현도 조금 더 조리있게 하였다. 전체적인 미술치료과정에서 자기표현이 향상되었으며 치료자와의 라포가 잘 형성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임상미술치료가 조현병 환자의 둔마된 정동과 빈곤한 라포, 그리고 신체적 무쾌감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기존 논문과도 맥을 같이 한다5). 이는 미술치료 자체가 신체적 증상의 완화를 즉각적으로 도모하지는 못하지만 의사 환자 사이의 의사소통과 라포 형성을 돕고 언어로 행해지는 심리치료가 극히 어려운 조현병 환자에게 의사의 진단 근거와 현 상태의 이해에 도움을 주어 효율적인 치료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서적 자극으로 쉽게 악화될 수 있는 환각 및 망상, 긴장증적 행동 등의 조현병의 특이 증상이 미술치료로 인한 정서적 긴장감 해소로 단독 한방요법보다 효율적으로 치료될 것이며 증상의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28일간의 입원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BPRS 점수는 36점에서 16점으로 감소하였고 PANSS 점수는 107점에서 52점으로 절반가량 감소하였다. 특히 세부항목으로는 긴장과 우울한 기분, 불안, 빈약한 신뢰감, 비협조성, 이상한 사고내용에서 점수의 감소가 많이 보였다. 입원 초에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며 BPRS 점수와 PANSS 점수가 올랐으나 이것은 갑작스러운 입원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퇴원 후 환자는 약 한 달 가량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본원에서 퇴원약으로 지어간 청폐사간탕을 복용하였고 그동안 증상의 악화는 없었다. 그리고 그 후 증상의 지속 및 개선을 위하여 본원에 내원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환청 및 환시, 긴장증적 행동 및 과다한 움직임, 흉민을 주증상으로 하고 심열(心熱) 및 담울(痰鬱)로 유발된 전광(癲狂)으로 진단된 환자를 침, 약물, 부항, 뜸의 치료 이외에 미술치료를 시행하여 환자를 정서적으로 안정시키고 BPRS와 PANSS 등의 조현병 관련점수도 낮추었다. 그러나 이정변기요법을 시행함에 있어서 체계적인 프로토콜과 평가기준이 없었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지 못했던 점이 본 사례의 제한점이다. 또한 입원과정에서 의료진과의 잦은 접촉이 라포 형성과 정서적 안정에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되어 미술치료 단독기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알 수 없었다.

이정변기요법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나 라포형성이 어려운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이정변기요법을 포함한 한방정신요법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신경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만성 재발 정신질환 환자의 재활 및 사회적응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V. 결론

한방치료 및 이정변기요법을 이용하여 치료한 조현병 환자 1례에 대한 임상 고찰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1. 조현병 환자의 치료에 한방치료와 미술치료를 이용한 이정변기요법의 병행이 환청 및 환시, 긴장증적 행동 및 과다한 움직임, 흉민 등의 증상을 개선하였으며 BPRS 점수는 36점에서 16점으로 PANSS 점수는 107점에서 52점으로 각각 감소하였다.

2. 이정변기요법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한방 심리치료기법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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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ed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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