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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Relationship between Contact with North Korea and North Korean Settlers and Perceptions of Unification : Multiple Mediator Effect of Intimacy with North Korean Settlers and Perception of North Korea

북한 및 탈북민 접촉경험이 통일의식에 미치는 영향 : 탈북민 친밀감과 북한에 대한 인식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 김나영 (경기대학교 융합교양학부)
  • Received : 2021.04.07
  • Accepted : 2021.04.29
  • Published : 2021.08.28

Abstract

This study presents the results of an empirical analysis on whether the experience of contact with North Korea and North Korean settlers affects the perceptions of unification. Specificall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whether the contact experience enhances intimacy with the North Korean settlers or raises a friendly perception of North Korea.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the experience of contact with North Korea and North Korean defectors had a positive effect on intimacy with North Korean settlers, friendly perception of North Korea, and perceptions of unification. Second, intimacy toward North Korean settlers and perception of North Korea played a mediating role between contact experience and unification consciousness.

본 연구는 북한 및 탈북민 접촉경험이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 북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접촉경험이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지,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을 높여주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접촉경험과 통일의식 사이를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과 북한에 대한 인식이 매개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2017년도 통일의식조사를 활용하였으며, 자료는 SPSS 23.0과 SPSS Process Macro 3.5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 및 탈북민과의 접촉경험은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 북한에 대한 우호적 인식, 통일의식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 둘째,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과 북한에 대한 인식은 접촉경험과 통일의식 사이를 완전매개하는 효과를 가졌다. 본 연구는 북한관련 접촉경험이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찾을 수 있으며, 통일의식을 높이기 위한 실천적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Keywords

I. 서론

분단 된지 70년이 넘어 북한 지역에 거주했던 경험이 있거나 가족이 남아있는 등의 개인적 이유로 통일을 바라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다. 북한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통일의식조사 응답자 중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과 우리가 한민족임은 인정하지만,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분단된 채 살아왔기 때문에 통일이 되어 함께 살아가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낙후된 경제는 우리에게 엄청난 비용으로 다가올 것이 명백하므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1].

통일의식에 대해 한가지로 정리된 개념은 없지만, 통일에 대해 갖는 사상, 관념, 감정과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포함하는 인식[2],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통일에 대해 가지는 감정, 인식, 형태 등 통일에 대한 전반적 태도[3]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통일의식을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라고 정의하였다.

통일의식 관련 선행연구는 주로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던 연구[4][5]와 특정 집단간 통일의식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들이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집단을 구분할 수 있겠으나 통일의식과 관련하여서는 세대별 차이를 파악하고자 했던 연구들이 주류를 이룬다[6][7]. 기존의 통일의식 연구들은 점차 통일의식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거나, 통일의식을 높이기 위해 통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많다. 하지만 초·중·고교 학생, 특정직군에 근무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적 통일교육 외에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교육이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지, 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한편 통일의식과 관련하여 정치적 관심, 정치 성향,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통일이 실현될 경우 기대되는 이익[8], 남북합의나 북한도발과 같은 남북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9]이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외에 접촉경험[5]이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남북한 주민들 사이의 직접 접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간접 접촉을 통해서도 통일의식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행연구는 접촉경험이 통일의식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은 확인했지만 어떠한 메커니즘을 통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본연구에서는 접촉이론의 틀을 활용하여 접촉경험과 통일의식 사이를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과 북한에 대한 인식이 매개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제시하고, 통일의식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를 실증적으로 검증해보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선행연구 검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8]. 이는 오랜기간 동안 교류가 차단된 채 지내왔기 때문에 북한, 북한 주민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가 낮고, 그 결과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음에 기인한 점도 있다. 실제로 탈북민들은 한국에 입국한 후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10]. 마치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민들이 정착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것과 유사하다.

이주민들의 한국생활정착은 한국인들이 이주민에 대해 얼마나 수용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주민의 정착과 관련하여 다문화수용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행해졌는데, 이주민과의 접촉이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11][12]. 그래서 의사소통에서의 어려움 및 문화적 차이라는 점에서 이주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탈북민과의 접촉경험이 남한 주민들의 통일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이와 관련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접촉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다면 탈북민과의 직간접 접촉을 촉진하기 위한 실천 속에서 탈북민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2. 접촉이론

사회 내 집단 간 갈등이 비롯되는 연유를 파악하고자 했던 미국의 심리학자 울포트는 집단 간 접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13]. 울포트는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집단 사이에 동등한 지위, 공동의 목표, 협동, 제도적 지원 등과 같은 조건들이 충족될 때 접촉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접촉 효과를 검증하고자 다양한 실증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위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접촉으로 인한 편견과 차별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울포트가 제시한 조건이 잘 충족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접촉으로 인한 편견감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수집단 특정 인물과의 접촉을 통해 그에 대한 부정적 정서 감소를 경험한 이들은 그 특정인을 넘어선, 소수집단 전체에 대해서도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감소하는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14]. 최근 연구들은 접촉을 위한 조건의 충족여부 보다는 접촉의 질이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15]. 한편, 보다 확장된 개념의 접촉이론 중 준사회적 접촉이론이 있다. 직접 접촉이 아닌 미디어 등을 통한 간접 접촉을 통해서도 편견과 차별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16].

집단 간 접촉이 외집단에 대한 차별적 태도나 고정관념을 줄여준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극심한 인종차별을 경험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이러한 접촉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하지 못했던 역설적 효과도 있다고 보고했다. 백인과의 긍정적 접촉 경험이 많은 흑인일수록 인종차별의 유산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 흑인에게 유리한 적극적 우대조치 등을 덜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17]. 인종차별 외에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직·간접 접촉을 통해 그 낙인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18]. 접촉이론을 활용한 국내연구들은 주로 이주민과의 접촉이 다문화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내용인데, 이주민과의 직·간접 접촉이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1][12].

남북 주민간의 접촉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던 연구들도 있다. 개성공단에 근무했던 남한 근로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연구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2년간 근무한 북한 근로자들에게 확연한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여성 근로자들의 외관이 남한의 영향을 받아 달라진 것이 보였다. 또한 북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남한 및 남한 주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직접적으로 물을 수는 없었지만 남측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이 크게 줄었으며,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상당히 협조적인 태도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19]. 탈북민이나 중국에 거주중인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미디어를 통한 남한 문화 간접 접촉 경험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자 했던 연구들에 따르면, 남한 사회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형성하고, 문화적 이질감이 줄었으며, 북한의 억압적 체제에 대한 저항감이 커졌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20][21]. 정동준(2016)은 북한거주 당시 남한문화를 접촉한 적이 있었던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남한문화를 많이 접한 사람일수록 북한에 거주하는 동안에도 통일의식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5]. 한편 탈북민과의 접촉 경험이 남한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이수정·양계민(2013)은 탈북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살고 있는 남한 주민들이 탈북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남한 주민들은 탈북민과의 접촉인원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접촉 빈도가 클수록 이해도가 높아지고 긍정적 정서와 수용도가 높아진다고 응답했다[22]. 양계민·정진경(2005)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북민과의 직접 접촉 경험이 있는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탈북민과 접촉했는지에 따라 탈북민에 대한 태도가 매우 달랐는데, 접촉의 질이 좋을 때 접촉 경험을 통해 외집단에 대해 긍정적 정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했다[23].

외집단과의 접촉이 외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줄인다는 접촉이론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설명된다. 외집단과의 접촉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불안감을 느낀다. 그런데 외집단의 전형적인 특성을 지닌 인물과 다양한 상황에서 접촉하는 과정에서 그의 행동이 고정관념에 배치되는 모습을 보일 경우에 외집단에 대한 편견이 감소하며, 긍정적인 정서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 형성된 긍정적 정서는 내집단과 외집단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줄 수 있고, 내집단에서 통용되는 규범이나 관습만이 옳은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즉 접촉을 통해 외집단에 대해 더 알게 되면서 공감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이러한 태도의 변화가 외집단에 대한 차별을 줄이는 행동의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24].

본 연구는 접촉이론의 틀을 사용하여 북한 관련 접촉 경험이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검증하고자 한다. 탈북민 및 북한과의 직·간접 접촉경험은 탈북민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높여주어 부정적인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줄이고, 긍정적 정서를 형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권수현·송영훈(2015)은 탈북민과의 접촉 경험이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25]. 이 연구에서는 통일의식이 높을수록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했는데, 역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북한이나 탈북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던 이들이 접촉 후 부정적 정서가 감소하고 친근감이 생기면서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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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가설 1.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은 탈북민 및 북한과의 직·간접 접촉경험과 통일의식 간에 매개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편 탈북민 및 북한과의 직·간접 접촉경험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의 군사도발 행위 등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북한 정권과 그 체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북한을 적대적 혹은 경계해야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지원과 협력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설 2. 북한에 대한 인식은 탈북민 및 북한과의 직· 간접 접촉경험과 통일의식 간에 매개효과가

있을 것이다.

Ⅲ. 연구 방법

1. 데이터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2017년도 통일의식조사’이다. 통일평화연구원은 2007년부터 매년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 세 이상 성인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통일의식 전반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 중 분석변수와 관련하여 일부 결측값이 있어 최종 분석대상 인원은 1195명이다.

표 1.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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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 응답에 일부 결측치가 있어 합계가 다를 수 있음

2. 측정도구

2.1 통일의식

통일의식을 측정하기 위해 ‘남북한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을 사용하였다. 선택지는 1점 ‘매우 필요하다’에서 5점 ‘전혀 필요하지 않다’로 구성되어 있어, 통일의식 문항에 대한 점수가 낮을수록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2 접촉경험

접촉경험을 측정하기 위해 ‘북한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혹은 없습니까?’라는 질문의 하위 문항 4가지에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0,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1로 코딩하여 4문항의 응답을 더한 값을 변수로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질문 내용은 북한을 방문해본 경험, 탈북민과 만나본 경험, 북한 미디어를 접해본 경험, 대북관련 활동에 참여한 경험 등이다. 접촉경험 문항에 대한 점수가 낮을수록 접촉 경험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3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

탈북민 친밀감을 측정하기 위해 ‘평소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에 대해 얼마나 친근하게 느껴지십니까? 혹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으십니까?’라는 문항을 사용했다. 선택지는 1점 ‘매우 친근’에서 5점 ‘전혀 친근하지 않음’ 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탈북민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4 북한에 대한 인식

북한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기 위해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을 사용했다. 선택지는 5점 척도로 1점 ‘지원대상’에서부터 ‘협력대상’, ‘선의의 경쟁대상’, ‘경계대상’, 5점 ‘적대 대상’으로구분되어 있다. 선택지의 흐름상 낮은 점수는 북한에 호의적이고, 높은 점수는 북한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원대상이라는 인식보다 협력대상이라는 인식이 북한에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원·협력대상, 선의의 경쟁대상, 경계·적대 대상의 3가지로 구분하여 분석을 시도하였다. 응답점수가 낮을수록 북한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5 통제변수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던 이내영(2014)의 연구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요소, 정치성향 요소, 민족정체성 요소, 통일기대이익요소가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는데[4], 이들 요소를 통제변수로 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다만 이내영의 연구에서 민족정체성 요소 변수로 북한에 대한 유대감을 측정하는 ‘북한에 대한 인식’ 문항을 사용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이 문항을 매개변수로 활용하였다.

표 2. 주요변수들의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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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분석방법

연구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SPSS 23.0과 SPSS Process Macro 3.5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첫째, 접촉경험, 통일의식,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 북한에 대한 인식 등 연구변인의 기술통계치와 인구 사회학적 요인의 빈도를 파악하였다. 둘째, 접촉경험과 통일의식 사이의 관계를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 북한에 대한 인식이 매개하는 효과를 갖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 부트스트래핑 신뢰구간을 활용하였다.

Ⅳ. 결과

본 연구는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SPSS Process Macro 3.5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를 측정하였고, 간접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하여 5000개의 부트스트래핑 표본들의 편의수정 95% 신뢰구간 값을 구하였다. 신뢰구간의 하한한계(lower limit : LLCI)와 상한한계(upper limit : ULCI) 사이에 0을 포함하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본다. 매개 분석 후 각 변수들의 회귀계수는 [표 3]에 정리하였으며, 간접효과 유의성을 위한 신뢰구간 범위는 [표 4] 에 제시하였다.

표 3.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과 북한인식의 매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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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01, **p<.01, *p<.05

주 : 성별 : 남성=1, 여성=0/ 연령 : 20대=1. 30대=2, 40대=3, 50대=4, 60대 이상=5 학력 : 초졸 이하=1, 중졸=2, 고졸=3, 대학재학/대학졸업=4, 대학원재학 이상=5

소득 : 월 199만원 이하=1, 299만원 이하=2, 399만원 이하=3, 499만원 이하=4, 500만원 이상=5

정치성향 : 매우 진보=1, 약간 진보=2, 중도=3, 약간 보수=4, 매우 보수=5

기대이익 : 매우 이익=1, 다소 이익=2, 별로 이익 아님=3, 전혀 이익 아님=4

표 4. 부트스트래핑을 통한 매개효과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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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및 탈북민 접촉경험이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을 매개로 통일인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접촉경험이 통일인식에 미치는 영향(B=.101, p<.01),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에 미치는 영향(B=.178, p<.001), 북한에 대한 인식에 미치는 영향(B=.152, p<.001)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북한 및 탈북민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던 경험이 많을수록 탈북민에 대해 더욱 친밀하다고 느끼고,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인식을 가지며, 통일의 필요성에 높게 공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핵심주제인 접촉 경험이 통일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분을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 한편 접촉 경험과 통일인식 사이에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과 북한에 대한 인식이라는 매개변수들을 투입한 이후 매개변수들은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나 독립변수인 접촉경험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으므로 완전매개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부트스트래핑 추정 결과를 제시한 [표 4]를 살펴보면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의 매개효과 계수 B=.016, 95% CI[.002, .031], 북한에 대한 인식의 매개효과 계수 B=.031, 95% CI[.015, .050]는 모두 0을 포함하지 않는 범위이므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즉, 접촉경험은 탈북민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그 결과 통일의식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1이 지지되었다. 또한 접촉 경험 이 북한에 대한 인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통일의식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가설 2도 지지되었다.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선행연구들에서 제시되었던 요인들 중 인구사회학적 요소, 정치성향 요소, 기대이익 요소를 통제변수로 사용하였다.

인구통계학적 요인인 성별, 연령, 학력, 소득이 통일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의 통일의식이 낮게 나타났고(B=-.221, p<.001), 연령 (B=-.175, p<.001)과 학력(B=-.100, p<.05)이 높아질수록 통일의식이 높아졌다. 소득(B=.051, p<.05)이 높아질수록 통일의식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일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통일의식이 낮다는 선행연구들에 부합하는 결과이다[4][26]. 교육수준이나 소득이 통일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결과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부정적 통일의식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북한 젊은 세대의 통일의식을 비교분석했던 조진만·한정택 (2014)의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27]. 고소득자의 경우 분단된 상태에서 고소득을 얻고있으므로 현상유지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정치성향이 통일의식에 미치는 효과(B=.010, p=.745) 는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정치성향이 진보적일수록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높게 응답한다고 했던 선행연구도 있다[4][28]. 하지만 박종희(2013)는 이념 성향과 통일의식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2010년 이후 그 상관관계가 급속히 약화되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이념성향이 통일의식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28]는 결론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정치성향이 진보적일수록 북한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B=.151, p=<.001).

기대이익은 통일의식에(B=.418, p<.001)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기대이익은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이익이 클수록 통일의식이 높다[4][27]. 즉 통일이 되면 남한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수록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Ⅴ. 결론

본 논문은 북한 및 탈북민과의 직간접 접촉경험이 통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평화통일연구원의 2017년도 통일의식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연구가설을 검증하고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한 및 탈북민과의 직·간접 접촉경험이 있는 남한 주민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통일인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남한 문화를 접촉한 경험이 북한 주민들의 통일인식 및 남한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결과[5]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고, 통일에 다가가기 위한 준비노력의 일환으로 남북 민사이의 접촉 확대의 필요성을 확인해주는 결과로서 그 의미가 있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가동 등과 같은 남북간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접촉경험이 통일인식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도 밝히고자했다. 북한 관련 접촉경험은 우리 주변에 있는 북한 출신 주민인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주고,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인식을 형성할 수 있게 해주어 통일인식을 높여준다는 것이 본 연구의 실증분석으로 검증되었다. 북한지역에 연고가 없는 대부분의 남한 주민들에게 북한은 별다른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북한 사람들에 대한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고, 그들과 직·간접적 접촉이 가능한 사람들도 별로 없다. 이에 반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부 탈북민들의 일탈 행동이나 북한의 군사도발행위 등은 각종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때문에 북한과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편견은 강화되고 있다[29]. 이러한 부정적인 연결고리를 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도 남북한 교류 및 접촉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는다. 우선 연구대상 중에서 북한 및 탈북민과의 직·간접 접촉 경험을 가진 이들이 적었다. 2017년도 통일의식조사 응답자 1200명 중에서 접촉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이들이 748명(62.3%)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일의식조사 설문 문항에서는 북한이나 탈북민 관련 미디어를 접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만을 물었고, 접촉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은 없었다. 즉 본 연구에서는 접촉의 질에 따른 통일인식 차이는 파악할 수 없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접촉 경험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접촉의 종류(미디어를 통한 접촉이었는지, 아니면 탈북민들과 어떠한 활동을 같이 했었는지)와 접촉의 질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하여 어떠한 접촉 경로가 통일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통일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 본 논문은 2020년 경기대학교 통일교육선도대학 지원사업 연구비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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